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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한참이 지나서야 정민아는 실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가자.”

일이 이 지경까지 흘러갔는데 김예훈이 현실을 직시하기는커녕 여전히 큰소리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래도 김예훈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남았던 정민아는 이제 실망이 극에 달한 느낌밖에 없었다.

데릴남편 주제에 허풍을 빼면 시체뿐이라니!

김예훈은 백운가든을 뒤돌아보더니 말했다.

“안 돼. 이따가 어머님, 아버님이 전화로 도움 청할 수도 있어.”

정민아는 얼굴을 가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예훈, 대체 어디서 난 자신감이지? 또 뭘 하려고? 일이 터지면 하은혜 씨한테 도움을 청하게? 인정이라는 건 받으면 받을수록 고갈된다는 거 몰라? 게다가 사내대장부라는 사람이 사소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다른 여자에게 도움을 청해? 내 마음은 어떤지 생각해봤어? 나라고 창피하지 않을 것 같아? 됐어! 우리 부모님이 곤경에 처할 거라고 장담하는데 어디 한번 두고 보지, 뭐.”

한편, 백운가든 입구.

나영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두 분은 성남시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우리 나씨 가문에 대해 아직 잘 모르실 거예요. 대충 소개해드리자면 저희는 성남시, 심지어 경기도를 통틀어 금융업과 은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집안이죠. 쉽게 말해 성남시에 있는 은행의 약 50%가 나씨 가문의 소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비록 전 나씨 가문의 차세대 후계자는 아니지만, 신분은 꽤 있는 편에 속하죠. 현재는 성남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두 분께서 혹시 집을 마련하거나 사업할 때 대출이 필요하다면 최대 혜택을 적용해드릴 테니까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정군과 임은숙은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나영수라는 사람은 비록 외모가 보기 흉했지만 배경이면 배경, 신분이면 신분, 지위면 지위가 데릴사위인 김예훈을 훨씬 뛰어났다.

게다가 임씨 가문이 뒤에서 지지해주고 있으니 사위로 들일 수만 있다면 그 누구의 괴롭힘도 당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오늘 정 씨 일가에서 쫓겨난 정군과 임은숙은 든든한 버팀목을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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