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두번으로 부른 사람들 모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 소호자는 화가 잔뜩 났다. 융양원에 이렇게 오래 살면서 오늘처럼 창피한 날은 단 한번도 없었다! 강책은 어색한 미소로 고개를 흔들었다. “오해한 것 같은데, 저는 여기서 강철재료를 수매하려고 온 것 뿐이에요. 그쪽을 향한 게 아니고요.” 강책의 말에 가전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어서 강책은 “하지만 가형님, 소호자가 지금 그쪽보고 저를 처리하라고 하는 데,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말을 덧붙였다. 강책을 처리하라고? 몇백개의 간을 가져와도 그만한 담력은 없었다. 그는 허공에 손을 다급하게 휘젓거리고는 “강영웅님, 저한테 이런 농담은 과합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영웅님을.” 이라며 말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고는 자신들의 부하에게 말했다.“얘들아, 소호자를 처리하자, 강영웅님을 대신해 악함을 치워버리자고!” “네!!!”홍무전선 사람들은 강책을 상대할 담력조차 남아있지 않았지만 소호자는 상대하기 쉬운 상대가 아닌가.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강책의 저지에 멈추었다.“아니요, 일단 저쪽으로 가주세요. 소호자랑 관련 된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 가전은 “네, 알겠습니다.” 라며 자리를 이동했다. 왼쪽에는 황가가, 오른쪽에는 홍무전선사람들이, 그리고 중간에는 괴물 급의 강책이라는 존재가 이루어져 융양원에서 제일 강한 세력이 완성되었다. 소호자의 눈이 휭둥그레 떠졌다. 이 세력은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였다. 어떻게 하지? 그는 치호를 바라보고는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란말이야!” 라며 말했다. 치호는 울면서 답했다.“형님, 이제 더 이상 없어요, 여기까지 했는 데 누가 더 남았겠어요?” 그리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치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형님, 그럼 이제 남은 사람은 그 사람들밖에 없어요.” “누구?” “운양이요!”두 글자에 소호자는 심장이 덜컥 주저앉는 듯 했다. 운양, 융양원을 통틀어 제일 큰 지하조직, 그들의 윗대가리 곰장님이야 말로 제일 강하며, 전투력
정몽연은 화가 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는 강책의 팔을 꽉 잡았다. 강책의 얼굴은 평온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시체도 없이 깔끔하게 죽이겠다고? 그래, 좋아. 그럼 나도 똑같이 해줄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호호탕탕한 무리들이 공장안으로 들어왔다. 100명은 넘게 보였고 모두 칼을 든 채 기세가 사나웠다. 운양의 사람들이 분명했고, 모두 곰장님이 직접 데리고 온 사람들 이였다. 어제 일어난 사건 때문에 곰장님은 계속해서 화를 싹히고 있었다. 살면서 지금까지 그렇게 억울한 적이 없었기에 기회를 잡아 화를 표출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연히도 소호자가 사람 한명을 상대해 달라고 연락을 하자 곰장님은 바로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돈을 받지 못해도 그들을 도와 한번 나서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였다. 곰장님무리들이 호호탕탕하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황가와 홍무전선 사람들도 모두 긴장하기 시작했다. 융양원에서 살면서 운양의 실력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융양원의 지하조직, 강한실력으로 다른 세력들과 뭉쳐도 그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융양원에서 운양을 건들였다는 건 사신을 건들였다는 것과 다름없다. 절대로 살 수 없다. 소호자는 거만한 태도를 바꾸었다. 담배를 버리고 총총 걸음으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뻔뻔하게 말했다.“곰형님, 드디어 오셨군요, 제가 지금 외부인한테 괴롭힘을 심하게 당해서 말이죠, 꼭 저 대신 복수 해주셔야 합니다!” 곰장님은 그저 차가운 말투로 답할 뿐이였다.“그쪽 대신 복수따위에 관심 없습니다. 그저 제 개인으로 쌓인 분노를 어디에 풀고 싶어서 온거에요. 운이 좋네요, 저 사람을 처리하는 이유는 제가 그저 웅어리를 풀고 싶어서 라는 거 잊지마세요.” “아이고, 그럼요. 그래도 곰형님께 너무 감사드리죠!” “그래서 그 사람은 어디있어요?’ “저기있습니다!” 소호자는 손가락으로 강책의 위치를 가리켰다. 곰장님과 그의 부하들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소호자가 이어서 말했다.“곰형님, 근데 저 놈이 실력이
그의 갑작스런 변화에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곰장님, 융양원의 지하조직 중에 제일 윗대가리인 사람이 외부인의 앞에 쉽게 무릎을 꿇는 모습이라니..모욕과 다름 없는 장면이였다. 만약 황가의 사람들이 무릎을 꿇었던 이유는 연맹을 하기 위해서, 홍무전선의 사람들은 그가 두려워서 무릎을 꿇었지만 곰장님은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무릎을 꿇은 것인가? 소호자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의 눈에 곰장님은 어떤 사람 앞에서도 제멋대로 망가뜨리며, 마치 무적과 같은 존재였다. 이런 무적같은 남자가 사람이 백명 넘게 있는 장소에서 강책에게 무릎을 꿇다니! 곰장님은 안색이 변했다. 곰장님도 강책의 상대가 되지 않는 다면, 대체 누가 강책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융양원안에서 그를 대신 할 수 있는 두번째 사람은 생각나지 않았다. 곰장님은 자신이 너무 겁을 먹은 게 아닌 가 하며 일어나려고 할 때 강책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방금 전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곰장님은 강책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에 그가 몸을 일으킨다면 강책은 그 순간에 바로 그를 죽일 것이다. 저쪽에 있는 소호자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치호에게 물었다.“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왜 곰장님도 강책에게 무릎을 꿇는 거지?” 치호도 의문이 들기는 마찬가지였다.“형님, 저희 건들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린 거 아닐까요?” 정말로 그런 것인가? 소호자는 이해 할 수 없었다. 강책이 대체 어디가 그렇게 대단해서 건들면 안되는 신분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고작 정가에서 내보낸 정몽연 보디가드가 아닌가? 좋게 말해서 실력이 조금 좋을 뿐이고, 건들면 안된다니? 소호자는 강책을 포함해 정가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그는 잘못 건드린 게 분명했다. 황가, 홍무전선, 운양까지 자신이 도움을 청한 사람들이 결국 적의 편에 섰다는 것, 소호자가 하루종일 강책을 처리할 사람을 찾았지만 결국 자신의 행동에 궁지에 몰린 것으로 만으로
그는 이빨을 꽉 깨물고는 말했다.“강책, 대단하네. 네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잘 알겠어.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네 마음대로 해!” 그의 말에 강책은 박수를 쳤다. “대단하네, 깡이 있구만.”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땅에 떨어져 있는 칼을 쥐고는 3초동안 소호자와 눈을 맞추며 “죽어!!!” 라며 그에게로 향했다. 강책이 손을 올려 소호자의 목을 베려고 하는 순간, 1센치미터를 남기고 손을 멈추었다. 사실, 그는 소호자를 놀리고 싶을 뿐, 죽이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소호자의 ‘영웅기색’은 온데간데 없고,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바로 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을 보이고는 큰 소리로 울며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강형님, 살려주세요. 죽고싶지 않아요~~” 라고 말했다. 강책은 그저 코웃음만 칠 뿐이였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입만 번지르르할 뿐 겁만 주면 바로 본색이 나온다. 그는 들고있던 칼을 옆으로 치우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융양원에 와서 강철재료를 수매하려고 온 거지, 살인을 하려고 온 게 아니야. 소호자, 네가 만약 물건만 제대로 준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소호자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목숨을 부지하고 싶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강형님, 사실 제가 주고 싶지 않아서 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제 공장 쪽에 재고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불량품을 섞어 넣은 거고요. 저희는 더 이상 물건이 없어요. 저한테 말씀하셔도 방법이 없습니다.”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떠오른 것이다. 물건이 부족하다니?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내 알바가 아니야. 네 공장에서 부족하면 다른 집에 가서라도 가져와야 할 거 아니야? 지금 오후 2시니까, 3시간 시간 줄게. 만약 5시가 돼서도 물건을 준비 못한다면 네 목숨은 내가 가져가는 걸로 할게.” 소호자는 깜짝놀라 바지에 실례를 할 뻔했다. 그는 “아니에요, 제발, 강형님, 지금 당장 가서 만들어 오겠습니다!” 라며 핸드폰을 꺼내 강철공장에 전화를 걸어 물건을
주저앉아 후회하는 소호자를 바라보며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정몽연에게 다가갔다.“몽연아, 우리는 가서 물건 확인하자.” “응!”정몽연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새로운 물건들을 확인했다. 모두 문제 없고, 좋은 물건들이였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자, 이제 저는 해야할 일들을 다 했으니 집으로 돌아갑니다. 여러분들도 흩어지셔도 좋습니다. 다들 겸손하게 사세요.” 말을 끝낸 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고 공장을 떠났다. 황가, 운양 그리고 홍무전선 사람들은 차례대로 자리를 떴다. 물건들은 과정에 맞게 정가로 보내졌다. 공장에 소호자만 덩그러니 바닥에 앉아 공허한 주위를 둘러보고는 눈물을 흐느꼈다. 자신이 만든 길에 어떻게 자신의 신발이 젖지 않겠는가? 부도덕인 짓을 한다면 결국 그만한 응보가 있기 마련이다, 그저 이번 보응이 심했을 뿐이다. 내리쬐는 햇빛아래, 바람이 솔솔 불었다. 페라리가 아스팔트 도로에서 질주를 하고 있다. 차 안, 정몽연은 만세를 쭉하고는 허리를 폈다. 지금까지 삭히고 있던 감정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는 기뻐하며 “이번 일은 드디어 끝났네, 이제 집간다!” 라고 말했다. 이곳에서의 이틀은 마치 두 개월이라는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정몽연은 강책을 바라보았다.“다 네 덕분이야. 만약 혼자 왔었으면 일은 무슨, 다른 큰 일이 일어났을 거야.” 그녀의 말이 맞았다. 공장에서 일어난 공포스러운 일들, 소호자의 일처리방식을 정몽연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목숨을 부지했더라고 해도 다른 처참한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녀처럼 예쁜 여자가 홀로 융양원으로 향하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그녀의 말에 강책의 얼굴에 안개가 낀 듯했다. 정몽연은 궁금해하며 “강책,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생각난 거야? 왜그래?” 라고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잠시 정적이 흐르고, 강책은 자신의 분노정서를 억지로 짓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몽연아
정중이 준 예산도 문제가 많았다. 만약 정중이 준 예산대로 수매를 진행했다면, 3분의 2정도의 강철재료만 얻을 수 있으며 절대로 일을 완성 시킬 수 없었다. 즉, 수매상대, 재고 게다가 수매상품까지 모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어느 하나가 문제가 생겨도 치명적으로, 세 쪽에서 모두 문제가 생긴다면? 어쩌면 일을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강책이 아니였다면 이번 출장으로 정몽연의 처참한 결말을 맞이 했을 것이고, 살아서 돌아가더라도 완성하지 못한 것에 징계를 먹었을 게 뻔했다. 정중이 이번에 계획한 일은 선을 넘었다. 자신의 손녀에게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정몽연은 착했을 뿐 멍청하지 않았다. 강책의 자세한 분석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정중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할아버지?!”정몽연의 눈에 분노가 가득찼다. ...정가, 회사건물, 회장 사무실안. 정중은 여유롭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지지 않았다. 오늘은 두번째 날이며 정몽연에게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보아하니, 절망적인 일을 겪었다고 짐작했다.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 정몽연을 처리하는 방법에 그는 편안함을 느꼈다. 이때, 정봉성과 정자옥이 사무실 안으로 달려왔다.정중이 언짢듯이 “뭔데 이렇게 산만해?” 라며 말했다. 정봉성이 다급하게 답했다.“할아버지, 방금 전에 몽연한테서 돌아가는 길이라고 연락이 왔어요!” “뭐라고? 소호자한테서 벗어났다고? 절대로 그럴리가 없는데.” 정자옥이 “아마 소호자 취향이 좀 특별한가봐요. 몽연이를 눈에 두지 않는 거 보면.” 라며 말했다. 정중은 한숨을 내쉬었다. 계획대로 정몽연이 처리되지 않았으니, 통쾌하지 않았다. 하지만...그는 금방 얼굴에 다시 미소를 보이고는 “돌아와서 뭐 어쩔 수가 있나? 그냥 막무가내로 도망친 거 겠지. 완성하라고 준 일은 절대로 완성을 못했을거야. 재고 부족, 돈도 부족할텐데 무슨 수로 일을 완성 하겠어? 도착하면
그들의 만남에 강렬한 불꽃이 튀었다. 정중은 처음으로 착하고 다정한 정몽연에게서 분노의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는 그녀를 철저히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정몽연은 그저 정가의 뒷 사람으로 그저 정용제작의 직원에 불과하다. 화가 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정중은 차갑게 정몽연을 바라보며 “일 처리는 어떻게 했어?” 라고 물었다. 정중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일 처리 실패가 뻔했고 그저 예의상 하는 질문이였다. 그는 이미 다음을 위한 ‘대본’을 준비했다. 사람들앞에서 어떻게 정몽연에게 창피함을 줄 지, 그녀가 고개도 못들고 정가를 나가게 하는 것은 모두 정중의 계산 안에 있었다. 그저 정몽연의 실패라는 대답만 듣는 다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정몽연은 담담하게 “물건은 걱정마세요. 지금 오는 중이니까, 오늘 저녁 8시전에 아마 다 도착 할거에요.” 라며 말했다. 정중은 “뭐..” 라며 안색이 급격하게 변했다. 정몽연의 한마디로 그의 심장은 화살로 꿰뚫는 것 처럼 답답하고, 아팠다. 물건을 얻었다고? 어떻게 한 거지?! 거짓말일거야, 정몽연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몽연아, 진짜 물건 다 얻은 거냐?이 일은 중요해, 할아버지랑 장난 치면 안된다.” 정몽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요, 할아버지 딱히 좋아하시지 않는 눈치 인데요, 혹시 제가 일을 실패하시길 바라신건가요?” 정중의 안색이 변했다.“무슨 소리야, 어떻게 할아버지를 보는거냐? 많이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순조롭게 완성을 했다는 거에 내가 조금...어..믿기지가 않아서 그래.” 이때 정자옥이 다가갔다. 그녀도 정중과 같이 몹시 놀란 눈치였다. 이론 상으로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였다. 정자옥은 “몽연아, 그럼 소호자한테서 그 강철재료를 수매한거야? 질은 어때? 돈을 다 쓴 거는 아니지?” 라며 물었다. 여기까지 듣고만 있던 정몽연은 마음이 오싹했다. 정자옥의 질문에 그들이 융양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로비에 들어가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고, 전문 비서가 차와 간식을 가져다주었다.가족들끼리 아무런 할 말이 없어 각자 먹기만 할 뿐, 아무런 교류도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마침내, 오랜 기다림 끝에 비서가 다가와 말을 꺼냈다.“이사님 여러분, 철재가 도착했는데 지금 바로 시공현장으로 보내면 될까요?”정말로 왔다고?정중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일단 제가 먼저 가서 물건을 보죠.”그는 당황했다, 이런 식이면 정몽연이 ‘미루기 방식’을 사용하는 것 같지 않은데, 정몽연은 도대체 어떻게 임무를 완수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분명히 임무를 완수할 가능성은 ‘0’인데, 정몽연은 어떻게 일을 처리한 거지?두 눈으로 봐야지 알 수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도 정중을 따라 트럭 앞으로 갔다.그곳에는 수십 대의 대형 트럭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고, 트럭마다 건축용 철재가 가득 들어 있었다.정중은 사람을 시켜 현장 조명을 밝게 한 뒤, 직접 화물의 적합 여부를 검사하려 했다.“분명히 불량품이 있을 거야.”“소호자의 재고는 부족하니까 분명 불량품으로 채워 넣었을 테지.”그는 이러한 생각을 품고 첫 번째 차량부터 열심히 검수했다.첫 번째 차량의 철재, 통과;두 번째 차량, 통과;세 번째 차량, 역시나 통과.네 번째 차량……이렇게 트럭을 계속해서 검사를 할 때마다 정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검수하는 트럭마다 모두 합격일 수 있지?그는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검수를 한 후, 이어서 끝에서부터 처음까지 검수를 했고, 마지막으로 무작위로 선택해 한 번 더 검수를 했다.그가 어떤 식으로 검수를 하든 간에, 결국에는 합격이라는 두 글자밖에 얻을 수 없었다.현장에 있는 수많은 철재가 모두 합격한 것이다.“소호자가 정말로 불량품 하나 없이 합격한 철재를 전부 주다니……이건 말도 안 돼!”“소호자의 재고를 파악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정중은 귀를 긁어대며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그러자 정자옥이 다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