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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26화

석민한은 똑똑한 사람이였기에 강책의 뜻을 단숨에 알아차렸다. 그는 선물을 다시 집어들고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강팀장님, 솔직하게 말씀 해주십시오. 얼마가 필요하신 겁니까?”

강책은 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석사장님, 저 강책을 너무 속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돈은 필요 없습니다.”

“돈이 필요없다면,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강책은 지그시 석민한을 바라보며 “남은 물품을 원합니다.” 라고 답했다. 석민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책의 물품의 한 부분은 유사가 사가져갔으며, 남은 물품은 강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리저리 하지도 못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강책의 목표가 자신의 손에 남아있는 물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석민한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강팀장님, 역시 일반인들과는 다르시네요. 가격만 잘 쳐주신다면 바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석민한은 큰 양보를 한 것이다. 그는 강책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고, 원가로 강책에게 팔 생각이였다. 유사에게서 돈을 많이 얻어냈으니, 남은 물품에서 더 이상의 돈을 뜯을 필요가 없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두 손가락을 내밀었다.

“200억?”

석민한은 눈을 깜빡깜빡 거렸다. 유사의 거금과 비교하면 200억은 터무니 없이 작았지만 손해는 없었다. 그는 “좋습니다.” 라며 시원하게 답했다. 하지만 강책은 손가락을 흔들고는 “석사장님,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200억이 아니라 20억입니다.” 라며 말했다.

“20억?”

석민한은 탁자를 치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물품의 매입가가 어떻게 되시는 지 아십니까? 공짜로 달라고 하시지 그래요!”

그는 그제서야 강책의 의미를 깨달았다. 평소 같았으면 버럭 화를 내고, 자리를 나갔겠지만 부탁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분노를 억제하는 수 밖에 없었다. 강책은 화가 난 석민한을 무시하고는 말을 이었다.

“석사장님, 유사한테서 받은 돈이 많으시지 않습니까? 저 물품 쯤 공짜로 준다고 해서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강책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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