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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쾅 소리와 함께 이민혁이 땅에 떨어지며 다리를 구부렸고 땅에는 지름 5, 6미터의 깊은 구덩이 파였다.

그는 앞쪽을 살피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몇 분 뒤 안수연이 로프를 타고 내려와 이민혁의 옆에 섰고 헬기는 착륙할 곳이 마땅치 않아 되돌아갔다.

안수연은 담배를 피우는 이민혁을 바라보고 다시 땅바닥의 큰 구덩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민혁 씨, 참 대단하시네요.”

“별거 아닌데요.”

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안수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민혁의 우쭐대는 꼴을 보고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만한 실력이 있으니 확실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 괴물, 혹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지 않을까요?”

안수연이 걱정돼서 물었다.

“벌써 왔어요.”

바로 그때 괴물이 폭주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민혁은 한번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안수연은 더없이 놀랐다. 이 괴물의 부상은 이미 회복되었다.

허리의 피 구멍은 사라지고 가슴의 커다란 구멍도 아물었다. 괴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영압은 더 매서워졌다.

“X발.”

안수연이 찰진 욕설을 내뱉었다.

이민혁의 눈길은 이 괴물에게 고정되었고 여전히 담담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때 괴물도 이민혁과 안수연을 발견하고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었다.

이와 동시에 괴물의 손에는 난데없이 붉은 색의 칼날이 솟아올라 핏빛 영력이 피어오르며 이민혁을 향해 내리꽂았다.

이민혁이 가볍게 외치자, 입에 있던 담배가 괴물을 향해 포탄처럼 날아갔다.

괴물은 단칼에 베어버렸고, 이민혁이 영력으로 감싼 담배는 가루처럼 잘려 사라졌다. 그리고 괴물은 시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덤벼들었다.

이민혁이 냉랭한 코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강한 영압이 그의 몸에서 솟아올랐고 그는 잽싸게 몸을 앞으로 날려 주먹을 뻗었다.

괴물도 동시에 칼을 휘둘렀고 주먹과 칼은 순식간에 부딪히며 굉음과 함께 격렬한 영력의 흐름이 사방으로 마구 흩어지며 숲에 낙엽이 흩날렸다.

괴물과 이민혁이 맞부딪히며 각자 십여 미터씩 밀려나 서로를 주시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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