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 봐!” 노호진은 동혁을 흉악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동혁은 노호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 보안부 부장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노호진의 살찐 얼굴이 금방 찌그러졌다. 다른 수십 명의 경비원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듯 동혁을 바라보았다. ‘저놈이 약을 잘못 먹은 거 아니야?’ ‘아니면 감히 이렇게 겁 없이 까불지 못할 텐데!’ 그들 중에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승복하지 못하고, 노호진의 지위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은 모두 노호진에게 호되게 얻어맞고 고분고분하게 바뀌었다. ‘”근육 하나 보이지 않는 녀석이 감히 노 부장님에게 도전하다니, 역시 무식한 놈들이 겁도 없어.” “설마 연줄로 우리 보안부 부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노 부장님, 연줄로 들어온 저 놈의 따귀를 갈겨서 호되게 망신을 주시죠. 앞으로 우리 강오그룹을 만나도 피해 다니게요!” 보안부 경비들은 동혁에게 빈정거렸다. 노호진은 겉옷을 벗었고,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조끼만을 입고 있었다. 그는 양 주먹을 서로 부딪혀 팍팍 소리를 내고, 사납게 웃으며 다가왔다. “네 녀석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 네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서서 순순히 모두의 샌드백이 된다면, 용서해 주지!” “잘못은 무슨, 여기는 강자가 최고 아닌가요? 그럼 보안부 부장은 제가 해야 해요.” 동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에 다른 경비원들은 모두 웃었다. 노호진은 이제 인내심을 완전히 잃었다. 벼락같이 동혁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들어 때리려 했다. “이 자식, 내가 강자가 뭔지 지금 보여 주마...” ‘이 세상 물정 모르는 녀석, 아주 바닥에서 똥을 싸며 기게 해 주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혁이 먼저 노호진의 뺨을 때렸다.노호진은 그것을 팔로 막았다. 놀라운 동체시력이다. 하지만 동혁의 손바닥에는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힘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단단한
1분 후. 훈련실에는 동혁외에 서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동혁은 계속 힘을 자제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의 사람들은 그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동혁은 가볍게 뺨을 때려 방금 자신을 비하하고 조롱한 더러운 입들에 교훈을 준 셈이었다.“노 부장님, 어떤가요? 지금 내가 보안부 부장의 자격이 있지 않나요?” 노호진은 그저 멍하니 동혁을 보고 있었다. 방금 전에 동혁에게 뺨을 맞고 날아갔어도, 그는 여전히 승복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동혁이 자신의 뺨을 때려준 것이 매우 관대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뿐이다.‘방금 전의 실력이라면, 나를 죽이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쉬울 거야.’ 노호진은 땀을 닦을 틈도 없이, 병아리가 먹이를 쪼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자격이 있습니다. 이 보안부 부장은, 제가 동혁 씨께 양보하겠습니다.” “뭐라고요?” 동혁의 차가운 시선을 보고, 노호진은 재차 놀라서 재빨리 손을 흔들었다. “아니, 잘못말했습니다. 양보하는 게 아니라, 보안부 부장은 동혁 씨가 해야 해요. 원래 동혁 씨 자리였어요!” 동혁은 다시 다른 경비원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저희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저희 기술은 비교가 안돼요. 형님이 부장이 되겠다고 하시면 저희는 모두 승복하겠습니다!” “맞습니다, 부장은 확실히 형님이 하셔야죠!” 다른 경비원들도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동혁이 그들보다 조금 더 강했다면, 그들도 이렇게 승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동혁이 보여준 실력은 그들을 완전히 상회한 것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조금의 불만도 갖지 않게 되었다. 자기 급여보다 몇 십만 원 많이 받는 동료는 시기해도, 자산이 몇 천억의 부자는 이미 딴 세상에 살고 있다고 여겨 시기조차 하지 않는 것과 같다.노호진은 능글맞게 다가왔다. “동혁 형님, 방금 오셨는데, 바로 보안부 부장으로 승진했다고 하면, 위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일단 제가 보안부를 담당하는 그룹 부사장
나천일은 장해조 회장의 양아들로 강오그룹에서도 높은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노호진이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 이동혁은요? 불러오세요. 일단 제가 먼저 보고 이야기 하죠.” 나천일은 웃으며, 주변 사람에게서 방금 노호진이 제출했다는 그 보고서를 받았다. 곧 동혁이 걸어 나왔다. “형님, 이분이 나천일 부사장님입니다.” 노호진이 동혁에게 소개했다. “나천일?” 동혁은 순간 멍해졌다. “이동혁, 내가 뜻밖에도 네 직속 상사가 될 줄은 몰랐는데?” 나천일은 동혁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노호진의 보고서를 들어 갈기갈기 찢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놀라며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을 때, 나천일이 차갑게 말했다. “정신병이 있는 바보가 버젓이 강오그룹에 입사하다니, 누가 저 사람을 데려온 겁니까?” ‘이 사람 정신병자라고?’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동혁을 쳐다봤다. 노호진도 놀라 어안이 벙벙해져서, 입이 딱 벌어지며 말했다. “나, 나 부사장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인사부 오선영 씨가 보안부에 데리고 왔습니다.” 세이프보안 회사의 인사부 오선영이 곧 불려 왔다. “당신이 세이프보안 회사 소속인가요? 그럼 지금부터 당신은 해고입니다!” 나천일은 손을 크게 휘두르며 직접 지시를 내렸다. 세이프보안 회사도 강오그룹 산하기 때문에 강오그룹의 부사장으로서 개인을 해고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오선영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화를 당했다. “나 부사장님, 복수하려면 내게 와서 할 것이지, 다른 직원까지 난처하게 할 필요 없잖아요.”동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네가 무슨 자격이 있는데, 나보고 네게 오라는 거야?” “나는 강오그룹 부사장, 넌 갓 입사한 하찮은 경비원, 넌 우리 그룹 아래 계열사 소속이고, 강오그룹에 소속될 자격조차 없는 데? 지금 우리 사이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고 하는 소리야?” 나천일은 동혁
“나 부사장님도 무사하는 사람이잖아? 근데 우리 회장님이 왜 이렇게 예의를 갖추시는 거지?” “혹시 어떤 이름 모를 거물 아냐?” 모두가 놀라고 의아해하며 동혁을 쳐다보았다. 장해조 회장의 신분을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20년 전만 해도 아주 유명했던 암흑가 은둔 고수. 비록 이후 손을 씻고 변신을 했지만, H시 암흑가에서는 여전히 유명한 인물이다. 현 시장인 하세량이라도 장해조를 만나면 예의를 갖춰서 장 회장님이라고 불러야 했다. 동혁이 장해조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대접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 대단하다는 증거였다. 동혁이 말했다. “장 회장님, 저는 손님으로 여기 온 것이 아니라 회장님 회사에 출근하러 왔습니다.” “이 선생님도 농담을 참 잘하십니다.” 장해조는 지금 꿈이라도 믿을 수 없었다. ‘성세그룹과 항난그룹, 두 대기업의 회장이 내 회사에 출근을 한다고?’ ‘누가 그런 말을 믿어?’ 동혁은 임청아를 힐끗 쳐다보았다. “회장님께서 믿지 못하시겠으면 여기 임 부장에게 물어보세요. 회장님이 오시기 전에 부장님이 저를 해고하고, 보안부 동료들에게 강오그룹에서 쫓아내라고 해서 저의 체면을 구겼으니까요.” 임청아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갑자기 표정이 매우 난감하게 변했다.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사람을 얕잡아보고 그만 무례를 범했습니다!” 그녀는 동혁에게 연신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고, 너무 당황하여 말에 조리가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장해조는 임청아를 보고 말했다. “이 선생님 안심하시지요. 그 일은 제가 나중에 꼭 만족스럽게 처리하겠습니다. 일단 제 사무실에 가서 차 한잔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장해조의 말을 듣고 임청아는 거의 절망했다. 임청아는 자신도 어쨌든 강오그룹의 고위층 임원인데, 동혁 때문에 장해조가 자신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을 줄 몰랐다.그만큼 동혁이 장해조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미 이어질 자신의
세화는 세방그룹의 회장이다. 강오그룹의 부사장이라는 직위 정도면 세화의 현재 지위와 일치했다. 장해조는 동혁을 돕겠다고 약속했으니 차라리 시원시원하게 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여전히 보안부 부장자리가 더 좋아요. 그 건장하고 거친 남자들과 사귀는 것이 좋으니까요. 출근해도 별일만 없으면 농담이나 하면서 시간 보내기도 좋고, 편안하고 자유로워서 딱입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출근 첫날에 강오그룹의 부사장이 된다면, 세화에게 의심을 받을 것이 분명해.’ ‘아마 세화는 나 자신의 실력으로 승진했다고 믿지 않을 거야.’ ‘분명 천미 씨가 도왔다고 생각하겠지.’ ‘남이 돕는다고 무조건 다 받으면 안 되지.’ 동혁은 세화가 천미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상대방 앞에서 주눅이 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인사부에 정식으로 서류를 보내라고 하겠습니다.” 장해조는 자신의 비서를 불러 이 일을 지시했다. 문득 아래층에서 동혁에게 있었던 일을 잘 처리하겠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장해조는 이어서 담담하게 지시했다. “임 부장이 최근에 천일이와 너무 가까이 지낸다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릴 정도야. 우선 직위 해제하고 잠시 소문이 진정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해.” 임원의 자리는 그 수가 정해져 있었다. 임청아가 이번에 직위가 해제되면, 설사 소문이 진정되어도 다시 임원 자리에 복귀할 수 없을 것이다. “장 회장님, 아까 전에 세이프보안 회사의 오선영 씨가 제 면접을 봤었는데, 그 직원이 제일에 연루되어 나 부사장에게 그 자리에서 해고당했습니다.” 동혁이 말했다. 그래서 장해조는 오선영을 그룹 인사부에 들어와 부장으로 일하도록 조치했다.그녀는 세이프보안 회사에서 인사부 직원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동혁의 말 한마디로 그룹 인사부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부장이 되어 몇 직급이나 훌쩍 승진하게 됐다. “이 선생님, 천일과의 일은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H시를 주름잡던 암흑가 은둔 고수 장해조는 지금 매우 공손해 보였다. 전화하는 상대가 N도 최고 의사로 불리는 안구정이기 때문이다. H시 암흑가 은둔 고수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도시들의 큰 명문가들도 이 노인 앞에서는 공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부귀와 명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목숨을 아끼는 시대이다. 그들은 그저 원하는 만큼 장수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안구정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명의는, 자연스럽게 권세 있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장해조는 안구정과 인연이 있기 때문에, 염치 불고하고 상대방을 H시로 초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제아무리 권세가 있어도 직접 안구정을 찾아가 도움을 구해야 했다. 안구정은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장해조의 초대를 받아들여, 당일 H시에 오기로 약속했다. ... 장해조의 사무실에서 나온 동혁은 보안부로 돌아갔다. 경비원들이 동혁을 보는 눈빛에는 이전의 가졌던 감탄 외에도 경외심이 더해졌다. 나천일이 동혁을 해고하겠다고 했을 때, 그들은 모두 동혁이 결국 쫓겨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뜻밖에도 나천일의 양아버지인 장해조 회장이 나타난 후, 동혁을 손님으로 정중하게 대하자 사람들은 너무나 놀랐다. “형님, 앞으로 이 사무실은 형님 것입니다!” 노호진은 자신의 사무실을 직접 내주며, 동혁에게 공손히 잘 보이려 애썼다. “호진아, 이렇게 어색하게 굴지 마! 앞으로 보안부의 일은 계속 네가 맡아 관리해. 난 그냥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게.” 동혁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노호진에게 말했다.동혁에 의해 노호진의 일이 정해졌다. 노호진은 동혁을 보조하여 일상업무들을 처리해야 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식 발령인 줄 알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동혁은 아무 상관없었다. 심지어 그때그때 기분 좋으면 출근하고, 기분이 불편하면 안 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동혁이 없는 동안에는 노호진이 여전히 보안부 서열 첫째이다. “형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형님, 퇴근하면 바로 뛰겠습니다!” 그런 시큰둥한 동혁의 태도에 자극받은 듯 노호진과 다른 경비원들은 뒤에서 큰소리로 소리쳤다. 동혁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강오그룹을 떠났다. 동혁은 특별한 다른 일도 없어서, 세방그룹에 가서 세화를 보려고 했다. 내셔널센터. 빌딩 아래층에는 여전히 바쁘게 많은 차들이 오가며 건물 안으로 각종 사무용품과 설비를 운반하고 있었다. “이 선생님 오셨습니까?” 동혁이 나타나자 밖에서 사무기기 운반을 살피고 있던 서인영이 재빨리 동혁에게 인사했고, 그녀의 눈빛에는 존경과 감사로 가득했다. “오늘 큰일도 치렀는데, 이틀 더 쉬었다 출근하지 그랬어요?” 동혁은 주변의 바쁜 광경을 보면서 무심코 말했다. 서인영이 말했다. “진 회장님께서 제게 보너스로 4억 원을 주셨어요. 그리고 진 회장님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시는데, 비서인 제가 어떻게 쉴 수 있겠어요. 게다가 선생님이 시가를 범대경의 입에 넣는 순간부터 아무것도 두렵지 않게 됐어요.” 동혁의 대범하고 터프한 모습은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녀는 동혁이 매우 멋있다고 생각했다.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세화는요?” “위층에서 회의를 하시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이미 내셔널센터에는 회의실이 마련돼 있었고, 세화와 임원들은 밖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상관하지 않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 최대한 빠르게 성과를 내기 위해 신속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 세화는 늘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사업을 했다. 그녀는 아랫사람들에게 허세나 부리며, 거짓으로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그런 리더가 아니었다.연봉도 많이 주고, 그룹의 성장 전망도 직접 보여주었기 때문에, 세화가 직원을 착취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아니요. 그냥 일도 없고, 같이 퇴근할까 해서 왔어요.” 동혁은 손을 흔들었다. 서인영은 부러워했다. “이 선생님께서 회장님을 정말 사랑하고, 또 이렇게 능력도 있으시니, 회장님은 정말 행복하겠어요!”
“갔었어. 입사하기로 했어.”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세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동혁을 노려보며 다시 훈계하기 시작했다. “기왕 입사까지 한 마당에 어떻게 성실하게 일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거긴 회사이지 집이 아니야!” 동혁의 자존심을 지켜주려고 사실을 감추려 서툰 연기를 하는 세화가 동혁에 눈에는 그저 사랑스럽기만 했다. “보안부 부장으로 승진해서, 조금 지도만 해주면 스케줄이 자유로워서 그래.” “정말이야? 첫 출근에 보안부 부장으로 승진했다고?” 세화는 의심스러운 듯 물었고, 동혁이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몰래 천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했다. 그녀는 천미가 자신의 체면을 봐서 동혁을 잘 배려한 줄 알았다. 이것은 세화를 매우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단지 천미가 동혁에게 경비일과 같은 그저 가장 평범한 일을 시켜만 줘도 고마웠다. 하지만 천미는 동혁을 경영진에 앉혔고, 세화는 신세를 많이 져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세화야, 나도 방금 알았어. 동혁이 그 녀석이 보안부에 도착하자마자 수십 명의 경비원을 다 제압해 버렸나 봐. 우리 아버지가 인재를 아끼는 마음에 부장을 맡긴 것 같아.] [흥, 그 바보 같은 놈이 운도 좋아!] 천미는 동혁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싸움 좀 하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구나! 고마워, 언니. 이따 내가 밥 살게!” 세화는 고마워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도, 동혁 때문에 기뻤다. ‘적어도 동혁 씨가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은 거니까.’ ‘싸움만 할 수 있어도 뭐가 어때?’ ‘제대로만 쓰면 되지!’ [아니, 내가 지금 바빠, 바로 혼내줄 사람이 있어서 가야 해!] 천미는 살기등등한 채 전화를 끊었다. 세화는 이유도 모른 채 눈살을 찌푸렸다. ‘또 누가 또 언니를 건드렸어?’ 하지만 천미가 장해조의 수양딸이라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세화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세화는 동혁을 데리고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