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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강영은 강지 앞에서 한마디도 못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채 벌을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지는 화난 표정으로 진기를 모아 손을 올렸다. 하지만 결국은 휘두르지 못했다.

"하아..."

강지는 한숨을 쉬더니 손을 내리고 뒷짐을 졌다. 강서준은 이만 강영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그녀는 말을 듣지 않았다. 아무래도 일어날 용기가 없는 듯하다.

강서준은 강영을 내려놓더니 화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있는 강지를 바라봤다.

"이번 일은 강영과 상관없습니다. 화를 내도 고지민한테 내야지, 왜 애꿎은 사람한테 화풀이하시는 겁니까."

강지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다. 이만 일어나거라."

강영은 이제야 입을 꾹 다문 채 일어났다.

강지가 말했다.

"이만 가보거라."

"네."

강영은 저택 안으로 들어가고 강지는 다시 정자를 향해 걸어갔다. 강서준은 강지를 따라 정자로 가서 앉았다.

강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도 강영이 잘못한 게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저 우리 집안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지. 우리는 가문이든 고대 무술인이든 가리지 않고 최대한 강한 아군을 만들어야 한다. 오직 그래야만 몇 개월 후의 대회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고, 멸문을 피할 수 있을 거다."

강서준도 강씨 집안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남궁문파와 결혼할 생각까지 했겠는가?

강서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강영에서 화풀이하는 것은 틀린 일입니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해결을 우선으로 해야죠. 참,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고 선생은 도대체 어떤 분입니까?"

강서준의 질문에 강지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 추측이 맞는다면 아마 백 년 전 전패한 고문의 후대일 것이다. 정확히 어느 가문인지는 모르겠고, 실력은 6단에서 7단 정도 한다고 하더구나."

강서준이 또다시 물었다.

"백 년 전에 실패한 계획이란 또 무엇입니까?"

강서준은 국가의 입장에 서 있었다. 그러니 고 선생은 그의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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