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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SA 일가의 설득에 김초현은 손을 저었다.

"걱정하지 마요. 서준 씨가 금방 온다고 했으니까 저는 시간만 끌면 돼요."

김초현은 휴대전화를 꺼내 강서준에게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 어디까지 왔어요?"

강서준의 목소리가 휴대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저 방금 차에서 내렸어요. 길이 너무 심하게 막혀서 안 막히는 곳까지 걸어가 다시 택시를 잡으려고요. 한 반 시간만 더 있으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쪽 상황은 어때요?"

"제가 한근명의 도전을 받아들였어요. 규칙은 의술대회와 같아요..."

김초현은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말했다.

"말도 안 돼요."

강서준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한근명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왜 그랬어요? 한근명의 의술은 방영길도 감당 못 해요. 그런데 사망 동의서라니요."

"걱정하지 마요. 제가 진기로 독소를 누를 수 있잖아요."

김초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안 돼요. 제가 최대한 빨리 갈 테니까 꼼짝 말고 있어요."

강서준은 전화를 끊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의료거리.

한근명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금방 독약을 만들어 냈다.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약재의 수량에 제한이 있었기에 그는 절대 풀지 못하는 독약을 만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제한이 있다고 해도 김초현과 같은 초짜를 상대하기는 충분했다.

독약을 만들고 난 한근명은 웃으며 김초현에게 말했다.

"초현 씨, 왜 아직도 시작 안 했어요?"

김초현은 차갑게 답했다.

"독약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요. 당신이 만든 독약을 먹고 풀기만 하면 제 승리가 아닐까요?"

"그건 그렇죠."

한근명이 웃으며 말했다.

"내 독을 풀 수만 있다면 패배를 인정하고 떠날게요. 그리고 두 번 다시 J 의료원 근처에 오지 않으리라 약속하죠."

"좋아요. 독약을 주세요."

김초현이 손을 내밀었다.

한근명은 자신이 만든 독약을 건넸다. 김초현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독약 가루를 물에 탔다. 투명한 물은 순식간에 검은 액체로 변했다. 이 장면에 안색이 창백해져서는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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