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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남궁현은 무시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소요왕은 남궁문파의 개에 불과해요. 서경 소요군을 통치할 수 있었던 것도 가문의 도움을 받아서죠. 가문에서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소요왕을 바꿀 수 있어요."

강서준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이제야 소요왕이 가문에서의 지위를 알게 되었다. 그는 커다란 저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에는 휴식 구역이 있었는데, 그 중간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있었다. 한 남녀가 테이블 앞에 앉아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는 10대 후반으로 보였는데 긴 생머리에 앳되고 청순한 인상을 줬다. 남자는 2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어깨까지 오는 단발에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강서준은 여자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녀는 고지민이었다.

강서준은 약간 주저하다가 테이블 앞으로 가서 앉으며 고지민에게 말했다.

"또 보네?"

고지민은 강서준을 힐끗 보며 말했다.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요. 강영이랑 장백산에서 며칠 더 있을 줄 알았더니..."

강서준은 덤덤하게 웃으며 하얀 옷을 입은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쪽이 남궁문파의 소가주인가?"

고지민은 웃으며 소개하기 시작했다.

"네, 이분은 남궁문파의 소가주 남궁하준이에요. 어린 나이에 벌써 4단을 돌파했으니, 미래에는 당연히 최고 고수가 될 거예요."

고지민은 소개하면서도 굳이 칭찬 한 마디 더 보탰다.

'4단?'

강서준은 남궁하준을 힐끔 봤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아직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 젊은 남자가 도대체 어떻게 4단에 도달했는지 그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어쩐지 소요왕이 남궁문파는 4대 고족 못지않게 강한 가문이라고 한다 했더니 역시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남궁하준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들어 강서준을 힐끗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당신이 강영과 함께 있던 그 강서준인가요?"

강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설명하려 했다가 그냥 다시 입을 닫았다. 고지민이 이미 이곳에 와 있는 이상, 그가 아무리 설명해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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