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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강서준은 상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기습당하고 말았다. 그는 의자에 축 늘어져서 분노로 가득한 남궁하준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건 무슨 뜻이죠?"

"흥! 서경으로 가서 강지와 강영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남궁하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누군가가 강서준의 얼굴에 검은색 보자기를 씌웠고 곧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고지민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한 남궁하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가주님, 너무 화내실 필요 없습니다."

"외부인인 지민 씨가 무엇을 알겠어요."

남궁하준이 자리에 앉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하 고대 무술계는 맹주가 자리를 비운 지 한참 됐어요. 얼마 후의 대회에서 새로운 맹주를 뽑을 예정인데, 저희 남궁문파에게는 강씨 가문과의 혼약을 빌미로 입세하는 좋은 기회였단 말이죠. 우리는 원래 강씨 가문과 손을 잡고 대회를 제패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달이 나버렸으니, 우리 문파의 체면이 말이 아니에요. 승리해서 대하 제일 가문이 되었다고 해도 두고두고 우스갯거리가 될 거예요."

고대 가문은 명성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겼다. 그들은 이제 혼약을 둘째 치고 강영과 강서준을 죽일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고지민이 물었다.

"남궁문파는 당연히 세계 최강이 될 겁니다. 하지만 혼약이 엎어지고 나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남궁하준이 말했다.

"제 아버지의 동의를 받아 강서준을 서경으로 데려갔으니, 이제는 강지와 강영이 와서 사과하기만을 기다리면 되겠죠. 천하의 고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가문에게 사과하면 위엄도 세울 수 있고, 입세에도 도움을 줄 거예요."

고지민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남궁문파의 입세를 미리 축하드립니다. 남궁문파는 무조건 이 세상의 왕이 될 겁니다."

고지민의 입에 발린 소리를 듣고 난 남궁하준은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남궁하준은 결혼하기 위해 교토로 왔다. 사진으로 본 강영이 엄청난 미인이었기에 그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강서준과 강영 때문에 그 좋던 기분이 하루아침 사이에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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