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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48화

쓸쓸한 방 안, 고독한 한 사람이 쓸쓸하게 지루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

정몽연은 침대에 걸터앉아 두 눈으로 TV를 바라보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강책 생각뿐이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녀의 마음은 매우 초조하고 불안했다.

강책과 함께 있는 이 시간 동안 그녀는 매우 즐거웠고, 즐거웠던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소한의 모습이 정몽연의 머릿속에 떠오르기 전까지만 말이다.

예쁘고 생기발랄하게 생긴 이 미소녀는 정몽연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동생이다.

만약 이 세상에 강책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소한 말고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

정몽연은 소한이 강책과 떠날 때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었던 것을 기억했고, 그것은 여자의 행복한 웃음이었다.

여자가 절대적인 기쁨을 느낄 때 비로소 생기는 웃음.

정몽연도 자주 보여주는 이 웃음은 강책과 함께 있을 때 나왔고, 지금도 같은 웃음으로 강책의 곁을 맴돌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소한의 것이었다.

"책아~~"

정몽연은 처음으로 이 남자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며 조용히 외쳤다.

생각해 보니 조금은 우스웠다.

강책이 막 돌아왔을 때를 떠올려보면, 정몽연은 계속해서 강책을 미워하고, 강책을 무시하고, 심지어 강책과 이혼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4시간 강책과 함께 지내다 보니 은연중에 강책을 깊이 사랑하게 된 것 같았고, 그녀는 강책을 잃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평생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정몽연은 강책에게 자신의 첫 감정을 거침없이 주었고, 어렵게 얻은 감정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

강책이 소한을 사랑하게 될지 어떨지 그녀는 모른다.

그녀는 심지어 남자는 바람을 피우는 것도 정상이고, 그저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면 스스로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정말 그가 참을 수 있을까?

정몽연은 어려서부터 이런 일을 참고만 있지 못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생각하다 보니 정몽연은 무서워서 울음이 났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슬피 울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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