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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강지는 또다시 발을 들어 강영을 찼다. 벽에 크게 부딪히고 무너져 내린 벽체에 깔리고 말았다.

무술인으로서 이 정도의 상처는 목숨에 위협을 주지 못했다. 그녀는 벽체 밖으로 기어 나오더니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산발에 피범벅이 된 그녀의 모습은 아주 처참했다.

강지는 신호흡을 하며 애써 진정했다.

"강서준이 서경에 잡혀갔다. 잘못을 한 사람은 너니 알아서 해결하거라. 절대 우리 가문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

강지는 이 말만 남기고 멀어져갔고 강영은 털썩 주저앉았다. 손을 들어 피를 닦자 손바닥이 빨갛게 물들었다.

강영은 결국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지난 후에야 진정한 그녀는 처참한 몸을 이끌고 의자로 가서 앉았다.

강영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강씨 성을 쓰고 있지만 양녀의 몸으로 진정한 한 가족으로 인정받은 적은 없다. 강지도 밖에서만 친손녀처럼 대하지, 둘만 있을 때는 매와 욕만 써왔다.

어릴 적부터 겪어온 일이라 강영은 금세 현실을 받아들이고 진지한 표정으로 혼잣꺼을 했다.

"오빠가 서경에 있다고? 할아버지는 오빠를 포기하려는 건가?"

강영은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강지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문의 절학을 꺼낼 정도로 강서준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강지는 강서준을 건드리는 것은 강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대외적으로 선포한 적도 있다. 남궁문파가 강서준을 납치한 것은 명백한 도발이다. 하지만 강지는 왜 가만히 있는단 말인가?

강영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픈 몸을 이끌고 피를 씻어내고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뒷마당의 정자.

강지는 혼자 앉아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강영이 걸어오더니 한쪽에 서서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할아버지."

강지는 살짝 머리를 끄덕이더니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앉아."

강영이 자리에 앉고, 강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화풀이를 너한테 한 모양이구나. 미안하게 됬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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