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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김초현에게 향했다. 아무도 의술 초짜 김초현이 나서서 한근명과 같은 의술 대선배와 겨룰 줄은 몰랐다. 그것도 목숨을 걸고 말이다.

"초현 씨가요?"

한근명은 김초현을 힐끗 보더니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그러면 펜과 종이로 동의서를 작성하죠."

한근명이 말을 끝내자마자 누군가가 펜과 종이를 갖고 왔다.

김초현은 의료원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생사가 걸린 동의서를 작성하고 사인과 지장을 남겼다. 그녀는 펜과 종이를 한근명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쪽 차례예요."

한근명은 고민 없이 동의서에 사인했다.

김초현이 물었다.

"종목은 무엇으로 할 건가요?"

한근명이 웃으며 말했다.

"의술대회와 마찬가지로 직접 고른 약재로 독약을 만든 후 서로 복용하고 해독약을 만드는 건 어때요? 단 이번에는 조수 없이 직접 해야 할 거예요."

"좋아요."

김초현은 전혀 겁먹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해독약을 만드는 법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독약을 먹고도 멀쩡히 살아있을 자신은 있었다. 그래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약재를 준비해 줘요."

J 의료원같이 큰 의료원에는 약재가 아주 다양했다. 의사 한 명이 김초현의 지시에 따라 약재를 준비하러 갔고 곧 수천 가지 약재를 들고 와 상자, 테이블, 의자 등이 마련된 의료원 앞 거리에 펼쳐 놓았다.

김초현은 한근명을 힐끗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어른이니까 먼저 시작해요."

한근명은 김초현의 당당한 모습에 약간 의아했다. 그녀가 그 새로 의술을 배운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어찌 됐든 의술은 짧은 몇 년 사이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적어도 10년, 많게는 평생 배워야 했기에 대결이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한근명은 기괴한 미소와 함께 독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초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김초현은 뭘 하는 거야?"

"왜 아직도 시작 안 해?"

구경꾼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김초현이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연미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걸어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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