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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T 의료원이 귀찮게 구는 것 외에 괜찮은 것 같아."

"그럼 다행이네요."

강영도 약간 시름 놓은 모습이었다.

"참, 고 선생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강서준이 물었다. 그러자 강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저는 제대로 된 이름도 모르고 있어요. 그저 가끔 할아버지한테서 들었을 뿐인데 실력이 6단쯤 된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지금은 6단보다 더 높을지도 모르겠네요."

강서준의 눈빛이 약간 변했다. 그는 고 선생이라는 사람이 이토록 강할 줄은 몰랐기에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약 2시간 후, 두 사람은 드디어 교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교토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6시가 되었고 동쪽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공항 밖으로 나온 후, 강서준이 물었다.

"강씨 저택으로 돌아갈 거야?"

"네."

강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말했다.

"지금 바로 돌아가요."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저택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저택의 대문 앞에 나타났다. 강씨 저택의 도우미는 벌써 나와 낙엽 청소를 하고 있었다.

"돌아오셨어요, 아가씨."

바닥을 쓸던 아주머니는 강영에게 인사했다. 그러고는 또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 보탰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르신께서 요즘 기분이 안 좋아요. 아가씨도 조심하세요."

이 말을 들은 강영은 몸을 흠칫 떨었다. 강서준의 안색도 별로 좋지 못했다. 아무래도 고지민이 강지에게 사진을 보냈거나, 더 넓은 범위로 퍼뜨린 모양이다.

강영은 순간 강씨 저택의 대문이 지옥의 문처럼 느껴졌다. 이 안으로 들어선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용기 내서 들어갔다. 강서준도 그녀를 따라나섰다.

아침 7시의 강씨 저택은 아주 조용했다. 강영은 뒷마당의 정자로 곧장 걸어갔다. 그곳에는 한 노인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무서운 기세가 있었고 희미하게 보이는 기운이 몸을 에워싼 채 자기장을 만들어 냈다.

강영은 뒷마당에서 수련하고 있는 강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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