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만둣국을 다 먹어 해치웠지만, 정몽연만이 앞에 놓인 그릇을 보고 다시 강책을 바라보며 마음이 매우 심란했다. 그녀까지 먹는다면 강책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 될 것이었고, 종민오는 이걸 노리고하는 짓이었다.그는 정몽연이 자신이 준비한 만둣국을 먹길 원했다, 다른 사람의 여자가 자신의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몽연아, 왜 안 먹어?"종민오가 고의적으로 물었다. 정몽연은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고개를 떨구었다.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을 하기 어려웠고, 자리에 많은 사람이 있는 와중에 그의 호의를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설마, 정말 자신의 남편을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해야 한단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몽연은 입술을 깨물며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과 사이가 틀어지더라도 강책의 편에 서서 종민오가 준비한 만둣국은 절대 먹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분위기가 어색한 도중에 강책이 웃으며 만둣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에 만두가 불어 터진 걸 보니 놔둔지 꽤 된 것 같은데, 용성원의 제일 신선하고 질 좋은 만둣국이 아닌가 보군요. 이런 만둣국을 우리 몽연이가 먹을 수 없지.”이게......종민오의 안색이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다.그가 힘들게 인맥을 동원해서 구해 온 고급 만둣국은 한 그릇에 40만 원이나 되는데,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멸시를 당해도 된다는 말인가? "하하, 강책 씨,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죠.”"내가 준비한 만둣국이 불어 터져서 몽연이에게 맞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좋아요, 그럼 당신이 어디 한 번 만둣국을 하나 만들어 보시든가.” "입만 살아서 그러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요. 비꼬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다른 사람들도 웃으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반장, 난처하게 하지 마. 이 만둣국은 한 그릇에 40만 원 남짓이나 되고 지금 차려진 것만 해도 200만 원은 족히 되겠는데, 저 사람 한 달 월급이나 된다고.”"에휴 몽연아, 너도 참, 한 송이의 꽃이 거름에 핀
강책은 휴대전화를 꺼내 손재언에게 전화를 걸었다."응 재언아, 일 좀 도와줘. 내가 지금 용성원의 만둣국이 먹고 싶으니까 그 집 셰프를 불러서 직접 장 레스토랑장 6번 룸으로 와서 만둣국을 조리해 달라고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15분 안에 처리하겠습니다."전화를 끊고 사람들을 둘러본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15분이면 셰프가 와서 저희에게 직접 만둣국을 끓여 줄 테니 다들 조금만 기다려주시죠.” 현장에는 다시 한번 격렬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15분? 하하하하하, 웃겨 죽겠다!용성원의 셰프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도 열흘이나 보름 전에 해도 못 잡았는데, 강책 같은 평범한 직원은 예약을 할 자격도 되지 못했다. “어이, 이제 그 연기도 그만 좀 하지?”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5분,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동안 모두들 의자에 앉아 뉴스를 대충 훑어보더니, 룸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중 어떤 사람이 큰 소리로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저분은 용성원의 셰프가 아닌가? 어째서 장 레스토랑에 온 거지?!” 이 외침은 룸 안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하나둘씩 얼른 일어나 나가봤고, 종민오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강책은 의자에 앉아 반찬을 한 입 집어먹으며 정몽연에게 말했다."배고프지? 잠시 앉아 있으면 만둣국이 곧 나올 거야.” 정몽연은 흥분한 듯 물었다.“너 정말 용성원의 셰프를 부른 거야?” "응.""어떻게 한 건데?” 장책은 웃으며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용성원 셰프랑 원앙 식당의 섭쟁 셰프랑 친구 사이이고, 나랑 섭쟁 셰프는 서로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사이이니 다 같이 알게 돼서 이 정도 도움쯤이야 뭐, 할 수 있지.”정몽연은 깜짝 놀랐다, 강책은 겉보기에는 별로였지만 그의 친구들은 모두 하나같이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너 말이야, 앞으로 네 친구 좀 배워 봐, 평생 평사원으로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하하,
"반장, 왜 안 먹는 거야?”"그러게, 만둣국 너무 맛있는데. 난 한 그릇 더 먹을래."“강책 대단하군, 용성원의 셰프까지 부르다니.”그 박쥐 같은 동창생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종민오의 편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강책을 추켜세우고 있다. 그들은 모두 줏대 없이 누가 더 세 보이면 그의 말을 듣는 것이다.월급 180만 원을 받는 강책이 어떻게 셰프를 모셔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셰프를 모셔올 수 있는 정도라면 분명 대단한 사람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앞에 놓인 만둣국을 보며 종민오는 그릇을 드는 것조차 꺼려 했다."흥!"그는 탁자 위를 거세게 내리치며 분을 삭일 수 없었다.강책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만둣국을 들고 먹었는데, 역시나 전국 제일의 만둣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 함께 먹고 있는 도중에, 룸의 문이 열리고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이 여성을 본 남학생들의 눈빛이 다시 한번 밝아졌다.그녀는 반에서 두 번째로 아름다운 여학생인 양군여였고, 당시 정몽연과 함께 반 여신이라고 불렸고, 그녀를 쫓아다니던 남학생들이 줄을 섰었다.정몽연에게 다가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남학생들은 양군여의 주의를 끌기 시작했다."군여, 왜 이제야 왔어?"“길이 막혔어, 늦어서 미안해.”양군여의 목소리는 매우 가늘었고,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그녀의 모습에 남자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군여아, 여기로 와서 앉아.”정몽연은 손을 뻗어 양군여의 손을 잡고 자신의 옆에 앉게 했고, 두 사람은 학교 다닐 때 서로 둘도 없는 절친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로의 일이 바빠 연락이 끊겼었다.몇 년 후에 이렇게 재회하니 두 사람 모두 매우 기뻤다.두 명의 미녀가 한자리에 앉다니, 남학생들은 잇달아 상심하여 눈물을 흘렸다.이거야말로 낭비이지 않은가! 그들은 미녀 옆에 앉을 수 없어 매우 한탄스러웠다.종민오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물었다. "군여, 듣자 하니 축구 코치한테 시집을 갔다고 하던데?” 양군여는 고개를 끄덕였다."뭐라고 했지?이름이….
동창회의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변했다양군여는 마치 범죄자처럼 그의 심문을 받고 있었고, 머리를 떨군 채 두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정몽연은 그때 양군여의 양손에 굳은살이 박인 것을 발견했다.응석받이로 자란 양군여는 원래 꾸미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굳은 일을 할 줄도 모르는 아이였는데 어떻게 굳은살이 박일일 수 있단 말이지? 나성민의 다리가 부러지고 양군여 혼자 가정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걸로 밖에 설명이 안 됐다.종민오는 계속해서 빈정거리며 말을 이어갔다.“군여, 결혼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아이도 없다면서?”양군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성민 오빠가 계속 바빴거든.”"바쁘다고? 하하, 내가 보기엔 그런 쪽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종민오가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이제 다리가 부러져 아이를 갖고 싶어도 역부족인데,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나라도 도와줄까?”"개 같은 자식!!!”정몽연은 더 이상 그의 말을 듣고 있을 수 없어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다.하지만 종민오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농담한 건데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게다가, 다들 오해하고 있나 본데 내 말 뜻은, 군여에게 좋은 의사를 찾아줘서 나성민의 병을 고치게 할 생각이었다고. 그러면 아이를 가질 수 있잖아?”그의 설명은 매우 구차했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정몽연은 자리에 앉아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떤 좋은 의사를 찾을 수 있는데 네가?"종민오는 웃으며 대답했다."몽연아, 너도 반장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네.”"나는 네 쓸모없는 남편과는 달라, 그는 고작 셰프 몇 명밖에 몰라서 만둣국 몇 그릇 내놓을 수 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지?”“하지만 난 달라, 강남구 최고의 의사를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강남구 최고의 의사?“지금 의학사의 석 씨 집안을 말하는 거니?”정몽연이 물었고, 종민오는 피식 웃고는 대답했다."의학사는 의학계의 선두주자지만 그동안 계속
사람들은 일제히 강책에게 시선이 쏠리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종민오는 독살스럽게 말을 했다.“강책, 내가 지금 명의한테 전화를 걸고 있는데 무슨 소란을 피우는 거지?”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뻗어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끊었다.강책이 전화를 끊은 직후 종민오가 걸던 전화도 끊기며 안내음이 나왔다.‘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세요.’종민오는 좀처럼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자신은 명의와 친한 친구라고 말했는데 상대방이 바로 그의 전화를 거절하다니. “종민오, 허풍 떠는 버릇은 여전하네? 명의가 네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정몽연이 말했다."누가 허풍 떠는 걸 좋아한다는 거야? 명의가 갑자기 일이 생긴 걸 수도 있지. 기다려, 다시 전화를 걸어볼 테니까.”종민오는 말을 마치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테이블 너머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고, 강책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강책! 당신 왜 그러는 거야?”"전화 끊으라고, 못 들었어? 지금 명의한테 전화 걸고 있는데 일부러 그러는 건가?”그러자 강책은 발신자 표시를 보며 재밌다는 듯 웃어 보였다.“정말로 전화를 끊으라는 건가요?”"허튼소리! 명의랑 얘기하는 걸 방해하지 말라고.”"그래요, 당신 말을 따르죠.”강책은 또다시 손을 뻗어 전화를 끊어버렸고, 동시에 종민호 쪽의 전화도 끊어졌다.“응?”종민오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 몰래 빼온 번호가 설마 가짜인 건가? 아니면 명의는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걸까?이유야 어떻든 지금 이 상황은 매우 곤란했다."다시 해볼게."종민오는 다시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막 연결되자마자 저쪽에 있던 강책은 전화를 끊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됐다.이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이상함을 감지했다. 왜 매번 종민오가 전화를 걸 때마다 강책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거지? 마치 종민오가 강책에게 전화를 건 것처럼 말이다. 종민오도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정신을 차린 뒤
그는 강책을 바라보았고,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세 번 연속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강책의 휴대폰이 모두 울렸고, 마지막으로 강책이 휴대폰을 끄자 명의의 휴대폰도 꺼졌다니,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많은 우연이 겹쳤다.이것은 아주 높은 확률로 종민오가 건 전화는 강책이었다.하지만 종민오는 명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는데, 그럼 강책이 명의라는 뜻인 건가?월급 180만 원을 받는 평범한 직원이 설마 명의라고? 종민오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는 심지어 이 일이 확인되면 그의 체면이 구겨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믿기 두려워졌다.한 동창생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종민오, 네가 건 전화번호 좀 불러봐 봐.”"어, 핸드폰 번호가 010에......”그가 전화번호를 다 읊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과연 정몽연이었고, 놀라서입을 열었다.“그건 강책 번호인데?”역시나!다시 한번 장내가 술렁였다.모두들 동시에 강책을 향해 존경의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강책, 당신이 명의란 말인가요?”강책은 손사래를 쳤다. "며칠 동안 신 어르신을 따라 의술을 배웠을 뿐이지 어디 명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아휴, 명의 님께서 이렇게 겸손하시다니!”"강책이 명의였다니, 용성원의 셰프를 알 만도 하군.”"강 명의 님, 이렇게 능력이 있는데 왜 자신을 월수입 180의 평사원이라고 말한 겁니까?”강책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제 본업은 실제로 월급 180만 원짜리 평사원이긴 합니다. 다만 여가 시간에 의관에서 의술을 배우고, 그곳에서 월급도 받지 않으니 굳이 말을 안한 거죠.”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정말 대단하군요, 여가 시간에 의술을 배우면서 명의의 경지까지 오르다니, 천재가 따로 없네요.”"이분이야말로 진정한 명의라고 할 수 있군요!”"그러니까요, 정말 잘 어울리는 부부 한 쌍이군. 몽연이 같은 학교 여신이 평범한 직장인과 결혼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됐지. 강 명의처럼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헛된 명성을 추구하지
"종민오? 너 괜찮은 거야?!”몇몇 동창생들이 달라붙어서 종민오를 일으켜 세웠고, 또 누군가는 즉시 119에 전화를 걸어 종민오를 구급차에 태워 보냈다.강책의 말을 듣지 않으니 바로 화를 당했고, 그의 호의를 오해해서 큰 손해를 본 셈이었다.이 해프닝으로 인해 화기애애했던 동창회도 삭막해졌고, 다들 계속 식사할 의향이 없어지자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그대로 헤어졌다.정몽연은 양군여와 함께 식당을 나왔다.그러던 중 양군여가 먼저 말을 꺼냈다."몽연아, 네 남편이 명의라니, 혹시 부탁을......”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몽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말할 필요도 없어.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네가 말하지 않아도 강책에게 네 남편의 병을 고치러 가라고 할 거야. 지금도 한가하니까 바로 출발할까?”"몽연아, 고마워.”"너랑 나는 둘도 없는 사이인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정몽연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말을 꺼냈다."군여야, 너 차 어디에 주차했어? 내가 네 차 따라갈게.”양군여는 어색한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난 버스 타고 온 거야.”"어? 네 차는?""팔았어.”"어떻게?""성민 오빠 병을 고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어쩔 수 없었어.”양군여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요즘 매우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정몽연은 양군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렇게 힘들게 지냈는데 왜 나를 찾지 않은 거야? 네가 말만 하면 난 널 무조건 도와줄 거야.”양군여의 코가 시큰거리며 이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성민 오빠는 적이 너무 많아, 너한테 누를 끼칠까 봐 감히 말을 못 했어.”"바보야, 앞으로는 그런 생각 하지 마!”정몽연은 양군여를 끌어안으며 가장 순수하고 사심 없는 사랑을 줬다.그리고 그녀들은 차례로 차에 올라 강책이 차를 몰고 양군여의 집으로 달려갔다.예전에 양군여가 살던 곳은 그런대로 호화로웠지만, 나성민이 사고를 당한 이후 진료를 위해 집도 팔고 지금은 교외에 방을 얻어 살고 있었다.그들은 한
이미 늦었다. 소리를 지르자마자 네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입구를 막자 양군여, 정몽연 그리고 강책은 방에 갇혀 나갈 수 없었다.양군여가 당황해 물었다. “저 사람들 누구예요?”슈트 차림의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저는 양광 부동산의 자문 변호사 염강호입니다.” 나성민은 원래 남강 축구단의 감독이었다. 즉, 양광 부동산은 남강 구단의 본사이다. 양군여가 물었다. “당신들 성이 형 해고한 거 아니에요? 또 무슨 일로 찾아왔어요?”염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해고는 했는데 아직 해결할 게 남았어.”염강호는 계약서를 꺼내며 말했다. “나성민이 팀원들에게 승부조작을 시켜 남강 축구단과 양광 부동산 명예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으므로 현재 법원으로부터 나성민은 남강 축구단과 양광 부동산에 각각 삼백만 원씩, 총 육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니 늦지 말고 빨리 입금해!”염강호는 당당하게 말했다. 양광 부동산처럼 큰 회사가 나성민 하나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닌가?게다가 승부조작은 양광 부동산 명예에 큰 영향을 끼쳐 배상을 받아도 마땅했다.하지만...나성민은 염강호의 말을 듣자마자 화를 내며 큰소리를 쳤다. “저는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어요! 그건 팀원의 부탁으로 한 비공식적인 계약서예요. 저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들이 나한테 누명을 씌우는 거잖아요!” 염강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누명을 씌우든 말든 그건 나랑 상관없고, 그렇게 억울하면 경찰서 가서 말하고 법원 가서 항소해. 나랑 상관없어.”“나는 명예훼손금 육백만 원만 돌려받으면 돼.”“나성민, 양군자. 멀뚱멀뚱 쳐다만 보지 말고, 얼른 돈 내놔.”‘돈?’무슨 돈?있는 돈을 다 털어서 나성민에게 줘서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어디서 육백만 원이 어디 있을까?지금뿐만이 아니라 나성민이 감독이 되어도 육백만 원은 없다. 나성민이 법에 엄격해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업계 최하위 연봉을 받는 감독이다. 하지만 이런 강철같은 나성민 감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