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호는 낮고 우렁찬 목소리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심의 결과는 합격입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도 걱정되는 마음에 먼저 목양일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예상치 못한 합격 결과발표에 당황한 눈치였다. 사람들 모두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는 제대로 들었는 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 까지 정홍민에게 눈빛까지 맞추며 같은 편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갔다. 이 중 제일 경악한 건 정홍민과 정자옥, 정남매였다. 특히 정자옥은 방금 전 자기가 한 뻘짓을 생각하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심장박동이 빨라지자 장재호를 가르키며 물었다.“이봐요, 장선생님. 똑바로 다시 확인해주세요, 그 쪽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많은 시선이 지목되는 와중에도 전혀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장재호의 미소는 정색으로 바뀌었다.“저희는 건설국에서 지정한 검사기관으로, 현재까지 소규모부터 대규모의 건물을 100종은 넘게 조사해왔습니다. 그 의심은 저희 기관에 대한 의심이며, 또한 건설국에 대한 불의로 보여집니다! 정자옥씨, 만약 저 장재호가 방금 전 틀린 말을 했다면 증거를 보여주시고, 만약 증거도 없는 데 계속해서 그런 말을 퍼붓는 다면 명예회손죄로 고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자옥을 크게 뉘우치게 만들었다. 정자옥은 발끈해서 말 한마디 잘 못했다가 장재호에게 크게 혼났다. 정홍민은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고는 정자옥을 말리며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장재호에게 말했다.“장선생님, 오해십니다. 제 동생은 선생님을 의심한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말이 헛나와 전달이 잘못 된 것 같습니다. 넓으신 아량으로 한번 용서해주시는 게 어떠 신지요, 어린 여자애가 뭘 알겠습니까?” 정홍민의 말솜씨에 장재호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계속해서 정자옥과 다투게 된다면 여론이 나빠질 것이다. 하지만 장재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대상을 바꾸어 정홍민
정홍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 뜻은 사람들에게 그의 민낯을 밝히겠다는 뜻이였다. 오랜시간동안 일에서 실패는 있어도 군중들 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한 건 처음이였다. 그의 앞에 떨어진 것은 열쇠가 아닌 그의 체면, 자존심이였다.“오빠?” 정자옥은 상황을 살피고는 재빨리 열쇠를 주었다. 그리고 정홍민에게 정신차리라는 듯 그의 옷깃을 잡아 당겼다. 정홍민은 장재호를 죽을듯이 노려 보았다. 눈빛에는 언젠간 꼭 뼈까지 으스러주겠다는 복수의 의지가 담겨져있었다. 장재호도 그를 노려보았다. 몇 십년동안 업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기에 그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다. 빠른 처리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눈치를 챘다. 정홍민이 ‘별장’이라는 뇌물을 장재호에게 건넸지만 장재호는 거절을 한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폭로한 탓에 정홍민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자리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다리를 꼬아 구경을 하고 있었다. 긴 시선 끝에 정홍민은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보통 사람이였다면 바로 주먹질부터 했었지만 정홍민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는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장재호는 코웃음을 치고는 뒤를 돌아 정봉성을 바라보았다.“정선생님, 이것은 검사결과증명서 입니다.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철저히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는 돌려서 정남매를 욕했다. 사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정홍민,정자옥이 자리에 남아 있는 이상 비웃음거리의 상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대 위에서 정봉성은 증명서를 건네받고는 정중하게 말했다.“장선생님의 공정한 검사에 감사드립니다.” 그의 한마디는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진심이였다. 만약 장재호가 뇌물의 유혹에 이기지 못하였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결과 발표가 불합격이였다면 정봉성이 겪어야 할 결과는 돈, 명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장재호는 정봉성을 살린 것이다.“장선생님, 수고하셨어요. 자리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정봉성은 장재호에게 제일 중심 위치에 있는 자리로 안내했다. 장
장재호가 말했다.“만약 그때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저희 아버지는 지금쯤 감옥살이를 하고 계시고 있을 겁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제 아버지의 여러 수치스러운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서서 제 아버지를 도우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홍민이 정봉성을 헤치려고 할 때, 혼을 좀 내줬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 검사요원들에 대한 존종도 올라가는 동시에 강선생님의 은혜를 갚게 되는 것이지요. 제 아버지를 구해주신 건, 저를 구해준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 은혜는 평생을 갚아도 모자랍니다.” 강책은 그의 성품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강책은 이런 우수한 인재는 조만간 꼭 다시 찾아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본 뒤, 계속 술을 들이켰다. 몇 잔을 마시고 난 뒤, 장재호가 작은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강선생님, 정홍민을 꼭 주의하십시오. 아직까지 포기는 안했을 겁니다. 게다가 오늘은 강선생님을 노리고 온 겁니다.” “저를 노리다니요?” “어제 저녁, 뇌물을 건넬 때 문 쪽에서 강선생님과 정봉성씨에게 복수를 할 거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정확한 방법은 못 들었지만,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무대 위, 정봉성은 긴 강연을 펼쳤고, 마지막으로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마지막으로, 저를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분께 감사의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이 분의 응원과 힘이 없었다면 저 정봉성은 이 자리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정봉성의 말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느껴졌다. 이때, 강책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몸에 닭살이 돋기 시작했다. 정몽연은 헛기침을 하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보, 내가 뭐라 그랬어? 둘째 오빠는 꼭 감사인사할 거라고 알려줬지?” 강책도 감사인사가 싫은 것은 아니였지만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따로 불러서 술이나 마시자고 약속을 잡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때 정봉성이 큰 소리로 외치며 손가락으로 강책을 가리켰다.“
눈 앞으로 커다란 케이크가 다가오자, 강책은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럽기만 했다. 서경에서 목숨이 왔다가는 하는 순간 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이때,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 졌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케이크 중 머리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 퍽-이라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어서 케이크 전체가 마치 도미노 처럼 바닥으로 하나씩 하나씩 떨어졌다. 바닥이 모두 케이크판이 되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경악을 하며, 안색이 나빠졌다. 자리에는 쥐 죽은듯 조용했다. 연주자들도 연주를 멈추고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중, 정홍민과 정자매만 입을 벌리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홍민은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그녀를 칭찬했다. 그들은 예전부터 정봉성이 강책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 지 알고 있었고, 정자옥은 미리 선물에 함정을 파놓은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바라보며, 정남매는 정봉성이 어떻게 변명할 지 궁금했다. 만약 정자옥 자신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정봉성과 손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몽연이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와 정봉성을 화해시키기 위해 했던 모든 시간들이 케이크 때문에 날라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보..” 정몽연은 정봉성을 위해 말을 하려 했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른 쪽에서는 정봉성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며 무대밑으로 내려왔다. 이어서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고는 화나고 슬픈 마음에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작은 감사 이벤트 마저 망쳐버린 자신의 부주의함에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강책, 그게..” 정봉성은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이때 강책이 손을 내밀어 그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책이 표정변화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정리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강책이 혹여나 정봉성에게
정몽연은 정자옥을 노려보았다. 어렵게 돌아온 분위기를 다시 망쳐놓을 것 같아서 화가 났다. 하지만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답했다.“산산조각이 뭐가 어때서? 케이크는 그대로야.” 곧이어 그는 허리를 숙이고는 케이크를 집고, 위에 체리 까지 얹혀서 입으로 집어 넣었다. 천천히 케이크를 음미했다.“맛있다, 봉성아. 케이크 집이 어디야? 딱 내 취향이야.” 옆에 있던 정몽연도 몸을 숙여서 케이크를 집고는 입으로 넣었다. 장재호가 옆에서 “이봐요, 천천히 드시죠. 저한테도 큰 조각하나 남겨주세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곧이어 그도 케이크를 집어 입 안으로 넣었다. 순식간에 바닥에 있던 케이크는 강책과 정봉성의 정남매의 복수시발점이 아닌 오히려 그들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든 ‘독촉제’ 일지도 모른다. 그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흘러가는 상황을 인지했다. 그리고 정봉성과, 항성 주얼리와 친분을 쌓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허리를 굽혀 케이크를 집어 들었다. 비극이 희극으로 변했다. 이러한 장면에 정자옥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저 사람 때문에 다들 개처럼 바닥에 있는 케이크를 주워먹는 거에요?” 그녀의 옆좌석에서는 “이봐요, 시작부터 왜 그러는 겁니까? 난장판 만들려고 찾아 온거에요?”, “시끄럽게 굴지 말고, 가만히 있어봐요.” 라며 그녀를 욕했다. 또 어떤 사람은 정자옥을 가리키면서 협박을 하기도 했다.“3초 준다, 이 파티에서 당장 꺼져! 안그러면 보안요원 불러서 억지로 끌고 나가는 수가 있어!” 처음 들어보는 수치스러운 말에 그녀는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하기만 해봐!!” 싸움이 나기도 전에 정홍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옥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오빠,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가면 안돼, 도망치는 꼴은 보여주기 싫단 말이야! 정봉성한테 질 수는 없어!” 하지만 진실은 완패였다. 정홍민은 창백한 얼굴로 정자옥을 이끌고는 한번도 멈추지 않고 밖으로 향했다. 만약 장재호의 ‘역변’ 이 정홍민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뒤, 강책은 무대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이 귀한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 드릴 일이 있습니다. 3일 뒤, 저희 항성 주얼리가 전세계로 송출되는 원석 분리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같은 시리즈의 이벤트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원석을 구매하신 뒤, 분석을 통해 1등급 원석이 당첨이 되시면 큰 돈을 벌게 될지도 모르지요.” 장소에 있는 사람들 모두 신나하는 표정이였다.“걱정하지마세요, 꼭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항성 주얼리가 한다는 건, 당연히 저희가 가서 도와야지 않겠습니까.” 무대 아래로 환호소리가 가득했다. 강책은 허리굽혀 인사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렇게 축하연이 2시간만에 끝이 났다. 정몽연과 강책은 팔을 낀 채 로비에서 나오다가 정봉성의 부름에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강책, 잠깐만.” “왜 그래? 무슨 일 생겼어?” “오늘, 정말 고마워. 만약 네가 오늘 자리에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상상이 안가.”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가족끼리 무슨 고맙다는 인사를 해.” 라고 말했다. 정봉성은 강책의 ‘가족’이라는 말에 멈칫했다.“강책, 진짜 진심으로 해야할 말이 있어.” “뭔데?” “오늘부터, 내 목숨은 다 네꺼야, 너가 하라는 건 뭐든 지 다 할게. 오늘부터 내가 너의..”강책은 민망해하며 “그만그만.” 이라며 그의 말을 끊었다.“그냥 너나 잘해, 다른 거 하지말고.” “아니야, 나 마음 먹었어!” 강책은 고집불통인 그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생각났다.” “뭐야? 내가 최선을 다해서 도울게!” “다음부터는 제발 이런 것 좀 하지마. 나 하나도 안 기뻐.” 정봉성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아..좋아할 줄 알았는데, 내가 착각한거구나. 미안.” 강책은 허공에 손짓을 했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호들갑 떨고, 이런 쓸데없는 짓 하는 거야. 만약 정말 감사인사하고 싶으면 밥 한번 사주고, 술 한번 사
오늘도 마찬가지로 만약 장재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 지도 모른다. “그래, 그럼 잘 주의하고, 우리는 먼저 갈게.” 강책은 말을 끝내고, 정몽연을 데리고 떠났다....한편, 삼진병원 병실 안, 유사는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갈아입고 있다. 몇 일동안 회복에 전념한 덕인지, 금방 체력이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 속에 웅얼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어쩌면 강책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순간 생각이 들었다. 이때, 주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유사의 오른팔 단태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총지배인님, 퇴원 수속 다 끝냈습니다. 이제 나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네.”유사는 퇴원 자료를 들고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때, 단태오가 “총지배인님, 이제 저희 어디갑니까? 경성에 있는 오영감을 만나러 가는 겁니까?” 라며 물음을 던졌다. 유사는 눈살을 찌푸렸다.“강책을 이기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경성에 갑니까? 창피하지도 않아요?” 단태오는 고개를 숙이고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강책은 계획에서나, 신분에서나 모두 저희를 뛰어 넘었어요. 오영감도 더 이상 강책을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하셨지 않습니까? 총지배인님, 그냥 넘어가시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 지배인님은 아직 회복 단계에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계속 강책에게 싸우려고 달려들면 죽는 건 결국 지배인님이에요. 어렵게 회복했는데, 그때가서 또 다칠 수도 있어요. 생명에 위협이 생길 수 있다니까요! 그러니까 저희 그만 하고 돌아가요. 일단은 경성으로 가서 오영감이랑 같이 사업을 늘린 다음에 다시 강남구에 찾아와서 강책을 밟으면 되잖아요.” 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풍겼다. 유사는 탁자위에 있는 과도를 들고 단태오를 벽 쪽으로 몰아 목에 들이밀었다. “지배인님,뭐,뭐하시는 겁니까? 진정하세요!” 단태오는 그의 행동에 바지에 실례를 할 뻔 했다. 유사는 절대로 봐주지 않는다. 그는 음침한 표정으로 그를 몇 초 보고는 입을 열었다.“한번만 더 그런 재수없는 말 꺼내지 마
두 사람은 병원을 나오고, 회색 승용차에 탑승했다. 단태오가 “총지배인님, 그래서 어디가는 데요?” 라며 물었다. 유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창고요.” 회사의 모든 것들은 이미 은행에 담보로 잡혔지만, 비싸게 산 물품들은 아직 남아있었다.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남았던 모든 원석들이 아직까지 창고에 ‘쓰레기’ 처럼 남아있다. 사실 은행도 필요없다고 느껴져서 창고 안에 넣어둔 것이다. 단태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총지배인님, 그 원석들 전부 다 쓰레기 아닙니까? 그때 어떻게 당했는 지 다 기억하실텐데, 왜 돌아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유사는 코웃음을 쳤다.“강책 그 새끼가 쓰레기 원석들을 내밀었는 데, 저라도 안내밀게 뭐가 있습니까?” 강책은 절대로 이 원석을 재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단태오는 그의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유사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고는 “더 묻지 말아요. 그냥 바로 창고로 가시죠.” 라며 말했다. 단태오는 “네.”라고 답한 뒤, 폐달을 밟았다. 한편, 강책과 정몽연은 낡은 별장 안 집 소파에 앉아 3일 뒤 진행 예정인 원석품질 생방송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항성 주얼리의 막강한 영향력은 강남구 전체에 퍼지기 때문에 하나라도 소홀히 볼 수 없었다. 부부 모두 항성 주얼리에 속해 있으며, 한 사람은 항성 주얼리 총지배인, 한 사람은 구매팀장으로써 모두 높은 위치에 서있다. 이번 방송은 모두 두 사람의 지시 아래 진행된다. 소청이 파인애플을 잘라 탁자에 갖다 놓으면서 서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다. ‘부부는 이런거지.’ 라며 생각하고 뒤로 물러갔다. 정몽연은 방송 당일 생기는 상황에 관해 세세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기계, 인파이동, 각도 등, 모두 일일이 지시를 내렸다. 이것이 바로 정몽연이 가진 능력이였다. 강책은 대충하다가 결국 당일날 사고를 낼 것이 뻔했다. 그래서 그는 정몽연에게 전부 맡기기로 하고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정몽연은 침을 튀겨가며 회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강책은 그만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