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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6화

오늘 밤은 유난히 춥다.

강책은 한마디도 묻지 않고 침묵했고, 심지어 손재언의 성격이라면 백 퍼센트 확신이 없다면 이런 소식을 그에게 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말한 이상, 그것은 반드시 진실이었고, 더 물을 필요도 없었다.

수라군신, 강철같은 사나이도 이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가 찡해지며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형님? 형님 괜찮으신 겁니까?”

"정 아저씨, 지금 어디에 계시지?”

“L 병원에 계십니다.”

뚝, 전화를 끊은 강책은 눈물이 흐르지 않게 고개를 젖혔다.

사실 그도 정해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아차렸고,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따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의사인 그는 정해의 현재 상황을 알고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아무리 강책이라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언젠가 죽음이 찾아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막상 그날이 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보……”

정몽연은 강책을 끌어안았다.

정몽연이 강책의 품에 안겨 위로를 구했던 적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녀가 강책에게 위로를 건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해는 강책에게 친할아버지처럼 가까운 사람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반드시 강책에게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입힐 것이다.

"병원 좀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와.”

강책은 집을 나와 차를 몰고 L 병원으로 달려갔고, 도착한 뒤 손재언의 안내를 받고 정해의 병실로 향했다.

정해는 병상에 편안히 누워 잠든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든 잠은 평생 깨어날 수 없는 잠이었다.

침대 옆에서 정단정은 눈물을 흘렸다.

여장부로서 이런 '약함'을 남 앞에 드러내는 일은 드물었지만 가까운 사람을 잃자 아무리 여장부라도 감정이 터져 나오는 것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가장 좋은 해소법이었다.

강책은 침대 곁으로 다가가 정해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결국, 정단정의 등에 손을 얹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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