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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더라면 바로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

놀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한참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아름다운 여자를 쳐다봤다.

이 여자는 되레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눈동자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좀 더 예뻤다.

김초현은 도우진을 힐끗 쳐다보고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에는 하얀 구름들이 뭉게뭉게 피어 있었다.

“눈이 침침해졌나?”

도우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눈이 침침해졌다 여기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여사님, 전 도우진이라고 합니다. 천지시 사람이고 샤브샤브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체인점 서른 개 정도 확장했고 오늘 교토에 시장 조사하러 가는 중이거든요.”

김초현은 여전히 무시했다.

‘왜 안 먹히는 거야?’

도우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보통 여자들은 자신이 체인점 수십 개를 소유한 사장이라고 하면 두 눈을 반짝이며 알아서 덤벼들었다.

도우진은 김초현의 옆모습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옆모습이라고 해도 너무 완벽하게 아름다워서 반해버렸다.

‘무조건 내 손에 넣을 거야.”

그런 생각으로 계속 말을 걸었지만 김초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교토에 도착하자 김초현은 진사검을 들고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나왔다.

“여사님.”

도우진이 계속 뒤를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김초현은 갑자기 장검을 휘둘러 도우진의 목에 갖다 댔다.

“꺼져.”

도우진은 깜짝 놀랐다.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실실거리며 웃었다.

“정말 개성이 강하군요. 이거 도구입니까? 설마 배우? 제가 마침 유명한 감독님 몇 분을 알고 있는데 제가…”

김초현의 이마에 굵은 핏줄이 꿈틀거렸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함을 질렀다.

“꺼지라고!”

살인 충동을 느꼈다.

간신히 살욕을 억눌렀다.

고함소리에 도우진은 귀가 멍 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김초현이 사라진 뒤였다.

그제야 굵은 땀방울이 볼을 타로 주르륵 내렸다.

“뭐야? 저리 예쁜 여자가 왜 이렇게 무서운 거지? 고함소리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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