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병은 그 생각을 하니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하지만 석관은 침착했다, 그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일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너무 기뻐하지 마, 사실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하나 있어.”“아버지,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고 계신 거예요?”“강책.”“강책이요?”“응, 강책이 왜 갑자기 회의 현장으로 간 거지?”석관이 불안한 모습으로 말했다.“강책이 우리 계획을 알아차렸을까 봐 걱정돼.”“그럴 리가요?!”석문병이 웃으며 말했다.“강책이 이미 모든 걸 알아차렸다면 저희 부자가 어떻게 아직 여기 앉아있겠어요? 경찰에게 붙잡혀서 감옥으로 갔어야죠. 아버지께서 너무 예민한 겁니다.”하지만 석관은 한숨을 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랬다, 강책이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면 두 사람은 무사히 이곳에 앉아있을 수 없었다.하지만 강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하에서 왜 회의 현장에 나타난 것일까?“중요한 일이라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문병아, 아래 것들한테 빨리 움직이라고 해, 시기를 봐서 얼른 손을 쓰는 게 좋을 거야. 최대한 빨리 사람을 잡아와.”“네, 알겠습니다.”“이번에 선택된 목표가 누구야?”석관이 물었다.석문병이 입을 닦더니 휴대폰을 꺼내 석관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아버지, 이 학생입니다. 정박양이라고 의학과 4학년 학생인데 대학원 응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육특기생이라고 하더라고요, 몸 좀 보세요, 건장한 것이 일 년에 몇 번 아프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만든 약을 먹고도 그 어떠한 부작용도 보이지 않았습니다.”석관이 사진 속의 남학생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목표면 무척이나 적합했다.하지만 그는 조금 아깝다는 듯 말했다.“몸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 훌륭한 청년이 안타깝게 되었구만.”“이 목숨 하나로 저희 부자의 일생의 부귀영화를 바꾸는 건데요,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석문병이 웃으며 말했다.“네 말도 맞구나, 자, 한잔하자.”석관이 주동적으로 술잔을 들더니
이는 확실히 좋은 소식이었다.“그러면 우리 항성 주얼리도 제때에 입주해서 다음 단계의 임무를 시작할 수 있겠네요.”정몽운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정봉상이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이 일은 나한테 맡겨, 몽연아, 내일 나랑 축하연에 가서 자리 한 번 골라보자, 네가 마음에 드는 자리 내가 남겨줄게.”“오빠 그럴 권리 있어요?”“나를 너무 얕잡아보는 거 아니야? 나한테 그만한 권리는 있다고.”말을 마친 정봉상이 고민해 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강책, 너도 내일 와, 대형 축하연이라 적지 않은 사람들을 초대했으니까 몽연이랑 같이 와서 사람들을 알아두면 앞으로 사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야.”“네, 알겠습니다.”강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강책의 대답을 들은 정봉상은 기분이 좋아졌다.그동안 정봉상은 강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와 동시에 그는 예전에 자신이 강책에게 저지른 어이없는 일들을 잊을 수 없었다.이는 정봉상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그랬기에 그는 축하연에서 강책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전할 생각이었다.“그럼 내일 축하연에서 보자.”“네, 꼭 갈게요.” 두 사람에게 당부를 한 정봉상은 그제야 기분 좋게 물러갔다.“오빠 이상해.”정봉상의 뒷모습을 보던 정몽연이 말했다.“어디가 이상하다는 거야?”“우리한테 무언가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아.”“그래? 몰래 나쁜 짓을 해서 우리를 해칠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야?”“그건 아닌데, 오빠가 우리를 놀라게 할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아니면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다던가.”“나를 위해?”임몽연의 말을 들은 강책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정봉상처럼 솔직한 사람이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어렸을 때 오빠가 할아버지한테서 돈을 훔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을 사줬거든,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니 그걸 보여주는 거야. 그냥 그런 사람이야, 착하고 솔직하고, 하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
정홍민은 장재호를 한참 쳐다보다 말했다.“내일 재호 씨께서 성북땅 1기의 프로젝트를 검수하러 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재호 씨께서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 불합격 선고를 내려줬으면 합니다.”이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자칫하면 큰일이 날만 했다.“검수는 말이죠, 합격이면 합격이고 불합격이면 불합격인 겁니다,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말이죠.”장재호가 식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그러자 정홍민이 다시 말했다.“재호 씨,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다 재호 씨의 말 한마디에 달린 거 아닙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불합격 선고만 내려주시면 앞으로 다시는 그 어떠한 요구도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사실 정홍민의 말이 맞았다, 프로젝트의 합격 여부는 장재호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었다.말 한마디에 별장을 얻을 수 있는 이런 일은 그 누구라도 거절하기 힘들었다.장재호가 망설이고 있던 사이,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장재호의 아버지가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죄송합니다,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셔서 잠시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장재호가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룸 안,정자옥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오빠, 저 사람이 우리 요구를 들어줄까?”그러자 정홍민이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말 한마디에 몇 십억이 넘는 별장을 바꿀 수 있는데 너라면 안 받아들일 것 같아?”“하지만 검수가 불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정봉상한테 큰 타격은 못 입힐 것 같은데, 정돈해서 다시 합격을 받으면 그만이잖아.”“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아? 정봉상 이미 열 곳이 넘는 회사랑 계약서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일단 검수가 불합격을 받게 되면 계약서는 미뤄야 할 거야. 그렇게 되면 상가에서 어떻게 생각하겠어? 정봉상을 믿을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성북땅 프로젝트도 믿지 못하게 될 거고. 그때 우리가 나서면 돼, 매스컴을 동원해서 공정상들의 내막을 날조해 내면 정봉상은 그걸로 끝이라고.”거짓말을 하는 건 쉽지만 요언을 물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검
그 다음 날, 정오가 다가올 무렵.구름 하나 없는 화창한 날씨에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편해진다. 동시에 오늘은 강남구의 제일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성북땅 프로젝트가 한 차례 끝났으며, 만약 순리 롭다면 성북에는 곧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다. 동시에 만약 운이 좋다면, 뒤로 남은 두 차례 공사가 빠르게 진행 될 것이다. 성북, 강남구에서 제일 낙후된 지역이지만 이번 백화점이 빠르게 건설 된다면, 먹자골목과 오락장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성북이 강남구의 경제중심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축하연 파티에 중요인물이 빠질 수 없다. 잘나가는 인물, 높은 직위의 임원들은 초대를 받아 현장에 일찍히 도착하여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있었다. 정몽연과 강책도 도착했다. 정봉성의 가족이기도 하며, 두 사람 모두 항성 주얼리의 담당자로써 신분이 매우 높았기에 파티 정중앙 자리에 안내를 받았다. 강책은 무덤덤했지만, 정몽연은 부담스러운 지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유명인사들 중에 그들보다 신분이 더 낮은 자신이 중앙에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덥썩 잡았다.“여보, 당신은 오늘 항성 주얼리 총지배인으로 초대받은 거야. 이 자리에 있는 건 당연한거야. 너무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어.” 정몽연은 길게 심호흡을 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뒤에서 숨어있는 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곧이어 파티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정봉성은 모두가 주목하는 시선 아래, 레드 카펫을 밟으며 무대위로 올라갔다. 멀끔한 정장차림, 깔끔한 머리스타일로 꾸민 모습이였다. 현장에 있던 여성분들은 그의 외모에 환호하기도 했다. 사실 정봉성은 아직 미혼상태이기에 그를 결혼상대로 생각해둔 사람이 많았다. 있는 힘을 다해 정봉성의 이목을 끌려고 했지만 오늘의 정봉성은 지금까지 그를 뒤에서 묵묵히 지켜준 강책에게 시선이 갔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밑으로 내리는 시늉을 했다.“여러분들의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정봉성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다름아닌 그의 친척 누나 정자옥이였다. 그녀의 옆에는 정홍민까지 앉아있었다. 그들은 초대장을 받고 온 것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통해 초대표를 입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헛기침을 하고 정봉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습니다. 아직 검사 전이라 완공이라는 말은 섣불렀던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검사직원을 불러 검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말이 끝나자 정자옥이 “둘째야,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라며 시비를 걸었다. 정봉성은 겉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녀에게 물었다.“누님, 제가 뭐라도 잘못한게 있는 겁니까?” 정자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잘못한 게 아니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검사결과를 발표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쩔려고 그러는 거야? 걱정되서 그러지. 일단 검사직원이랑 가서 따로 이야기 좀 해봐, 서둘러서 발표하려고 하지 말고.” 그녀의 의아한 말을 정봉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에 유명 인사, 높은 직위의 임원들까지 모인 자리에서 사기를 치는 행각은 할 수 없다. 정자옥의 함정에 정봉성이 걸려버린 것이다. “그런 걱정은 사양할게. 난 누구처럼 사기를 치는 사람은 아니거든, 검사 결과가 좋던, 나쁘던 무조건 지금 공개발표 할거야.” 사실, 정봉성은 건물 심의결과에 자신이 있었다. 검사직원들이 오기 전에 다른 회사를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 시공은 정봉성의 엄격한 관리 아래로 진행 되었으며 불법 행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올바른 행동에 전혀 겁날 것이 없었다. 한편, 자리에 앉아있는 강책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정몽연에게 속삭였다.“예감이 좋지 않아. 정자옥은 일부러 정봉성을 자극시켜서 심의결과를 빨리 발표하려고 하는 것 같아.” “근데, 그게 왜? 봉성 오빠는 잘못한 게 없지 않아? 뒤로 재료를 뺀 적도 없고 말이야. 그리고 검사는 이미 했을 거야.” “검사와 발표는 다를 수 있어
장재호의 행동 때문에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결과에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재호와 정홍민 사이는 곧 입장 발표의 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장재호가 무대위로 향하고, 정몽연의 손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책의 곁으로 가서 속삭였다.“장재호란 사람 딱 봐도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정홍민이랑 아는 사이 같은 데, 분명히 뇌물을 받았을 거야. 왜 저런 사람한테 심의 발표를 맡긴 거야?” 강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의 발표는 건설국에서 지정된 직원만이 맡을 수 있는 역할 이였다. 만약 장재호가 정홍민의 손을 잡았다면 결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강책은 묵묵히 핸드폰을 꺼내 책상에 두었다. 강책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정봉성이 망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바로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무대 위로 향했다. 장재호는 한 걸음, 한 걸음 무대위로 올라가서 정봉성과 악수를 했다. 정봉성은 가득 의심이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선생님,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봉성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장재호는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는 옷을 정리했다. 무대 아래에 있는 정자옥은 “장선생님, 꼭 공평하게, 아무 숨김없이 말씀해 주셔야 하는 거 잘 아시죠?” 라며 소리를 질렀다. 정자옥은 장재호에게 다른 의미로 ‘주의’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1분 이라도 빨리 정봉성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했다. 장재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정여사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건설국이 지정한 검사기관으로, 공평,공정하게 아무런 숨김 없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제가 없는 말이 였지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말에 담긴 뜻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과 눈빛에서 이번 심의 발표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봉성은 두 사람의 ‘연기’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장재호는 낮고 우렁찬 목소리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심의 결과는 합격입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도 걱정되는 마음에 먼저 목양일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예상치 못한 합격 결과발표에 당황한 눈치였다. 사람들 모두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는 제대로 들었는 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 까지 정홍민에게 눈빛까지 맞추며 같은 편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갔다. 이 중 제일 경악한 건 정홍민과 정자옥, 정남매였다. 특히 정자옥은 방금 전 자기가 한 뻘짓을 생각하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심장박동이 빨라지자 장재호를 가르키며 물었다.“이봐요, 장선생님. 똑바로 다시 확인해주세요, 그 쪽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많은 시선이 지목되는 와중에도 전혀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장재호의 미소는 정색으로 바뀌었다.“저희는 건설국에서 지정한 검사기관으로, 현재까지 소규모부터 대규모의 건물을 100종은 넘게 조사해왔습니다. 그 의심은 저희 기관에 대한 의심이며, 또한 건설국에 대한 불의로 보여집니다! 정자옥씨, 만약 저 장재호가 방금 전 틀린 말을 했다면 증거를 보여주시고, 만약 증거도 없는 데 계속해서 그런 말을 퍼붓는 다면 명예회손죄로 고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자옥을 크게 뉘우치게 만들었다. 정자옥은 발끈해서 말 한마디 잘 못했다가 장재호에게 크게 혼났다. 정홍민은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고는 정자옥을 말리며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장재호에게 말했다.“장선생님, 오해십니다. 제 동생은 선생님을 의심한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말이 헛나와 전달이 잘못 된 것 같습니다. 넓으신 아량으로 한번 용서해주시는 게 어떠 신지요, 어린 여자애가 뭘 알겠습니까?” 정홍민의 말솜씨에 장재호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계속해서 정자옥과 다투게 된다면 여론이 나빠질 것이다. 하지만 장재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대상을 바꾸어 정홍민
정홍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 뜻은 사람들에게 그의 민낯을 밝히겠다는 뜻이였다. 오랜시간동안 일에서 실패는 있어도 군중들 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한 건 처음이였다. 그의 앞에 떨어진 것은 열쇠가 아닌 그의 체면, 자존심이였다.“오빠?” 정자옥은 상황을 살피고는 재빨리 열쇠를 주었다. 그리고 정홍민에게 정신차리라는 듯 그의 옷깃을 잡아 당겼다. 정홍민은 장재호를 죽을듯이 노려 보았다. 눈빛에는 언젠간 꼭 뼈까지 으스러주겠다는 복수의 의지가 담겨져있었다. 장재호도 그를 노려보았다. 몇 십년동안 업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기에 그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다. 빠른 처리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눈치를 챘다. 정홍민이 ‘별장’이라는 뇌물을 장재호에게 건넸지만 장재호는 거절을 한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폭로한 탓에 정홍민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자리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다리를 꼬아 구경을 하고 있었다. 긴 시선 끝에 정홍민은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보통 사람이였다면 바로 주먹질부터 했었지만 정홍민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는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장재호는 코웃음을 치고는 뒤를 돌아 정봉성을 바라보았다.“정선생님, 이것은 검사결과증명서 입니다.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철저히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는 돌려서 정남매를 욕했다. 사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정홍민,정자옥이 자리에 남아 있는 이상 비웃음거리의 상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대 위에서 정봉성은 증명서를 건네받고는 정중하게 말했다.“장선생님의 공정한 검사에 감사드립니다.” 그의 한마디는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진심이였다. 만약 장재호가 뇌물의 유혹에 이기지 못하였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결과 발표가 불합격이였다면 정봉성이 겪어야 할 결과는 돈, 명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장재호는 정봉성을 살린 것이다.“장선생님, 수고하셨어요. 자리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정봉성은 장재호에게 제일 중심 위치에 있는 자리로 안내했다. 장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