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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주변의 건축물까지 하나둘씩 파괴되자 구씨 사람들은 사냥 당하는 토끼처럼 도망치기 바빴다.

‘죽여! 죽이라고! 얼른 죽여야 돼! 저자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김초현의 머릿속에 한 목소리가 울렸다.

“아니, 안 돼.”

이성적으로 더는 살해하면 안 된다고 부정했다.

그때 김초현이 현기증을 느꼈다.

마치 수많은 악귀들이 귓가에 대고 포효하는 것 같았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진사왕이 설굴에 남기고 강천이 가르쳐줬던 상청법으로 구결을 읊었더니 점점 몸이 진정되어갔다.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을 떴을 때 한 시체가 바닥에 쓰러져 있고 사합원도 무너질 것 같은 장면이 보였다.

수십 미터 밖에 흰색 옷을 입은 백발 노인이 서 있었다.

강천이다.

강천이 도착했을 때 구학은 이미 숨을 거뒀다.

김초현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끊임없이 구결을 읊고 있었다.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던 것이다.

김초현이 눈을 뜨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다가갔다.

강천이 다가오는 걸 본 김초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할아버지.”

강천이 진사검을 보며 물었다.

“고개를 들어라.”

그 말에 김초현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강천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저, 저 통제할 수 없어요.”

“알았다.”

강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탓이 아니다.”

김초현을 꾸짖지 않았다.

진사검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검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사검을 잡았을 때에도 살욕을 억제하지 못했는데 김초현은 더 말할 것도 없지.

김초현의 체내에 영귀 피가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일전에 어떻게 된 일이냐?”

강천이 물었다.

“저, 저도 모르겠어요.”

김초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준 씨가 습격당해서 중상을 입었다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주, 죽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됐다.”

강천이 손을 흔들었다.

추측한 대로였다.

“가자. 나랑 강씨 저택에 가서 서준을 보자꾸나. 내가 네 체내에 흐르는 영귀의 피를 제거해서 정상적인 사람으로 돌려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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