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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강서준은 창혁을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 그는 형검을 눈 속에 꽂아 둔 채로 침묵을 지키기만 했다.

"강서준! 우리 약왕곡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멀리서 분노 섞인 약왕곡 제자들의 고함이 들려왔다. 하지만 강서준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약왕곡의 제자들은 약선의 유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그의 시체를 들고 강서준을 지나쳐 천산파로 향했다. 이제는 천산대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려 무도연맹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다.

한 무리의 사람이 떠나가고 일선천 협곡에는 다시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약왕곡의 제자들은 금세 일선천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무사히 천산파에 도착할 수 있나 했을 때, 앞에 검은색 패딩을 입은 남자가 예고 없이 나타났다. 제자들은 바로 경계하기 시작했다. 강서준에게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앞길이 막혔으니 말이다.

"누구십니까? 왜 저희의 길을 막는 것입니까?"

약왕곡의 장로가 물었다.

남자는 서서히 몸을 돌려 패딩과 모자를 벗더니 예상 밖의 얼굴을 드러냈다.

"어떻게...?"

약왕곡의 제자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연신 뒷걸음질 쳤다.

"도, 돌아가신 거 아니었습니까? 어떻게 이곳에...?"

약왕곡의 장로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남자는 다름 아닌 천산파의 장문인 진풍이었다.

진풍은 약왕곡의 제자들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때 약선이 예고 없이 벌떡 일어나더니 허공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치료하기 시작했다.

진풍이 물었다.

"괜찮으세요?"

약선은 손을 휘휘 저으며 무기력하게 말했다.

"작은 상처일 뿐이니 며칠 요양하면 금방 나을 겁니다."

"이게..."

약왕곡의 제자들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이 와중에 한 제자는 몰래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자 진풍이 발견하고 손을 올려 막강한 기운으로 그를 죽여버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이해하지 못한 와중에 진풍이 공격하자, 한 40대 남자가 검을 뽑아 들며 물었다.

"동작 그만! 제 제자는 왜 죽이는 것입니까?!"

진풍은 덤덤하게 답했다.

"저 자는 고문이 약왕곡에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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