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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7화

정봉성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다름아닌 그의 친척 누나 정자옥이였다. 그녀의 옆에는 정홍민까지 앉아있었다. 그들은 초대장을 받고 온 것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통해 초대표를 입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헛기침을 하고 정봉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아직 검사 전이라 완공이라는 말은 섣불렀던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검사직원을 불러 검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이 끝나자 정자옥이 “둘째야,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라며 시비를 걸었다. 정봉성은 겉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녀에게 물었다.

“누님, 제가 뭐라도 잘못한게 있는 겁니까?”

정자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못한 게 아니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검사결과를 발표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쩔려고 그러는 거야? 걱정되서 그러지. 일단 검사직원이랑 가서 따로 이야기 좀 해봐, 서둘러서 발표하려고 하지 말고.”

그녀의 의아한 말을 정봉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에 유명 인사, 높은 직위의 임원들까지 모인 자리에서 사기를 치는 행각은 할 수 없다. 정자옥의 함정에 정봉성이 걸려버린 것이다.

“그런 걱정은 사양할게. 난 누구처럼 사기를 치는 사람은 아니거든, 검사 결과가 좋던, 나쁘던 무조건 지금 공개발표 할거야.”

사실, 정봉성은 건물 심의결과에 자신이 있었다. 검사직원들이 오기 전에 다른 회사를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 시공은 정봉성의 엄격한 관리 아래로 진행 되었으며 불법 행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올바른 행동에 전혀 겁날 것이 없었다. 한편, 자리에 앉아있는 강책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정몽연에게 속삭였다.

“예감이 좋지 않아. 정자옥은 일부러 정봉성을 자극시켜서 심의결과를 빨리 발표하려고 하는 것 같아.”

“근데, 그게 왜? 봉성 오빠는 잘못한 게 없지 않아? 뒤로 재료를 뺀 적도 없고 말이야. 그리고 검사는 이미 했을 거야.”

“검사와 발표는 다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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