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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악랄한 손길

작가: 우주멍
“닥쳐!”

범대경은 다시 벨트를 매면서 고개를 돌려 소리를 질렀고, 놀란 서인영은 벌벌 떨며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그제야 동혁이 혼자 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범대경에게는 몇 명의 부하들이 있었는데, 모두 체격이 건장한 사람들이었다.

서인영은 동혁이 자신을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혁도 자신과 같이 위험에 처해질까 봐 걱정됐다.

“동혁 씨, 그냥 빨리 도망가요. 가서 경찰에 신고하고, 회장님 사람들을 찾아요!”

그녀는 동혁이 얼마 전 정신병원에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했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모를 것 같아, 재빨리 동혁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이 계집애가 귀먹었어? 내가 닥치라고 했잖아!”

범대경은 험상궂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손을 들어 서인영의 뺨을 때리려 했다.

동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발을 뻗어 의자 하나를 세웠다.

그리고 다시 발끝으로 의자를 범대경 쪽으로 찼다.

의자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가 범대경의 어깨를 강타했다.

퍼벅!

“푸!”

의자는 부서져 흩어졌고 범대경의 어깨에서 피를 뿜어졌다.

범대경의 육중한 몸이 오른쪽으로 쓰러져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것 같고, 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서인영의 얼굴에는 선혈이 낭자했는데, 범대경의 어깨의 피가 그녀의 얼굴에 튄 것이다.

서인영은 이 모든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동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처음 보는 동혁의 모습을 신기하게 여겼다.

범대경의 몇몇 부하들도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두려움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으아!”

그때, 온몸에 고통을 느끼는 범대경이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

그는 책상을 잡고 몸을 돌려 동혁을 노려보았다.

“누구야? 네 놈의 정체가 뭐냐고?”

“나? 진세화의 남편! 네가 내 아내를 괴롭혔다면서?”

동혁이 천천히 걸어왔다.

“진세화의 남편이라고? 그럼 네 놈이 진씨 가문의 그 바보 사위?”

범대경은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지우며 노기등등하게 말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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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을 들은 오반석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순간 자신이 동혁의 앞에서 겁을 먹었음을 깨닫자 오반석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예전에 태백산장에서 동혁에게 하루에 두 번 맞은 것은 그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지울 수 없는 고통이었다. 지금 동혁이 그 일을 면전에서 언급하는 바람에 오반석의 체면이 또다시 구겨졌다. 왕범현은 이런 오반석을 보고 속으로 웃었다. ‘아, 반석 도련님이 저 데릴사위 놈에게 한번 당한 적이 있었구먼.’ ‘어쩐지 내가 도련님에게 이동혁과 무슨 원한이 있냐고 물었을 때, 대충 얼버무리며 그냥 이동혁을 혼내주라고 하더라니.’ 웃음은 그저 웃음일 뿐 왕범현은 이때 자신이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동혁이라고 했나? 죽고 싶지 않으면 자리를 보며 까불어야지.” 왕범현은 고개를 들고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석 도련님의 아버지는 리성투자회사의 부사장이야. 네놈처럼 처갓집에 기대서 밥이나 축내는 데릴사위가 모욕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거지. 그러니 당장 반석 도련님께 사과해.” “우와.” 왕범현의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바탕 탄성을 질렀다. 모두 오반석의 신분 배경을 듣고 놀란 것이었다 최근 3대 가문이 몰락하면서 리성투자회사가 H시에 진출해 수많은 사업들을 벌였다. 리성투자회사에서 투자한 회사는 많은 H시 사람들에게 화젯거리가 되었다. 이슈를 몰고 다니는 엄청난 자본의 회사인 만큼 H시의 시장 하세량조차도 눈치를 살피며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 때문에 리성투자회사 부사장의 아들이라는 신분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위치였다. “이야, 리성투자회사의 반석 도련님을 다 보네.” “오늘 반석 도련님과 이렇게 만나 술을 마시게 돼 영광이에요.” 그러자 배경문 등이 앞을 다투어 오반석에게 아부했다.여자들은 눈을 모두 초롱초롱하게 뜨고 오반석을 쳐다보았다. 여자들 중에서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 현수린이 애교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아마 H시에 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9화 얼굴 붓기

    “범현 오빠가 제때에 손을 써서 이 쓸모없는 인간의 음모대로 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야.” “그래, 모두 범현 형에게 감사해야 해. 오빠가 아니었다면 저 데릴사위가 방금 미친 듯이 저 형님을 도발했으니 오늘 누군가는 반쯤 죽었을 거야.” 모두들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면서 동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깎아내렸다. 심지어 동혁이 아까 판명철 등을 제지해 그들을 구한 것조차도 동혁이 보복을 노리고 판명철을 도발한 것이라며 음모라고까지 했다. “형부, 이 언니오빠들 좀 봐요. 아주 열받아 죽겠어요.” 배경문 등의 뻔뻔스러움에 현소는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고, 큰 눈에 눈물이 맺혀 촉촉하게 변했다. 동혁이 현소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현소야, 쓰레기 같은 인간들에게 일일이 화낼 필요 없어.” “약자는 보통 남을 깎아내려야 자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니까.” “저런 착각 속 인간들은 현실에서 언제나 패배자로 살 수밖에 없어.” “그저 파리 몇 마리가 귓가에서 윙윙거린다고 생각하고 그냥 무시해 버려.” “굳이 말을 섞어서 너까지 저런 인간들 같은 사람으로 전락하지 말고.” 동혁의 말을 듣고 현소는 마음을 다잡았고, 그녀의 작은 얼굴을 들어 동혁을 우러러보며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현장이 잠시 조용해졌다. 그것은 마치 폭풍이 닥치기 전에 잠잠한 것과 같았다. 배경문 등은 분노하여 폭발했다. “와, 저 아내집에 얹혀 살며 공짜밥이나 얻어먹는 쓸모없는 놈이, 다들 무시하는 개보다 못한 데릴사위 주제에 지금 누굴 가리켜 그딴 헛소리야?” “가소로워서. 데릴사위 놈이 자기가 정말 패배자인지도 모르고, 우리에게 패배자라니.” “가서 거울보고 자기 주제파악이나 해. 우리랑 말도 섞을 수 없는 쓸모없는 인간 주제에 어딜 감히.” “...”처갓집에서 미움받는 데릴사위에게 멸시를 당한 배경문 등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잠시 멍해졌다 정신을 차린 배경문 등은 자신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듣기 싫은 말로 동혁을 욕했다. 현소는 동혁 대신 상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8화 조롱

    현수는 동혁이 항상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빈정거렸다. 하지만 동혁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방금 전 동혁이 외면하고 방관하면서 다소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 덕분에 판명철 일당은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판명철 등은 본래 왕범현이 자신들을 발로 차면서 무시하고 모욕하는 것을 그냥 참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암흑가에서 산전수전을 겪었기 때문에 급하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 비록 왕범현은 실력이 좋긴 하지만 일단 판명철 등이 그를 건드리기로 마음먹는다면 마지막 결말은 서로 몸에 피를 뒤집어쓰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저 젊고 생기발랄한 왕범현이 그 사실을 알 턱은 없었다. 그가 방금 판명철 등에게 아무런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고 손을 썼기 때문은 그 자신은 무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하, 현수 말이 맞아.” 현수의 말에 배경문 현수린 등도 냉소하며 동혁을 쳐다봤다. “방금 이 데릴사위가 자기가 무슨 두목인 척 저 판명철에게 사과하라고 했다니까.” “어쩐지 아까 겁 없이 나서더라니, 그게 다 범현 형님이 곧 나서실 줄 예상하고 그런 거였고만.” 한 무리의 남녀들이 모두 동혁을 향해 빈정거렸다. 방금 그들은 모두 판명철 등에게 당해 뺨을 맞았지만 동혁과 현소 남매는 지금까지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왕범현의 사람들이 매우 창피함을 느꼈다. 어쨌든 현수는 그들과 같은 편이었고 현소는 왕범현이 좋아하는 여자여서 뭐라 말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대신 동혁에게 모든 화풀이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야 나름 구겨진 자존심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화가 난 동혁의 눈빛이 다소 냉랭하게 변했다. 하지만 동혁은 그들을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 ‘저런 철부지들을 상대한다고 굳이 내가 나서서 힘 뺄 필요는 없지.’ 그러나 동혁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을수록 왕범현의 제자 무리는 점점 더 흥분해 말했다. 동혁을 비하할 뿐만 아니라, 그 기회를 이용해 왕범현에게 아부했다. 현소는 그들의 말을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7화 위세

    박용구와 김대이의 처지는 암흑가 사람들에게 낯선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J시 쌍살과 같은 야인에게 당하고도 목숨을 건졌다면 모두 조상의 은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왕범현처럼 아무것도 무서운 것이 없는 젊은 세대는 달랐다. 그에게 김대이는 그저 한 명의 늙은이 일뿐이었다. 그는 애초에 자신이 쌍살의 눈에 들었다면 거꾸로 쌍살을 반죽음으로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판명철은 왕범현의 말을 듣고 더 이상의 대꾸를 포기했다. ‘끝이야. 김 회장님도 왕범현, 이 자식을 어찌할 수 없을 거야. 골드스타필드가 오늘 이놈에 의해 발칵 뒤집히게 생겼어.’ “경문아, 이리 와봐.” 왕범현은 배경문을 곁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사나운 눈빛으로 판명철과 그 부하들을 훑어보더니 냉정하게 말했다. “방금 누가 네게 손을 댔는지 전부 다 가리켜봐. 내가 그놈들을 모두 무릎 꿇려서 너희에게 머리 머리 숙여 사과하게 하고 너희들이 당한 만큼 마음껏 뺨을 때리게 해 줄 테니까.” 이 말을 듣고 현수린 등은 미친 듯이 기뻐했다. ‘방금 맞아서 너무 분했는데, 이렇게 복수할 수 있게 되다니. 원수 같은 놈들을 때려주면 아주 통쾌할 거야.’ “스승님, 저 깡패 놈들 모두 손을 댔어요.” 배경문은 맞은편 깡패들을 가리키며 신이 나서 말했다. 왕범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판명철의 부하들을 째려보았다. “아직도 멍하니 뭐 하고 있어? 내 말 못 들었어?” 깡패들은 모두 자존심이 생명이라 도저히 바닥에 무릎 꿇어 머리 숙여 사과하고 뺨 맞는 일은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방금 전까지 왕범현의 정체를 알고 다소 꺼려하며 감히 어찌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이 모욕을 당하자 더 이상 참기 어려웠다. “젠장, 모두 덤벼.” 깡패들이 모두 주먹을 쥐고 왕범현에게 돌진했다. 왕범현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가소로운 것들.” 말과 함께 과감하게 맞받아치며 주먹과 발을 내질렀다. 왕범현은 역시 왕용비의 아들다웠다. “퍽퍽” 하는 몇 번의 둔탁한 소리와 몇 번의 비명이 들려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6화 왕범현의 정체

    “범현 형님 오셨군요.” 판명철은 왕범현을 알고 있었는지 인사를 하며 물었다. “여기 몇이 형님 제자예요?” “아주 건방지던데요? 특히 저기 배경문이라고 하는 놈은 다짜고짜 내 뺨을 때려서 제가 가만둘 수가 없었어요.” 배경문은 왕범현이 판명철의 배경 때문에 자신을 다시 한번 때릴까 봐 무서웠다. 그래서 재빨리 다가가 억울해하며 설명했다. “형님, 그게요. 현수가 자기 누나인 현소를 데려왔는데 저 형님이 오자마자 현소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해서 저희는 현소가 형님이 마음에 들어 할 여자라 막다가 충돌하게...” 왕범현은 고개를 돌려 소파에 앉아있는 현소를 힐끗 보고는 갑자기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10대 때부터 유흥가를 배회했고 지금까지 본 미녀는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유흥가에 있는 여자들은 많이 봐서 싫증이 났다. 하지만 청순하고 귀여운 현소를 보고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왕범현의 시선이 이어서 동혁에게로 향했다. “반석 도련님, 저놈이 바로 도련님이 말한 그놈이죠?” 배경문은 거만하고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왕범현이 동혁을 아는 것을 보고 바로 동혁이라는 사람이 그저 단순한 데릴사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 저놈이야.” 오반석은 음흉한 눈빛으로 동혁의 몸을 한 바퀴 훑어보더니 약간의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급할 거 없어. 먼저 네 일부터 처리하고 다음에 저놈을 혼내주면 돼.” 말을 마치고 오반석은 바로 옆 좌석에 앉아 구경하는 자세를 취했다. “알겠어요.” 왕범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테이블 위의 맥주 한 병을 집어 들어 판명철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퍽!” 예고 없이 들이닥친 습격에 판명철은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 술병이 그의 이마에 세게 부딪혀 바로 깨져버렸다. 판명철은 비틀거렸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네놈이 형님 대접을 해줬더니, 감히 날 쳐? 죽고 싶나 보구나? ” 얼굴에 온통 뒤덮인 핏물과 술 때문에 판명철이 유난히 흉악해 보였다. 그러나 왕범현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5화 왕범현의 등장

    배경문은 깜짝 놀라 벌벌 떨며 애써 웃음을 짓고 말했다. “형님, 이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데릴사위예요. 형님이 직접 혼내시면 형님 손만 더러워집니다.” “그래서 제가 형님을 위해 대신 이놈 손을 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판명철의 노호 소리에 끊겼다. “이 개X식이, 당장 꺼져!” 판명철은 손바닥으로 배경문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고 그대로 가까이 가 한바탕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이 X같은 놈. 네 가족들도 모두 개지?” 배경문은 머리를 싸안고 누워 끊임없이 울부짖었다. 그는 너무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방금 저 데릴사위가 형님에게 맞으면 그만인데, 왜 내가 나서서 형님의 비위를 맞추려다 이렇게 맞는 거야?’ 그리고 나머지 현소, 현수 남매나 현수린 등은 모두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깡패 놈은 원래 데릴사위 놈을 혼내주려고 하지 않았어? 근데 어떻게 경문이를 때리는 거야?’ 현수린 등 몇 명은 자신도 모르게 동혁을 쳐다보았다. ‘설마 경문이가 현수 매형을 욕해서 저 깡패 놈이 때리는 건 아니겠지?’ ‘정말 그래서 저 깡패 놈이 저러는 거라고?’ ‘현수 매형은 그저 데릴사위일 뿐인데 왜?’ ‘누구나 봐도 눈에 거슬리는 한낱 데릴사위이잖아.’. 판명철은 계속 손을 멈추지 않고 배경문이 피를 토하기 시작할 정도로 때렸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나서서 말리지 못했는데 괜히 불똥이 튈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동혁은 이쯤이면 배경문도 정신을 차렸을 거라 생각하고 입을 열어 판명철을 멈췄다. “됐어요. 더 때리면 죽을 거예요.” 말이 끝나자 판명철은 두말없이 손을 뗐고 그 자리에 얌전히 서서 허리를 약간 굽힌 채 동혁의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당신이 방금 술 접대를 강요하려 했던 사람은 내 처제예요.” 동혁은 소파에 앉아 옆에 있는 현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처제에게 사과라도 해야 할거 같은데요.” 동혁은 판명철을 난처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상대방은 현소를 해치지도 않았고 또 김대이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4화 내가 누구인지 봐요

    “좋아요, 그럼 한번 두고 보죠. 당신이 감히 내가 술을 마시게 할 수 있는지.”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상대방을 무시하는 동혁의 말투에 판명철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겁에 질린 채 바닥에서 일어난 배경문 등이 이 모습을 보고 놀라 흠칫했다. “현수야, 제발 네 데릴사위 매형 입 좀 닥치게 하라고.” “형님을 화나게 해서 우리 모두를 죽이려고 그래?”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감히 형님에게 대들다니.” “명철 오빠, 저 사람은 저희도 잘 모르는 사람인데...” 현수린 등이 동혁에게 욕설을 퍼붓고 서둘러 관계에 선을 그었다. “감히 마시게 할 수 있는지 본다고? 저 인간은 대체 누구야? 누군데 저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쓸데없는 소리 할거 없어. 그냥 가서 한 대 때려주만 그만이야. 그러고도 감히 계속 시건방을 떨 수 있는지 보자고.” 판명철 뒤에 서있는 깡패들도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금껏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상대를 본 적이 없었다. 판명철도 비웃으며 음산한 눈빛으로 동혁을 노려보았다. “네놈이 누구길래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지? 내 오늘 내 형님의 구역에서 언제까지 네놈이 그런 허세를 부리는지 두고 보마.” 배경문 등은 판명철의 화가 가라앉기를 바랐지만 동혁이 한 말로 판명철은 이미 더 화가 나버렸다. 그들은 판명철이 자신들 대신 동혁에게 주의를 기울이자 기뻐하는 동시에 동혁이 미웠다. 동혁이 판명철을 완전히 화나게 하면 동혁과 자신들이 연루되어 다시 상대방의 화를 받을 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평온한 사람은 당사자인 동혁뿐이었다. 동혁은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소파에 앉아 그저 웃기만 했다. 그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럼 좀 가까이 와서 내가 누구인지 봐요.” “하? 그래, 그럼 네놈이 대체 어떤 놈인지 한번 보자.” 판명철은 너무 화가 나 이를 악물었다. 너무 놀란 현수는 몸을 부르르 떨고 발을 동동 구르며 동혁을 향해 소리쳤다. “제발 그만 좀 해. 당신 죽

  • 전신이 깨어났다   제943화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왕범현은 배경문이 믿고 있는 스승이었다. 지금 왕범현이 위층에 있는 이상 그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하하, 감히 골드스타필드에게 내 뺨을 때리는 놈이 있다니?” 선두에 있던 깡패인 판명철이 뺨을 가리고 너무 분노해 웃었다. “야, 알고 있냐. 여기 골드스타필드는 내 형님의 형님이 주인이야. 넌 이제 죽었어.” “네놈 형님의 형님?” 배경문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곧이어 안색이 크게 변했다. 골드스타필드에 놀러 오는 사람이라면 이곳이 암흑가 깡패인 김대이의 사업채라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평소에 김대이는 이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 명철이라는 사람, 설마 김대이의 동생의 동생은 아니겠지?’ 현수린을 비롯한 사람들의 얼굴빛이 순간 안 좋아졌다. 배경문은 갑자기 자신이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 전까지도 건방진 얼굴을 하고 있던 그는 지금 온몸을 떨며 재빨리 말했다. “그렇군요. 죄송해요, 형님. 전 형님이 김 회장님의 형제분인 줄도 모르고...” “퍽!” 배경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판명철의 손에 든 술병이 이미 그의 이마에 부딪혀 깨졌다. 배경문은 ‘윽’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고 전체에 핏물인지 술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묻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판명철이 배경문을 세게 걷어찼다. “개X식, 내가 오늘 너의 손목을 부러뜨려주마.” 배경문은 놀라서 정신없는 가운데 고통을 참으며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형님, 제가 형님을 몰라 뵈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를 해주...” H시 암흑가에서 김대이의 영향력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배경문은 상대가 김대이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반항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퍽!” 판명철은 또다시 발로 배경문을 걷어찼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사납게 웃으며 방금 자신이 뺨을 맞았을 때 자신을 비웃었던 현수린 등을 가리켰다. “남자든 여자든 다 잡아. 모두 잡아서 무릎을 꿇리고 뺨을 10대씩 후려갈겨.” 판명철의 뒤에 있던 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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