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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2화

축명은 고개를 돌려 벌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팀장님, 이게 어떻게 당신이 진 거라고 할 수 있습니까? 분명히 강책이 치사한 수법을 썼는데, 그는 비겁하게 이긴 거라고요!”

하지만 벌새는 냉랭한 얼굴로 물었다.

"양준천의 폐차는 강책이 가져다 놓은 거야?”

축명은 어색하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럼 뭐가 문제지? 강책이 시킨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 사람이 비겁하게 이겼다고 할 수 있겠어?”

벌새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도로 상황은 우리 둘에게 똑같이 주어진 건데, 어느 누구가 더 추잡하거나 명예스럽다고 할 수 없어.”

"강책은 도로의 상황을 나보다 더 빠르게 이해했고, 그는 명예롭게 이겼어. 게다가, 강책은 페라리 458처럼 성능이 떨어지는 차를 몰아서 난 이미 차 성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도 졌으니, 내가 무슨 핑계를 더 댈 수 있지?”

벌새의 말은 매우 날카롭고 의젓했고, 그의 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축명도 사실 결과를 인정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매우 아쉬웠다. 만약 제대로 된 시나리오대로 진행했으면 이기는 건 무조건 벌새였을 것이다.

이번 싸움에서 진 것은 정말 억울한 느낌이 강했다.

“팀장님……”

"이제는 그만 말해.”

벌새는 강책에게 다가가 강책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책, 역시 당신은 매우 강한 상대군요. 깔끔히 패배를 인정하겠습니다.”

그는 강책에게 말을 한 뒤, 현장에 있던 관중들에게도 큰 소리로 말했다.

"결말은 여러분도 보셨겠다시피 저는 페라리팀 강책에게 졌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페라리를 겨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입니다. 또한, 오늘부로 발언권을 페라리 팀에게 넘겨주겠습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고, 아무도 할 말이 없었다.

아쉽지만 결과에 승복해야 했다.

게다가 강책이 보여준 기술과 지혜는 보통 사람이 아니란 것을 증명했고, 페라리팀에도 이런 선수가 있으니 그들에게 발언권을 줘도 무방했다.

같은 시각, 모든 레이싱 선수들과 관중은 강책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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