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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서영광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했다.

“내가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우리 서씨 가문은 천 년의 역사를 지녔는데, 천 년 전부터 우리 가문에 수행자가 있었어.”

“네, 그렇게 말씀하셨죠.”

“우리 서씨 가문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어. 조상들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우리 서씨 가문은 고대에 가문 자체가 수행자 세가였으며 전성기에는 종파를 개설하고 제자를 모았었어.”

“그런 일이 있었어요?”

서원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서영광은 그를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결국 나라가 몇 번 전복되고 다시 서면서 우리 서씨 가문의 수행자들은 모두 죽어버렸고, 나에게 전수되었을 때는 수행법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 기회는커녕 수행할 재능도 없었어.”

“그런데도 아버지는 지금 이 자리에 올랐는데, 그것도 꽤 괜찮은 거 아닙니까?”

서원이 말했다.

서영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가 몰라서 그래.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우리 집안이 번영했을 때 막대한 부를 축적했기 때문이야. 네 할아버지가 그 돈으로 현 정부에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어.”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요?”

서원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도 모르겠어?”

서영광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수행자였던 우리 조상들 덕분에 막대한 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고, 비록 여러 가지 이유로 전쟁에서 모두 죽었지만, 이 재산을 바탕으로 우리 서씨 가문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자본으로 지금의 내 지위를 이룰 수 있었어.”

“아버지 말씀은 수행자가 근본이라는 말씀인가요?”

서원이 말했다.

서영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세상의 정점에 올라 후대에 무수한 가능성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수행자야. 내가 있는 지금, 이 위치는 서씨 가문의 한계라고 할 수 있어. 나중에 나도 죽을 거고, 네가 내 위치에 도달하는 건 어려워. 수행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 서씨 가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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