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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이민혁의 반듯한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져 천(川)자 모양으로 굳어지며 두 눈에는 광채가 감돌았다.

고성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나하고는 상관없어요. 누구든 이 자리에 있으면 다 그럴 거예요. 국가 안전 문제니까 당신도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이민혁은 천천히 소파에 기댄 채 잠자코 있었다.

고성도는 이어서 말했다.

“초 방위국에 가입하는 게 나쁠 게 뭐가 있나요? 우리의 권력은 아주 커요. 월급도 적지 않고요. 잘만 활용한다면 당신 KP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거면 된 거 아니에요?”

이민혁은 당황한 듯 고성도를 쳐다보았다.

이 녀석은 그의 모든 비밀을 거의 알고 있으며 심지어 공권력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도 된다고 권장하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고성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보지 마요. 우리한텐 별일 아니에요. 다들 살아야지, 비록 월급이 괜찮다고 하지만 좀 더 편안하게 살려면 부업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저도 상경에 업소가 몇 군데 있는데 정말 괜찮아요. 당신이 오면 제대로 대접하죠.”

이민혁은 할 말을 잃었다. 이 녀석 왜 이렇게 믿음이 안 가지?

고성도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혁신 중입니다. 각 지역에 지부를 설립하려고 해요. 당신이 합류하면 서북 지부의 리더를 맡게 될 겁니다. 당신은 여기에 머물러도 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당신에게 임무가 주어지지 않는 한 말이죠.”

“신입이 리더가 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리더는 어떤 직책인가요?”

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고성도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실력은 초 방위국에서도 최고입니다. 리더가 되는 것은 아무 문제 없어요. 리더는 관리하는 사람이잖아요. 그저 호칭일 뿐이에요. 맨 처음 고집불통인 어르신들이 그렇게 지정한 후 그대로 계속 이어졌죠.”

이민혁은 한참 고민하다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될 것도 없지요. 하지만 제 책임과 권한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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