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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강서준은 노석훈의 일을 처리하자마자 별채를 떠나 집으로 향했다.

오후에 집에만 있고 어디도 가지 않았다.

하연미는 현금을 들고 은행에 저축하러 가고 김초현은 ST에 갔다.

이제 ST를 인수했으니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오후 6시 되어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연미는 노석훈과 저녁 약속을 잡았는데도 김초현이 집에 오지 않자 조바심이 났다. 바로 김초현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고 했다.

김초현은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아주 급하게 뛰어왔다.

“초현, 가서 옷 갈아입어. 예쁜 옷으로 입고 나와. 그리고 화장도 고치고 액세서리도 하고 알았지?”

김초현이 의아해 물었다. “엄마, 또 뭐야?”

“노석훈과 저녁 밥 먹으려고 약속했어. 어서 준비해. 바쁜 사람이라 이렇게 시간내서 우리와 밥 먹는 게 쉽지 않아. 그러니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돼.”

김초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안 가. 갈꺼면 엄마가 가.”

하연미가 양 손을 허리에 올려놓고 꾸짖었다.

“말 안 들을 거야, 김초현? 10년 간 내가 너를 먹여주고 챙겨주고 하느라 어떻게 살았는 줄 알아? 냉대로 받고 비웃음도 받아도 다 참았어. 다 너를 위해서! 외갓집에서도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어. 지금 네가 예뻐지고 이사장 자리에 있으니까 엄마 말을 안 듣는 거야?”

“흑흑…내 팔자야.”

하연미가 갑자기 흐느끼면서 팔자타령을 했다.

“만약 오늘 가지 않으면 나 8층에서 뛰어내릴 거야. 확 죽어버리지 뭐!”

그러면서 정말로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했다.

김호가 재빠르게 하연미를 말리며 김초현을 설득했다.

“초현, 강서준 때문에 엄마를 죽게 내버려둘 거야?”

김현도 나서서 말했다. “누나, 강서준이 어디가 그렇게 좋아?”

온 가족이 이렇게 말하니 김초현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지 모르겠다.

강서준은 마음이 아팠다. 자신을 억울한 표정으로 보는 김초현이 안타까웠다.

“초현, 가서 노석훈과 밥 먹고 와. 내가 따라갈게.”

“바보야?”

김초현이 울면서 화를 냈다. “네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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