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소희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강서준에게 인사를 한 뒤 집을 빠져나갔다.백소희가 나가는 걸 지켜보던 강서준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강영이 그에게 물었다. "천자 1호에 가시려고요?"강서준은 강영을 힐끗 바라보았다.자신의 생각을 꿰뚫고 있는 강영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너 진짜 대단하네." 강서준은 진심으로 말했다. "진짜 너한테 아무것도 숨기지 못하겠네."강영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자 1호가 유일한 돌파구잖아요."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루마리를 담은 상자가 거기에 있어. 천자 1호의 사장은 천자의 부하야. 천자가 죽은 지금 이걸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거기에 가는 거야.""저도 동행할게요.""좋아."이준성이 따라나서며 물었다. "제가 운전할까요?"강서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제가 운전하면 돼요.""저도 같이 가도 돼요?" 송나나가 간절한 눈빛으로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며칠 동안 줄곧 집에서 쉬고 있었다.아주 오랫동안 외출하지 않았다.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밖에 나가서 기분을 풀고 싶었다.강서준은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놀러 가는 것도 아니에요. 일이 있어 가는 거예요. 집에서 쉬어요.""그래요."송나나는 내키지 않았다.강서준은 이준성에게 차 키를 받았다.차 키를 받은 그는 밖으로 나섰다.그는 곧장 문화 거리로 향했다.곧 천자 1호의 가게에 도착했다.안으로 들어서자 누군가가 인사를 해왔다.지난번 강서준을 맞이했던 어르신이었다."또 오셨네요?"강서준이 물었다. "사장님 계세요?""네, 사무실에 계십니다."강서준이 말했다. "사장님께 몇 가지 좀 물으려고 찾아왔어요."강서준은 말을 마치고 위층으로 향했다.사무실.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강서준은 가볍게 노크했다.안에서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그는 다시 한번 노크했다.역시 고요했다.강영이 물었다. "없는 것 같은데요?"강서준은 문을 힘껏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안으로 들어섰다.블랙 가죽 재킷을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자1호 사장이 분명 뭔가를 알고 있다. 그러니 적들이 그가 찾아갈 것을 알고 미리 손을 쓴 것이다.강서준이 경찰에 신고하고 사무실을 둘러봤다. 창문턱에 아무런 흔적도 없지만 창문이 열려 있었다.범인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크다.어느새 경찰들이 도착해 현장을 조사했다. 여기서 단서가 끊겼다. 머물러 있어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니 결국 돌아서야 했다. 강서준은 돌아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마 할아버지가 살아계신가? 정말로 할아버지가 꾸민 일이라고?”운전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렸다.그 순간,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힘이 쫙 빠졌다. 이런 무력감 참 오랜만이었다.강영은 그런 강서준을 이해하고 위로를 했다.“서준 오빠, 걱정 마세요. 정아, 청희, 초현 언니도 다 무사할 거예요. 지금 긴장을 놓치지 말고 짧은 시간 내에 더 강해져야 해요.”강서준이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말은 하기 쉬워도 사라진 세 여자와 밀접한 관계이니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곳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어느새 송나나 집에 도착했다.강서준의 표정을 살피던 송나나는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는 걸 눈치채고 아무 말도 묻지 않았다.강서준이 소파에 기대앉자 강영도 방해하지 않았다.송나나가 강영을 끌고 옆으로 가더니 작은 소리로 물었다.“강영 언니, 뭘 알아냈어요?”강영도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아니요. 한발 늦었어요. 도착해 보니 이미 죽었더라고요.”송나나는 더는 묻지 않았다.강서준은 그렇게 하루 종일 침묵하고 있었다. 강영은 강중에서 발생한 일들을 교토에 있는 강지에게 전달했다.강서준을 경호하라는 임무 외에 감시하라는 임무도 있었다. 하지만 강서준에게 일일이 전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그건 알리지 않고 윤정아, 서청희, 김초현이 사라진 것, 그리고 범인이 강천으로 의심된다는 것은 숨기지 않고 보고했다.해가 저물자 그제야 강서준이 소파에서 일어섰다.긴 한숨을 내쉬면서 맞은편에 앉은 강영과
동시에 명상지법, 내가수련심법을 멀리 있는 팔부천룡에게 보내서 그들도 진기를 수련하여 1단 고수가 되도록 했다.한편, 교토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었다.그 이유는 지씨 가문에서 그림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지씨 저택 CCTV에 강지가 훔쳐간 것이 명확하게 찍혔다.그래서 지씨 가문과 강씨 가문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 싸우는 바람에 적지 않는 사람들이 다쳤다.교토 다른 세력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4대고족의 원한을 해결하지 못했다.구씨 가문에서도 구가의 그림을 강씨 가문에서 훔쳐갔다고 잡아 뗐지만 강씨 가문에서 완강한 태도로 부정했다.그때 누군가 고대 무술계가 혼란해진 이유를 밝혔다. 100년 전 고문 사건으로 무림맹주가 죽은 뒤 지금까지 맹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이 참에 무림 대회를 열어 맹주를 선발하는 김에 4대고족의 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하자 4대고족이 모두 동의했다.강서준은 밤새 명상하고 수련했다. 이젠 진기를 모을 수 있게 됐다. 비록 실처럼 가늘고 약하지만 진기가 한층 더 강해졌다. 밤새 잠을 못 잤는데도 피곤하지 않았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바닥에 서서 기지개를 폈다.그제야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다.오전 8시, 강영과 송나나는 진작에 일어나 있었다.도시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진 강영은 칙칙한 긴 치마를 입지 않고 캐주얼하고 화사한 원피스를 입었다. 게다가 머리도 밤색으로 염색해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서준 오빠.”강서준이 내려오는 걸 보고 강영이 소파에서 일어섰다.“그래.”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피식 웃었다.“그렇게 차려 입으니까 현대 사람 같아.”강영이 째려봤다.“다 나나 씨 때문이에요. 굳이 머리를 염색하러 가자고 해서.”“보기 좋다.”강서준이 칭찬했다.“교토에 일이 생겼어요.”뜬금없는 말에 강서준이 어리둥절했다.“무슨 일?”강영은 강서준의 맞은편에 앉아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지씨 수호도가 도난당했어요. CCTV를 봤더니 강지 할아버지가 찍힌 걸 보고 강씨 집에 따지러 가서 한바탕 싸웠
교토 사태는 강서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지금 혼란스럽겠지만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려면 일정한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강영의 말로는 현재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그리고 대하국 내에도 무술인이 있는데 모두 농민이거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혹은 대로를 청소하는 청소공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크단다.1000년 전 대하에 수많은 문파와 가문, 무술인들이 존재했다. 1000년이 지난 지금 무술인들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통을 계승하고 문파마다 대부분 한 세대, 한 사람에게만 전해졌다. 강서준은 오늘에야 그들을 고대 무술인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강영의 추측에 따른다면 대하 무술인은 100만 명 이상 존재하고 진기 1단계를 수련한 자들이 적어도 5만 명이라고 했다.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한곳에 모인다면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1단 무술인 5만 명에게 좋은 장비만 제공한다면 세계를 통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준 오빠.”강영이 엄숙하게 말했다.“할아버지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어요. 심지어 100년 전 무술인들이 고문을 포위 공격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고 잘 해결하지 못하면 대하국이 100년 전처럼 혼란에 빠진대요.”강서준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적들이 천산관에 모였다면 내가 남황에 병사들을 이끌고 반격할 수 있지만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나도 어쩔 방법이 없어. 진기를 수련했지만 너무 나약해서 4대고족과 여러 세력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강영이 말했다.“할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오빠가 12월28일 전에 무조건 5단을 넘어야 된다고요. 강씨네 장서각에 선조들이 남긴 ‘천절십삼검’이라는 절학이 남아 있어요. 그 당시 8단에 오른 강자인데 이 검술은 위력이 강해서 무조건 5단에 이르러야 수련할 수 있거든요.”“강씨 가문에서 이 검술을 수련할 사람은 많지 않아요. 지금까지 할아버지와 조상님이 배웠지만 그 속에 진수는 아직 터득하지 못했어요.”“할아버지께서 오빠가 5단
강서준은 어떻게 하면 송나나 체내의 한기를 자신의 몸으로 옮길지 계획이 다 있었다.하지만 그 방법이 조금 난감했다.“나나 씨, 내게 방법이 있긴 한데 문제는 옷을 다 벗어야 해요.”“네?”송나나가 깜짝 놀랐다.“다 벗어야 된다고요?”“네.”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은침을 이용해 나나 씨 혈도를 막고 체내의 한기를 모을 거에요. 그 사이 어떠한 실수도 있어선 안 돼요. 한기가 모이면 강력한 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실수하면 나나 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어요.”“그래요?”송나나는 난감했다.지난번 은침으로 체내 한기를 제거할 때도 부끄러웠다.갑자기 그때 장면이 떠오르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한참을 생각하던 송나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서준 씨를 도와줄 수 있다면 기꺼이 할게요.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이미 죽은 목숨이 됐을 텐데. 벗는 게 무슨 대단한 일도 아니고 그렇죠?”송나나가 장난스럽게 웃자 강영이 말했다.“동의했으니 지금 시작하죠. 필요한 거 있어요?”강서준이 분부했다. “은침이 필요해.”“알았어요. 지금 준비할게요.”그때 이준성이 일어서며 말했다.“그런 일은 저한테 맡기세요.”그리고 밖에 나가 북림에 있는 송진에게 연락했다.소식을 전해들은 송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이 녀석이 겁도 없이, 순결을 이렇게 잃는다는 거야?”그동안 이준성에게서 계속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러니 당연히 강서준에게 여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강서준은 호색한 인간은 아니지만 그에게 호감을 가진 여자들이 너무 많아 송나나가 끼어드는 걸 원하지 않았다.처음에 강서준과 송나나가 함께 하길 바랬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여자들이 계속 나타났다.김초현, 서청희, 지금은 윤정아라는 여자까지.그래서 지금은 오로지 송나나의 한기를 치료해주기만 바랬다.“어르신, 어떻게 할까요? 제가 막을까요?”잠시 생각을 하던 송진이 입을 열었다.“됐어. 마음대로 하게 냅둬. 막는다고 그게 막아지냐? 무술인들은 나도 들은
이준성은 은침을 사 들고 별장 2층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그 사이 송나나는 몸을 씻은 후 가운만 걸치고 침대로 다가왔다.강서준은 이미 양반다리를 하고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강영이 송나나를 보며 물었다.“나나 씨, 준비됐어요?”송나나는 방금 샤워를 마친 탓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강서준의 앞에 서서 가운을 벗었다.다행히 팬티는 입고 있었다. 젊은 나이라 그런지 몸매가 상당히 좋았다.강서준은 명상하면서 마음을 완전히 가라앉혔다.강영이 박스를 열고 은침을 소독하기 시작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강서준이 분부했다.강영은 지시에 따라 송나나 몸에 은침을 꽂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나나의 몸엔 은침으로 가득했다.그때 송나나는 체내에서 기가 신속하게 모이는 것을 감지했다.강서준이 말했다.“나나 씨, 두 손 들어요.”“네.”송나나가 손을 들자 강서준이 손을 뻗어 두 손바닥을 맞붙였다.“강영, 네 진기로 한기를 통제해.”송나나 체내의 한기가 모였지만 본인이 그걸 통제할 줄 몰랐다. 은침으로 한기를 전부 모으려면 외부적 힘이 필요했다.강영이 두 손을 들고 송나나의 등에 대더니 진기로 한기를 통제했다. 한기가 신속하게 경맥을 따라 흘렀다. 마치 한 마리의 뱀처럼 팔에 굵은 핏줄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한기가 송나나의 손바닥으로 향해 움직이더니 신속하게 강서준의 손바닥으로 흘러 들어갔다. 한기를 느낀 강서준이 저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한기 때문에 체내 혈액이 얼어붙은 것처럼 흐름 속도가 느려졌다.“휴.”강서준이 긴 숨을 들이마셨다.얼마 안 되는 한기일 뿐인데 감당하기 힘들었다. 송나나의 체질은 정말 신기했다. 전에 그렇게 많은 한기를 견뎌낸 걸 보면 한빙진기를 수련하기에 아주 좋은 체질이다. 정말 그렇다면 송나나도 일류 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한기가 강서준의 체내로 들어왔으니 이제부터 한기를 통제하고 흡수하여 자신의 진기로 전환해야 한다.강서준이 귀띔했다.“강영, 나나 씨
강서준의 몸이 서서히 녹으면서 얼음이 사라졌다.대략 30분 뒤에 눈을 뜬 강서준이 화색을 띄며 말했다.“됐어. 한기를 전부 진기로 바꿨어.”강영이 재촉했다.“서둘러요. 나나 씨 몸에 뭉친 한기가 이미 한계에 달했어요. 좀만 더 있으면 나도 통제 못해요.”“알았어. 한기를 내 몸으로 전달해.”강영이 진기를 움직이자 송나나의 몸에 들어갔다.한기가 송나나의 손바닥을 따라 강서준의 몸으로 들어갔다.강서준은 한기를 조심스럽게 다루었다.3시간을 거쳐 한기를 흡수하고 진기로 전환했다.그러자 강서준의 진기가 더 강해졌다. 좀만 움직여도 강물처럼 흐르는 것 같았다.“됐어요.”강영이 말했다.“최근 나나 씨 몸에 생긴 한기를 다 흡수했어요.”그제야 강서준이 손을 뗐다.강영은 송나나의 몸에 꽂힌 은침을 빼고 옆에 놓인 가운을 건넸다.송나나는 가운을 걸치고 몸을 가렸다.강영이 물었다.“서준 오빠, 어때요? 진기가 강해졌어요?”강서준은 피식 웃으며 손을 번쩍 들더니 주먹을 허공에 찔렀다.그러자 강력한 힘이 환화되더니 멀리 떨어진 벽에 부딪쳤다.펑!벽에 붙었던 타일이 순식간에 부서지며 바닥에 떨어졌다.“너무 강력한데요?”송나나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강영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잘했어요. 반나절만에 진기를 1단 절정으로 이끌었어요. 며칠 뒤에 나나 씨 몸에 한기가 더 생기면 다시 흡수해요. 그럼 2단에 오를 수 있어요. 정말 놀랍네요.”강영은 너무 부러웠다. 어릴 때부터 20년을 죽도록 연마해서 겨우 2단에 이르렀는데 강서준은 며칠 만에 그 단계에 이르렀다.‘타고난 재질은 정말 어쩔 수 없나 봐.’“나나 씨, 고마워요.”강서준이 진심을 말했다.“무슨 소리에요? 서준 씨를 도울 수 있다니 나도 기뻐요.”송나나는 강서준만 물끄러미 바라봤다.“서준 씨, 심법을 나한테도 전수할 수 있어요?”“당연하죠.”강서준이 흔쾌히 대답했다.“잠깐만요.”그때 뭔가 생각난 강영이 강서준과 송나나를 바라봤다.강서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왜?”
강영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강서준이 이해했다.화월산거도의 심법을 혼자서 수련하면 문제가 생기고 두 사람이 수련해야 성공하는 것이었다.“그런데…”강영이 갑자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음양을 융합하고 서로 보완해야 수련할 수 있다는 건,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진기가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나나 씨의 체내 한기는 확실히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지음지한이예요. 체질도 한기를 품을 조건을 갖추었고요. 하지만 그 외에 강력한 지양지강의 진기도 필요해요.”강영이 강서준을 보며 물었다.“서준 오빠의 진기는 어떤 성질이죠?”“그, 그건 나도 모르지.”자신의 진기가 어떤 성질인지 알 리가 없었다. “내가 한번 볼게요.”강영이 말했다.“어떻게?”“손을 내밀고 진기를 움직여 봐요.”강서준은 시키는 대로 손을 뻗어 강영의 손바닥에 갖다 댔다.그리고 온몸의 진기를 움직여 손바닥에 모았다.강영이 강서준의 진기를 감지했다. 힘이 매우 강하고 난폭했다.하지만 한기를 흡수해 수련한 진기이기 때문에 음의 힘이 섞여 있어 지양지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면 송나나의 한기와 서로 보완하고 융합하지 못한다.만약 이런 상태에서 화월산거도에 기재된 내가심법을 수련한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강서준의 진기를 감지한 강영이 입을 열었다.“됐어요.”강서준이 손바닥을 떼고 물었다.“어때?”“안 돼요. 오빠의 진기는 음의 성질이 섞여 있어서 나나 씨와 같이 수련할 수 없어요.”“무조건 서로 다른 성질인 진기가 있어야 수련할 수 있어?”강서준은 이해되지 않았다.“그럼요. 아주 중요한 조건이에요.”강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생각에 잠겼다.“내가 가문 고대서적에서 봤어요. ‘화보제’라는 기이한 과일이 있는데 화산 입구에서 자라더라고요. 이 과일을 먹으면 자신의 진기를 지양지강으로 전환할 수 있어요.”‘화보제?’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름이라 강서준이 어리둥절했다.“화월산거도의 심법을 수련하려고 듣도보도 못한 화보제를 찾아야 된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