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설해용의 명치를 걷어찼고, 걷어찼을 때 마치 쇠망치처럼 단단하고 무거웠다. 빵!!!설해용은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개가 성급하게 담을 뛰어넘는 건가요?”"개는 아무리 뛰어넘어도 개일뿐입니다, 사자와는 영원히 싸울 수 없죠.” 말을 끊은 강책은 돌아서서 소한을 데리고 카페를 떠났고 더 이상 설해용의 일에 참견하지 않았다.그가 참견할 필요도 없었다. 설해용이 항성 주얼리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갈취해갔으니 경찰은 당연히 그를 찾을 것이고, 이 남자는 아마 감옥에서 십 몇 년을 보내야 할 것이다.강책과 소청은 카페에서 나와 차에 올랐다.그러자 소한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오늘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겨서 너무 얼떨떨해. 설해용이 항성 주얼리의 사람이었다니, 게다가 형부도 항성 주얼리의 관리인이라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그녀는 말을 하며 강책을 바라보았다.“형부, 생각보다 더 대단한걸, 언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어?”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아, 형부가 우리 언니한테 패를 다 깠구나? 그럼 앞으로 얼마나 돈이 있는지 언니가 다 알겠네?”강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최근 계약한 명예 매니저를 포함한 항성 주얼리 판매 매니저는 강책의 많은 신분 중 눈에 띄지 않는 것에 불과했다.수라군신, 강남구의 총책임자, 강책은 정몽연에게 언제 다 밝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 말도 안 되는 신분이라 말하면 정몽연을 놀라게 할까 봐서였다.더욱이 정몽연이 강책의 정체를 알게 되면 괜한 폐를 끼치고 위험할 수도 있었다. 말을 할지 안 할지는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강책은 시동을 건 뒤 차를 몰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차는 넓은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소한은 이따금씩 강책을 몰래 바라보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강책 같은 남자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매우 안정감을 느꼈으며, 그녀 같은 여자는 웬만한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쓸쓸한 방 안, 고독한 한 사람이 쓸쓸하게 지루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정몽연은 침대에 걸터앉아 두 눈으로 TV를 바라보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강책 생각뿐이었다.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녀의 마음은 매우 초조하고 불안했다.강책과 함께 있는 이 시간 동안 그녀는 매우 즐거웠고, 즐거웠던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하지만......소한의 모습이 정몽연의 머릿속에 떠오르기 전까지만 말이다.예쁘고 생기발랄하게 생긴 이 미소녀는 정몽연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동생이다.만약 이 세상에 강책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소한 말고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정몽연은 소한이 강책과 떠날 때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었던 것을 기억했고, 그것은 여자의 행복한 웃음이었다.여자가 절대적인 기쁨을 느낄 때 비로소 생기는 웃음.정몽연도 자주 보여주는 이 웃음은 강책과 함께 있을 때 나왔고, 지금도 같은 웃음으로 강책의 곁을 맴돌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소한의 것이었다."책아~~"정몽연은 처음으로 이 남자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며 조용히 외쳤다.생각해 보니 조금은 우스웠다.강책이 막 돌아왔을 때를 떠올려보면, 정몽연은 계속해서 강책을 미워하고, 강책을 무시하고, 심지어 강책과 이혼하려고 했었다.하지만 지금은?하루 24시간 강책과 함께 지내다 보니 은연중에 강책을 깊이 사랑하게 된 것 같았고, 그녀는 강책을 잃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평생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정몽연은 강책에게 자신의 첫 감정을 거침없이 주었고, 어렵게 얻은 감정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강책이 소한을 사랑하게 될지 어떨지 그녀는 모른다.그녀는 심지어 남자는 바람을 피우는 것도 정상이고, 그저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그가 참을 수 있을까?정몽연은 어려서부터 이런 일을 참고만 있지 못하도록 교육을 받았다.생각하다 보니 정몽연은 무서워서 울음이 났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슬피 울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그녀가 강책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이 없지만 강책은 결코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 사랑은 반드시 후회가 될 것이다.어떤 사랑은 생기는 순간부터 비극이 될 수밖에 없고, 후회가 될 수 있으며, 마음속에 영원한 추억으로만 남게 될 수 있다.소한은 그렇게 오랫동안, 힘없이 울었다. 강책은 직접 소한을 그녀의 집으로 돌려보낸 후에야 차를 몰고 정 씨네 집으로 돌아갔다.차를 세운 뒤, 그가 집 앞으로 가서 대문을 밀었다.방 안은 텅 비어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정계산은 출근을 했고, 소청은 저녁에 해먹을 재료를 사러 갔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정몽연은?강책은 심호흡을 하고 소한과의 일을 머릿속에서 모두 털어낸 뒤 한 줄기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여보, 다녀왔어."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강책은 약간 의심스러웠다, 보통 이럴 땐 정몽연이 매우 반갑게 맞아주고, 설령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여보~~'라고 반갑게 맞아주는 게 보통인데 오늘은 집 안이 매우 조용했다.정몽연도 나간 건가?강책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티 테이블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외투를 벗으며 침실로 들어갔다.그러자 정몽연이 침대에 누워 울며 지쳐있는 모습이 보였다."여보?!" 남자의 본능에 정몽연이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 강책은 황급히 달려가 주저앉으며 다급히 물었다."여보, 왜 그래?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안 그래도 조용하던 정몽연은 강책을 보자마자 왠지 큰 억울함을 당한 듯 가슴의 쓰라림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며 오열했다."비켜!!!"정몽연은 강책을 홱 밀어젖히고 다른 쪽으로 몸을 돌렸고, 그 모습을 본 강책은 더욱 다급해졌다. "여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해 봐, 내가 꼭 도와줄게."하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혼란스럽다."저리 가! 난 널 보고 싶지도 않고 네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정몽연은 이불로 자신을 덮으며 더욱 슬퍼했고 울수록 목소리가 커졌다.강책은 수라전신으로서 전장에서 적을 참수하고 일 대 백으로
강책은 얼굴이 창백하고 숨을 가쁘게 내쉬었으며, 눈빛이 흐리멍텅해 곧 죽을 사람 같았다.이번에 정몽연은 정말 무서웠다, 그녀는 단지 강책에게 화를 낼 뿐이지, 절대 강책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어떻게 자신이 전쟁터에서 싸우고 온 강책을 그저 살짝 밀기만 하고도 이렇게 만들 줄 알았을까?"여보, 나 놀래지 마, 제발."강책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나, 나, 안 될 것 같은데, 그 삼도(三的)의 부상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더 심해진 것 같아.""그럼, 그럼 바로 119로 전화할게!""늦었어."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았다. "여보, 죽기 전에 말하고 싶은 건 내 생에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고 그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거야. 내 마음에는 너 하나뿐이고, 두 번째 여자는 존재하지 않아."정몽연은 울음을 터뜨렸다."그런 말 하지 마, 지금 당장 병원에 데려갈게.""아니, 내 말을 믿지 않으면 죽어도 눈을 감을 수가 없어."그러자 정몽연은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널 믿어, 네가 살아남기라도 한다면 난 뭐든 널 믿을거고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다 순응할 거야.""그 말 정말이야?""그렇다니까!""그럼 얼굴을 가까이 대봐, 마지막으로 널 보고 싶어."정몽연이 고개를 숙이자 강책은 두 손을 불쑥 내밀어 정몽연을 끌어안은 뒤 정몽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이 순간, 사랑이 넘쳐흘렀다.정몽연은 아무런 몸부림도 없이 사랑을 즐겼고, 두 사람은 다정하게 포옹하며 오랫동안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한참 후, 강책의 품에서 벗어나자 정몽연은 그제야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너, 너 거짓말이지? 넌 완전 멀쩡하잖아!"정몽연은 부끄러워하며 강책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알았어, 알았어, 네가 계속 이렇게 때리면 난 몸이 망가질걸."강책은 정몽연을 가로막고 품에 안았다."이제 내가 널 향한 사랑이 유일하고 진심인 걸 알았지?""흥." "네가 날 속이고 있는 건지 어떻게 알아? 오늘 너랑 소한이 나갔을 때 내가 똑똑히 봤
"나쁜 놈! "정몽연은 강책을 한 번 더 때리려 했지만 이번에는 강책에게 먼저 두 손을 잡혔다. "방금 네가 말했었지, 내가 살 수 있는 한,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들어준다고 했잖아. 이제 우리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어.”강책이 말했고, 정몽연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 말은 무효야, 방금 넌 날 속였잖아 이 나쁜 놈아.” "그 말이 무효라면, 어제 그 내기는? 졌으면 아이를 가지기로 했는데 이건 잡아떼지 못하지. 넌 이제 도망치려 도망갈 수 없다고!” 그는 정몽연을 덥석 끌어안고 침대에 던졌고, 이번에는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정몽연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드디어, 드디어 오는 건가? 그녀는 오랫동안 기다렸고 기대했으며, 큰 기쁨과 슬픔, 그리고 이별을 겪었고, 마침내 이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지금이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고, 정몽연은 수줍고 흥분되면서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그녀는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날이 어두워졌을 때 장모 소청이 반찬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대문을 열자 안방에서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속으로 놀라서 가볍게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 귀를 기울였다.틀림없다, 그녀가 속으로 상상한 대로였다! 소한은 싱글벙글 웃으며 밖으로 나가 문을 살짝 닫았다.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출퇴근을 하고 돌아온 장인 정계산을 마주쳤다. "아니, 집에 가서 밥을 하지 않고 여기서 뭘 하는 거야?”정계산이 의아한 듯 물었다.“어서 가, 어서.”소청이 정계산을 끌고 밖으로 나가자, 정계산은 어리둥절했다.“왜 그러는 거야? 설마 집에 사람을 숨긴 건 아니겠지?”“어휴, 이 망나니 영감님이 뭐라고 하는 거야?” "사람을 숨기지도 않았는데 왜 이러는 거야?” 그러자 소청은 야릇하게 웃으며 말했다.“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요, 우리가 곧 손자를 볼 수 있을 거예요!”그러자 정계산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손자는 무슨, 몽연이는 아직 배도 안 불렀는데 무슨 손자?”하지만 그가 말
저녁식사가 매우 푸짐하게 차려졌다. 강책의 품에 안긴 정몽연은 오늘 부모님 앞에서도 강책의 품에서 떠나기가 아쉬웠다.정계산과 소청 부부는 그들을 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소청은 정몽연에게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떠서 앞에 놓았다."몽연아, 자, 닭고기 수프 좀 먹어. 몸보신 잘 해야 한다.” 그제야 정몽연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엄마, 무슨 소리예요? 밥 먹을 때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소청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아휴,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너희들은 결혼한 지 6년이 다 돼가는데 진작에 부부생활을 했어야지.” 그녀는 말을 하더니 강책을 바라보았다. "책아, 내게 손자를 줄 자신이 있니?"강책은 부끄러워서 당장이라도 구멍을 판 뒤 들어가고 싶었다.이 노부부는 매우 노골적이어었고, 어떤 말이든 다 내뱉었다. "아, 어머니, 이 일은 대답하기 곤란한걸요.”그러자 소청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그렇지.” 정몽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입을 삐죽거렸다.“엄마, 이제 그만 말해요.” "그래그래, 이제 말하지 않으마.” 소청은 정계산을 보더니 팔로 그를 툭툭 쳤고, 정계산은 깨달은 듯 말을 꺼냈다.“네 엄마가 방금 한 말은 좀 직설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치는 있다. 책아, 몽연아, 너희들 마음 편히 집에서 몸조리해, 분명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야."정몽연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엄마의 잔소리가 끝이 나니 이번에는 아빠의 잔소리가 들려왔고, 정말 끝이 없었다. 정몽연, 강책 부부가 두 노인의 수다를 견디지 못할 때 구세주가 찾아왔다.정봉성이 부랴부랴 들어오며 말했다.“작은 아버지, 숙모, 강책, 동생아 내가 왔어.” 정몽연은 뜻밖의 등장에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말머리를 돌릴 구실이 생긴 것이다.그녀는 단 한 번도 지금처럼 정봉성이 귀엽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둘째 오빠, 빨리 와서 앉아.” 정봉성도 사양하지 않고 스스로 의자를 가지고 온 뒤 자리에 앉았다. 그는 젓가락을 들고 고기 한 점을 집고는 입에 넣
정계산은 허허 웃었다.그는 현재의 자신에게 매우 만족했고 이전의 황폐한 세월을 모두 정산했다고 자신했다! ......어둠 속, 어수선한 공장, 낡은 사무실 건물.보잘것없는 작은 공장인 DG제조.손 대표는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최근 회사는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생산된 원자재는 모두 불량품으로 팔리지 않았기에 파산할 위기에 처했다. 잘 사는 데 익숙해진 손성민은 파산을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고, 파산을 하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막막했다.그렇게 많은 직원이 매일 그를 쫓아다니며 그들에게 맞는 수밖에 없는 건가? "짜증 나 죽겠군!” 그는 또한 수 억 원의 도박 빚을 지고 있었고, 이 돈을 갚지 않으면 빚 독촉 회사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고 그를 가만두지 않을 거였다. 손성민은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그때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키 큰 남자가 문간에 서서 문틀에 기대어 열려 있는 방문을 두드렸다.쿵, 쿵, 쿵.손성민은 인기척을 듣자 고개를 돌렸고, 그 사람과 마주치자 얼어 붇었다. "너는……정홍민?” "아이고 동창아, 감옥에서 나왔구나?""축하한다 축하해!"정홍민은 곧장 방 안으로 들어가 앉아 다리를 꼬았다."나한테 시치미 뗄 생각하지 말고, 며칠 전에 사람을 보내서 알려줬는데, 그새 잊은 건 아니겠지?”손성민은 얼굴이 붉어졌다.며칠 전에 정홍민이 사람을 보내 빚을 독촉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정홍민이 감옥에 가기 전의 오래된 빚이었다. 손성민은 이 빚이 정홍민이 감옥에 들어가면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홍민이 다시 나오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더욱 추측할 수 없었던 것은 정홍민이 정 씨 집안의 가주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난처한 듯 기침을 했다. "친구야, 이 일은 내가 확실히 알고 있지. 하지만 난 요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 그러니까……”정홍민이 손을 들었다."나도 여유가 없으니 지금 당장 돈을 갚아. 전부 다 해서 2억 600만 원, 한
정홍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친구야, 너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어, 여전히 그렇게 겁이 많고, 머리도 똑같이 안 좋아."잠시 말을 잇지 못한 그는 곧 다시 말을 이어갔다."곧 큰 계약을 체결해서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원한다고 직원에게 말하면 될 거 아니겠어? 독촉을 하는 대기업들도 조만간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시간을 정해 놓고 돈을 먼저 조금 갚으면 되는 일이잖아.” "네가 정봉성과 큰 계약을 맺은 뒤에는 직원들의 임금과 빚을 모두 갚으면 그때 넌 자유를 얻을 수 있지 않겠어?”손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문제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원자재는 모두 불량품이고 재고도 부족하다는 거야.” "그건 쉬워." 정홍민이 말했다."가짜 장부를 만들어서 재고가 충분해 보이게끔 하면 돼. 정봉성은 정말 너의 모든 창고에 가서 일일이 점검하지 않을 거야. 마지막에는 그냥 리스트만 확인하는 거지 않겠어? 장부만 잘 만들어 놓으면 돼.” "그리고 내가 너한테 4억 원을 더 줄 테니 넌 이 돈을 가지고 다른 회사에 가서 고품질 원자재를 구입하고. 그때 정봉성이 사람을 보내서 무작위 검사를 하게 되면, 네가 구매한 그 고품질 원자재를 그 사람에게 보여주면 되는 문제 아니겠어?”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지만, 손성민이 다시 물었다. “정봉성이 이렇게 쉽게 속을까?” "걱정 마, 정봉성은 어리석고 욕심이 많아. 네가 가격을 낮춰 시중가의 3분의 2만 받으면 분명 마음이 움직일 거야. 의심을 사지 않도록 너무 많이 내리지는 말고.” 손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겠어.” 그러자 그는 또다시 걱정이 앞섰다.“이건 상업적인 사기에 속하는데, 일단 계약이 체결되면 난 돈을 가지고 직원들의 임금과 외채를 모두 갚을 수 있지만, 정봉성 쪽은 어떻게 되는 거지?”이때, 정홍민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건 네 선택에 달려 있어, 정봉성 한 사람에게 미움을 사는가, 아니면 수천 명의 직원과 십여 개의 대기업에게 미움을 사는가 둘 중 하나를 선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