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손하림은 이 일을 끝낸 후에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첫째는 진루안이 까다롭기 때문이었고, 둘째는 이 일로 국왕 조의를 화나게 했기 때문이다.그는 이미 기민한 말솜씨로 국왕 조의와 맞붙으면서 암암리에 경고했다.그러나 이런 방법은 확실히 아주 위험하다. 국왕의 존엄은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들 손씨 가문이 이 위엄에 도전했으니, 이는 또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과 같았다.이런 일은 손하림을 매우 긴장하게 만들었다. 만약 손씨 가문이 괜찮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정말 사고가 생긴다면 오늘의 방법이 손씨 가문의 마지막 구명줄이 될 것이다.그러나 북관성에 있는 자신의 손자 이광정을 생각하자, 표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용의 수염 하나를 뽑았다고 뭐 어쩔 거야? 내 손자 이광정이 북관성에 주둔하는 한, 국왕은 손씨 가문에 손을 댈 수 없어.’‘국왕이 손을 대지 않는 한, 단지 진루안의 말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어. 설사 걔가 궐주와 새로운 전신이라 하더라도 안 돼.’이렇게 생각한 손하림은, 더 이상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계속 사무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폭풍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진루안이 이번에 무모하게 행동한 후에, 필연적으로 더 많은 정사당 대신들의 불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결국 임페리얼의 존재 자체가 일종의 잘못이야. 만약 임페리얼의 권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면, 정사당의 대신들은 모두 아주 기뻐할 거야.’‘그리고 군부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이번에 임페리얼은 군부라는 이 호랑이의 입에서 고기 한 조각을 빼앗았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 고기는 바로 321부대야. 이 비장의 변방군이 군부의 손에 있지 않으면, 군부의 위엄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겠지.’‘군부에도 손을 써서, 정사당과 군부가 손을 잡는다면 임페리얼이 또 뭐겠어?’“떠들어라, 진루안, 떠들어, 나는 오히려 너 혼자 어떻게 용국 상류층의 규칙과 싸우는지 보겠어!”손하림은 입을 벌리고 이빨을 드러내며 냉소했다.진루안은 이런
“이번에 손 대신이 죽지 않을까?”“그럴 리가 있겠어? 설마 진루안이 감히 공공연히 대신을 죽이다니? 게다가 손태경은 손하림의 아들이기도 해.”“가능성이 있어. 당초에 차홍양도 진루안에게 총에 맞아 죽었어. 이 일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어. 최고 수준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모르겠어?”“어? 그럼 진루안이 진짜 손태경을 죽이려는 거야?”“누가 알겠어. 그러나 이번 보도의 내용은 확실히 지나쳤어. 손태경은 그 자매체들이 망언을 퍼붓는 것을 방치했지. 아마도 이미 우리 이 진루안의 마지노선을 건드렸을 거야.”이 대신들은 모두 서로 낮은 소리로 속삭이고 있지만, 표정도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비록 진루안이 이곳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데는 그들도 한 몫을 했지만, 이로 인해 분노하지 않았고 진루안을 적대시하지도 않았다.아주 간단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진루안은 어떤 인물인가? 설사 손태경이라 하더라도 진루안이 보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들 같은 5, 6급의 작은 대신들은 진루안이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이 사람들의 속삭임에 대해서 진루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손태경의 사무실로 달려갔다.그의 발걸음은 매우 침착했고 분노로 인해 머리가 혼미해지지 않았다.그러나 그럴수록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더욱 긴장하고 두려워졌다.‘진루안이 냉정하기 때문에 더욱 무서워.’많은 사람들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진루안의 뒤를 따라갔다. 그들은 이 일을 진루안이 어떻게 해결하려는 것인지 정말 알고 싶었다.‘정말 사람을 죽일까?’손태경은 사무실에서 나와 복도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진루안은 위층으로 올라갔다.쌍방은 바로 지금 만났다.“너…….”눈을 크게 뜬 손태경은 살기등등한 진루안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자, 갑자기 가슴이 떨리면서 영문도 모르게 공포감이 밀려왔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면서 심지어 이미 도망칠 준비까지 했다.그런데 진루안이 어떻게 도망가게 할 수 있을까? 그가 여기에 온 것은 바로
“꺼져!”세 대를 때린 후 진루안은 손태경을 내팽개쳤고, 더욱 기세를 몰아 그의 배를 발로 찼다. 손태경은 복도에서 4,5바퀴나 구른 뒤에 바닥에 떨어졌다.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보면서, 모두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손태경은 맞아서 피범벅이 되었고 모습조차 모호해졌다. 게다가 이 낭패한 모습에 어디 조금 전의 모습이 있겠는가?더욱 무서운 것은 손태경이 지금 꼼짝도 하지 않고 복도에 누워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의 배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가 이미 진루안에게 맞아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놀라서 이렇게 무서운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예전부터 지금까지 누가 감히 이렇게 3급대신을 폭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진루안은 이렇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세게 했다.진루안의 이런 분노는 모든 대신들의 마음속에 아주 깊은 그늘을 남겼다.무릇 진루안이 경도에 돌아오면 모두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이 순간도 예외는 아니다.복도 전체에서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고, 이 살신을 화나게 만들어서 손태경처럼 비참하게 폭행당하지 않도록 호흡조차도 가능한 한 조심해서 했다.그들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루안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다.‘손태경 혼자만으로는 그렇게 큰 여론의 풍파를 일으킬 수 없어. 이렇게 큰 파도를 일으키려면 필연적으로 많은 조수가 필요해.’‘그리고 그 조력자들도 필연적으로 여기에 숨어 있을 거야.’순식간에 몸을 돌린 진루안은 뒤쪽 복도 입구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었다.진루안이 그들을 주시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가슴이 떨려서 이 건물을 떠나려 했다.그러나 그들의 계단 뒤에 어느새 한 사람이 나타났다. 30대에 검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남자로, 당연히 진도구였다.진도구가 뒤를 막자 누구도 도망갈 수 없었다.“말해!”“너희들 중에 누가 이 일에 참여했어? 누가 간신을 도와서 악을 저지르면서 손태경을 돕고 있어?”진루안은 앞에 있는 수십 명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포학한 살기를 띠고
“저 진루안은 정말 미쳤어.”“이렇게 무서운 비명을 지르는데, 설마 이 녀석이 사람을 죽였단 말이야?”“그럴 순 없겠지? 그가 날뛰고 있어도 정사당에서 사람을 죽이지는 못하겠지? 그것도 대신을 죽이는 거잖아.”홍보 부서의 빌딩에서 가장 가까운 한 사무청사에는, 많은 대신들이 괴상한 기색을 한 채 창문가에 엎드려서, 맞은편 층을 바라보며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이 진루안이 도대체 손태경의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많은 대신들은 진루안이 정말 사람을 죽이려 한다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결국 진루안은 이런 일을 저지른 적이 있었다. 게다가 한두 번도 아니다.진루안의 발호는 결코 비밀이 아니다. 비록 맞은편이 손씨 가문 사람이고 손하림의 큰아들이라도, 죽여야 한다면 진루안은 결코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소리가 없어?”“설마 진짜 사람을 죽인 거야? 설마?”이때, 많은 대신들은 더 이상 소리를 듣지 못했다. 맞은편 건물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가보고 싶었지만, 진루안이 지금 격노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갑자기 홍보 부서가 있는 건물 입구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진루안과 진도구다.진루안과 진도구는 건물을 나온 뒤 정사당 재상들의 청사로 곧장 향했다.그들은 그제서야 이 진루안이 손태경을 찾아 계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하림을 찾아 계산하려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경도에 돌아오자마자 한 재상을 찾아가야 하는 진루안의 번거로움을 생각하고, 그들의 표정은 모두 좀 이상했지만, 아무도 감히 무슨 말을 하지 못했다. 정말 그들은 진루안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감히 함부로 지껄이지 못한 것이다.특히 그들은 이런 지위와 지경에 이르렀을 때,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궐주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모두들 각자 일이나 하고 보지 마.”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이 건물 안의 대
진루안은 진도구가 이렇게 갑자기 자신에게 묻는 것을 듣자, 바로 그를 매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너는 내 지위가 너무나 확고하다고 생각하지?”“여기는 조정이지 강호가 아니야. 정말 모든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이 나라는 혼란해질 거야. 알겠어?”“강호에 있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생사를 따지지 않아도 되지만, 조정을 상대하면 훨씬 신중해야 해.”“궐주인 나도 무적이 아니야. 내가 정말 일을 잘못하면, 벌을 받을 수도 있어. 나는 권위에 연연하지 않아. 나는 단지 내가 알지 못해서 많은 정의로운 일을 할 수 없을까 걱정이 돼.” “게다가 그 사람들은 단지 흉악범을 도왔을 뿐이고, 진정한 주범은 손하림이야.”“내가 만약 그 사람들만 건드리고 손하림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함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진루안이 진도구에게 한차례 설명해 주자, 진도구는 진루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그의 마음속에 있던 그 일말의 불쾌함도 깨끗하게 사라졌다.그는 소주가 당연히 자신의 생각과 주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너무 많이 알 필요가 없이, 단지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두 사람은 여전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재상들의 정사당 청사로 들어갔다. 이곳은 모든 사무 청사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빌딩으로, 높이가 20여 층에 달한다.진루안이 들어오는 순간, 이미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안의 모든 사람들은 진루안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정사당에는 13명의 재상이 있고, 재상마다 1층의 사무청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이 바로 이 층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1층과 2층의 각종 회의실을 제외하고 3층부터 재상의 사무실로, 3층부터 15층까지 모든 재상의 사무실이 있다.16층부터 꼭대기 20층까지는 자료 문서를 보관하는 곳과 도서관, 그리고 대신들의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는 곳이다.“진루안이 왔어?”5층의 한 사무실에 있던 재상 전계상은, 자신의 비서의 보고를 듣고
그러나 그들은 비록 이런 것을 듣지 못하지만, 소문은 항상 구석구석에 나타날 수 있다.진루안과 진도구가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 떠났을 때, 일부 대신들은 이미 각자의 경로를 통해 홍보 사무청사 안에서 발생한 일을 알게 되였다.일시에 그들이 진루안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진루안과 인사하는 사람도 없고, 감히 인사하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도 자연히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어서, 직접 손하림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이 빌딩의 복도는 매우 넓다. 새하얀 타일이 붙어 있는 복도의 벽은 심지어 사람의 그림자를 비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벽의 그림자 속에서 진루안의 온몸에 찬 기운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손하림의 사무실 문밖에는 이미 많은 대신들이 집결해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오늘 발생한 일을 알고 있었고, 진루안이 방금 홍보 부문의 청사에서 한 모든 행동을 알고 있었다.마찬가지로 손하림은 재상으로서 어떻게 이런 예민한 이목이 없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진루안이 빌딩에 나타나기 전에, 이미 자신의 큰아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이 말을 듣자마자, 손하림의 분노는 순식간에 온몸에 퍼졌다. 그는 어떻게 진루안이 도대체 얼마나 큰 담력을 갖고 있는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감히 홍보 책임자인 태경이를 폭행했어. 그리고 걔는 우리 손씨 가문의 소주이자 미래의 손씨 가문의 가주야.’‘더군다나 나 손하림의 큰아들인데, 이 진루안이 어떻게 감히 손을 쓸 수 있어?’‘그는 내 체면을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태경이에게 손을 댄 거야.’이렇게 생각한 손하림의 마음속에는 살기가 나타났다. 그가 진루안에게 이렇게 공포스러운 살기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전에 그는 진루안을 몹시 미워했지만 살심이 들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런 살기가 생긴 것이다.바로 이 순간, 그의 사무실 방문이 누군가에 의해 밀쳐졌다.사무실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바로 진루안이다.두 사람의 눈빛은 이 순간에 순식간에 부
“앉아!”눈길을 거둔 손하림은 진루안을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책상 맞은편의 자리를 가리켰다.그의 태도는 아주 친절해서, 마치 진루안과 그가 적수나 원수가 아니라 오히려 막역한 친구를 사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진루안도 얼굴의 한기가 다 사라지고 미소를 드러냈고, 손하림의 이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차 마셔, 방금 우려낸 차야.” 손하림은 진루안의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놓인 차를 계속 가리켰다.진루안이 차를 즐겨 마신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일이라서, 손하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 늙은 여우가 진루안에게 차를 타 준 것은, 호의만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다만 그 깊은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 진루안도 잠시 알지 못했기에, 손하림에 대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그는 늙은 여우이기에 진루안은 그를 얕보지 않았고, 더더욱 경시하지 않을 것이다.자비심이 많아 보이는 이 노인을 경시하는 사람은 비참하게 질 것이다.진루안의 스승인 백무소조차도 손하림의 사람됨이 함부로 빠지지 않고 숨기고서 참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이것은 백무소의 눈에 손하림이 모두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물며 스승의 제자인 진루안이 어떻게 그를 얕볼 수 있겠는가?“젊은 사람들은 차를 많이 마셔야 해.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지. 젊은 사람들은 결국 화가 너무 크니, 차를 많이 마셔도 나쁠 것이 없어.”손하림은 빙그레 웃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말은 아주 마음대로 한 말처럼 보이지만, 젊고 성미가 팔팔한 진루안은 허파에 바람이 들기 쉬우니, 차를 마시고 조용히 가라앉혀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이다.손하림의 이 말을 들은 진루안은 먼저 멍한 표정이었다가 후에 웃음기가 더욱 찬란해졌다.“손 대신은 복차를 좋아하세요?”진루안은 마음대로 물으면서 손하림을 바라보았다.“아주 좋아하지. 복차는 마음을 가라앉게 해줘. 늙으면 당연히 침착해야 해
미간을 찌푸린 진루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웃었다.“그럼 노인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노인이 화가 나게 되면, 순순히 말을 듣고 극약을 마셔야 해요. 그렇게 하지 않고, 목숨을 잃으면 좋지 않겠지요.”“젊은이가 큰소리를 치는데, 혓바닥을 놀리는 게 두렵지 않아?” 손하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한사코 진루안을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손 대신님, 방금 젊은이가 성미가 팔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성미가 팔팔하지 않아도 젊은이라고 할 수 있나요?” 진루안은 여전히 농담과 웃음으로 손하림을 바라보며 그의 이 말에 대답했다.두 사람은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공기 중에 은근히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고 분위기는 더욱 이상했다.다행히 여기에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머리카락이 곤두설 뻔했다.두 사람의 온몸의 기운은 모두 아주 차갑다. 진루안의 기세가 등등한 상황에서, 방금 전의 그 빈말에 손하림은 마침내 화를 참지 못했다.아무리 심지가 깊다 해도 진루안 앞에서는 견디지 못한 것이다.손하림은 원래 무고한 노인으로 가장하려고 했지만, 지금 진루안의 몇 마디 말에 화가 나서 원래의 정체가 드러났다.손하림이 격노하는 모습을 본 진루안은 마침내 정상적인 미소를 지었다.그가 가장 두렵지 않는 것은 바로 손하림이 화를 내는 것이다. 손하림이 화를 내지 않으면, 오히려 일을 벌이기가 어렵다.“손 대신님, 보아하니 사람이 늙었어도 여전히 화가 왕성한 것 같네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손 대신도 마찬가지로 성미가 팔팔한 것 같아요.”“하지만 괜찮아요, 이미 극약을 썼으니, 손 대신은 좋은 소식을 기다리면 돼요!”“손 대신의 차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손 대신에게 폐를 끼친 것은 다른 일이 없습니다. 단지 손 대신에게 불을 제거하려고 했을 뿐이예요.”웃으며 말한 진루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일어나서, 손하림을 심각하게 쳐다보고는 가려고 했다.“진루안!”진루안이 몸을 돌리자마자 뒤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노기충천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