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는 또다시 발을 들어 강영을 찼다. 벽에 크게 부딪히고 무너져 내린 벽체에 깔리고 말았다.무술인으로서 이 정도의 상처는 목숨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그녀는 벽체 밖으로 기어 나오더니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산발에 피범벅이 된 그녀의 모습은 아주 처참했다.강지는 신호흡을 하며 애써 진정했다."강서준이 서경에 잡혀갔다. 잘못을 한 사람은 너니 알아서 해결하거라. 절대 우리 가문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강지는 이 말만 남기고 멀어져갔고 강영은 털썩 주저앉았다. 손을 들어 피를 닦자 손바닥이 빨갛게 물들었다.강영은 결국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지난 후에야 진정한 그녀는 처참한 몸을 이끌고 의자로 가서 앉았다.강영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강씨 성을 쓰고 있지만 양녀의 몸으로 진정한 한 가족으로 인정받은 적은 없다. 강지도 밖에서만 친손녀처럼 대하지, 둘만 있을 때는 매와 욕만 써왔다.어릴 적부터 겪어온 일이라 강영은 금세 현실을 받아들이고 진지한 표정으로 혼잣꺼을 했다."오빠가 서경에 있다고? 할아버지는 오빠를 포기하려는 건가?"강영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강지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문의 절학을 꺼낼 정도로 강서준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강지는 강서준을 건드리는 것은 강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대외적으로 선포한 적도 있다. 남궁문파가 강서준을 납치한 것은 명백한 도발이다. 하지만 강지는 왜 가만히 있는단 말인가?강영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픈 몸을 이끌고 피를 씻어내고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뒷마당의 정자.강지는 혼자 앉아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강영이 걸어오더니 한쪽에 서서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할아버지."강지는 살짝 머리를 끄덕이더니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아."강영이 자리에 앉고, 강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내가 화풀이를 너한테 한 모양이구나. 미안하게 됬어.""아
강영은 한쪽에 앉아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강지에게 강서준을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무지 입을 열 용기가 없었다.강지의 태도는 아주 명확했다. 그는 강씨 가문의 명성을 포기하면서까지 타협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면 그냥 남궁문파와 척을 지기로 했다. 그는 지금부터 폐관 수련을 시작해 대회에서 힘으로 상대를 누를 계획이다.강영은 혼자 앉아 침묵에 잠겼다. 그녀는 한참 지난 후에야 뒷마당에서 나와 앞마당으로 갔다."거기 서."강무현은 집안 젊은이 몇 명을 데리고 와서 강영의 앞길을 막았다. 그녀는 그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무현 오빠.""무현 오빠? 네가 감히 내 이름을 불러?"강무현은 어두운 안색으로 강영의 머리카락을 잡아챘고는 뺨을 때렸다.짝!강영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 하지만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강무현이 소리를 질렀다."네가 한 짓을 봐봐. 남궁문파와 결혼할 걸 뻔히 알면서 강서준이랑 그런 짓을 하다니...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기나 해? 네가 우리 가문의 명성을 망쳐버렸어."강무현은 거침없이 말을 퍼부었다. 하지만 강영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너 뭐 하는 거야?"한 중년 남자가 걸어오며 말했다.강무현은 강영의 머리채를 놓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아버지, 저는 가문을 말아먹은 년을 손보고 있었습니다."강산은 강영을 힐끗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얼른 꺼지지 않고 언제까지 남아 있을 작정이야?"강영은 머리를 숙인 채로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강씨 저택 밖으로 나온 후에야 한시름 놓았다.강영은 밖에서 머리를 돌려 애틋한 눈빛으로 커다란 저택을 바라봤다. 비록 집안사람 대접을 받아본 적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강씨 가문 덕분에 지금의 실력을 얻게 된 건 사실이다."이번에 서경으로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겠구나."강영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이번에 떠나면 살아 돌아오
비행기를 기다리던 강영은 김초현에게 전화를 걸어 강서준이 남긍문파에 잡혀간 사실을 알려줬다.강서준이 장백산으로 이동했을 때부터 시작해서 고지민에게 모함을 당한 사실까지 낱낱이 알려줬다.사건의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김초현은 얼굴을 찌푸렸다."곧 강중에 갈 거예요. 도착해서 어떻게 서준 오빠를 구할지 고민해 봐요.""네."전화를 끊은 김초현은 생각에 잠겼다.그녀도 소요왕으로부터 강한 그룹과 남궁문파 사이의 결혼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 알고 있었다. 남궁문파가 강한 그룹이 꺼릴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그녀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강천에게 연락했다."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김초현은 번호가 말소되었다는 소식에 눈살을 찌푸렸다.지난번, 강천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말라고 했던 사실이 떠올랐다. 역시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어떡하지?"김초현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교에게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송나나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송나나의 집에서 강영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몇 시간 뒤 강영은 송나나의 집에 모습을 드러냈다.집안으로 들어선 강영에게 김초현이 다급히 물었다. "평소에 그렇게 야무지던 사람이 어쩌다 일을 이 지경으로까지 만든 거예요?"강영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제가 방심하긴 했어요.""그럼 이제 어떡할래요?" 김초현은 너무 답답해 당장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초현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아직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우선 차분히 앉아서 생각 좀 해봐요." 송나나가 김초현을 진정시켰다.송나나의 집에 와서부터 줄곧 강서준만 걱정하던 김초현도 그제야 조금 진정을 한 채 다시 자리에 앉았다.강영은 김초현의 맞은편에 앉았다."초현 씨, 천왕전의 강자들을 집결해 서경에 있는 남궁문파로 쳐들어갈 생각이에요. 물론 제가 젤 앞에서 진두지휘할 거고요. 서준 오빠를 위해 남궁문파와 결판을 볼 생각이에요. 안 되면 천왕전의 강자들을 이용해
"1단과 2단의 실력자들이 몇 명인지 알아요?" 강영이 물었다.김초현이 답했다. "2단의 실력자들은 36명이고, 2단의 실력자들은 7명이에요."강서준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더 이상 천왕전의 실력에 대해 숨길 필요를 느끼지 못한 김초현은 모든 것을 강영에게 사실대로 알렸다. 강영의 실력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인정했다. 그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몰라 난감했다. 강서준을 구하기 위해 강영의 도움이 절실했다."후!"강영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충분할 것 같아요."'남궁문파의 숨겨진 힘에 대해 장담할 수 없지만 할아버지의 태도로 보아 남궁문파는 강한 그룹과 비슷한 실력일 거야.' 하지만 남궁문파에도 그녀의 할아버지와 맞먹는 실력자 있었다."하지만 7단의 강지 할아버지마저 남궁문파와 정면으로 맞서는 걸 꺼려 하는 거로 보아 4단의 실력자들이 버티기에 버거울지도 몰라요." 김초현은 난감했다.강영은 고민에 잠겼다.송나나는 두 사람을 말없이 지켜보았다.곧 모두가 침묵에 잠겼고 거실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고요한 분위기를 깬 건 다름 아닌 강영이었다. "참, 진기는 이제 능숙하게 다루는 거예요?""네, 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저한테 좋은 생각이 하나 있어요.""말해봐요." 김초현은 강영을 바라보았다. 강영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강서준을 구하기 위해 그녀와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강영이 말했다. "초현 씨가 강지 할아버지로 위장하여 천왕전의 강자들을 데리고 서경으로 향하는 거예요. 초현 씨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어요. 할아버지의 출현만으로도 남궁문파를 위협할 수 있으니까요."강영은 자신의 계략을 말했다.그녀의 계획은 바로 김초현이 강지로 위장하는 것이었다."그... 그래도 돼요?" 김초현은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변장하는 건 큰일이 아니었지만 혹여나 일이 틀어지는 게 걱정이 되었다.강영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남궁문파는 강한 그룹의 체면을 꺾기 위해 이러는 거예요. 만약 남궁문파
겉모양만 따라 해서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없었다.강한 그룹에서 내세우고 있는 절학이 절실했다. 천절십삼검이 절실히 필요했다.강영은 심법과 검법에 대해 보지 못했지만 어릴 때부터 강지를 따라다니면서 강지의 무술 연습을 어깨너머로 배웠다.잘만 익힌다면 중요한 순간에 사람을 충분히 속일 수 있었다.게다가 그들은 시간이 촉박했다.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해야 이틀이 전부였다.이틀 안에 반드시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했다.김초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강서준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이것만 잘 익힌다면 강영의 목숨도 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곧 힘껏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말했다. "열심히 배울게요.""네, 우선 천왕전의 강자들부터 모으세요.""그래요."......강중으로 돌아온 강영은 김초현과 서경으로 끌려간 강서준에 대해 의논했다.서경은 대하의 서쪽에 위치했다.광활한 땅에 도시가 많았다. 변경에도 수많은 나라가 있었고 그들의 실력도 막강했다. 서경을 지키는건 소요군이었다. 다만 몇년 간 소요군의 용수 소요왕이 강중으로 파견근무를 갔었다.서경, 서릉시.서릉시는 서경의 주요 도시로 천년의 역사가 있는 도시였다. 일찍이 왕조의 오래된 도시였다.서릉 도시의 교외 지역.서릉산은 금지구역이었다.아무도 서릉산 가까이에 접근할 수 없었다. 이 산은 일 년 내내 군대가 지키고 있었고 민간인은 아예 접근할 수조차 없게 엄격히 관리하고 있었다.그리고 이곳은 남궁문파의 본부이기도 했다.서릉산의 정상.이곳에는 수많은 별장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어느 별장.남궁하준이 서둘러 왔다."아버지, 강서준은 이미 체포해서 지하 감옥에 가뒀어요. 강지한테도 알렸어요. 강영을 데리고 삼일 안에 와서 사과하라고 했어요."소파 위에는 50대 정도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그는 사업가 같아 보였다. 무술가처럼 보이지 않았다.그는 현재 남궁문파의 가주 남궁철이었다.남궁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혈을 공격당한 그는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혈을 뚫으려 시도했으나 쉽게 뚫리지 않았다."빌어먹을."그는 얼굴을 굳히며 욕설을 내뱉었다."열어야 돼."천기의 기운이 흐르면서 강한 진기가 모여 굳게 닫힌 혈에 충격을 가했다.탁!몸속에서 뭔가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강서준의 몸은 바닥에서 튕겨 올랐다.몇 미터 밖으로 튕겨 오른 강서준은 이내 바닥으로 다시 추락했다.그의 입가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강한 충격으로 혈기가 튀어나오면서 피가 분출된 것이다.덕분에 혈은 완전히 뚫렸다.그는 몸으로 전해지는 통증을 참으며 바닥에서 힘겹게 일어나 주변을 살펴봤다.음침한 지하 감옥의 사방은 철문이었고 철문 밖으로 희미한 불빛이 전해왔다. 그는 주변 상황을 똑똑히 보기 위해 다가갔다. 그의 주변에 많은 감방들이 있었고 안에는 그와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철문 앞으로 천천히 다가간 강서준은철문에 자물쇠가 굳게 잠겨진 걸 발견했다.그는 굳게 닫힌 자물쇠를 힘껏 당겼다.끽!자물쇠가 부서지는 소리가 지하 감옥에 울려 퍼졌다.강서준은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갔다.그는 양쪽으로 뻗은 통로를 발견했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깊숙이 들어가는 방향을 선택했다.분명 짧은 통로가 보이긴 했지만 밖에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었기에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는 깊게 뻗은 통로를 따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꼬불꼬불하게 뻗은 곳으로 천천히 걸었다.강서준은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얼마나 깊게 뻗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단지 지하 동굴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 형성되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지하 깊은 속에 다른 출구가 있을지도 몰라.'그는 그렇게 길을 따라 30분가량 걸었다.거의 끝이 보였다.앞에는 어떤 길도 보이지 않았다."여기서 길이 끝나는 거야?"그는 얼굴을 찡그렸다.더 이상 어떤 불빛도 들어오지 않아 사방이 시커멨다.하지만 무인으로서 일반 사람들보다 촉이 좋았다. 그는 칠흑 같은 어둠 속
"어르신, 누구시죠? 여기에 어떻게 갇혀있는 거예요?"강서준은 사지가 묶인 노인에게 다가가 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머리카락은 서로 뒤엉켜 있었다. 몇 년 동안 어떤 보살핌도 받지 못한 것 같았다.가까이 다가가자 강서준의 코끝으로 고약한 악취가 전해왔다.그는 노인의 몸에 있는 쇠사슬을 힘껏 당겼지만 쇠사슬은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그만한 힘으로 이걸 풀 수 없어요. 힘은 아껴두는게 좋아요." 노인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의 행동에 따라 쇠사슬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그는 귀찮은 듯 말했다. "현철이라 쉽게 끊일 수 없어요."강서준도 노인을 따라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어르신, 누구세요? 도대체 어떤 사람인데 남궁문파가 지하 감옥에 가둔 거예요?"노인은 강서준을 힐끗 바라보았다. 강서준은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말했다. "전 대하 흑룡군의 용수예요. 약간의 오해로 남궁문파에게 끌려왔어요.""흑룡군? 그게 뭐죠?"강서준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흑룡군을 모르는 거로 보아 아마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지낸 걸로 추측이 되었다."어르신도 고대 무술인이시죠?" 강서준은 노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겉모습으로 보아 그가 고대 무술인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 쇠사슬에 묶여있는 걸로 보아 그의 실력이 강하다는 건 추측할 수 있었다.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사지를 쇠사슬로 결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강서준은 혼자의 힘으로 이곳을 벗어날 수 없었다. 반드시 노인의 도움이 필요했다.노인은 그의 물음에 어떤 것도 답하지 않았다.다만 뚫어지게 강서준을 바라볼 뿐이었다.강서준은 그런 시선에 불편함을 느꼈다."왜, 왜 이렇게 절 뚫어지게 보는 거예요?" 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러자 노인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그의 손바닥으로 강한 인력이 나왔고 강서준을 강제로 끌어당겼다. 뼈만 남은 앙상한 손바닥이 곧 강서준의 가슴팍에 닿았다.강서준은 자신의 체내로 어떤 힘이 들어가는
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간다 해도 며칠 살지 못할 거예요. 몇십년 갇혀있을지 언정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요."강서준은 깜짝 놀랐다.수십 년 동안 감옥에서 지냈다는 사실에 놀랐다.강서준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노인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평온한 얼굴로 물었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죠?"강서준은 노인을 힐끗 바라보더니 이실직고했다. "4대 고족 중 하나인 강한 그룹 사람이에요.""아, 강한 그룹 사람인가요?" 노인은 깜짝 놀라 강서준을 바라보더니 물었다. "강철구에 대해 알겠네요?"강서준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들어본 적 없어요.""강한 그룹의 사람이라면서 강철구에 대해 모른다고요?""30년 전 강한 그룹 내부에 내전이 있었고 저희 할아버지가 강한 그룹에서 쫓겨났어요. 제 할아버지는 강천이고요. 전 강한 그룹의 사람이지만 내부 사정에 대해 잘 몰라요. "그렇군요."노인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제가 누군 줄 아시나요?"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모르는 게 정상이긴 하죠. 저도 한계에 곧 도달할 겁다니. 그대는 전신의 경맥을 뚫었으니 이 또한 하나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선 절학은 물려줄 수 없지만 그대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해준다면 그대를 제자로 인정할 수 있어요.""..."강서준은 멍해졌다.'제자로 삼겠다고? 스승으로 모셔라고?'그는 단 한 번도 눈앞의 노인을 스승으로 모실 생각을 하지 않았다.몇 초간 멍하니 노인을 바라보던 강서준은 이내 바닥에 무릎을 털썩 꿇고 말했다. "스승님을 모시겠습니다. 이 제자의 절을 받으십시오."그는 노인의 정체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노인의 말로 보아 자신에게 무예에 대해 가르칠 생각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그래요, 일어나세요."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았다.노인은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 남궁현이라고 합니다. 한때 남궁문파의 사람이었죠.""네?"강서준이 다시 물었다. "스승님, 남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