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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하얀 눈밭의 빨간 핏자국은 금세 흩날리는 눈꽃에 의해 덮였다.

강서준은 조용히 기다렸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날이 다 어두워졌다. 하지만 다음 무술인은 오지 않았다. 대신 구양랑의 부하와 함께 나섰던 김초현이 도착했다.

김초현이 일선천 협곡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주변에는 새하얀 눈밭만 보였다. 그래도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 암석 위에 앉아 있는 강서준과 그의 뒤에 서 있는 두 미인을 말이다.

김초현은 질투심을 견딜 수가 없었다.

'서준 씨 곁에 왜 여자들이 있지? 저 여자들은 누구야? 서준 씨랑은 또 어떤 관계인 거야?'

세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구양랑의 부하들과 함께 나타난 김초현을 발견한 순간 강서준의 미간이 보기 좋게 구겨졌다.

김초현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며 강서준을 불렀다.

"서준 씨."

강서준은 가만히 일어나 김초현을 바라봤다. 그녀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고 머리 위에는 녹지 않은 눈꽃이 붙어 있었다. 얼굴은 추위 때문에 발그레 해졌고 입김도 나오고 있었다.

"초현 씨, 강중에 있는 거 아니었어요?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

"여보..."

김초현은 강서준을 향해 달려가더니 그를 꼭 끌어안았다.

"천산파의 장문인을 죽였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사실이에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 사람들이 협박했죠?"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강서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김초현이 찾아올 줄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안 그래도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왜 이러는 거야...'

강서준은 김초현을 밀어내고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초현 씨, 제 말 똑바로 들어요.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서 강중으로 돌아가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줘요. 서준 씨가 고문에 가입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에요? 일을 돕는다는 것도 그렇고... 제발 사실이 아니라고 해줘요."

김초현은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이어서 말했다.

"청희 말로는 서준 씨도 독을 먹었다고 하던데, 그래서 협박당하는 거 맞죠? 우리 같이 강중으로 돌아가요.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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