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찰스와 로버트는 빠르게 자리를 떴고 룸 안은 한껏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모두 잔뜩 긴장한 채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봤다.그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손쉽게 영국 제국의 사람들을 제압한 김예훈이 또 손쉽게 그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김예훈이 미소를 짓더니 종유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종유 씨가 민아 공사장에 찾아갔다면서요? 트집을 잡으러? 그건 양정국 씨가 특별 허가 내린 재건설 프로젝트예요.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요? 그것도 트집을 잡으려고 하고?”종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그는 재건설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눈앞의 김예훈은 절대 심상치 않은 신분이 있으리라 예상했다.그는 심지어 무릎을 꿇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하지만 그는 기관 사람으로서 절대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되고, 또 끝까지 우겨야만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면 그는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니 말이다.종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김... 김예훈 씨! 당신의 정체가 뭔지 모르지만 우리 기관 사람들은 반드시 법과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공사 허가 증명서를 내놓지 않았는데도 제가 당신들을 들여보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저는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물론 김예훈 씨도 그 뒷감당을 할 수 없겠죠!”김예훈이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날 협박하는 거예요?”“아닙니다! 저는 그저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종유는 아직 가만히 서 있는 김예훈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진정되었다.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규칙을 따진다고 했죠? 그럼 제대로 따져야죠.”말을 마친 김예훈은 곧바로 양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양정국 씨, 거주계통 일인자 좀 보내줘요. 양정국 씨가 전에 특별 허가 내린 재건설 프로젝트가 규칙에 맞는지 한번 물어봐야겠어요.”김예훈이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화 맞은편의 양정국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그의 옆에 있던 왕태호가 물었다.“양공, 왜 그러는 것이
얼마 후, 차 한 대가 호텔 앞에 도착했다.차 안에서 배불뚝이 중년이 어두운 표정으로 내려왔다.그가 룸에 도착하자 종유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그를 반갑게 맞이하며 말했다.“아버지, 드디어 오셨군요! 꼭 제 편을 들어주셔야 해요!”종유의 아버지인 종우영은 몸에 짙은 술 냄새를 풍겼다. 아마 방금까지도 술을 마신 모양이다.그는 종유를 보더니 말했다.“누가? 누가 감히 성남시에서 너를 괴롭힌단 말이야?”종유는 그나마 침착한 편이었다. 그는 김예훈을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저 사람이에요. 다만 예사롭지 않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예사롭지 않다고?”종우영은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피식 코웃음을 쳤다.“아버지가 성남시 기관에 있으면서 평범한 사무직에서 겨우 여기까지 올라오게 되었어. 젊은이가 기관에서 예사롭지 않은 신분을 가졌던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단 말이야! 그리고 사회에서 아무리 예사롭지 않은 신분을 가졌다고 해도 우리 기관 앞에서는 모두 쓰레기야!”아버지의 말을 들은 종유는 마음이 든든했다.그는 방금까지 김예훈이 성남시 기관의 거물이라고 생각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이제 그가 기관 사람이 아닌 게 확인되었고, 또 두 부자의 권력과 인맥이 뒤를 받쳐주고 있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돈이 많아 봤자 기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이때 종유가 김예훈을 보더니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아까 전화로 사람 부르지 않았어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죠? 좀 지위가 높은 사람을 부르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잠시 후에 이곳을 기어나가야 할 테니.”술 냄새로 찌든 종우영도 말했다.“네놈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누군지 알아? 난 성남 신도시 삼인자라고! 내 아들을 건드린 건 날 건드린 것과 마찬가지야! 지금 당장 우리 아들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쓰읍!”종우영의 말은 일파만파를 일으켰고 사람들은 저마다 깊은숨을 들이마셨다.김예훈의 신분은 결코 낮지 않았다. 하지만 종우영 부
쿵.그 청천벽력 같은 말에 종유는 그만 놀라 굳어버렸다. 종우영도 똑같아 놀라 술이 다 깨는 기분이었다. 두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민기를 바라보았다. 해고되었다니, 이렇게 쉽게 종유를 해고하다니?!놀란 종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하지만 종우영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는 차갑게 얘기했다. “여민기 씨, 우리 종씨 가문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쇼. 이렇게 갑자기 제 아들을 해고하면 그분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여민기는 차가운 시선으로 종우영을 바라보았다. “종씨 가문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요? 하, 그 사람이 누구인지 영원히 비밀로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도 같이 죽게 될 거니까요!”“여민기, 당신! 고작 거주 계통의 1인자 따위, 나랑 비슷한 위치면서 감히 날 협박해?!”종우영은 눈에 뵐 것이 없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협박?”여민기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공경한 자세로 통화를 시작했다. “양정국 어르신, 이미 말씀하신 대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거주 계통의 더러운 해충은 이미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성남 신도시의 3인자인 종우영이 저를 협박하고 있습니다!”“양정국 어르신?”종우영은 그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 “양정국 어르신께서 당신더러 전화를 받으라고 하네.”종우영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전화를 건네받았다. 그러자 휴대폰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우영이라고 했던가? 참 대단한 모양이네. 아들이 해외 세력과 힘을 합치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우리 성남 기관에서 모셔 온 김 고문님께 시비를 걸다니! 오늘부터 출근할 필요 없어. 김 고문님이 자네를 용서하시지 않으면 자네는 그냥 죽은 목숨이야!”뚜…뚜… 통화는 바로 끊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오만하던 종우영
종유가 목이 졸려 죽기 직전에, 여민기는 손을 저어 사람을 부르며 얘기했다. “이리 와서 사람을 데려가! 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해줘야지!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그러자 형사들이 빠르게 달려와 두 부자를 데려갔다. 딱 봐도 이곳에 오기 전에 여민기가 경찰서의 사람들을 부른 것이었다. 그리고 여민기도 사람들을 데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장내에 남은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김 고문이라니?!그 신분은 너무 무서웠다.정민아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본인의 남편이 언제 성남 기관이 직접 초청할 정도의 고문이 되었는지, 그녀는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물론 월급도 없지만, 고문이라는 직책은 어마어마한 권한이 있었다. 김예훈이 투자 유치 대회를 책임진다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려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개천에서, 아니, 정씨 가문에서 용이 난 셈이다!이때 김예훈이 웃으면서 얘기했다. “여러분, 파티인데, 다들 앉으세요.”모든 사람이 구겨진 표정을 풀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았다. 모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김예훈의 덕을 보기 위해 머리를 굴렸지만 감히 행동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정민처럼 김예훈을 욕했던 사람들은 벌벌 떨면서 김예훈이 본인을 발견하게 될까 봐 걱정했다. “여보, 이리 와. 같이 밥부터 먹자.”김예훈은 그 사람들을 신경 쓰기도 귀찮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밥이라도 먹으려는 생각뿐이었다. 배를 채우고 나서야 김예훈은 일어서서 입을 열었다. “다른 일이 없으면 우리 부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말을 마친 김예훈은 정민아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 김예훈과 정민아가 떠나자마자 방은 터질 것처럼 소란스러워졌다.“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김예훈은 전설 속의 쓰레기가 아니라 신비주의였던 김 고문이라니!”“김예훈의 배후가 성남시 1인자인 양정국이라니! 어쩐지 김세자의 운전기사 자리도
프리미엄 가든에서, 정민아는 김예훈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정군과 임은숙, 정소현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정씨 가문의 분위기는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 하지만 긴장 속에서도 정군과 임은숙은 기대를 품고 있었다. 깊게 숨을 들이켠 정민아가 김예훈을 쳐다보며 물었다. “여보, 오늘 일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 이게 다 어떻게 된 건지, 나한테 제대로 설명해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신분은 또 뭔지!”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여보, 이번 일은 내가 그만 까먹고 말 못 한 거야. 얼마 전에 CY그룹에서 나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어. 바로 성남시 기관의 고문이야. 그래서 이번 투자 유치 대회의 일은 내가 전부 책임지고 있어.”“헐.”“기관의 고문?”정군은 놀라서 숨을 들이마셨다. “김예훈, 너 어디 아픈 건 아니야? 네가 성남 기관에서 직접 초청한 고문이라는 거야? 그 전설 속의 김 고문?”임은숙도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민아야, 이런 일로 장난치면 안 돼. 김 고문이라는 신분이 김세자나 총사령관보다는 낮지만 그에 버금가는 지위니까! 김예훈, 이 자식, 항상 허세나 부리더니 지금도 허세 부리는 거 아니야?”정민아는 김예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깊이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이번에는 진짜예요.”그리고 정민아는 오늘 발생한 일을 간략하게 얘기해 주었다. 김예훈이 가볍게 영국인들을 발밑에 꿇리고, 거주 계통의 사람들은 그의 말 한마디에 바로 해고되고… 이럴 수가!그 말에 정군과 임은숙은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임은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게 진짜야? 진짜냐고?! 너희가 우리를 속이는 건 아니지?”정소현은 옆에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아빠, 엄마, 형부의 말이 맞아요. 형부는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에요.”그리고 정소현은 전에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얘기했다. 교육청 1인자가 김예훈 앞에서 공손하게 행동했다는 것을 들은 정군은 그만 소리 내 웃고 말았다. “우리 정씨 가문에
성남의 호화로운 한 별장에서. 부산 견씨 가문은 성남에서 권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과 모여서 토론하고 있었다. 견후는 손의 찻잔을 힘주어 쥐고 자료를 읽고 있었는데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한참 지난 후에야 견후는 손에 쥔 자료를 내려놓고 가볍게 얘기했다. “어르신, 좋은 소식입니다. 김예훈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냈다고 합니다. 성남의 1인자 양정국이 바로 김예훈의 배후입니다! 그리고 김예훈은 지금 성남의 고문이 되었습니다! 양정국을 등에 업고 성남의 2인자 역할이라도 하려는 모양입니다. 결코 낮은 자리가 아닙니다!”얘기하고 있는 견후의 표정에서는 두려움이 엿보였다. 만약 부산이었다면, 부산 견씨 가문은 두려울 게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성남이다. 부산 견씨 가문이 강한 가문이라고 하지만 성남에서는 그렇게 큰 권력을 쥐고 있지 않았다.자료를 건네받은 견무가 자료를 읽어보더니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라벤더 재단은 잃었지만 그 힘을 빌려 김예훈의 배후를 알아냈으니 되었다. 그의 신분만 알아내면 앞으로 쉬워질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그의 배후가 양정국이라니, 네가 전에 실패한 것이 이해되는구나. 얼른 이 소식을 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 알려라. 임수환 어르신이 온다고 했으니 김예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지. 투자 유치 대회 전까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네!”견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예훈에게 강하고 대단한 배후가 있다면 부산 견씨 가문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깡이 있었다. …같은 시각, 성남 임씨 저택. 임수환이 왔으니 성남 임씨 가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고용인들이 쓰는 방에 묵으며 저택을 비웠다. 저택은 마치 황궁을 지키는 것처럼, 안으로도 밖으로도 경비가 삼엄했다. 임해는 바로 곧게 저택의 가장 중심으로 향하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아버지, 김예훈의 진짜 신분이 무엇인지 알아냈습니다. 그는 성남 기관에서 초청한 고문입니다. 이번 투자 유치 대회는 그자가 직접 책임진다
임수환이 데려온 4대 병장은 다 그의 혹독한 수련을 견뎌내고 살아남은 사람들로서 항상 임수환의 곁에 있었다. 임해더러 세 명의 병장을 데려가게 한다는 것은 그가 이 일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잠시 멈칫거린 임해가 얘기했다. “아버님, 왜 4대 병장을 다 데려가게 하지 않으십니까? 4대 병장을 다 데려가면 일이 더 쉬워질 텐데요.”임수환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내가 직접 키운 병장들에 대해 알려줄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마침 알려줄 때가 온 것 같구나. 너에게 소개해 주마. 제2병장, 바트는 섬라에서 온 전사다. 어릴 때부터 섬라에서 택견 특훈을 받았지. 근접전에서는 이미 그를 이길 자가 없다.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지. 제3병장, 츠바사, 그는 일본에서 온 가라테 선수다. 그는 일격으로 모든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다. 제4병장, 유타, 그는 일본에서 검도를 배웠었지. 일본의 청소년 검도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었다. 이 세 사람 다 나한테서 살인의 기술을 배워서 이제는 무적의 지경에 다다랐다. 이 세 병장을 데려가는 것만으로도 거의 모든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정도다. 제1병장인 방여는 아무런 살인 기술도 익히지 않았다. 그는 내가 유라시아 전쟁에서 주워 온 아이다. 몇 년간 죽음의 문턱 앞에서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살인 무기처럼 살던 아이다. 나도 방여를 제어하기 어려운데, 너는 더욱 못할 거다. 그러니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방여가 나서게 하지 말아라.”임수환은 오랜만에 대화를 이어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임해에게 4대 병장의 비밀을 털어놓았다.임해는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임수환에게 4대 병장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오늘에야 4대 병장의 실력을 알았다. 임수환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고작 기관의 고문을 상대하는 일이니, 세 병장만 나서도 된다. 만약 방여가 나서서 피바다를 만들면 나도 처리하기 힘들어질 것이다.”임수환의 말에 임해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버님, 이 조그마한 성남시에 아버님이 처리하
임해는 침묵 속에서 고민하더니 허리를 숙이고 얘기했다. “역시 아버님이 생각이 깊습니다. 저는 그저 일을 쉽게 처리하려고 생각만 하고 결과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쇼. 총사령관이 성남에 있는 것을 알았으니 제가 꼭 조심하도록 신경 쓰겠습니다.”임수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꼭 잊지 말거라. 우리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곳에서는 외국인이니 일을 처리할 때 너무 들뜨지 말고 입을 적게 놀려라.”임해는 허리 숙여 인사한 후 떠났다. 임수환의 조심성에 대해 임해는 동의했다. 전쟁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이니 항상 전력을 다해 상대를 처리하는 임수환이었다. 임해가 떠난 후, 평범하게 생긴 남자가 거실 뒤쪽의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제1병장 방여였다! 방여가 가볍게 얘기했다. “어르신, 총사령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의 곁에도 경기도 4대 무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나같이 대단한 고수라고 하던데, 제가 직접 겨뤄보고 싶습니다.”임수환은 그를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아직 일이 그 정도는 아니니 나서지 말거라. 그리고 겨루더라고 장소를 바꿔야 한다! 강은 큰 물고기를 담을 수 없는 법이다. 우리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총사령관의 구역에서는 힘도 못 쓰고 죽을 것이다. 알겠어?”총사령관을 향한 임수환의 두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임씨 저택 밖, 임도윤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임해가 나오는 것을 본 그는 그제야 다가가 물었다. “임해 님, 이번에 임수환 어르신께서는 4대 병장 중 몇 명을 보내려고 합니까?”임해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세 명입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도윤은 걸어 나오는 세 병장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눈을 반짝였다. 그가 봤을 때, 이 세 병장 중에 한 사람만 나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임수환이 세 병장을 보냈으니 이번 일은 십중팔구 성공할 것이다. 김 고문뿐만이 아니라 CY그룹과 김세자도 처리할 수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