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의 금강신공은 강지의 천절십삼검에 의해 피해를 보았다. 게다가 12갈래 검기까지 동시에 공격을 해온 탓에 그의 몸은 성한 곳 하나 없었다.아주 심하게 다쳤다.바닥에 힘없이 축 늘어진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의경에 기록된 치료법을 천천히 실행했다.구양랑이 준 약도 있었지만 구양랑을 믿지 못했던 그는 그 약을 먹을 수 없었다.한편, 아래층.창혁은 협곡에서 발생했던 일에 대해 세세하게, 숨김없이 구양랑에게 털어놓았다.구양랑은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다른 사람이 어찌 되든 그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강지가 죽었다는 사실로 충분했다.강한 그룹의 가주가, 7단의 실력자가, 절세의 검술인 천절십삼검까지 수련한 고대 무술계의 상위 10위에 드는 강지가 죽음으로 인해 그의 강력한 적수 하나가 사라진 셈이었다."보스." 창혁이 장담하듯 말했다. "강서준 형님은 더 이상 원래 위치로는 돌아가지 못해요. 모든 연맹이 적으로 간주하였으니 이젠 보스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그래." 구양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강서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봐야지. 나와 함께 해준다면 섭섭하게 대하지 않겠지만 만약 나 따르지 않겠다고 하면 나도 강요할 수는 없지.""이젠 어떻게 하실 거예요?""기다리는 수밖에. 며칠만 조용히 기다려 보자꾸나. 천산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구양랑은 급할 게 없었다.그는 대수령의 목적을 알고 있었다.대수령은 몇 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하지만 이번 천산 대회에는 그가 분명 나타날 것이다.그에게 주어진 기회였다.유일한 기회였다.만약 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한평생 상위권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다."네." 창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너도 돌아가서 쉬어." 구양랑은 창혁에게 손짓했다."네."구양랑에게 인사를 한 그는 몸을 돌려 멀어졌다.강서준은 방에서 치료에 집중하고 있었다.이번에 당한 부상은 아주 심각했다.방에서
강서준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이건 또 누구야?'사람들의 이목이 전부 강서준에게 집중되었다.구양랑이 다시 말을 이었다. "여긴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강서준일세. 4대 고족을 죽인, 강한 그룹의 가주인 강지를 처단한 사람이지. 아직 어린 젊은이지만 능력만큼은 최강일세. 수련할 시간을 조금만 더 준다면 천하제일이 되고도 남을걸세.""이런, 말로만 듣던 강서준 씨였군요.""용왕님이셨네요."....십이생소들은 잇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강서준에게 인사를 전했다.강서준도 가볍게 목인사를 했다.강서준은 소파로 걸어가 털썩 앉았다.그는 구양랑에게 물었다. "날 찾았다고 하던데 무슨 일이죠?""다친 건 어떻게 됐나?" 구양랑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물었다."어느 정도 안정되긴 했지만 완쾌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실은 천산 대회에 대해 상의할 게 있어서 찾았네." 구양랑은 어두운 얼굴로 진지하게 얘기했다.흥미로운 표정을 지은 강서준이 물었다. "천산 대회가 왜요?"구양랑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들은 전부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일세. 고문파에는 한 명의 대수령이 더 있네.""음."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얘기 들은 적 있어요. 도대체 어떤 분이죠?""대수령님은 100년 전 고독 3족 중 하나였던 모용 가문의 가주 모용추라는 분일세."강서준은 숨을 들이쉬었다.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100년 전 40세의 나이로 7단에 이른 사람이 바로 모용추였다.백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실력은 분명 8단에 이르고도 남았을 것이다."아직 살아있다면 지금 8단에 이르렀겠네요?""8단은 이미 50년 전에 통달했어. 그러니 지금은 더 강한 실력을 지녔을 걸세.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몇십 년간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분에 대한 정보는 아무도 모르네. 화공마전은 이미 수련을 끝냈다고 들었네."구양랑의 얼굴에는 진중함이 묻어 있었다.사실 그는 모용추가 꺼림칙했다."난 모용추를 죽이고 고문파를 내 손에 넣을 작정이야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일 층에 울려 퍼졌다.별장의 대문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노인은 하얀색 수련복을 입고 있었다. 짧은 머리는 백발이 창창했고 얼굴에도 핏기가 없어 아주 노쇠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할아버지."노인의 얼굴을 확인한 강서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노인에게 다가갔다.강천이 살아있는 줄은 알았지만 명확한 위치를 몰랐던 강서준은 그를 찾아갈 수 없었다.'드디어 만났어.'"녀석, 신수가 훤하구나."강서준의 어깨를 토닥이며 강천이 미소를 지었다."대단하구나, 단기간에 이렇게 강해지고. 곧 7단을 넘는다지? 게다가 강지도 네가 처리했다며?"강천은 강서준을 대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할아버지, 도대체 3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10년 전, 화재로 죽은 사람이 있긴 한 거예요? 왜 10년 동안 죽은 사람 지냈던 거예요? 왜 죽은 척을 했던 거예요? 누굴 속이기 위해서 그랬던 거예요?'강서준은 강천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할아버지..."그의 부름에 강천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서준아, 네가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있어. 굳이 묻지 않아도 곧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강천은 자애로운 얼굴로 강서준을 바라보았다."드디어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셨군요."구양랑은 누구보다 밝은 얼굴로 강천을 맞이했다."오래 기다렸습니다.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강천은 그가 가리킨 곳에 가 털썩 앉았다. 강서준은 강천의 옆에 앉았다.감히 강천과 겸상을 할 수 없었던 십이 장생은 옆에 서 있었다.구양랑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강천에게 물었다."강천 님, 일은 어디까지 진행된 겁니까? 모용추가 올까요?""음, 이미 떠났다네. 오는 중이야.""얼마나 강한 실력을 지녔을까요?"강천은 두 손을 벌리며 말했다. "그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 그와 겨뤄본 적 없어. 다만 아직 9단에는 이르지 못했을 걸세. 여태껏 아무도 그 경지를 넘지 못했으니, 모용추가 천재 중의 천
"그럴 리가 있느냐?"강천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우리가 일반인들도 아니고 설마 그리 쉽게 죽었을꼬?""그럼 어디에 있는데요?""지금 모두 해외에 있어, 곧 만나게 될 거야.""설마, 아버지도 살아계신 거예요?""그럼, 소인해 같은 게 우리 가문에 어떻게 큰 타격을 주겠느냐."강천의 말에 강서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 왜 고문파 사람들과 엮이시려는 거예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더 이상 묻지 말거라.”강천이 손을 저으며 그의 말을 끊었다.강천은 품에서 작은 병을 꺼내어 강서준에게 건넸다. "안에 두 개의 단약이 들어 있다. 빨간색은 혈을 뚫는 데 도움이 되고 파란색은 최후의 현관을 뚫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져가거라. 천산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7단에 이를 수 있게 분발해.""단약이라고요?"'7단에 이르게 도와주는 단약이 있을 줄 몰랐다.'그가 아는 바에 따르면 최종 두 관문은 뚫기가 몹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운이 좋아도 몇십 년이라는 수련의 시간이 필요했다."네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해, 다른 건 신경 쓰지 마."강천은 이 한마디만 남기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몇 초 만에 강서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강서준은 할아버지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다 시선을 다시 손에 든 작은 병에 옮겼다.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할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어떤 사람일까? 뭘 하고 싶은 걸까?'"후!"심호흡을 길게 한 그는 더 이상 의문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할아버지가 알려주지 않으니 더 이상 궁금해하지 말자.'자기를 절대 해칠 강천이 아니기에 강서준은 시름을 놓고 발걸음을 옮겼다.별장 안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별장으로 다시 들어온 강서준에게 구양랑이 물었다."강천 님이 뭐라고 하시던가?"강서준은 담담하게 대꾸했다."별말 안 했어요. 참, 언제부터 저희 할아버지랑 알고 계셨던 거예요? 게다가 함께 모용추를 처리할 계획은 또 언제 하신 거예요? 모용추를 같이 처리하는 조건으로 뭘 거
단약을 복용한 뒤로 강서준의 진기가 순식간에 급증해 정수리 현관을 뚫고 취정을 돌파했다. 취정, 즉 삼화취정은 세 개의 꽃이 세 가지 힘 진기, 혈기, 정신력으로 형성한 무형의 꽃을 말한다.다시 말해 이 순간 강서준의 진기, 혈기, 정신력이 모두 향상되었다.이것은 일종 현묘한 경지이다.강서준이 이해한 바로, 새해가 되기 전에 이 경지에 오르게 되면 앞으로 수십년 동안 늙지 않고 계속 젊음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휴.”강서준이 심호흡을 내쉬었다.“신기하군.”몸안에서 기운이 한 곳에 모이더니 정수리에서 무형의 꽃이 사라졌다.바로 다음 약을 복용하진 않았다.진기를 더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진기가 안정되어야 자신의 경지도 안정된다.별장 1층에서 구양랑과 십이장생이 위층을 바라본다.“엄청 강한 기운인데요?”십이장생이 깜짝 놀랐다.구양랑도 어리둥절해 있다가 한참 뒤에야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강한 녀석이야. 이미 취정을 돌파했으니 현관만 통과하면 7단에 이르겠구나. 서른살도 안 됐는데 7단에 이르게 되면 100년 전 모용추보다 더 강하다는 걸 증명하지.”구양랑은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강서준을 포섭한 것이 다행이고 강서준의 할아버지 강천이 고문파와 협력한 덕에 강서준과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에 다행이라 여겼다.아니면 다루기 힘든 강서준이 앞으로 계획에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강서준은 자신이 돌파한 사실을 아래층 사람들이 눈치챘다는 걸 몰랐다.하지만 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이젠 체내의 진기를 안정시키기 시작했다.하루 종일 공들여서 진기를 완전히 안정시키고 할아버지가 주신 작은 병을 꺼냈다.이미 단약 한 알을 먹었으니 병에 두 알이 남았다.할아버지가 말한 파란색 외에 하얀색 단약도 있다.할아버지가 강서준이 6단에 도달한 것을 알고 단약 세 알을 마련한 것이다.이것만 있으면 마지막 세 관문을 뚫고 7단에 이르게 된다.하얀색 단약은 잠시 사용할 일이 없으니 조심스럽게 보관하고 파란색 단약을 꺼냈다.그렇다고
”서른도 안 되어서 7단에 이르다니, 역사에 남을 만해.”그들은 위층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감탄했다.기운이 어찌나 강한지 전체 산장에 영향을 미쳤다.“철수해.”구양랑이 갑자기 명령을 내렸다,“산장이 강서준의 기운을 감당하지 못해. 곧 무너질 거야.”그 말에 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대피했다.강서준의 진기가 다시 폭증했다.그 짧은 시간내에 다른 사람이 수십년 동안 수련해야 할 몫을 해냈다.진기가 다시 온몸으로 퍼지며 진정시켜주었다.그때 발바닥 중심에서 소용돌이가 치는 것을 감지했다.이 소용돌이는 이상하게 그의 진기를 흡수해버렸다.“설마 이것이 마지막 단계인 현관인가?”강서준은 멍 해졌다.비록 인체에 마지막 현관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막상 현관이 나타나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돌파해!”강서준이 우렁차게 외치며 진기를 빠르게 움직였다. 체내의 진기는 마치 홍수가 흐르듯이 경맥을 타고 발바닥 중심으로 몰아쳤다.쿵!순간 강서준의 몸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났다.그 소리가 울려 퍼지며 어마어마한 기운이 새어 나왔다.우르릉쾅!별채가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우르르 무너져버렸다.하지만 강서준은 폐허 속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현관을 돌파한 순간 기괴한 상태에 들어갔다.머릿속에 천절십삼검의 초식이 자꾸 떠올랐다.한참 뒤, 페허 속에서 펑하고 폭발하더니 한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하늘로 날아올랐다.“검래!”강서준은 허공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그러자 페허 속에서 장검 하나가 하늘로 치솟았다.강서준이 한 손으로 형검을 잡고 다른 손으로 칼을 뽑았다.하늘에서 칼춤을 부리듯이 천절십삼검을 극치로 몰아붙였다.그 순간 체내의 진기가 너무 넘쳐서 몸이 당장 폭발할 것만 같았다.슈우웅!장검이 허공을 가르며 날카로운 검기를 환화했다.하나, 둘, 다섯, 열, 열 둘, 열 셋.13개 검기가 형검을 둘러싸고 형검이 움직일 때마다 춤추듯이 서로 교차했다.무서운 기운이 허공에서
7단은 6단에 비해 진기의 위력이 훨씬 강했다.이제 서준은 8단에 오른 강자가 더 나오지 않은 이상 천하무적이 되었으니 자신감이 넘쳤다.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며 평온하게 착지했다.멀리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왔다.맨 앞에 구양랑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다가왔다.“하하하, 강 형. 축하하네. 젊은 나이에 7단에 이르다니 수백 년 동안 아니, 천년 이래 자네가 처음이네.”강서준도 입꼬리를 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할아버지가 단약을 줄 때 아무런 걱정과 부담도 갖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당부했었다.강서준의 웃음을 본 구양랑은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이 녀석이 왜 실룩거리지?’창혁도 기뻐했다.“축하합니다.”“너무 강합니다. 수십 년이 지나면 형님도 천하 제일 강자가 될 겁니다.”“무적입니다, 무적.”십이장생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강서준이 차분하게 물었다.“천산대회까지 며칠 남았어요?”구양랑이 정신을 가다듬고 대답했다.“아직 3일 남았네. 지금 대하 고대무술인들 중에서 이름이 있는 자들은 대부분 천산파에 모였네.”강서준이 물었다.“그럼 다음 계획은 뭡니까?”“자네가 폐관하는 동안 구마가 날 찾아왔었네. 대수령이 이미 천산파에 도착했으니 나더러 회합하러 오라더구먼.”그 말에 강서준이 이마살을 찌푸렸다.“아무런 대책도 없이 모용추가 천산파에 갔다고요? 대담하군요.”구양랑이 웃었다.“그럴 리가. 전체 고대 무술인의 잔치나 다름없는 대회인데 정·사파 같은 건 없네. 대회가 시작하기 전엔 누구도 대결을 벌이지 않을걸세. 심지어 대수령은 가면을 쓰고 있어서 신분을 아는 자는 없을걸세.”“그렇다면 저희도 천산파에 갑시다. 제가 이대로 가면 포위되지 않을까요?”강서준은 전에 그 많은 사람을 죽였으니 살짝 걱정이 되었다.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각 문파의 자제들은 그 사정을 알지 못했다.이렇게 천산파에 간다면 분명 모두의 분노를 살 것이다.“내 진작에 자네 가면을 준비해 뒀네.”구양랑이 웃으면서 손뼉을 치자 금영과 은영이 다
강서준은 100년 전의 왕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지금 오로지 그 왕의 측근 천지풍뢰 4존 강자만 궁금했으니까.그 당시에 네 사람 모두 7단에 이르렀고 그들의 보조가 있었기에 대하를 건국할 수 있었다.지금 왕의 배후 주 선생이 바로 천의 제자다.하지만 고대 무술인들도 수명 제한이 있다.일반 상황에서 7단에 이르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함부로 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그러니 4존 강자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 100 년 사이에 8단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그 뒤로 4대 강자 천지풍뢰의 소식이 있었습니까?”구양랑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없었네. 네 사람이 수많은 고대 무술인들을 살해하고 종적을 감췄지. 중상을 입고 폐관을 했다던데 이미 죽지 않았겠나?”강서준은 더는 묻지 않았다.한 무리가 천산파를 향해 올라갔다.협곡을 지나 산으로 올라갈 무렵, 산 중턱 바위에서 한 여자를 발견했다.흰색 원피스에 긴 머리를 휘날리는 여자는 차가운 눈 위에 서서 그런지 퍽 야소해 보였다.그 여자을 본 강서준 일행이 걸음을 멈추었다.여자가 천천히 몸을 돌리자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김초현이었다.김초현은 눈앞에 멈춘 일행을 보다가 가면을 쓴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강서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곳에서 특별히 강서준을 기다렸다.전에 강서준이 협곡에서 대학살을 벌였을 때 적지 않은 고대무술파 장문과 족장들을 살해했다.만약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강서준…”김초현이 이를 악물고 노려봤다.“당신이란 걸 알아요.”강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초현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10년 전에 당신을 구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당신을 구해서 세상 사람들을 해쳤으니 제가 그 마무리를 해야겠어요.”슝!김초현이 갑자기 검을 빼들고 강서준을 향해 날아왔다.“오늘 날 죽이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김초현의 앙칼진 목소리가 협곡에 울려 퍼졌다.구양랑, 창혁, 십이장생이 서로 쳐다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