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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약선은 검을 곁에 꽂아 둔 채로 암석 위에 앉아 있는 강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마지못해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약속이 있어 천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왜 길을 막고 있는 건가요?"

강서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눈 속의 형검을 뽑아냈다. 그리고 서서히 약왕곡 일행을 향해 겨눴다.

"저는 당신들의 목숨을 거두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약왕곡의 제자들은 슬슬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강서준이 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을 죽였다는 소식은 진작에 고대 무술계에 퍼졌다. 천산파는 무술연맹 추살령을 내려 세계적으로 강서준을 쫓고 있었다.

"말은 가려서 하죠. 이름 좀 날렸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아요?"

약왕곡의 장로가 큰 소리로 윽박질렀다.

"남황의 용왕이자 적염군의 천수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해서 되겠어요? 천벌이 두렵지도 않아요?"

"강서준 씨, 진정해요. 적의 함정에 빠지면 안 돼요."

"검을 내려놔요. 무슨 일이 있으면 말로 하자고요."

어떤 사람은 화를 냈고, 어떤 사람은 두려워했다.

약왕곡은 유명한 고대 문파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을 의술 연구에 투자한 관계로 전체적인 전력은 그다지 높지 못했다. 곡주의 단계가 아직 5단밖에 안 되니 말이다.

강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진기를 움직여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의 속도는 번개와도 같았고 눈 깜빡할 사이에 약왕곡의 제자들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약선의 가슴을 향해 형검을 겨눴다.

약선은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저보다 실력 좋은 사람이니 진짜 죽이려고 마음먹었다면 반항할 길이 없겠네요. 근데 죄 없는 제자들은 풀어주면 안 될까요?"

"사부님..."

"곡주님..."

약왕곡의 제자들이 조급한 표정으로 그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제자들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강서준을 향해 머리를 돌리며 말했다.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마요."

강서준은 형검에 힘을 실어 사정없이 약선의 몸을 관통했다.

푹!

형검을 다시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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