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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한근명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돌아갔다가 지금 다시 왔어요. 내 의술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죠. 지난 의술 대회에서 졌으니 오늘 다시 도전장을 내미는 거예요. 난 다시 이 세상에 한의학은 서양 의학에서 분리된 것이고 서양 의학이야말로 정통 의술이라는 걸 증명할 겁니다.”

한근명의 말투는 참 뻔뻔스러웠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한근명, 너무 뻔뻔하다. 얼른 꺼져. 의료거리는 너를 환영하지 않아. 대하도 너를 환영하지 않아.”

“졌으면 그만이지 무슨 낯짝으로 나와서 설쳐?”

“강서준이 오기 전에 얼른 꺼져. 망신을 당하기 전에 꺼지라고!”

의원들은 물론 지나가던 일행도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한근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서준이 가장 큰 위협이니 그를 이긴다면 의료거리의 모든 의원을 이긴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한근명도 그의 실력을 잘 알고 있다. 의술에 있어 강서준보다 못하지만 이번만큼은 두렵지 않았다.

“오지 못할까 봐 염려되네요.”

한근명이 냉정하게 말했다.

“초현 씨. 1시간 더 드릴게요. 1시간 내에 강서준이 나타나지 않으면 도전장을 회피한 겁쟁이라고 떠벌리고 다닐 거예요. 그럼 J 의료원의 체면이 떨어지고 문을 닫게 되겠죠.”

“썩 꺼지지 못해?”

그때 하연미가 삿대질을 하며 욕을 했다.

“넌 뭐하던 놈인데 감히 우리 집 의료원 앞에서 콧대를 세워? 우리 서준의 의술이 천하제일인 거 몰라? 너 따위와 비교할 레벨이 아니야.”

욕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하연미가 한근명의 얼굴에 침까지 튕기며 언성을 높였다.

그 바람에 한근명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며 슬슬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눈을 감고 꾹 참았다.

김초현은 현재 의원들이 한근명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저번 의술 대회에서 모두 졌기 때문이다.

조용히 옆으로 가서 강서준에게 전화했다.

“여보, 지금 어디예요?”

그 시각 강서준은 택시를 타고 오는 길이었다.

“왜 그래요?”

“빨리 와요. T 의료원이 도전장을 내밀었어요. 당신이 1시간 내에 오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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