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민은 장재호를 한참 쳐다보다 말했다.“내일 재호 씨께서 성북땅 1기의 프로젝트를 검수하러 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재호 씨께서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 불합격 선고를 내려줬으면 합니다.”이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자칫하면 큰일이 날만 했다.“검수는 말이죠, 합격이면 합격이고 불합격이면 불합격인 겁니다,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말이죠.”장재호가 식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그러자 정홍민이 다시 말했다.“재호 씨,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다 재호 씨의 말 한마디에 달린 거 아닙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불합격 선고만 내려주시면 앞으로 다시는 그 어떠한 요구도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사실 정홍민의 말이 맞았다, 프로젝트의 합격 여부는 장재호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었다.말 한마디에 별장을 얻을 수 있는 이런 일은 그 누구라도 거절하기 힘들었다.장재호가 망설이고 있던 사이,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장재호의 아버지가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죄송합니다,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셔서 잠시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장재호가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룸 안,정자옥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오빠, 저 사람이 우리 요구를 들어줄까?”그러자 정홍민이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말 한마디에 몇 십억이 넘는 별장을 바꿀 수 있는데 너라면 안 받아들일 것 같아?”“하지만 검수가 불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정봉상한테 큰 타격은 못 입힐 것 같은데, 정돈해서 다시 합격을 받으면 그만이잖아.”“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아? 정봉상 이미 열 곳이 넘는 회사랑 계약서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일단 검수가 불합격을 받게 되면 계약서는 미뤄야 할 거야. 그렇게 되면 상가에서 어떻게 생각하겠어? 정봉상을 믿을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성북땅 프로젝트도 믿지 못하게 될 거고. 그때 우리가 나서면 돼, 매스컴을 동원해서 공정상들의 내막을 날조해 내면 정봉상은 그걸로 끝이라고.”거짓말을 하는 건 쉽지만 요언을 물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검
그 다음 날, 정오가 다가올 무렵.구름 하나 없는 화창한 날씨에 사람들의 마음도 덩달아 편해진다. 동시에 오늘은 강남구의 제일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성북땅 프로젝트가 한 차례 끝났으며, 만약 순리 롭다면 성북에는 곧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다. 동시에 만약 운이 좋다면, 뒤로 남은 두 차례 공사가 빠르게 진행 될 것이다. 성북, 강남구에서 제일 낙후된 지역이지만 이번 백화점이 빠르게 건설 된다면, 먹자골목과 오락장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성북이 강남구의 경제중심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축하연 파티에 중요인물이 빠질 수 없다. 잘나가는 인물, 높은 직위의 임원들은 초대를 받아 현장에 일찍히 도착하여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있었다. 정몽연과 강책도 도착했다. 정봉성의 가족이기도 하며, 두 사람 모두 항성 주얼리의 담당자로써 신분이 매우 높았기에 파티 정중앙 자리에 안내를 받았다. 강책은 무덤덤했지만, 정몽연은 부담스러운 지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유명인사들 중에 그들보다 신분이 더 낮은 자신이 중앙에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덥썩 잡았다.“여보, 당신은 오늘 항성 주얼리 총지배인으로 초대받은 거야. 이 자리에 있는 건 당연한거야. 너무 부담스러워 할 필요 없어.” 정몽연은 길게 심호흡을 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뒤에서 숨어있는 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곧이어 파티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정봉성은 모두가 주목하는 시선 아래, 레드 카펫을 밟으며 무대위로 올라갔다. 멀끔한 정장차림, 깔끔한 머리스타일로 꾸민 모습이였다. 현장에 있던 여성분들은 그의 외모에 환호하기도 했다. 사실 정봉성은 아직 미혼상태이기에 그를 결혼상대로 생각해둔 사람이 많았다. 있는 힘을 다해 정봉성의 이목을 끌려고 했지만 오늘의 정봉성은 지금까지 그를 뒤에서 묵묵히 지켜준 강책에게 시선이 갔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밑으로 내리는 시늉을 했다.“여러분들의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정봉성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다름아닌 그의 친척 누나 정자옥이였다. 그녀의 옆에는 정홍민까지 앉아있었다. 그들은 초대장을 받고 온 것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통해 초대표를 입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헛기침을 하고 정봉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습니다. 아직 검사 전이라 완공이라는 말은 섣불렀던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검사직원을 불러 검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말이 끝나자 정자옥이 “둘째야,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라며 시비를 걸었다. 정봉성은 겉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녀에게 물었다.“누님, 제가 뭐라도 잘못한게 있는 겁니까?” 정자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잘못한 게 아니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검사결과를 발표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쩔려고 그러는 거야? 걱정되서 그러지. 일단 검사직원이랑 가서 따로 이야기 좀 해봐, 서둘러서 발표하려고 하지 말고.” 그녀의 의아한 말을 정봉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회에 유명 인사, 높은 직위의 임원들까지 모인 자리에서 사기를 치는 행각은 할 수 없다. 정자옥의 함정에 정봉성이 걸려버린 것이다. “그런 걱정은 사양할게. 난 누구처럼 사기를 치는 사람은 아니거든, 검사 결과가 좋던, 나쁘던 무조건 지금 공개발표 할거야.” 사실, 정봉성은 건물 심의결과에 자신이 있었다. 검사직원들이 오기 전에 다른 회사를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 시공은 정봉성의 엄격한 관리 아래로 진행 되었으며 불법 행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올바른 행동에 전혀 겁날 것이 없었다. 한편, 자리에 앉아있는 강책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는 정몽연에게 속삭였다.“예감이 좋지 않아. 정자옥은 일부러 정봉성을 자극시켜서 심의결과를 빨리 발표하려고 하는 것 같아.” “근데, 그게 왜? 봉성 오빠는 잘못한 게 없지 않아? 뒤로 재료를 뺀 적도 없고 말이야. 그리고 검사는 이미 했을 거야.” “검사와 발표는 다를 수 있어
장재호의 행동 때문에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결과에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재호와 정홍민 사이는 곧 입장 발표의 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장재호가 무대위로 향하고, 정몽연의 손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책의 곁으로 가서 속삭였다.“장재호란 사람 딱 봐도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정홍민이랑 아는 사이 같은 데, 분명히 뇌물을 받았을 거야. 왜 저런 사람한테 심의 발표를 맡긴 거야?” 강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의 발표는 건설국에서 지정된 직원만이 맡을 수 있는 역할 이였다. 만약 장재호가 정홍민의 손을 잡았다면 결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강책은 묵묵히 핸드폰을 꺼내 책상에 두었다. 강책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정봉성이 망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바로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무대 위로 향했다. 장재호는 한 걸음, 한 걸음 무대위로 올라가서 정봉성과 악수를 했다. 정봉성은 가득 의심이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선생님,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봉성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장재호는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는 옷을 정리했다. 무대 아래에 있는 정자옥은 “장선생님, 꼭 공평하게, 아무 숨김없이 말씀해 주셔야 하는 거 잘 아시죠?” 라며 소리를 질렀다. 정자옥은 장재호에게 다른 의미로 ‘주의’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1분 이라도 빨리 정봉성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했다. 장재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정여사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건설국이 지정한 검사기관으로, 공평,공정하게 아무런 숨김 없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제가 없는 말이 였지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말에 담긴 뜻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과 눈빛에서 이번 심의 발표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봉성은 두 사람의 ‘연기’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장재호는 낮고 우렁찬 목소리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심의 결과는 합격입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도 걱정되는 마음에 먼저 목양일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예상치 못한 합격 결과발표에 당황한 눈치였다. 사람들 모두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는 제대로 들었는 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 까지 정홍민에게 눈빛까지 맞추며 같은 편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갔다. 이 중 제일 경악한 건 정홍민과 정자옥, 정남매였다. 특히 정자옥은 방금 전 자기가 한 뻘짓을 생각하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심장박동이 빨라지자 장재호를 가르키며 물었다.“이봐요, 장선생님. 똑바로 다시 확인해주세요, 그 쪽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많은 시선이 지목되는 와중에도 전혀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장재호의 미소는 정색으로 바뀌었다.“저희는 건설국에서 지정한 검사기관으로, 현재까지 소규모부터 대규모의 건물을 100종은 넘게 조사해왔습니다. 그 의심은 저희 기관에 대한 의심이며, 또한 건설국에 대한 불의로 보여집니다! 정자옥씨, 만약 저 장재호가 방금 전 틀린 말을 했다면 증거를 보여주시고, 만약 증거도 없는 데 계속해서 그런 말을 퍼붓는 다면 명예회손죄로 고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자옥을 크게 뉘우치게 만들었다. 정자옥은 발끈해서 말 한마디 잘 못했다가 장재호에게 크게 혼났다. 정홍민은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고는 정자옥을 말리며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장재호에게 말했다.“장선생님, 오해십니다. 제 동생은 선생님을 의심한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말이 헛나와 전달이 잘못 된 것 같습니다. 넓으신 아량으로 한번 용서해주시는 게 어떠 신지요, 어린 여자애가 뭘 알겠습니까?” 정홍민의 말솜씨에 장재호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계속해서 정자옥과 다투게 된다면 여론이 나빠질 것이다. 하지만 장재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였다. 그는 대상을 바꾸어 정홍민
정홍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 뜻은 사람들에게 그의 민낯을 밝히겠다는 뜻이였다. 오랜시간동안 일에서 실패는 있어도 군중들 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한 건 처음이였다. 그의 앞에 떨어진 것은 열쇠가 아닌 그의 체면, 자존심이였다.“오빠?” 정자옥은 상황을 살피고는 재빨리 열쇠를 주었다. 그리고 정홍민에게 정신차리라는 듯 그의 옷깃을 잡아 당겼다. 정홍민은 장재호를 죽을듯이 노려 보았다. 눈빛에는 언젠간 꼭 뼈까지 으스러주겠다는 복수의 의지가 담겨져있었다. 장재호도 그를 노려보았다. 몇 십년동안 업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기에 그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다. 빠른 처리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눈치를 챘다. 정홍민이 ‘별장’이라는 뇌물을 장재호에게 건넸지만 장재호는 거절을 한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폭로한 탓에 정홍민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자리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다리를 꼬아 구경을 하고 있었다. 긴 시선 끝에 정홍민은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보통 사람이였다면 바로 주먹질부터 했었지만 정홍민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는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장재호는 코웃음을 치고는 뒤를 돌아 정봉성을 바라보았다.“정선생님, 이것은 검사결과증명서 입니다.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철저히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는 돌려서 정남매를 욕했다. 사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정홍민,정자옥이 자리에 남아 있는 이상 비웃음거리의 상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대 위에서 정봉성은 증명서를 건네받고는 정중하게 말했다.“장선생님의 공정한 검사에 감사드립니다.” 그의 한마디는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진심이였다. 만약 장재호가 뇌물의 유혹에 이기지 못하였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결과 발표가 불합격이였다면 정봉성이 겪어야 할 결과는 돈, 명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장재호는 정봉성을 살린 것이다.“장선생님, 수고하셨어요. 자리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정봉성은 장재호에게 제일 중심 위치에 있는 자리로 안내했다. 장
장재호가 말했다.“만약 그때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저희 아버지는 지금쯤 감옥살이를 하고 계시고 있을 겁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제 아버지의 여러 수치스러운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서서 제 아버지를 도우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홍민이 정봉성을 헤치려고 할 때, 혼을 좀 내줬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 검사요원들에 대한 존종도 올라가는 동시에 강선생님의 은혜를 갚게 되는 것이지요. 제 아버지를 구해주신 건, 저를 구해준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이 은혜는 평생을 갚아도 모자랍니다.” 강책은 그의 성품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강책은 이런 우수한 인재는 조만간 꼭 다시 찾아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본 뒤, 계속 술을 들이켰다. 몇 잔을 마시고 난 뒤, 장재호가 작은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강선생님, 정홍민을 꼭 주의하십시오. 아직까지 포기는 안했을 겁니다. 게다가 오늘은 강선생님을 노리고 온 겁니다.” “저를 노리다니요?” “어제 저녁, 뇌물을 건넬 때 문 쪽에서 강선생님과 정봉성씨에게 복수를 할 거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정확한 방법은 못 들었지만,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무대 위, 정봉성은 긴 강연을 펼쳤고, 마지막으로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마지막으로, 저를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분께 감사의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이 분의 응원과 힘이 없었다면 저 정봉성은 이 자리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정봉성의 말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느껴졌다. 이때, 강책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몸에 닭살이 돋기 시작했다. 정몽연은 헛기침을 하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보, 내가 뭐라 그랬어? 둘째 오빠는 꼭 감사인사할 거라고 알려줬지?” 강책도 감사인사가 싫은 것은 아니였지만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따로 불러서 술이나 마시자고 약속을 잡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때 정봉성이 큰 소리로 외치며 손가락으로 강책을 가리켰다.“
눈 앞으로 커다란 케이크가 다가오자, 강책은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럽기만 했다. 서경에서 목숨이 왔다가는 하는 순간 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이때,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 졌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케이크 중 머리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 퍽-이라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어서 케이크 전체가 마치 도미노 처럼 바닥으로 하나씩 하나씩 떨어졌다. 바닥이 모두 케이크판이 되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경악을 하며, 안색이 나빠졌다. 자리에는 쥐 죽은듯 조용했다. 연주자들도 연주를 멈추고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중, 정홍민과 정자매만 입을 벌리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홍민은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그녀를 칭찬했다. 그들은 예전부터 정봉성이 강책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 지 알고 있었고, 정자옥은 미리 선물에 함정을 파놓은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바라보며, 정남매는 정봉성이 어떻게 변명할 지 궁금했다. 만약 정자옥 자신이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정봉성과 손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몽연이 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와 정봉성을 화해시키기 위해 했던 모든 시간들이 케이크 때문에 날라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보..” 정몽연은 정봉성을 위해 말을 하려 했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른 쪽에서는 정봉성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며 무대밑으로 내려왔다. 이어서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보고는 화나고 슬픈 마음에 아무말도 꺼내지 못했다. 작은 감사 이벤트 마저 망쳐버린 자신의 부주의함에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강책, 그게..” 정봉성은 무슨 말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이때 강책이 손을 내밀어 그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책이 표정변화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정리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강책이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강책이 혹여나 정봉성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