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으로 커다란 케이크가 다가오자, 강책은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럽기만 했다. 서경에서 목숨이 왔다가는 하는 순간 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이때,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 졌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케이크 중 머리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 퍽-이라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어서 케이크 전체가 마치 도미노 처럼 바닥으로 하나씩 하나씩 떨어졌다. 바닥이 모두 케이크판이 되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경악을 하며, 안색이 나빠졌다. 자리에는 쥐 죽은듯 조용했다. 연주자들도 연주를 멈추고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중, 정홍민과 정자매만 입을 벌리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홍민은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그녀를 칭찬했다. 그들은 예전부터 정봉성이 강책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 지 알고 있었고, 정자옥은 미리 선물에 함정을 파놓은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바라보며, 정남매는 정봉성이 어떻게 변명할 지 궁금했다. 만약 정자옥 자신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정봉성과 손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몽연이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와 정봉성을 화해시키기 위해 했던 모든 시간들이 케이크 때문에 날라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보..” 정몽연은 정봉성을 위해 말을 하려 했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른 쪽에서는 정봉성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며 무대밑으로 내려왔다. 이어서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고는 화나고 슬픈 마음에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작은 감사 이벤트 마저 망쳐버린 자신의 부주의함에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강책, 그게..” 정봉성은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이때 강책이 손을 내밀어 그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책이 표정변화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정리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강책이 혹여나 정봉성에게
정몽연은 정자옥을 노려보았다. 어렵게 돌아온 분위기를 다시 망쳐놓을 것 같아서 화가 났다. 하지만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답했다.“산산조각이 뭐가 어때서? 케이크는 그대로야.” 곧이어 그는 허리를 숙이고는 케이크를 집고, 위에 체리 까지 얹혀서 입으로 집어 넣었다. 천천히 케이크를 음미했다.“맛있다, 봉성아. 케이크 집이 어디야? 딱 내 취향이야.” 옆에 있던 정몽연도 몸을 숙여서 케이크를 집고는 입으로 넣었다. 장재호가 옆에서 “이봐요, 천천히 드시죠. 저한테도 큰 조각하나 남겨주세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곧이어 그도 케이크를 집어 입 안으로 넣었다. 순식간에 바닥에 있던 케이크는 강책과 정봉성의 정남매의 복수시발점이 아닌 오히려 그들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든 ‘독촉제’ 일지도 모른다. 그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흘러가는 상황을 인지했다. 그리고 정봉성과, 항성 주얼리와 친분을 쌓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허리를 굽혀 케이크를 집어 들었다. 비극이 희극으로 변했다. 이러한 장면에 정자옥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저 사람 때문에 다들 개처럼 바닥에 있는 케이크를 주워먹는 거에요?” 그녀의 옆좌석에서는 “이봐요, 시작부터 왜 그러는 겁니까? 난장판 만들려고 찾아 온거에요?”, “시끄럽게 굴지 말고, 가만히 있어봐요.” 라며 그녀를 욕했다. 또 어떤 사람은 정자옥을 가리키면서 협박을 하기도 했다.“3초 준다, 이 파티에서 당장 꺼져! 안그러면 보안요원 불러서 억지로 끌고 나가는 수가 있어!” 처음 들어보는 수치스러운 말에 그녀는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하기만 해봐!!” 싸움이 나기도 전에 정홍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옥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오빠,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가면 안돼, 도망치는 꼴은 보여주기 싫단 말이야! 정봉성한테 질 수는 없어!” 하지만 진실은 완패였다. 정홍민은 창백한 얼굴로 정자옥을 이끌고는 한번도 멈추지 않고 밖으로 향했다. 만약 장재호의 ‘역변’ 이 정홍민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뒤, 강책은 무대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이 귀한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 드릴 일이 있습니다. 3일 뒤, 저희 항성 주얼리가 전세계로 송출되는 원석 분리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같은 시리즈의 이벤트도 펼쳐질 예정입니다. 원석을 구매하신 뒤, 분석을 통해 1등급 원석이 당첨이 되시면 큰 돈을 벌게 될지도 모르지요.” 장소에 있는 사람들 모두 신나하는 표정이였다.“걱정하지마세요, 꼭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항성 주얼리가 한다는 건, 당연히 저희가 가서 도와야지 않겠습니까.” 무대 아래로 환호소리가 가득했다. 강책은 허리굽혀 인사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렇게 축하연이 2시간만에 끝이 났다. 정몽연과 강책은 팔을 낀 채 로비에서 나오다가 정봉성의 부름에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강책, 잠깐만.” “왜 그래? 무슨 일 생겼어?” “오늘, 정말 고마워. 만약 네가 오늘 자리에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상상이 안가.”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가족끼리 무슨 고맙다는 인사를 해.” 라고 말했다. 정봉성은 강책의 ‘가족’이라는 말에 멈칫했다.“강책, 진짜 진심으로 해야할 말이 있어.” “뭔데?” “오늘부터, 내 목숨은 다 네꺼야, 너가 하라는 건 뭐든 지 다 할게. 오늘부터 내가 너의..”강책은 민망해하며 “그만그만.” 이라며 그의 말을 끊었다.“그냥 너나 잘해, 다른 거 하지말고.” “아니야, 나 마음 먹었어!” 강책은 고집불통인 그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생각났다.” “뭐야? 내가 최선을 다해서 도울게!” “다음부터는 제발 이런 것 좀 하지마. 나 하나도 안 기뻐.” 정봉성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아..좋아할 줄 알았는데, 내가 착각한거구나. 미안.” 강책은 허공에 손짓을 했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호들갑 떨고, 이런 쓸데없는 짓 하는 거야. 만약 정말 감사인사하고 싶으면 밥 한번 사주고, 술 한번 사
오늘도 마찬가지로 만약 장재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 지도 모른다. “그래, 그럼 잘 주의하고, 우리는 먼저 갈게.” 강책은 말을 끝내고, 정몽연을 데리고 떠났다....한편, 삼진병원 병실 안, 유사는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갈아입고 있다. 몇 일동안 회복에 전념한 덕인지, 금방 체력이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 속에 웅얼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어쩌면 강책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순간 생각이 들었다. 이때, 주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유사의 오른팔 단태오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총지배인님, 퇴원 수속 다 끝냈습니다. 이제 나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네.”유사는 퇴원 자료를 들고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때, 단태오가 “총지배인님, 이제 저희 어디갑니까? 경성에 있는 오영감을 만나러 가는 겁니까?” 라며 물음을 던졌다. 유사는 눈살을 찌푸렸다.“강책을 이기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경성에 갑니까? 창피하지도 않아요?” 단태오는 고개를 숙이고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강책은 계획에서나, 신분에서나 모두 저희를 뛰어 넘었어요. 오영감도 더 이상 강책을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하셨지 않습니까? 총지배인님, 그냥 넘어가시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 지배인님은 아직 회복 단계에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계속 강책에게 싸우려고 달려들면 죽는 건 결국 지배인님이에요. 어렵게 회복했는데, 그때가서 또 다칠 수도 있어요. 생명에 위협이 생길 수 있다니까요! 그러니까 저희 그만 하고 돌아가요. 일단은 경성으로 가서 오영감이랑 같이 사업을 늘린 다음에 다시 강남구에 찾아와서 강책을 밟으면 되잖아요.” 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풍겼다. 유사는 탁자위에 있는 과도를 들고 단태오를 벽 쪽으로 몰아 목에 들이밀었다. “지배인님,뭐,뭐하시는 겁니까? 진정하세요!” 단태오는 그의 행동에 바지에 실례를 할 뻔 했다. 유사는 절대로 봐주지 않는다. 그는 음침한 표정으로 그를 몇 초 보고는 입을 열었다.“한번만 더 그런 재수없는 말 꺼내지 마
두 사람은 병원을 나오고, 회색 승용차에 탑승했다. 단태오가 “총지배인님, 그래서 어디가는 데요?” 라며 물었다. 유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창고요.” 회사의 모든 것들은 이미 은행에 담보로 잡혔지만, 비싸게 산 물품들은 아직 남아있었다.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남았던 모든 원석들이 아직까지 창고에 ‘쓰레기’ 처럼 남아있다. 사실 은행도 필요없다고 느껴져서 창고 안에 넣어둔 것이다. 단태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총지배인님, 그 원석들 전부 다 쓰레기 아닙니까? 그때 어떻게 당했는 지 다 기억하실텐데, 왜 돌아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유사는 코웃음을 쳤다.“강책 그 새끼가 쓰레기 원석들을 내밀었는 데, 저라도 안내밀게 뭐가 있습니까?” 강책은 절대로 이 원석을 재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단태오는 그의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유사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고는 “더 묻지 말아요. 그냥 바로 창고로 가시죠.” 라며 말했다. 단태오는 “네.”라고 답한 뒤, 폐달을 밟았다. 한편, 강책과 정몽연은 낡은 별장 안 집 소파에 앉아 3일 뒤 진행 예정인 원석품질 생방송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 항성 주얼리의 막강한 영향력은 강남구 전체에 퍼지기 때문에 하나라도 소홀히 볼 수 없었다. 부부 모두 항성 주얼리에 속해 있으며, 한 사람은 항성 주얼리 총지배인, 한 사람은 구매팀장으로써 모두 높은 위치에 서있다. 이번 방송은 모두 두 사람의 지시 아래 진행된다. 소청이 파인애플을 잘라 탁자에 갖다 놓으면서 서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다. ‘부부는 이런거지.’ 라며 생각하고 뒤로 물러갔다. 정몽연은 방송 당일 생기는 상황에 관해 세세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기계, 인파이동, 각도 등, 모두 일일이 지시를 내렸다. 이것이 바로 정몽연이 가진 능력이였다. 강책은 대충하다가 결국 당일날 사고를 낼 것이 뻔했다. 그래서 그는 정몽연에게 전부 맡기기로 하고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정몽연은 침을 튀겨가며 회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강책은 그만 웃
모르는 사람이 강책의 전화번호를 알 수가 없었다. 강책은 전화를 받고는 먼저 말을 하지 않았다. 전화너머로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책 팀장님 맞으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강팀장님, 제가 방금 전 본 내용에 관해 말씀 드리려 합니다..”그 다음으로 들려오는 말에 강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느 덧 해가 졌다. 달이 하늘에 밝게 떴다. 마치 하늘의 ‘검’처럼 보이는 달이다. 평범하게 그지 없는 저녁에 평범하지 않은 일이 벌여졌다. 항성 주얼리 창고 밖,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담을 너머 오더니 담을 중심으로 상자를 옮겼다. 그들은 10상자가 넘는 물건을 창고 문 밖으로 운반했다. 주위를 살핀 뒤, 무리 중 1명이 준비해 둔 열쇠를 꺼내 창고 문을 열었다. 이어서, 당당하게 창고 안에 있는 원석들을 모두 운반한 뒤, 상자 안에 있는 쓰레기 원석을 창고 안으로 넣었다. 1시간 후, 창고 안에 있는 모든 원석들이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갔다. 총 2시간의 시간으로 항성 주얼리 창고 안에 있는 모든 원석들이 바꿔치기 당했다. 이때, 창고 길 옆에는 회색 승요차가 세워져있다. 안에 앉아있는 건 다름아닌 유사였다. 차 문이 열리고, 단태오가 숨을 거칠게 내쉬며 말했다.“총지배인님, 시키신 일 모두 완료했습니다. 지금 항성 주얼리 창고 안의 모든 원석들은 다 저희쪽에서 가져온 거랑 맞바꿔치기 했습니다. 저희 이제 대박 나겠는데요!”하지만 유사의 목적은 돈이 아니였다. 그가 바라는 것은 강책의 처절한 실패와 그의 가족마저도 피로 물드는 것이다! 지금 창고에 들어있는 항성 주얼리의 원석은 모두 유사가 쓰레기 원석으로 방송 당일, 강책은 곧 전세계 사람들 앞에서 창피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항성 주얼리는 곧 몰락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유사는 이열치열으로, 강책에게 똑같은 ‘원석’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다른 사람마저도 저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싶었다. “바꾼 원석은 모두 숨기도록 해요. 절대로
3일 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성북땅 제 1차 시공 로비 안, 100가지가 넘는 음식들이 탁자위에 놓여져 있고, 강남구에서 잘 나가는 유명인사들은 모두 자리에 참석했다. 높은 임원, 유명 인사, 대스타까지 총 출동하여 로비를 채웠다. 모두들 자리에 앉았다. 로비 사방은 모두 100인치의 큰 스크린으로 꽉 채워졌으며, 각 스크린 마다 송출되는 방송이 달랐다. 100개의 방송은 모두 10대가 넘는 주얼리 회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늘은 강남구에 있는 모든 주얼리 회사들이 같이 연합하여 생방송을 진행한다. 주얼리회사의 향연임과 동시에 강남구의 향연인것이다. 동시에 이 향연을 통해 성북땅 백화점 프로젝트에 순탄한 시작임을 알리며, 여러 투자자들도 이곳에 돈을 뿌리게 될 것이다. 게다가 향연 주최 시간이 주말이기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더욱 많았다. 아침 10시, 종이 울렸다. 정몽연이 깨끗한 하얀색의 긴 드레스를 입고, 각종 주얼리를 차고는 강책의 옆에서 무대로 천천히 걸어갔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였다. 그녀의 모습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남자란 남자는 모두 강책이 절세미인을 가졌다는 것에 부러워 했고, 여자란 여자는 정몽연의 외모를 시기 질투했다.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현장에 열렬한 박수소리가 터졌다.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이번 저희 회사가 진행할 생방송 주제는 원석 품질 생방송 입니다. 이번 활동은 항성 주얼리가 주최함으로, 열 몇 곳의 회사와 연합하여 진행합니다. 주얼리 회사들을 한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는 바로 뒷쪽을 향해 방향을 바꾸고는 주얼리 회사들의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찍었다. 모두 찍은 뒤, 정몽연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자,여러분 모두 제 말보다는 생방송에 더 관심이 가시겠죠? 그렇다면 바로 생방송을 보러 가시죠!” 현장에는 또 한번 더 큰 박수소리가 들리고, 정몽연은 천천히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모두들 고개를
”강책, 그때 가서도 그렇게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지 한번 보자!” “좋아.” 이때, 정봉성이 유사에게 다가갔다.“보긴 뭘 봐? 네가 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경비 분들 얼른 끌어내리세요.” “잠깐만. 이미 들어온 사람 내보내지마. 우리의 유사 총지배인님이 보고 싶다고 하시는 데, 좀 보여줘도 나쁠 건 없잖아? 그리고, 이 사람은 당시에 5000억으로 쓰레기 원석을 샀던 거 잊었어?”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여기에 머무르게 하다가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그때 바로 내보낼게.” 강책을 보호하는 방면에서 정봉성은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책은 손짓을 하고는 “빨리 이 사람들한테도 의자를 줘야겠지?” 라며 말했다. 식장 직원이 유사와 단태오에게 의자를 넘겨주었다. 강책이 “자, 다들 앉으셨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방송을 진행합니다!” 라며 말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사방으로 되어있는 커다란 스크린으로 향했고 매 회사마다 제일 좋은 보석감정사를 데리고 감정행사를 진행했다. 드디어, 생방송이 시작했다. 첫번 째 감정사가 원석을 절단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들리는 절단 소리에 모든 이목이 첫번 째 원석으로 향했다. 3분도 지나지 않아, 원석이 절단 되었다. 안은 천연 에메랄드 였다. 좋은 출발이다. 강책은 유사를 바라보며 웃었다.“어때?” 유사가 웃었다.“너네 항성 주얼리꺼 아니잖아. 다른 주얼리 회사꺼 아니야? 왜 기뻐 하는 거야?” “그래, 그럼 항성 주얼리의 원석이 어떤지 한번 보여 주도록 하지.”37번 스크린에서는 항성 주얼리의 원석 품질 감정이 진행 중이였다. 항성 주얼리의 첫 번째 원석이 절단되고, 원석은 아주 평범하고 옥의 확률이 아주 살짝 들어가있는 정도의 원석이였다.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다.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아이, 처음부터 보통 원석이라니 좀 시시한데.” 유사는 쓰레기 원석이 아니라 평범한 원석이라는 말에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유사는 차가운 말투로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