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좀 더 지켜보자.”고지민을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사소한 일로 그르치고 싶지 않았다.이수빈이 다급하게 일어나더니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그제야 해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수빈의 체면을 깎아내릴수록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해진이 갑자기 손을 뻗어 이수빈의 원피스를 찢어버렸다.쫘아아악!그 순간 하얀 피부가 드러나고…당황한 이수빈이 바로 손으로 몸을 가렸지만 역부족이었다.“하하하.”“몸매 좋네. 피부 봐라, 엄청 하애.”강서준은 차마 볼 수 없었다.바로 2층에서 뛰어내려 안정된 자세로 착지했다.쿵!지진이 일어날 듯이 바닥이 흔들리자 모든 사람들이 얼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누구야?”“뭐야? 방금 그건?”“2층에서 뛰어내린 거야? 미쳤어!”오늘 강서준은 검정색 외투에 검정색 캡모자를 썼다. 얼굴을 가리고 고지민을 만나기 위해서였다.해진도 경악했다.하지만 강서준의 표정을 보고 바로 눈치를 챘다.“이 자식아, 영웅 행세라도 하게? 누구 관할인지나 보고…”말이 끝나기 전에 강서준이 돌려차기를 날렸다.건장한 해진이 몇 미터 밖으로 가볍게 날더니 바로 무대 아래에 볼품없이 떨어졌다.강서준이 외투를 벗어 이수빈에게 걸쳐주었다.“고, 고마워요. 빨리 도망가세요. 저 사람은…”자신을 도와준 남자의 얼굴을 가까이 보고서야 이수빈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당신… 강… 강서준?”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남황 갔을 때 내가 연락처를 줬잖아요. 곤란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했어야죠. 어떻게 술집에 와서 노래를 불러요?”“그게…”이수빈이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잊지 못했다.“이 자식아. 너 오늘 딱 걸렸어.”무대 아래서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해진이 경비원을 부른 것이다.주변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자리를 내주며 뒤로 물러났다.경호원들이 손전등을 들고 무대를 둘러쌌다.해진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어딘 줄 알아? 내 구역이야. 네가 아
강서준은 통화를 마치고 이수빈의 팔을 잡았다.“여기서 나가요.”“네.”두 사람이 술집에서 나오자 강영도 뒤를 따라 나왔다.강서준이 고지민에게 연락했다.“죄송합니다. 상대방의 전화가 꺼져 있습니다.”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왜 꺼져 있지?”뒤를 따르던 강영이 말했다.“교토성에서 가문과 세력들 관계가 복잡해요. 고지민도 조심하는 거예요. 발견되면 바로 죽음이니까.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다시 기회를 만들어 봐요.”가문이든 세력이든 강서준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이수빈에게 물었다.“식사는 했어요?”이수빈은 고개를 저었다.강서준은 이수빈을 데리고 근처 식당에 들어가 조용한 룸을 안내해 달라고 요구했다.룸에서 강서준이 물었다.“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다니 어떻게 된 일이에요?”이수빈이 따뜻한 물을 가볍게 마셨다.“우리 집 망했어요. 의붓아버지가 도망가면서 모든 빚을 엄마한테 떠넘기는 바람에 집안에 돈이 되는 물건은 다 팔고 제가 그동안 모았던 적금도 다 깼지만 어림도 없더라고요. 연예계에서도 강퇴당해서 술집에 오게 됐어요.”강서준이 물었다.“빚이 얼마 남았어요?”“몇 천억은 되겠죠?”정확한 숫자는 알지 못했다.“뭐가 그렇게 많아요?”강서준이 얼굴을 찌푸렸다.“의붓아버지는 뭐 하시는 분이에요?”이수빈이 대답했다.“과학기술회사를 차렸어요. 자산도 어느 정도 되고 몸값도 꽤 나가던데 무슨 일로 큰 인물에게 밉보였는지 그 뒤로 파산하고 사라졌다고 엄마가 그러더라고요.”“회사 이름은? 내가 조사해볼게요.”“XL과학기술회사요.”강서준이 휴대폰을 들고 연락처를 검색하더니 통화 버튼을 눌렀다.“XL과학기술회사가 파산한 이유를 알아보세요. 그리고 이 회사의 대표가 어디에 있는지도.”“용수님, 고맙습니다.”이수빈은 고마워 어쩔 줄 몰랐다.“고맙긴요. 이 장군의 딸인데 당연히 보살펴드려야죠. 전에 한 말 기억하고 있어요? 곤란한 일이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요. 그나저나 연예계에서 왜 강퇴당했어요?”이수빈 감추지 않고 털어놓았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지?”“이틀 뒤에 다시 연락해.”“서둘러.”간단한 대화가 오가는 사이 군부대에 거의 도착했다.사무실에 들어가는 길에 병사들이 모두 경례를 올렸다.천수 사무실.강서준은 의자에 앉고 앞에 다섯 명의 장군이 한 줄로 서서 있다.강서준이 그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천자가 죽은 뒤 누가 적염군을 책임졌어요?”조남이 나서서 대답했다.“김 장군이 책임졌습니다.”“사무실로 부르세요.”적염군 장군들의 자료에서 본 기억이 났다.김 장군 본명은 김국봉, 나이 55세, 별 3개를 단 장군이다.“네.”“됐어요, 그만들 가보세요.”장군들이 나가고 조남이 남았다.“무슨 일이 있어요?”조남이 웃으면서 말했다.“천수님, 혹시 천자의 잔당을 치우시려는 겁니까?”강서준이 흥미롭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다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군인인데 잔당이 어디 있습니까? 정돈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내 눈 밑에 좀벌레가 있는 건 참지 못해서.”“천수님, 저한테 증거가 있습니다.”조남이 소리를 낮춰 말했다.“그래요?”강서준이 관심을 보였다.조남이 USB를 건네며 말했다.“몇 년 동안 누구도 모르게 모은 자료입니다. 군부대에서 적지 않은 거물들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괜히 제가 화를 당할 것 같아서 그동안 밝히지 않았습니다.”강서준은 보기만 할 뿐 받지 않았다.“지금은 안 무서워요?”조남이 정색했다.“저는 천수님이 다른 사람들처럼 오염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제가 이 자료를 뿌리면 국가에서도 처리해주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천수님이라면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으니 잘 해결할 거라 믿습니다.“알았어요, 가 보세요.”강서준이 USB를 받자 조남이 바로 돌아서 사무실에서 나왔다.긴장한 탓인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 자료를 내놓으면 앞길은 망치고 보복당할 수도 있다. 생각만 해도 두렵지만 강서준의 인성을 알아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강서준이 천자를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왕이 강서준을 천자 자리에 올렸다는
군사 구역 밖에 있던 김국봉은 소식을 받자마자 부지런히 출발했다. 그리고 반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강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천수님..."급하게 달려온 김국봉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잔뜩 맺혀 있었다.강서준은 눈앞의 50대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는 3성 장군으로 적염군의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였다. 천자가 죽은 후에는 적염군은 임시로 통솔하기도 했다."김 장군...""네, 천수님. 말씀하십시오."김국봉의 얼굴은 땀으로 흥건했지만 닦을 새도 없이 빠르게 답했다."대하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어디죠?"김국봉은 주저 없이 답했다."저는 당연히 교토라고 생각합니다.""맞아요, 적염군이 지키고 있는 교토는 아주 안전했었죠. 하지만 천자가 죽은 뒤로부터는 약간 달라졌다고 들었는데요?"강서준의 태연한 표정에도 김국봉은 몸을 흠칫 떨며 물었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교토에 XL과학기술회사라는 곳이 얼마 전 파산했다죠? 대표는 도망가고, 빚은 연예인인 따님이 지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엔터 회사는 영향을 받게 될까 봐 따님과의 계약을 해지했고요. 만약 법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다면 따님은 왜 책임을 지게 되었고, 또 회사는 왜 계약 해지를 했을까요?""그런 일이 있었습니까?"김국봉은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바로 조사를 시작해서 내일 아침 만족스러운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위법 행위가 있다면 절차대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그래요. 내일 아침에 기다리죠."강서준은 이 말을 마지막으로 몸을 일으켜 멀어져갔다. 그는 이미 따로 조사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군사 구역까지 왔다.강서준이 떠난 후, 김국봉은 드디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새로 부임한 지도자는 예나 지금이나 성격과 배경을 뒤로하고 무언가 변화를 주려고 한다. 그래서 김국봉은 강서준의 미래 행적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는 빠르게 사무실로 돌아가 비서에게 말했다."10분 후 회의를 열 테
강서준은 뒷좌석에 가서 앉았다. 그의 곁에는 4,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검은색 외투를 입고,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낀 채로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완벽한 가림막 덕분에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지민은 운전석에 앉아있었다. 한바탕 변장을 거친 그녀도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몸을 돌리더니 모자를 쓰고 있는 강서준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또 보네요."강서준은 고지민을 힐끗 바라봤다. 이렇게 어린 소녀가 그동안 자신을 골탕 먹였다는 게 살짝 놀랍기도 했다. 그는 또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이제 그만 정체를 밝히시죠."고세인은 커다란 선글라스를 벗었다. 강서준은 이제야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고세인은 그다지 특출나게 생기지 않았다, 외형만 보면 전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강서준."고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름은 수도 없이 들어서 익숙하지만,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군.""당신이 바로 천자의 배후인 고 선생, 고세인이에요?""그래.""고문인이 저를 무슨 이유로 만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저희는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데 말이죠. 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세요, 저는 빨리 가봐야 해서요."사실 강서준은 고세인이 자신과 만나려는 이유가 대충 짐작 갔다. 지금으로서 고세인이 할 수 있는 말은 합작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질문을 했다.고세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와 합작하고 싶어. 영원한 적은 없는 법이니까."고세인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합작이요? 어떤 합작을 말씀하시죠?""알 만한 사람이 그만 모르는 척해요. 왕이 서준 씨를 밀어주는 이유는 선생님을 없애기 위해서잖아요. 서준 씨의 실력으로는 왕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저희의 판단이에요. 그리고 저희는 목숨을 부지하는 조건으로 서준 씨와 합작할 생각이에요."고지민이 말했다."합작은 일단 내버려 두고 질문부터 할
고세인은 고문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수많은 내부 소식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강서준에게 팔기로 결심했다.정보 중에는 난서왕 고대 유적지에 관한 일도 있었다. 도굴로 세상 밖에 나온 금고는 일찍이 강천의 수중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우연한 기회를 만들어 강서준의 수중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강천의 큰 그림에서 천자는 작디작은 바둑알에 불과했다. 그가 십 년 전부터 두기 시작한 바둑판에서 천자는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작은 존재였다.대부분 진실을 알게 된 강서준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고세인의 말로 추측해 봤을 때, 강천은 십 년 전부터 이미 실력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도대체 왜 가족들이 불에 타 죽도록 내버려 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잠깐... 혹시 다들 살아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죽어가고 있던 건 환각일 수도 있잖아.'강서준은 자신의 추측이 충분히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김초현 덕분에 밖으로 나온 그는 가족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직접 시체를 확인한 적도 없기에 불에 타 죽었으리라는 것도 추측에 불과했다.만약 강천이 진짜 고세인이 말하는 것처럼 강한 사람이라면 남몰래 가족들을 구하기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다음번 강천을 만날 때가 되어서야 알 법하다."고독을 연구해서 생화학 바이러스를 만드는 이유가 도대체 뭐예요? 그리고 왜 백년그룹을 만든 거예요?"강서준의 질문에 고세인이 계속해서 답했다."이건 우리 보스가 수련하는 무술과 연관 있어. 보스는 최고로 강한 동시에 악하다고 평가받는 화공마전을 수련했거든. 그리고 화공마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독 및 생화학 무기를 연구하기 시작했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고의 부대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회사는 그 과정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었어.""나라가 강해지니 부자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 아닌가? 의약 회사를 만들어서 하나둘씩 독점하면 언젠가 이 세상 사람은 백년
강서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고 선생한테 직접 확인 받았어. 내 실력에 관해 얘기한 건 역시 할아버지야. 게다가 고 선생한테 살길을 짚어준 모양이야, 나랑 합작을 하도록...."강영이 물었다."그래요? 고 선생한테 정확히 무슨 말을 했대요?"강서준은 고세인에게서 들었던 말을 두 사람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전부 듣고 난 강영은 턱을 만지작대며 생각에 잠겼다."이상하네요. 어르신은 도대체 어떤 분인 걸까요?"김초현도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줄곧 강천이 강서준을 해치지 않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강영의 추측이 전부 현실이 되었고, 강천이 어떤 사람인지도 미궁에 빠지게 되었다.강서준은 강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할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생각인 걸까?"강영은 강서준을 힐끗 노려보며 말했다."제가 신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오늘은 그만 생각하고 자러 가요."강영은 몸을 돌렸다. 김초현은 강서준의 손을 잡으며 위로를 건넸다."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닐 거예요. 고문이랑 알고 지내기는 하지만, 어쩌면 서준 씨를 위해 길을 만드는 걸 수도 있잖아요?""나를 위해 길을 만든다고?""네, 고 선생과의 합작을 추진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천수의 자리에서 고 선생의 정보가 합해지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어쩌면 대하 최고 통치자의 자리까지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이런 말을 들으니, 초현 씨가 약간 달리 보이네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추측이에요."김초현의 추측에 강서준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럼 이쯤하고 자러 가요."김초현은 몸을 일으켜 강서준을 데리고 침실로 돌아갔다. 침실에서 강서준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고, 김초현은 샤워하러 갔다."여보..."얼마 후, 강서준이 한창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돌려보니, 샤워 타올 한 장만 걸치고 밖으로 나온 김초현이 보였다. 발그레한 얼굴과 쭉 빠진 몸매의
'말도 안 돼, 진짜 임신이라니...'김초현은 작은 목소리로 흐느꼈다."초현 씨..."그런 김초현의 모습에 강서준은 죄책감에 휩싸였다. 그는 축 처진 표정으로 설명을 덧붙였다."저를 탓하지는 말아줘요. 저도 그냥 함정에 빠진 거라서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강서준은 윤정아를 어떻게 해야 할지 한참 생각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그는 처음으로 이 정도의 모순에 빠졌다."임신이 무슨 큰일이라고."김초현은 눈물을 닦으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서준 씨 돈 많잖아요. 정아 씨가 아이를 낳으면 양육비를 보내주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예요.""..."강서준은 넋을 잃었다. 그는 김초현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지금은 일단 샤워부터 하고 와요."김초현은 강서준을 화장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터덜터덜 침대 위로 와서 앉았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그녀에게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 아이를 직접 돌봐주던지 해야지...강서준은 금방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그가 침대 위로 올라타기도 전에 김초현이 먼저 다가와서 키스를 퍼부었다."저도 임신하고 싶어요."오늘의 김초현은 유난히 열정적이고 광기 서렸다.밤은 그렇게 고요히 지나갔다.이튿날.강서준이 일어났을 때, 침대 곁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일어나 옷을 입고 마당으로 나갔다. 김초현은 벌써 나와서 수련하고 있었다.김초현은 강서준이 다가온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동작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천강기공을 계속 수련할 뿐이었다. 그녀의 실력으로는 강서준을 돕기에 턱도 없었다. 그래서 하루빨리 실력을 높여 강서준을 도와줘야 한다는 강박 서린 집념에 휩싸였다.강서준이 곁에서 조용히 구경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이는 군사 구역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는 주저 없이 수락 버튼은 눌렀다."천수님, 조사 끝났습니다. 범인도 전부 체포 되었으니 명령을 내려주십시오."김국봉이 말했다. 그는 강서준과 헤어진 다음 바로 조사를 시작했고 저녁 사이에 판결을 제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