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현이 온 줄 알았는데 강서준이었다.“이사장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살짝 실망한 채우석은 바로 친절하게 인사하며 안으로 들였다.강서준은 아무 말없이 들어갔다.“홍연 누나, 커피 타와요. 이사장님이 오셨어요.”이사장님이라는 말에 홍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을 쳐다봤다. 정말로 강서준이다. QS 그룹 배후 이사장이자 몸값이 몇 조나 되는 진정한 거물이다.“이사장님, 여기 앉으세요.” 함부로 대할 수 없으니 바로 커피를 타러 갔다.채우석은 옆에 서서 잘생긴 얼굴로 싱글벙글 웃었다.“이사장님, 저번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투기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러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세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이미 지나 간 일이잖아.”“용서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사장님.”채우석은 감격에 눈물이 날 뻔했다. 그 사이 홍연이 커피를 들고 왔다. 더는 따지지 않는다고 하니 한 시름이 놓였다. “이사장님, 커피 마셔요.”강서준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에 놓으라고 제스처를 했다.그때 채우석이 홍연에게 눈빛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제법 눈치가 빠른 채우석은 홍연을 찾아왔다고 여겼다.홍연을 말하자면 매니저이지만 30대 여자들과 비교하면 능력 있고 섹시하고 자태가 우월했다.“먼저 나가 있을게요.”채우석이 돌아서자 홍연은 요염하게 걸으며 강서준에게 다가가 무릎에 앉으려 했다.하지만 사정없이 발을 차서 바닥에 넘어졌다.“악!”“…”채우석은 당황했다.‘누나를 찾아온 게 아니었어? 그게 아니라면 이사장님의 취향이 학대인가?’혼자만의 생각에 속으로 웃으면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어딜 가는 거지?”강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채우석은 걸음을 멈추고 강서준을 돌아봤다.“여기서 방해하지 않으려고요. 걱정 마세요. 절대 떠들고 다니지 않을게요. 앞으로 홍연 누나는 이사장님 여자니까.”“헐.”착각도 유분수라고 강서준이 헛웃음을 쳤다. 홍연은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수줍을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했다.“저 앞으로 이사장님 여자예
강서준이 휘두른 바람에 채우석은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엉덩이가 바닥에 세게 부딪치면서 참을 수 없이 아팠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강서준은 무릎을 꿇고 있는 홍연을 발로 차버렸다.“난 여자라고 안 봐줘.”발에 차여 넘어진 홍연도 찍소리를 내지 못했다.채우석도 무릎을 꿇고 빌었다.“이사장님, 제 탓이에요. 용서해 주세요.”강서준은 채우석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김초현에게 더 이상 사람을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참아야 했다.“네 발로 찾아가서 사과해. 기억해.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초현이 용서하면 나도 관두고 용서 안 한다면 바다에서 고기 먹이 신세가 될 줄 알아.”강서준이 방에서 나간 뒤, 채우석과 홍연은 서로 껴안고 통곡했다.“누나, 나 이젠 끝이야. 이번 삶은 완전 망했어.”홍연도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얼른 가서 사과하자. 김초현에게 용서를 구하자. 안 그러면 우리 진짜 죽을지도 몰라.”연예계에 있으면서 거물들의 처사를 모를 리가 없었다. 두 사람을 제거하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을 것이다.강서준이 호텔 방에 돌아오자 초조하게 기다리던 김초현이 물었다.“여보, 어떻게 됐어? 때리지는 않았지?”강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그렇게 난폭한 사람이었어? 그냥 따지기만 했어. 공인인물이면 이미지를 잘 관리하라고. 그러니까 잘못했다면서 사과하러 온다 던데?”김초현은 그제야 안심했다. 말로 통하지 않으면 바로 주먹질을 해서 걱정했었다.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밖에 무슨 일이지?”김초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서준의 팔을 잡아당겼다.“밖에 나가 보자.”문을 열자마자 비키니를 입은 장유진이 허겁지겁 달려와 김초현의 손을 잡았다.“유진, 무슨 일이야?”“구급 상자 어디 있어? 서청희가 심하게 다쳤어.”“뭐?”당황한 김초현은 강서준을 끌고 내려갔다.호텔 1층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방금 온천에서 나왔는지 비키니를 입을 채로 말이다.한 테이블 위에 섹시한 비키니를 입은 미인이 누워 있었다. 볼륨감
권천의 말에 모두 안심했다. 마침 강서준이 오면서 그 장면을 봤다. 김초현은 강서준의 팔을 잡고 살려 달라고 몇 번이나 재촉했다.“여기 신의 제자가 있었네. 조급해하지 말고 먼저 지켜보자.”권천은 테이블 위에 누운 서청희를 살펴봤다. 독사에 물린 곳은 허벅지였다. 허벅지 피부가 너무 하얗다 보니 혈관이 보일 정도였다.하지만 독사에게 물린 자리가 거멓고 다리가 퉁퉁 부은 걸 보니 온몸에 독이 퍼지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권천은 상처 부근을 가볍게 눌렀다.“아!”서청희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냈다.“서청희, 괜찮아. 내가 있는 한 죽지는 않아. 독사에 물려서 체내의 독소를 빼야 돼. 이러자. 여기 불편하니까 내 방에 가서 치료해 줄게.” 서청희는 현기증이 나면서 눈꺼풀이 무겁고 물린 곳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전해져 왔다. 독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청희, 동의하면 내가 데려 갈게.”누군가 귀에 대고 속삭여서 눈을 떠봤더니 잘생긴 얼굴과 탄탄 가슴 근육이 눈에 들어왔다.정신이 흐리멍텅하지만 살고 싶어서 대답했다.권천이 서청희를 안으려는 순간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뭐하는 거지?”돌아보니 강서준이다. 비록 서청희가 몇 번이나 번거롭게 굴어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김초현의 친한 친구이자 QS 그룹의 부사장이니 권천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권천이 입을 열었다.“방에 데려가서 치료하려고. 독사에 물려서 특수한 방법을 써야 되거든. 우리 사부한테서 배운 거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 돼.”“강서준, 방해하지 마.”“서청희가 다친 거 안 보여? 독소가 퍼지면 안 된다고.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야?”“권천, 어서 가서 치료해줘.”주변에서 대신 얘기해 주자 권천의 태도는 당당했다.“들었지, 일이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냐고?” 권천이 다시 서청희를 안으려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오늘 저녁에 절세미인을 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온몸이 흥분됐다.“건드리지 마.”강서준
이때 남학생 몇 명이 달려들어 강서준을 잡아당기며 이렇게 윽박질렀다."네 자식은 당장 꺼져.""이게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않나?""네가 뭔데?""김초현 넌 폐물 남편이나 똑바로 감시해."김초현은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했다."내 남편은 의술을 알고 있어, 실력도 아주 좋은 편이야. 그러니 무조건 청희를 살릴 수 있을 거야.""네 믿음이 무슨 쓸모가 있는데?""사고가 생기면 누가 책임져?"강서준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닥쳐."강서준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전부 입을 다물었다.강서준은 서청희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커다란 상처가 나있었다.강서준은 서청희의 안색, 눈동자, 맥박 등을 천천히 살펴봤다."꽃뱀?"강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꽃뱀은 일반적으로 사육으로 키워진다. 꽃뱀의 독은 다른 약재들과 함께 보조약으로 쓸 수 있어서 또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하지만 이 꽃뱀은 맹독을 갖고 있었다. 중독된 사람은 1시간 내로 온몸에 독이 퍼져서 죽게 될 것이다.강서준은 권천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왜 그렇게 봐? 너도 별다른 방법이 없나 봐? 하지만 나는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는 상태야.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돕지 않을 거라고."권천은 자신이 무조건 강서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폐물 따위가 해독을 할 수 있을 리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도 결국에는 자신한테 애원하게 될 것이다.권천은 이런 방식으로 정정당당하게 서청희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해독을 해준 다음 다른 약을 먹여서 하고 싶은 대로 해볼 생각이었다.강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서청희의 혈자리 몇 개를 눌렀다. 그는 또 뒷주머니에서 은침을 꺼내 빠르게 서청희의 몸에 꽂았다.강서준의 속도는 주변 사람들이 미처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서청희의 몸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은침이 가득 놓였다.다음으로 강서준은 서청희의 허벅지에 손을 댔다. 그 모습을 본 김초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가 사람을
권천은 자신이 일으킨 파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만약 자신의 계획을 망쳐버린 강서준의 명예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지 못한다면 그는 헛수고를 하게 된다."헛소리하지 마."이때 김초현이 나서서 강서준의 편을 들어줬다."내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독사를 키운다는 건 말도 안 돼.""초현아, 사람 속은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야.""그러니까. 둘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해?"사람들은 김초현을 반박하기 시작했다.정신을 차린 서청희는 테이블에서 내려와 의자로 가서 앉았다. 그러고는 힘없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나도 서준 씨는 독사를 키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건 그냥 사고일 뿐이야."강서준은 칭찬하는 눈빛으로 서청희를 바라봤다. 그는 서청희가 고집을 부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명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권천은 슬슬 급해지기 시작했다."청희야, 너 저 녀석한테 속으면 안 돼. 이건 맹독을 갖고 있는 독사라고, 특별한 방법이 있어야만 해독을 할 수 있어. 약도 함께 사용해야 풀 수 있는 독을 침으로만 풀었다고? 이건 나의 사부님이라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야. 네가 김초현의 친구라고 해서 저 녀석을 믿으면 안 돼."강서준은 그를 힐끔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네가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야, 이 우물 안의 개구리야."권천은 분노 섞인 눈빛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 그리고 옆에 있던 남자한테 눈치를 주자 그 남자는 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어딘가로 떠났다.권천은 계속해서 말했다."청희야, 이건 강서준이랑 김초현이 체면을 세우려고 꾸민 자작극인 게 분명해."그는 또 주변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강서준은 한낱 데릴사위에 폐물일 뿐이잖아. 김초현이 그런 남편을 이곳으로 데리고 온 목적이 뭐라고 생각해? 당연히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겠지, 다들 강서준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착각할 수 있도록 말이야. 서동윤과 정용익도 김초현의 부탁을 받고 자작극에 협조했을 뿐일 거
강서준은 카드 키를 꺼내 방 문을 열었다.전등이 켜지고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강서준은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의 책상 위에는 금색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가 나갈 때까지만 해도 방에는 이런 상자가 없었다."잠깐, 넌 움직이지 마."권천은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강서준은 어쩔 수 없이 한쪽에 서있었다.권천은 사람들을 데리고 방 안을 수색했다. 그러고는 다들 지켜보는 가운데 금색 상자를 열어봤다. 상자가 열리자마자 금색 독사가 밖으로 나왔다."꺄악!"몇몇 여자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겁이 없는 권천은 맨손으로 독사를 잡아서 벽으로 던졌다. 그러고는 발길질을 하며 독사를 밟아 죽여버렸다. 그는 독사의 시체를 들어 강서준을 향해 던졌다."이건 뭐냐?"김초현도 강서준을 힐끔 바라봤다."이건..."그녀는 갑작스레 나타난 이 상자가 자신이 나갈 때만 해도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진짜 강서준이 꾸민 짓이었네.""역시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니까.""이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독사란 말이야. 저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사람들은 이렇게 욕하면서 김초현과 강서준을 멀리했다.서청희는 의혹스러운 표정으로 김초현과 강서준을 바라봤다."초현아,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날 죽이려고 하는 거야?""청희야, 그런 거 아니야. 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김초현은 황급히 설명을 했다."됐어!"서청희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나는 너한테 좋은 남자를 찾아줄 생각 밖에 안 했는데 넌 남편이랑 손을 잡고 나를 죽이려 하다니... 만약 권천이 없었다면 다들 너희 둘한테 속아넘어갔을 거야."권천은 또 이렇게 말했다."청희야, 앞으로는 친구도 조심해서 만나. 모든 사람이 다 친구를 할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니까. 특히 김초현과 강서준 같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지."서청희는 실망 가득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나가버렸다.사람들은 여전히 김초현과 강서준을 욕하고
방 안에 있는 김초현은 마음이 급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동창회에 왔다가 친구 두 명과 다 싸우게 될 줄은 몰랐다.김은정은 NE그룹으로 시집을 갔으니 NE그룹을 대변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흑룡 때문에 NE그룹을 건드렸으니 사이가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서청희의 경우는 너무 억울했다."여보, 이제는 어떡해요? 방법을 좀 생각해 봐요."강서준은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괜찮아요. 큰일도 아닌데 뭘 걱정하고 그래요. 금방 해결해 줄 테니까 전부 저한테 맡겨요.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으면 제가 호텔 직원한테 비상 카드 키가 있는지 물어보고 올게요."강서준은 이미 방 안을 살펴봤다. 모든 창문이 굳게 닫혀 있는 걸 봐서 권천이 보낸 사람은 출입문을 통해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얼른 가요, 얼른."김초현은 강서준을 밀면서 말했다.밖으로 나온 강서준은 카드 키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권천과 용천 산장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 봤다. 만약 관계가 있다면 카드 키쯤은 쉽게 구했을 것이다.같은 시각.서청희는 섹시한 비키니를 입고 권천의 방안으로 들어왔다. T 팬티에 얇은 끈으로 지탱되고 있는 비키니는 다른 수영복보다 훨씬 더 섹시했다. 권천은 서청희를 부축하고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방문을 잠궈버렸다.경각성이 높은 서청희는 권천이 문을 잠근 것을 발견하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물었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권천은 이렇게 설명했다."내 치료 방법이 아주 특별해서 밖으로 새어 나가면 안 되거든. 혹시 다른 사람한테 들킨다면 나는 사부님한테 맞아 죽을 지도 몰라."그는 이렇게 말하며 서청희를 안심시켰다."청희야, 이쪽으로 와서 누워."권천은 서청희를 침대 위로 데려가서 눕혔다.강서준이 아무리 은침으로 독소를 뺐다고 해도 뱀독에 중독되었던 서청희는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침대에 눕고 나서야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권천은 그녀의 상처를 살펴보는 척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상처는 아직도 약간
서청희는 정신이 희미한 채로 눈을 떴다. 그녀의 흐릿한 시야에는 한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이윽고 시야가 점점 또렷해진 서청희는 드디어 눈앞의 남자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서준아, 너야?"서청희의 눈앞에는 그녀의 10년 전의 남자친구, 즉 그녀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강서준이 나타났다."그래, 나야."권천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이게 바로 이 약의 신기한 점이다. 약은 사람의 신경을 자극해서 눈앞에 가장 그리워하던 사람의 모습이 보이도록 한다.권천은 몸을 숙여 서청희를 끌어안았다. 정신을 잃은 서청희도 적극적으로 손을 올렸다.이때 창밖에는 한 사람이 서있었다.그는 다름 아닌 강서준이었다.강서준은 방 안의 두 사람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서청희는 그의 전 여자친구이기도 했고 말이다.강서준은 창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인기척을 느낀 권천은 머리를 들어 창문을 바라봤다. 강서준은 창문을 통해 안으로 기어들어왔다. 그러자 권천이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이렇게 말했다."너 죽고 싶어? 당장 꺼져."방 안으로 들어온 강서준은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그러고는 온몸이 빨개져서 몽롱한 눈길을 한 서청희를 힐끗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이건 너무 한 거 아니야? 누명을 나한테 뒤집어 씌우고 자기는 방에서 이런 짓이나 하고 말이야. 인간적으로 나한테도 재미를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권천은 강서준이 자신을 말리러 온 줄 알았다. 그는 강서준의 싸움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건장한 남자 몇 명도 그를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강서준의 말을 들은 그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그럼. 일단 나부터 즐기고 너한테 양보해 줄게. 지금은 옆에서 구경이나 하라고.""쟤한테는 무슨 짓을 한 거야? 애가 왜 반항을 안 해?"강서준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이렇게 물었다."궁금해? 청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