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세 대를 때린 후 진루안은 손태경을 내팽개쳤고, 더욱 기세를 몰아 그의 배를 발로 찼다. 손태경은 복도에서 4,5바퀴나 구른 뒤에 바닥에 떨어졌다.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보면서, 모두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손태경은 맞아서 피범벅이 되었고 모습조차 모호해졌다. 게다가 이 낭패한 모습에 어디 조금 전의 모습이 있겠는가?더욱 무서운 것은 손태경이 지금 꼼짝도 하지 않고 복도에 누워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의 배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가 이미 진루안에게 맞아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놀라서 이렇게 무서운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예전부터 지금까지 누가 감히 이렇게 3급대신을 폭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진루안은 이렇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세게 했다.진루안의 이런 분노는 모든 대신들의 마음속에 아주 깊은 그늘을 남겼다.무릇 진루안이 경도에 돌아오면 모두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이 순간도 예외는 아니다.복도 전체에서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고, 이 살신을 화나게 만들어서 손태경처럼 비참하게 폭행당하지 않도록 호흡조차도 가능한 한 조심해서 했다.그들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루안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다.‘손태경 혼자만으로는 그렇게 큰 여론의 풍파를 일으킬 수 없어. 이렇게 큰 파도를 일으키려면 필연적으로 많은 조수가 필요해.’‘그리고 그 조력자들도 필연적으로 여기에 숨어 있을 거야.’순식간에 몸을 돌린 진루안은 뒤쪽 복도 입구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었다.진루안이 그들을 주시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가슴이 떨려서 이 건물을 떠나려 했다.그러나 그들의 계단 뒤에 어느새 한 사람이 나타났다. 30대에 검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남자로, 당연히 진도구였다.진도구가 뒤를 막자 누구도 도망갈 수 없었다.“말해!”“너희들 중에 누가 이 일에 참여했어? 누가 간신을 도와서 악을 저지르면서 손태경을 돕고 있어?”진루안은 앞에 있는 수십 명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포학한 살기를 띠고
“저 진루안은 정말 미쳤어.”“이렇게 무서운 비명을 지르는데, 설마 이 녀석이 사람을 죽였단 말이야?”“그럴 순 없겠지? 그가 날뛰고 있어도 정사당에서 사람을 죽이지는 못하겠지? 그것도 대신을 죽이는 거잖아.”홍보 부서의 빌딩에서 가장 가까운 한 사무청사에는, 많은 대신들이 괴상한 기색을 한 채 창문가에 엎드려서, 맞은편 층을 바라보며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이 진루안이 도대체 손태경의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많은 대신들은 진루안이 정말 사람을 죽이려 한다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결국 진루안은 이런 일을 저지른 적이 있었다. 게다가 한두 번도 아니다.진루안의 발호는 결코 비밀이 아니다. 비록 맞은편이 손씨 가문 사람이고 손하림의 큰아들이라도, 죽여야 한다면 진루안은 결코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소리가 없어?”“설마 진짜 사람을 죽인 거야? 설마?”이때, 많은 대신들은 더 이상 소리를 듣지 못했다. 맞은편 건물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가보고 싶었지만, 진루안이 지금 격노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갑자기 홍보 부서가 있는 건물 입구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진루안과 진도구다.진루안과 진도구는 건물을 나온 뒤 정사당 재상들의 청사로 곧장 향했다.그들은 그제서야 이 진루안이 손태경을 찾아 계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하림을 찾아 계산하려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경도에 돌아오자마자 한 재상을 찾아가야 하는 진루안의 번거로움을 생각하고, 그들의 표정은 모두 좀 이상했지만, 아무도 감히 무슨 말을 하지 못했다. 정말 그들은 진루안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감히 함부로 지껄이지 못한 것이다.특히 그들은 이런 지위와 지경에 이르렀을 때, 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궐주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모두들 각자 일이나 하고 보지 마.”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이 건물 안의 대
진루안은 진도구가 이렇게 갑자기 자신에게 묻는 것을 듣자, 바로 그를 매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너는 내 지위가 너무나 확고하다고 생각하지?”“여기는 조정이지 강호가 아니야. 정말 모든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이 나라는 혼란해질 거야. 알겠어?”“강호에 있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생사를 따지지 않아도 되지만, 조정을 상대하면 훨씬 신중해야 해.”“궐주인 나도 무적이 아니야. 내가 정말 일을 잘못하면, 벌을 받을 수도 있어. 나는 권위에 연연하지 않아. 나는 단지 내가 알지 못해서 많은 정의로운 일을 할 수 없을까 걱정이 돼.” “게다가 그 사람들은 단지 흉악범을 도왔을 뿐이고, 진정한 주범은 손하림이야.”“내가 만약 그 사람들만 건드리고 손하림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함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진루안이 진도구에게 한차례 설명해 주자, 진도구는 진루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그의 마음속에 있던 그 일말의 불쾌함도 깨끗하게 사라졌다.그는 소주가 당연히 자신의 생각과 주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너무 많이 알 필요가 없이, 단지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두 사람은 여전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재상들의 정사당 청사로 들어갔다. 이곳은 모든 사무 청사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빌딩으로, 높이가 20여 층에 달한다.진루안이 들어오는 순간, 이미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안의 모든 사람들은 진루안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정사당에는 13명의 재상이 있고, 재상마다 1층의 사무청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이 바로 이 층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1층과 2층의 각종 회의실을 제외하고 3층부터 재상의 사무실로, 3층부터 15층까지 모든 재상의 사무실이 있다.16층부터 꼭대기 20층까지는 자료 문서를 보관하는 곳과 도서관, 그리고 대신들의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는 곳이다.“진루안이 왔어?”5층의 한 사무실에 있던 재상 전계상은, 자신의 비서의 보고를 듣고
그러나 그들은 비록 이런 것을 듣지 못하지만, 소문은 항상 구석구석에 나타날 수 있다.진루안과 진도구가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 떠났을 때, 일부 대신들은 이미 각자의 경로를 통해 홍보 사무청사 안에서 발생한 일을 알게 되였다.일시에 그들이 진루안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욱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진루안과 인사하는 사람도 없고, 감히 인사하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도 자연히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어서, 직접 손하림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이 빌딩의 복도는 매우 넓다. 새하얀 타일이 붙어 있는 복도의 벽은 심지어 사람의 그림자를 비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벽의 그림자 속에서 진루안의 온몸에 찬 기운이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손하림의 사무실 문밖에는 이미 많은 대신들이 집결해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오늘 발생한 일을 알고 있었고, 진루안이 방금 홍보 부문의 청사에서 한 모든 행동을 알고 있었다.마찬가지로 손하림은 재상으로서 어떻게 이런 예민한 이목이 없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진루안이 빌딩에 나타나기 전에, 이미 자신의 큰아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이 말을 듣자마자, 손하림의 분노는 순식간에 온몸에 퍼졌다. 그는 어떻게 진루안이 도대체 얼마나 큰 담력을 갖고 있는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감히 홍보 책임자인 태경이를 폭행했어. 그리고 걔는 우리 손씨 가문의 소주이자 미래의 손씨 가문의 가주야.’‘더군다나 나 손하림의 큰아들인데, 이 진루안이 어떻게 감히 손을 쓸 수 있어?’‘그는 내 체면을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태경이에게 손을 댄 거야.’이렇게 생각한 손하림의 마음속에는 살기가 나타났다. 그가 진루안에게 이렇게 공포스러운 살기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전에 그는 진루안을 몹시 미워했지만 살심이 들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런 살기가 생긴 것이다.바로 이 순간, 그의 사무실 방문이 누군가에 의해 밀쳐졌다.사무실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바로 진루안이다.두 사람의 눈빛은 이 순간에 순식간에 부
“앉아!”눈길을 거둔 손하림은 진루안을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책상 맞은편의 자리를 가리켰다.그의 태도는 아주 친절해서, 마치 진루안과 그가 적수나 원수가 아니라 오히려 막역한 친구를 사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진루안도 얼굴의 한기가 다 사라지고 미소를 드러냈고, 손하림의 이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차 마셔, 방금 우려낸 차야.” 손하림은 진루안의 앞에 있는 탁자 위에 놓인 차를 계속 가리켰다.진루안이 차를 즐겨 마신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일이라서, 손하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 늙은 여우가 진루안에게 차를 타 준 것은, 호의만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다만 그 깊은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 진루안도 잠시 알지 못했기에, 손하림에 대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그는 늙은 여우이기에 진루안은 그를 얕보지 않았고, 더더욱 경시하지 않을 것이다.자비심이 많아 보이는 이 노인을 경시하는 사람은 비참하게 질 것이다.진루안의 스승인 백무소조차도 손하림의 사람됨이 함부로 빠지지 않고 숨기고서 참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이것은 백무소의 눈에 손하림이 모두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물며 스승의 제자인 진루안이 어떻게 그를 얕볼 수 있겠는가?“젊은 사람들은 차를 많이 마셔야 해.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지. 젊은 사람들은 결국 화가 너무 크니, 차를 많이 마셔도 나쁠 것이 없어.”손하림은 빙그레 웃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말은 아주 마음대로 한 말처럼 보이지만, 젊고 성미가 팔팔한 진루안은 허파에 바람이 들기 쉬우니, 차를 마시고 조용히 가라앉혀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이다.손하림의 이 말을 들은 진루안은 먼저 멍한 표정이었다가 후에 웃음기가 더욱 찬란해졌다.“손 대신은 복차를 좋아하세요?”진루안은 마음대로 물으면서 손하림을 바라보았다.“아주 좋아하지. 복차는 마음을 가라앉게 해줘. 늙으면 당연히 침착해야 해
미간을 찌푸린 진루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웃었다.“그럼 노인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노인이 화가 나게 되면, 순순히 말을 듣고 극약을 마셔야 해요. 그렇게 하지 않고, 목숨을 잃으면 좋지 않겠지요.”“젊은이가 큰소리를 치는데, 혓바닥을 놀리는 게 두렵지 않아?” 손하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한사코 진루안을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손 대신님, 방금 젊은이가 성미가 팔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성미가 팔팔하지 않아도 젊은이라고 할 수 있나요?” 진루안은 여전히 농담과 웃음으로 손하림을 바라보며 그의 이 말에 대답했다.두 사람은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공기 중에 은근히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고 분위기는 더욱 이상했다.다행히 여기에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머리카락이 곤두설 뻔했다.두 사람의 온몸의 기운은 모두 아주 차갑다. 진루안의 기세가 등등한 상황에서, 방금 전의 그 빈말에 손하림은 마침내 화를 참지 못했다.아무리 심지가 깊다 해도 진루안 앞에서는 견디지 못한 것이다.손하림은 원래 무고한 노인으로 가장하려고 했지만, 지금 진루안의 몇 마디 말에 화가 나서 원래의 정체가 드러났다.손하림이 격노하는 모습을 본 진루안은 마침내 정상적인 미소를 지었다.그가 가장 두렵지 않는 것은 바로 손하림이 화를 내는 것이다. 손하림이 화를 내지 않으면, 오히려 일을 벌이기가 어렵다.“손 대신님, 보아하니 사람이 늙었어도 여전히 화가 왕성한 것 같네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손 대신도 마찬가지로 성미가 팔팔한 것 같아요.”“하지만 괜찮아요, 이미 극약을 썼으니, 손 대신은 좋은 소식을 기다리면 돼요!”“손 대신의 차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손 대신에게 폐를 끼친 것은 다른 일이 없습니다. 단지 손 대신에게 불을 제거하려고 했을 뿐이예요.”웃으며 말한 진루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일어나서, 손하림을 심각하게 쳐다보고는 가려고 했다.“진루안!”진루안이 몸을 돌리자마자 뒤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노기충천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손
“용국의 새로운 전신이자 임페리얼의 궐주인 특급왕작장군 진루안은, 용국의 국경의 안녕을 지키는 변방군의 존엄을 지키면서 용국의 등뼈를 수호하였기에, 특별히 4왕에 이은 제5왕인 임페리얼 왕으로 봉한다.”국왕령을 발표하니 모두가 따르도록 하라!국왕 조의는 진지하고 굳은 안색으로 또박또박 말했고, 눈이 휘둥그레진 옆에 있던 비서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급히 국왕이 말한대로 쓴 다음 옥새를 찍었다.도장을 찍는 이 순간은 곧 진루안의 지위가 한층 더 올라서 임페리얼왕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용국의 4명의 왕은 북정왕 이광정, 서호왕 안무혁, 남패왕 조연강, 동청왕 백무소다.이제 4명의 왕과 이름을 함께 할 다섯 번째 왕인 임페리얼왕 진루안이 나온 것이다!비서는 일단 이 국왕의 명령이 공포되면, 반드시 천하를 진동시키고 조정을 크게 뒤흔들 거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일찍이 국왕 조의가 심사숙고한 결과였다. 다만 이번에 양국의 분쟁이 끝난 후에 자연스럽게 공포했을 뿐이다.‘이번 변방군 321부대의 뛰어난 활약을 했고 진루안은 더욱이 고평성의 변경 방어를 공고하게 한 공로가 있으니, 진루안을 왕으로 봉할 공로는 충분해.’이전에 진루안이 특급왕작장군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명목상의 신분일 뿐이며, 단지 진루안의 신분이 독특하고 1급장군보다 좀 더 높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그러나 이 국왕령이 수여되면, 임페리얼왕인 진루안의 지위는 완전히 굳어질 것이다.용국의 새로운 전신이든 임페리얼의 궐주든 모두 진정한 조정의 직위가 아니지만, 이 임페리얼왕은 실제적인 조정의 왕위인 것이다.“다 썼어? 그럼 가서 공포해.” 조의는 비서가 이미 다 쓴 국왕령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지금 진루안을 왕에 봉한다는 국왕의 칙령이 공포된 뒤에도, 손하림의 늙은 얼굴이 오전의 그때처럼 그렇게 도도한지 보고 싶었다.조의는 진루안은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진루안이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좋은 신분이
“이건 결코 농담이 아니예요. 이 명령이 일단 공포되면 큰 파문을 일으킬 겁니다!”“그래서, 나는 비서께서 국왕에게 우리 정사당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손하림은 지금 다른 것을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 진루안, 나아가서는 백무소에게 미움을 사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그는 지금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 ‘반드시 이 일을 막아야 해. 반드시 진루안이 굴기하는 걸 철저하게 막아야 해.’‘일단 진루안이 임페리얼왕의 칭호를 받으면, 내 손자인 북정왕과 동등하게 될 거야. 이건 손자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야. 손씨 가문에게는 더더욱 좋은 일이 아니야.’“어? 허허.” 비서는 손하림의 말을 듣고 냉소를 금치 못했다. 그리고 다른 11명의 재상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당신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합니까?”그는 정사당 재상들이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겸사겸사 누가 국왕의 명령에 이의가 있고, 누가 국왕을 존중하지 않는지도 알 수 있었다.차분하게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던 강조한은, 비서의 질문을 들은 뒤 먼저 견해를 밝혔다.“나는 국왕의 모든 결정을 지지합니다. 나 강조한은 국왕령을 지킬 것입니다.”“나 이천상도 국왕의 모든 결정을 지지합니다. 나도 의견이 없어요!”강조한의 말이 막 떨어졌을 때, 이천상도 의견을 말했다.지금 그는 절대 손하림과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한다면, 진루안뿐만 아니라 백무소와 국왕 조의에게 미움을 살 것이다.‘이 세 사람은 어느 한 명도 건드리기 힘들어, 게다가 하나같이 다 무서워.’“재상의 수장이자 부마인 나 김태상은 국왕의 결정에 대해 의견이 없습니다.” 이때 천천히 고개를 든 김태상은, 비서를 보고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비서도 얼른 예의에 답례하였다. ‘이분은 부마님이시니 미움을 사서는 안 돼.’“저도 의견이 없습니다.” 양상연도 아주 평온한 표정이었고, 손하림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이 순간 손하림의 안색은 이미 극도로 일그러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