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은 강영이 알려준 방향으로 한참이나 쫓아갔지만 진사검의 기운을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진사검의 기운은 수상했다.그 검을 한번 잡아봤으니 아무리 먼 거리라고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게다가 8단 강자라 김초현보다 분명 속도가 빠르다고 여겼다.두 시간이 지난 후 강천은 멈춰 서서 눈살을 찌푸렸다.“뭐지? 왜 진사검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거야?”의아해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설마 강영 그 계집이 거짓말을 했나?”두 눈을 감고 생각에 남겼다.김초현은 강서준이 습격을 당했다는 소리를 듣고 마화가 된 것이다.진풍 말로는 구익이 강서준을 습격했다고 했다.“김초현이 진기를 움직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분명 진기를 쓰지 말라고 경고했거늘. 그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한 거야? 그런데 진사검은 지하 설굴에 있고 초현은 밖에 있었는데 어떻게 지발로 찾아갔지?”강천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설마 체내의 영귀 피가 회생하면서 진사검이 감지했다는 건가?”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여겼다.만약 그렇다면 김초현은 교토에 갔을 것이다.지금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 없지만 교토 구씨 가문에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늦게 가면 결과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강서준이 습격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김초현이 마화가 된 것이다.‘분명 구씨 가문으로 가서 복수를 하겠지.’강천은 더는 머물지 않고 신속하게 발을 움직였다.택시를 타고 천지시 공항 근처에 도착할 무렵, 휴대폰 신호가 뜬 것을 확인하고 바로 천왕전에 연락했다.“지금 당장 모든 정보망을 동원하여 김초현의 행방을 알아봐라.”“네.”강천이 공항에 들어서기 전에 소식을 받았다.“전주님, 한 시간 전에 김초현이 천지시 공항에 나타났었습니다.”“목적지는?”“교토입니다.”“당장 공항에 연락해. 내가 5분 뒤에 도착할 테니 전용기를 띄워달라고 해라. 교토에 가야겠다.”“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강천은 택시 뒷좌석에 기대어 관자놀이를 지그시 문질렀다.정확히 5분 뒤에 공항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더라면 바로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놀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한참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아름다운 여자를 쳐다봤다.이 여자는 되레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눈동자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좀 더 예뻤다.김초현은 도우진을 힐끗 쳐다보고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창밖에는 하얀 구름들이 뭉게뭉게 피어 있었다.“눈이 침침해졌나?”도우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자신의 눈이 침침해졌다 여기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여사님, 전 도우진이라고 합니다. 천지시 사람이고 샤브샤브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인점 서른 개 정도 확장했고 오늘 교토에 시장 조사하러 가는 중이거든요.”김초현은 여전히 무시했다.‘왜 안 먹히는 거야?’도우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보통 여자들은 자신이 체인점 수십 개를 소유한 사장이라고 하면 두 눈을 반짝이며 알아서 덤벼들었다.도우진은 김초현의 옆모습만 뚫어지게 쳐다봤다.옆모습이라고 해도 너무 완벽하게 아름다워서 반해버렸다.‘무조건 내 손에 넣을 거야.”그런 생각으로 계속 말을 걸었지만 김초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교토에 도착하자 김초현은 진사검을 들고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나왔다.“여사님.”도우진이 계속 뒤를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공항 밖으로 나오자 김초현은 갑자기 장검을 휘둘러 도우진의 목에 갖다 댔다.“꺼져.”도우진은 깜짝 놀랐다.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실실거리며 웃었다.“정말 개성이 강하군요. 이거 도구입니까? 설마 배우? 제가 마침 유명한 감독님 몇 분을 알고 있는데 제가…”김초현의 이마에 굵은 핏줄이 꿈틀거렸다.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함을 질렀다.“꺼지라고!”살인 충동을 느꼈다.간신히 살욕을 억눌렀다.고함소리에 도우진은 귀가 멍 해졌다.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김초현이 사라진 뒤였다.그제야 굵은 땀방울이 볼을 타로 주르륵 내렸다.“뭐야? 저리 예쁜 여자가 왜 이렇게 무서운 거지? 고함소리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어.”
구씨 가문은 강서준을 뼈에 사무치게 원망했다.강서준 때문에 구씨 족장 무공이 폐기된 것은 물론 지금 침대에 누워서 곧 죽어 나가게 생겼다.그 뿐이 아니다.강서준 때문에 가문에서 최강자인 조상마저 돌아가셨다.강서준이 습격당해서 중상을 입었다면 죽지 않아도 폐인이 되었을 것이다.그래도 한이 풀리지 않았다.김초현을 본 순간 구씨 가문의 분노가 다시 들끓었다.7,8명 되는 제자들이 검을 뽑고 김초현을 포위했다.“김초현. 오늘 천왕님이 와도 너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한 제자가 이를 갈았다.그자들을 본 김초현의 머릿속에 또다시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은 강서준의 모습이 떠올랐다.가슴속에 분노가 치솟으며 피가 다시 끓기 시작했다.죽이고 싶은 욕망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두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마치 흉악한 악귀 같았다.“아아악!”살욕을 강제로 억눌렀지만 도저히 제압할 수 없어 포효해 버렸다.포효 소리와 함께 무서운 기운이 감돌면서 주변에 있던 구씨 제자들이 뒤로 튕겨 나갔다.모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땅에서 뒹굴었다.그 소란에 다른 사람들이 수상함을 느끼고 건물에서 우르르 몰려나왔다.장로로 보이는 남자가 앞장섰다.구학이었다.구학은 김초현을 보자마자 경악했다.“무슨 기운이 이렇게 강한 거냐?”“죽어버려!”김초현이 손에 든 진사검을 휘둘렀다.순간 눈동자에 핏빛이 사라지며 의식을 회복했다.“도망쳐요. 도망치세요!”“하나도 도망칠 수 없다.”김초현은 마치 미친 듯이 혼잣말을 했다.구씨 사람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바닥에 쓰러진 제자들이 일어서더니 구학의 뒤로 숨어들며 김초현을 노려보았다.“구학 장로님, 김초현은 강서준의 아내입니다. 장로님께서 죽여주십시오. 족장과 조상님의 원한을 풀어주십시오.”구학은 지금 구씨 가문에 우두머리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조상이 죽고 족장마저 폐인이 된 상황에서 자신이 공로를 세울 가장 좋은 기회였다.김초현을 죽이면 자연스럽게 족장 자리에 앉게 된다.그러면
주변의 건축물까지 하나둘씩 파괴되자 구씨 사람들은 사냥 당하는 토끼처럼 도망치기 바빴다.‘죽여! 죽이라고! 얼른 죽여야 돼! 저자들은 죽어 마땅하다고!’김초현의 머릿속에 한 목소리가 울렸다.“아니, 안 돼.”이성적으로 더는 살해하면 안 된다고 부정했다.그때 김초현이 현기증을 느꼈다.마치 수많은 악귀들이 귓가에 대고 포효하는 것 같았다.가부좌를 틀고 앉아 진사왕이 설굴에 남기고 강천이 가르쳐줬던 상청법으로 구결을 읊었더니 점점 몸이 진정되어갔다.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떴을 때 한 시체가 바닥에 쓰러져 있고 사합원도 무너질 것 같은 장면이 보였다.수십 미터 밖에 흰색 옷을 입은 백발 노인이 서 있었다.강천이다.강천이 도착했을 때 구학은 이미 숨을 거뒀다.김초현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끊임없이 구결을 읊고 있었다.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던 것이다.김초현이 눈을 뜨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다가갔다.강천이 다가오는 걸 본 김초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할아버지.”강천이 진사검을 보며 물었다.“고개를 들어라.”그 말에 김초현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강천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저, 저 통제할 수 없어요.”“알았다.”강천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탓이 아니다.”김초현을 꾸짖지 않았다.진사검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검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자신이 진사검을 잡았을 때에도 살욕을 억제하지 못했는데 김초현은 더 말할 것도 없지.김초현의 체내에 영귀 피가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일전에 어떻게 된 일이냐?”강천이 물었다.“저, 저도 모르겠어요.”김초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서준 씨가 습격당해서 중상을 입었다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주, 죽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됐다.”강천이 손을 흔들었다.추측한 대로였다.“가자. 나랑 강씨 저택에 가서 서준을 보자꾸나. 내가 네 체내에 흐르는 영귀의 피를 제거해서 정상적인 사람으로 돌려놓겠다.”
강서준은 죽은 사람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저 숨이 붙어있는 뿐.숨까지 멈춘다면 바로 죽음이다.강영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왔다.옆에 한 노인이 가보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백발 노인은 얼굴이 쇠하고 기운이 미약했다.강영은 그 노인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강씨 가문에 이런 사람이 없었는데 대체 누구지?’“다음.”그때 강서준을 치료하던 제자가 멈추고 다른 제자로 교대했다.물러난 제자는 바로 단약을 먹고 진기를 회복했다.찌걱!그때 방문이 열렸다.교토에 급하게 달려온 강지다.방에 들어오자마자 눈짓을 하자 강영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밖으로 나갔다.“서준이 상태는 어떠냐?”강영이 대답했다.“저도 이제 막 도착해서 잘 몰라요. 하지만 8단인 구익에게 당했다면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거예요.”“쿨럭.”강지가 손으로 입을 막고 기침을 하자 벌건 피가 손바닥에 묻어나왔다.“할아버지, 괜찮아요?”강영이 바로 다가가 물었다.“좀 다쳤을 뿐이다. 나도 지하실에 들어가서 치료해야겠다.”강지도 많이 다쳐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니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지하실에 도착하자 한창 진기로 치료 중인 강철구와 마주쳤다.“조상님.”가부좌를 틀고 앉은 강철구가 천천히 눈을 뜨고 강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돌아왔냐? 부상은 어떠하냐?”강지의 얼굴이 창백하고 말에도 힘이 없었다.“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아마 잘 치료를 한다고 해도 완치 못할 것 같습니다.”강철구가 말했다.“먼저 증세를 가라앉혀라. 내가 진기를 회복해서 강서준을 치료하면 방법을 대서 너도 치료해주겠다. 참, 내단은? 이리 내다오.”손을 내밀자 강지가 머뭇거렸다.강철구가 미간을 찌푸렸다.“왜?”강서준을 구하러 가면서 내단까지 갖고 간다면 강자들이 뒤에 따라올 것 같아 강지에게 잠깐 맡겼던 것이다. 그런데 강지보다 더 일찍 저택에 도착했다.“할아버지, 여기 있습니다.”강지가 옷주머니에 보관했던 영귀의 내단을 건넸다.강철구가
“어디 갔지?”강지의 안색이 굳어졌다.방금 나갈 때만해도 강철구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무방비 상태로 그 정도 공격을 받았으니 죽어야 정상인데 지금 사라지고 없다.강영은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누구 피예요?”바닥에 흐른 피를 보며 물었다.강지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강영을 데리고 와 소리 없이 시신을 밖으로 옮기려고 했다.심하게 다친 바람에 혼자 시신을 옮기기 무리였기 때문이다.근데 강철구가 살아서 도망갔다.‘나중에 치료하고 실력이 되돌아온다면 난 꼼짝 못하고 죽어야 된다.’그러니 도망쳐야 했다. 지금 당장.강지는 강영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급하게 가는 바람에 또 내상을 건드려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목에서 뜨거운 피가 뿜어 나왔다.“할아버지.”강영이 걱정하며 다가가 부축해드렸다.“괜찮아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이것 놔라.”강지는 부축한 손을 내팽개치고 서둘러 나갔다.강영은 쫓아가지 않고 지하실을 둘러봤다.이상했다.바닥에 흐른 피를 손가락에 묻히고 가볍게 문질렀다.“아직 따뜻해. 아마 5분도 안 된 것 같은데. 누구 피지?”작게 중얼거렸다.이곳은 강씨 역대 가주들이 폐관하는 곳이기에 금지 구역이다. “할아버지가 흘렸나?”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방금 강지가 뿜어낸 피도 살펴보았다.강지가 뿜은 피가 색이 좀 더 옅었다. “이건 두 사람 피야.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족장 외에 조상님밖에 없는데.”그러다 문득 불길한 생각이 들어 바로 지하실에서 뛰쳐나갔다.강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신속하게 앞마당으로 갔더니 강무현이 눈에 띄었다.“무현, 할아버지 보셨어요?”“응. 방금 급하게 나가셨어. 불러도 대답도 안 하시던데.”강무현의 말을 듣고 대문 밖으로 나가 보았지만 여전히 강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설마 할아버지가 조상님을 살해한 거야? 조상님은 죽지 않고 살아서 도망친 거고? 설마 나중에 복수하러 올까 봐 도망을 쳤나?”먼 곳을 바라보는 강영의 안색이 점점 굳어
강천과 김초현이 함께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강영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 두 사람은 그렇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강씨 저택 대문 앞에 나타났다.강영은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가서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둘째 할아버지. 그리고 초현 씨."강천은 강영을 힐끗 쳐다봤다. 그러자 강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두 분이 어떻게 교토에 오셨어요? 초현 씨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무서운 기운을 달고 다니는 거예요?""아..."김초현은 머리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천은 강영이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덤덤하게 물었다."서준이가 지금 이곳에 있나?""네, 있어요. 서준 오빠는 뒷마당에서 치료하는 중이에요."강천은 머리를 들어 강씨 저택 대문 밖에 걸려 있는 명패를 바라봤다. 명패에는 정교한 글씨체로 '강씨'라고 새겨져 있었다. 그로서는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강천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김초현도 곧장 뒤따랐다.강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김초현을 힐끗 봤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서는 무조건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그래서 조용히 김초현의 곁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초현 씨,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아, 아니에요."김초현은 말없이 강천만 뒤따랐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강천은 익숙하게 길을 찾아 뒷마당으로 갔다.뒷마당의 오두막.강천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강서준을 위해 치료하는 강씨 집안사람들이 보였다. 그들 중에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번진 노인도 있었다."가, 강천...?"강천이 들어온 것을 보고 강씨 집안사람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치료를 멈췄다."당장 나가!"강천은 그들을 쓱 훑어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잔뜩 겁먹은 강씨 집안사람들은 거의 기다시피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는 강서준을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말이다.모용추는 강천을 힐끗 보더
모용추는 손을 들고 놀란 토끼 눈이 된 표정을 막았다. 몸은 천천히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이런!"강천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진기로 폭동을 일으키는 김초현의 혈기를 억눌렀다.김초현은 이제야 이성을 되찾고 죄책감 섞인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할아버지...""별문제 아니다."강천은 김초현을 위로하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서, 서준 씨는 어때요? 치료할 수 있어요?"강천은 굳은 표정으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강영은 이제야 바닥에서 일어나 다시 오두막이 있던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 모용추도 마찬가지였다.강천은 잠깐 생각하다가 신중하게 답했다."이 정도의 내상이라면 절대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치료가 통할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구나. 그래도 시도는 해볼 것이다."강천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진기를 손바닥으로 끌어모아 강서준의 가슴팍에 댔다. 막강한 진기는 강서준의 몸속으로 들어가 치료하기 시작했다.약 20분 후, 강천의 안색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그가 손을 뗀 다음 김초현이 곧바로 다가가서 물었다."할아버지, 어떻게 됐어요?""내상과 경맥은 일단 진기로 치료했다.""그런데 왜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거죠?"김초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잠깐의 치료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그렇다.""근본적인 문제요?"이번에는 강영이 물었다."서준이는 곧 깨어날 거다. 하지만 한 번 부서진 내장과 경맥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힘으로 회복했다고 해도 앞으로 진기를 사용하지는 못할 거다. 진기를 사용하는 순간 경맥이 견디지 못하고 다시 끊어지게 될 테니까.""그러면 서준 오빠가 평범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인가요?""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서준이 스스로 치료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 의경에 역천 81침에 천강기공까지 익힌 녀석이니, 경맥을 회복할 방법쯤은 생각해 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