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강책을 바라보았고,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세 번 연속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강책의 휴대폰이 모두 울렸고, 마지막으로 강책이 휴대폰을 끄자 명의의 휴대폰도 꺼졌다니,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많은 우연이 겹쳤다.이것은 아주 높은 확률로 종민오가 건 전화는 강책이었다.하지만 종민오는 명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는데, 그럼 강책이 명의라는 뜻인 건가?월급 180만 원을 받는 평범한 직원이 설마 명의라고? 종민오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그는 심지어 이 일이 확인되면 그의 체면이 구겨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믿기 두려워졌다.한 동창생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종민오, 네가 건 전화번호 좀 불러봐 봐.”"어, 핸드폰 번호가 010에......”그가 전화번호를 다 읊자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과연 정몽연이었고, 놀라서입을 열었다.“그건 강책 번호인데?”역시나!다시 한번 장내가 술렁였다.모두들 동시에 강책을 향해 존경의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강책, 당신이 명의란 말인가요?”강책은 손사래를 쳤다. "며칠 동안 신 어르신을 따라 의술을 배웠을 뿐이지 어디 명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아휴, 명의 님께서 이렇게 겸손하시다니!”"강책이 명의였다니, 용성원의 셰프를 알 만도 하군.”"강 명의 님, 이렇게 능력이 있는데 왜 자신을 월수입 180의 평사원이라고 말한 겁니까?”강책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제 본업은 실제로 월급 180만 원짜리 평사원이긴 합니다. 다만 여가 시간에 의관에서 의술을 배우고, 그곳에서 월급도 받지 않으니 굳이 말을 안한 거죠.”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정말 대단하군요, 여가 시간에 의술을 배우면서 명의의 경지까지 오르다니, 천재가 따로 없네요.”"이분이야말로 진정한 명의라고 할 수 있군요!”"그러니까요, 정말 잘 어울리는 부부 한 쌍이군. 몽연이 같은 학교 여신이 평범한 직장인과 결혼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됐지. 강 명의처럼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헛된 명성을 추구하지
"종민오? 너 괜찮은 거야?!”몇몇 동창생들이 달라붙어서 종민오를 일으켜 세웠고, 또 누군가는 즉시 119에 전화를 걸어 종민오를 구급차에 태워 보냈다.강책의 말을 듣지 않으니 바로 화를 당했고, 그의 호의를 오해해서 큰 손해를 본 셈이었다.이 해프닝으로 인해 화기애애했던 동창회도 삭막해졌고, 다들 계속 식사할 의향이 없어지자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그대로 헤어졌다.정몽연은 양군여와 함께 식당을 나왔다.그러던 중 양군여가 먼저 말을 꺼냈다."몽연아, 네 남편이 명의라니, 혹시 부탁을......”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몽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말할 필요도 없어.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네가 말하지 않아도 강책에게 네 남편의 병을 고치러 가라고 할 거야. 지금도 한가하니까 바로 출발할까?”"몽연아, 고마워.”"너랑 나는 둘도 없는 사이인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정몽연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말을 꺼냈다."군여야, 너 차 어디에 주차했어? 내가 네 차 따라갈게.”양군여는 어색한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난 버스 타고 온 거야.”"어? 네 차는?""팔았어.”"어떻게?""성민 오빠 병을 고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어쩔 수 없었어.”양군여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요즘 매우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정몽연은 양군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렇게 힘들게 지냈는데 왜 나를 찾지 않은 거야? 네가 말만 하면 난 널 무조건 도와줄 거야.”양군여의 코가 시큰거리며 이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성민 오빠는 적이 너무 많아, 너한테 누를 끼칠까 봐 감히 말을 못 했어.”"바보야, 앞으로는 그런 생각 하지 마!”정몽연은 양군여를 끌어안으며 가장 순수하고 사심 없는 사랑을 줬다.그리고 그녀들은 차례로 차에 올라 강책이 차를 몰고 양군여의 집으로 달려갔다.예전에 양군여가 살던 곳은 그런대로 호화로웠지만, 나성민이 사고를 당한 이후 진료를 위해 집도 팔고 지금은 교외에 방을 얻어 살고 있었다.그들은 한
이미 늦었다. 소리를 지르자마자 네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입구를 막자 양군여, 정몽연 그리고 강책은 방에 갇혀 나갈 수 없었다.양군여가 당황해 물었다. “저 사람들 누구예요?”슈트 차림의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 “저는 양광 부동산의 자문 변호사 염강호입니다.” 나성민은 원래 남강 축구단의 감독이었다. 즉, 양광 부동산은 남강 구단의 본사이다. 양군여가 물었다. “당신들 성이 형 해고한 거 아니에요? 또 무슨 일로 찾아왔어요?”염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해고는 했는데 아직 해결할 게 남았어.”염강호는 계약서를 꺼내며 말했다. “나성민이 팀원들에게 승부조작을 시켜 남강 축구단과 양광 부동산 명예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으므로 현재 법원으로부터 나성민은 남강 축구단과 양광 부동산에 각각 삼백만 원씩, 총 육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니 늦지 말고 빨리 입금해!”염강호는 당당하게 말했다. 양광 부동산처럼 큰 회사가 나성민 하나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 아닌가?게다가 승부조작은 양광 부동산 명예에 큰 영향을 끼쳐 배상을 받아도 마땅했다.하지만...나성민은 염강호의 말을 듣자마자 화를 내며 큰소리를 쳤다. “저는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어요! 그건 팀원의 부탁으로 한 비공식적인 계약서예요. 저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들이 나한테 누명을 씌우는 거잖아요!” 염강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누명을 씌우든 말든 그건 나랑 상관없고, 그렇게 억울하면 경찰서 가서 말하고 법원 가서 항소해. 나랑 상관없어.”“나는 명예훼손금 육백만 원만 돌려받으면 돼.”“나성민, 양군자. 멀뚱멀뚱 쳐다만 보지 말고, 얼른 돈 내놔.”‘돈?’무슨 돈?있는 돈을 다 털어서 나성민에게 줘서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어디서 육백만 원이 어디 있을까?지금뿐만이 아니라 나성민이 감독이 되어도 육백만 원은 없다. 나성민이 법에 엄격해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업계 최하위 연봉을 받는 감독이다. 하지만 이런 강철같은 나성민 감독이
나성민은 아내가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찢었다. 아내를 달래주고 싶었지만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이때, 염강호는 독기를 품었다. 그는 기침을 하며 고의로 말했다. “사실 당신들이 돈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해.”영군자가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무슨 방법이요?”염강호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빙빙 돌려서 말 안 할게. 우리 양광 부동산 주윤강 회장님이 당신을 좋아하고 있어. 양군자, 당신이 주 회장님 옆에만 있어주면 육백만 원은 금방 해결되지.”말도 안 돼!파렴치하다!나성민이 팔짝팔짝 뛰며 큰소리를 쳤다. “염강호 이 개자식아! 꺼져!”염강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나성민, 너는 그 성질머리 좀 고처야 돼.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 하네?”염강호는 고개를 돌려 양군자에게 말했다. “어때? 한 번 생각해 봐. 주 회장님 옆어서 손해 볼 일도 없고 육백만 원도 갚을 수 있고, 이렇게 쉬운 방법이 어디 있어?”양군여는 빨개진 얼굴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마음이 조급하고 부끄럽고 화가 났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거절해야 할까?’‘하지만 거절하면 육백만 원을 갚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날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염강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나 자신을 팔아서...’여군자는 이런 생각을 하니 더욱 슬퍼졌다. 여자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외롭고 무력해진다. 주윤강에게는 이 틈을 타 여군자를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나쁜 새끼!”정몽연은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원래 그녀와 상관없어서 끼어들지 않으려고 했지만 볼수록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 정몽연이 양군자에게 다가가 자신의 뒤로 보호했다. “당신들! 이렇게 사람 무시하지 마!”“고작 육백만 원 아니야? 어떻게든 갚을 거야.”염강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사실 염강호의 목적은 육백만 원이 아니라, 바로 주윤강의 명령에 따라 양군여를 유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염강호는 두 눈을 치켜뜨고
“이 손 안 놓으면 고소할 거야, 그럼 너는 망하는 거야!”강책이 싸늘하게 염강호를 쳐다봤다. “네 입이 너무 더러워서 깨끗이 좀 해줘야겠다.”“내가 깨끗하게 해줄게.”강책은 염강호의 머리를 변기통에 넣고 물을 내리자 염강호의 얼굴이 물에 잠겼다. 염강호는 발버둥을 쳤지만 강책이 그를 꽉 누르고 있어 벗어날 수 없었다. 강책은 두세 번 물을 더 내렸다. 그렇게 여러 차례 반복한 후, 강책은 변기물을 잔뜩 마시고 저항할 힘조차 없는 염강호를 방 안으로 내던졌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염강호는 연신 기침을 하며 옷으로 얼굴에 묻은 변기물을 닦으며 강책에게 삿대질을 했다. “이 일은 내가 꼭 기억할 거야. 너 고소해서 망하게 해줄게, 딱 기다려.”“아직도 여전히 입이 더럽네?”강책은 변기 솔을 들고 염강호의 입에 갖다 대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래도 정신 못 차려?”염강호는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못했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듯이 힘 앞에서는 말을 많이 할수록 얻어맞을 것이다. 염강호는 잠시 머뭇거리다 용기를 내어 말했다. “나를 때리는 건 상관없지만 명예훼손비 육백만 원은 반드시 줘야 돼! 이건 내가 아니라 법원이 내린 판결이야, 만약 돈을 안 주면 법원에서 절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염강호는 말을 끝내자마자 당당한 미소를 지었다. 강책에게 처참하게 얻어맞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강책 위에 있다고 느꼈다. ‘네가 싸움을 잘 하면 어쩔 거야?’‘돈 있어?”‘돈도 없으면 결국 법적 제재를 받아야지.’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책은 바지 주머니에서 골드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 “육백만 원? 이 카드로 결제하고 꺼져.”“뭐?”염강호는 넋이 나갔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싸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육백만 원도 갚을 능력이 있다고?’“이봐, 육십만 원이 아니라, 육백만 원이야. 이 카드에 육백만 원 있는 게 확실해?”“아직도 말이 많네?”강책의 말에 염강호는 깜짝 놀라 더 이상 까
나성민과 양군여는 강책의 은혜를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별거 아니라는 듯 나성민에게 말했다. “제가 의사인데 다리 좀 봐줄게요. 어쩌면 다시 걸을 수 있을 거예요.”나성민은 강책의 말에 감격했다. 젊은 나이에 다리가 부려져 평생 침대에 누워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양군여는 나성민이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줬다.강책은 자세히 진찰을 한 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상태가 심각하네요. 상대가 만만치 않았나 봐요.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게 해드릴 수 있지만,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은 절대 못 해요.”나성민은 두 눈이 반짝였다.“다시 걸을 수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감독이지 축구선수가 아니니 축구를 못 해도 돼요.”“걸을 수만 있다면 우리 가정을 지킬 수 있어요.”강책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는 다리를 치료할 때 필요한 귀한 약재들이 없어요.”양군여는 실망스러웠다. “그럼 어떡해요?”“귀한 약재면 비싸죠?”강책이 양군여에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치료비를 포함해 모든 약재비는 제가 책임질게요. 그리고 여기서 지내는 건 치료하는데도 불편할 거예요. 제다 다른 곳으로 모실게요.”양군여와 나성민은 서로를 쳐다보며 강책에게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양군여가 쭈뼛거리며 말했다. “강 선생님, 저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특히 명예훼손비 육백만 원은...”양군여는 아마 평생 못 갚을 수도 있다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내 삼켰다. 정몽연이 웃으며 말했다. “바보, 우리가 원해서 도와준 거니 부담 갖지 마세요. 강책이 지낼 곳을 마련했으니 빨리 이사하세요. 이렇게 열악한 곳에서는 살기 힘들어요.”“네, 알겠습니다.”강책과 양군여는 나성민을 흔들리지 않게 차에 태웠다. 정몽연에 강책에게 몰래 물었다. “갑자기 육백만 원이 어디서 났어?”강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레이서 팀이랑 계약하고 월급을 미리 받은
잠시 후, 인지 병원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병원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무슨 일인지 시끌벅적했다. 정몽연이 말했다. “역시 유명한 병원이라 환자들이 많네?”환자?얼핏 보니 진찰을 받으러 온 환자들은 아닌 것 같았다. “잠깐 차에서 기다려, 내가 보고 올게.”강책이 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향했다. 입구로 걸어가자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두 명의 남자가 의자를 옮기고 있었다. 그중 한 남자는 마치 샤워를 하고 나온 것처럼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다른 한 남자가 신온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명성이 자자한 병원 무슨? 이 병원에서 진찰받고 약 먹으면 우리 형 병이 일주일 만에 다 낫는다고 했어요.”“그런데?”“형이 낫기는커녕 병이 더 심해졌어요! 신온, 그러도 당신이 명의야? 오늘 우리 형 병 못 고치면 절대가만 안 둬!” 강책은 금세 상황 파악을 했다. 의료사고로 발생한 환자와 의사의 다툼이었다. 사실 의료사고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치료를 잘 하는 의사도 있고, 못 하는 의사도 있기 때문에 의료분쟁은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강책은 신온의 실력으로 의료분쟁이 일어났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 가지 않았다. 치료가 잘 안됐다면 신온은 분명 적절한 방법으로 처지를 했을 것이다. 절대 환자의 병세가 더욱 더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강책은 본능적으로 문제를 직감했다. 강책이 끼어들려고 하자 직원이 그를 막아섰다. 하지만 강책인 것을 바고 바로 길을 비켜줬다!“강 선생님 오셨어요? 어서 들어오세요!”“지금 병원에 문제가 생겼어요. 강 선생님 방법을 좀 생각해 주세요.”강책은 아무 말 없이 신온에게 다가갔다. 신온은 곤경에 빠져있었다. 의료분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강책을 보았다. 신온의 얼굴에는 안도의 웃음이 번졌다. 신온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강책에게 다가갔다. “강책아, 왔어?”아주 편안하고 친근했
강책은 처방전에 있는 약들을 보고 서둘러 말하지 않았다. “형 몸 상태는 아주 좋아요. 만약 보통 사람이었으면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동생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우리 형제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누구신데요?”“내 이름은 김두식이고, 형은 김두혁이에요. 아마추어 축구팀 에이스 ‘천하무적 형제’ 못 들어봤어요?강책은 들어본 적이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김두식이 말했다. “우리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해서 신체조건이 보통 시람과는 비교가 안 될걸요?”강책이 말했다.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요. 보통 사람은 약을 잘못 장애가 올 수도 있어요.” 강책의 말에 두 형제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김두식이 의기소침해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강책이 김두식에게 말했다. “김두혁 씨 몸속에 처방전과 완전히 반대되는 약물이 남아 있어요. 다시 말해서 진료를 본 후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먹지 않았다는 거죠! 이러니 병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겠어요?”정말 이런 일이 있을까?신온의 얼굴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어쩐지 신온은 작은 병이 어떻게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문제는 바로 환자한테 있었다!김두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책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이봐요. 당신 함부로 모함하지 마세요! 분명히 이 병원에서 준 처방전인데 우리가 약을 잘 못 먹었다고? 하하, 자기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김두식은 맞아 죽어도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짓을 하고 인정할 사람은 당연히 없다. 강책이 김두식에게 물었다. “알겠어요. 그럼 도대체 당신들이 원하는 게 뭐예요?”“뭘 원해? 우리 형을 저렇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배상해 줘야지!”역시 돈 때문이었다.“얼마를 원하는데요?”“오천만 원!”김두식은 감히 배상을 해달라고 하며 오천만 원을 요구했다. 강책이 고개를 끄덕이며 신온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칠천만 원 줘.”“어?” 신온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