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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배산 무술학교 일행은 안색이 변했다. 강서준의 소문이라면 그들도 익히 알고 있었다. 상대가 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을 죽였다는 생각에 그들은 경계 섞인 표정으로 강서준을 노려보며 뒷걸음질 쳤다.

배상 무술학교의 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에게는 사적인 원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죽인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강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반항할 테면 어디 한번 해봐요."

"사람들이 무서워해 주니 진짜 대단해진 줄 아는 건가?"

문혁수는 어두운 안색으로 막강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 대단한 실력 직접 구경해 봐야겠군."

문혁수의 몸은 쏜살같이 튕겨 나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강서준의 앞으로 갔다. 그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막강한 기운이 공기를 가르며 무거운 소리를 냈다.

강서준은 손을 들어 가볍게 문혁수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금방 자세를 바꿔 문혁수의 가슴팍을 밀쳤다.

문혁수는 저항 없이 날아가 몇십 미터 밖의 눈밭에 쓰러진 채 피를 토해냈다

"교장님!"

무술학교 학생들은 빠르게 달려가 문혁수를 부축했다.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창혁이 강서준을 향해 다가가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안 죽였어요?"

"4단을 굳이 죽일 필요가 있을까요? 죽이든 살리든 큰 차이가 없을 텐데요."

"맞는 말이네요."

창혁이 설득당한 듯 머리를 끄덕였다.

강서준은 문혁수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 배산 무술학교 일행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지금 당장 꺼지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 거예요."

일행은 두말없이 중상을 입은 문혁수를 데리고 천산파를 향해 걸어갔다.

어두운 곳에 몸을 숨긴 김초현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서준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애꿎은 무술인에게 손을 대는 것을 보고 그녀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약간의 실망과 슬픔도 담겨 있었다.

김초현은 아직도 눈앞의 사람이 강서준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전쟁의 신과 민족의 영웅은 어디 가고 비겁한 겁쟁이만 남아있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강서준이 더 멀리 가지 않도록 붙잡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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