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가영의 말은 어느 누가 들어도 석 씨네 부자를 저격한 것이었다.석관과 석문병은 수치스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특히나 석관은 수치스러우면서도 매우 화가 났다.그는 원래 임가영을 신가 병원에게 떠넘겨 그들을 망하게 할 계획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강책 같은 의학 초보자가 그들보다 더한 고급 의술을 장악하고 있으니, 석관이 의미 없이 함부로 말한 비밀 의술은 정말로 있는 것이었다.그의 계획이 다 망해버렸다.임가영 같이 매우 중요한 고객을 석관이 직접 신가 병원에 넘겨 줘서 더욱 강력한 동맹을 결성하게 해줬으니, 화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게다가 석 씨 집안은 이제 임가영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떠나 버렸다.임가영의 위치와 인맥으로는 정말로 석가 의학사를 업계의 선두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런 밑천도 못 찾고 패한 싸움은 정말이지 분하기 그지없었다.임가영은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의술이 좋지도 않으면서 알맞은 신장을 분명 이식할 수 있다고 하질 않나, 결국에는 책임을 전가하고 말이야.”“이래서야 업계 1위를 유지하는 게 가당키나 하겠어? 의학계의 수치나 다름없군!”그 말을 들은 강책의 미간이 금세 찌푸려졌다.그는 석 씨네 부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석관 선생님께서는 신장을 구할 길이 있었나 보죠?”석관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그는 비록 강책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매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사실 시내 병원 쪽에서 처음에는 물량이 있다고 했다가, 후에 다시없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아? 그래요?”“그렇죠.”석관의 대답은 완벽했고, 강책은 그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하지만 닥터 석의 사건은 절대로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장담했다, 그는 사람의 장기를 팔았고 석관과 석문병은 내막을 분명히 알았으며 심지어는 그들이 배후일 가능성이 높았다.이제 문제는 증거를 어떻게 찾느냐
”신 선생님, 이렇게 좋은 남편을 두시다니, 정말 복받으셨네요.”뭐라고???신온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연신 손을 내저었다.“아닙니다, 임 선생님께서 오해하셨군요. 저는 강책과 아무런 관계도 아니에요.”“네?”임가영이 의아해하며 말했다.“두 분이 부부가 아니라면, 왜 신 씨 집안의 비밀 의술을 가족도 아닌 남에게 가르친 거죠?”“강책은 제 죽은 큰 오빠와 오랜 전우였어요, 또 제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고, 게다가 강책은 의학적으로도 남다른 천부적 재능 때문에 아버지가 이례적으로 제자로 받아들여 신 씨 집안의 의술을 가르쳐 준 거죠.”신온의 설명의 들은 임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 신 할아버님께서 이렇게 유능한 제자를 두시다니,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임가영은 싱글벙글해하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제 생각에, 신 선생님께서 이렇게 미모가 출중하시니 보통 남자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강 선생님 같이 훌륭하신 분이랑 아주 잘 어울리는데요. 어떻게, 생각을 해 보시지 않겠어요?”이건 좀 허튼소리였다.강책은 유부남인데 어떻게 그에게 시집을 간단 말인가?과거에는 일부다처제가 허용이 됐어도, 지금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신온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이 일은 임 선생님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임가영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저도 할 일이 남아서 이만 가봐야겠네요. 시간이 나면 다시 답례하러 오겠습니다. 그럼 이만!”임가영은 작별 인사를 한 뒤 보좌관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떠났다.병실 안에는 갑자기 많은 사람이 줄어 조용해졌다.신온과 강책은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고, 왜인지 모르게 어색해하며 고개를 돌렸다.둘은 원래 평범한 친구였고, 그 이상의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방금 전 임가영의 말 때문에 둘의 사이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특히나 신온은 평소에 어떠한 남자도 눈에 차지 않아 했고, 이전에도 강책에게는 그저 고마운 마음만 있을 뿐 남녀의 정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강책은 분명 신온을 도와줬는데, 왜인지 모르게 그녀는 화가 나 있었고, 강책이 어떤 일을 하던 신온은 불만이었다.마치 강책이 쓸데없는 사람인 양 말이다.하지만 강책이 떠나려고 하자 신온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남으라는 걸까, 가라는 걸까? 강책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때 신자민이 온 것을 보자 강책은 그제야 그 상황에서 풀려났다.신자민은 강책을 보자마자 반색을 하며 인사를 나눈 뒤 강책에게 신가 의술을 계속 전수했고, 강책이 궁금해했던 문제들을 풀어주었다.이번 훈련을 통해 강책은 의술에 대한 이해와 의학에 대한 조예가 더욱 깊어졌다.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강책은 몸을 일으켜 작별 인사를 고했고, 신온은 여전히 싸늘했고 눈길 한 번도 주지 않았다.강책은 자신이 어디서 신온에게 미움을 샀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난처한 채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강책이 떠나자, 신온은 고개를 들어 강책이 떠나는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뭘 보고 있어?”신자민이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신온은 손에 든 약재를 계속 정리했다.그러자 신자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방금 강책이 있을 때는 외면하다가 강책이 가니까 이제서야 생각을 하면 네가 그 사람을 싫어하는 줄 알 거 아니니.”신온은 화가 나 약재를 테이블에 놓으며 대답했다.“나 그 사람 싫어! 아내가 있는데도 어떻게, 어떻게……”그녀는 절반까지만 말을 하고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그녀의 고통은 마음속으로만 간직할 수 있었다.하지만 신자민은 그의 아버지였고, 자신의 딸을 어떻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감정은 네가 억제한다고 억제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이 오면 누구도 막지 못해, 그러니 그 사람 탓이 아니야.”“그 사람 탓이야!”신온은 입을 삐죽 내밀며 대답했고, 순간 멍해지며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아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사랑이라니? 내가 그 사람을 왜 사랑해? 전혀!”“그래? 그럼 이틀
비명소리와 흐느끼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이 광경을 보니 가스통 폭발로 인한 큰 화재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강책은 미간을 찌푸리며 기사에게 2만 원을 건넸다.“잔돈은 필요 없습니다.”그런 뒤, 차에서 내려 화재가 난 곳으로 돌진해 인명 구조를 도왔다.현장은 아수라장이었고, 소방차는 매우 빨리 도착해 전력을 다해 진화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실려 나왔고, 그들은 모두 화상을 입은 채로 바닥에 엎어졌다.차 120대가 와서 계속해서 사람들을 실어 보냈다.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도저히 줄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서 제때 구조 받지 못해서 목숨을 잃어가고 있었다.강책은 생각을 뒤로 한 채 곧장 은침을 꺼내 한 명씩 치료를 시작했고, 완치할 필요 없이 이들의 부상만 진정시켜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처음에는 강책을 못 미더워하며 그를 막아섰지만, 강책이 성공적으로 몇 명의 부상자들을 치료한 것을 보자 그제야 사람들은 마음을 놓았다.하지만……강책 한 명 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했다!부상자는 셀 수 없이 많았고, 강책이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단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부상자를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이때, 창백한 얼굴에 수척한 몸매를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려 외투를 벗은 뒤 구급상자 하나를 구해와 현장에 가져왔다.보아하니, 그 또한 의사였다.하지만 그는 매우 말라서 영양실조에 걸린 듯해 보였고, 기침도 자주 하는 등 골병이 든 모습이었다.강책은 심지어 그가 다른 사람을 구하기 전에 그가 먼저 죽을까 두려웠다.하지만 강책의 생각과는 달랐다.이 남자는 강책보다 손발이 더 빨라 부상자 한 명을 단 십여 초 만에 진정시킬 정도로 의술이 대단했다.지혈하고 붕대를 감는 기교를 본 강책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야말로 강책이 본 최고의 외과의사였다.남자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한 번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계속해서 사람들을 치료했다.돕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자 현장의 상황은 곧 안정되
시골의 작은 강가에 순박한 별장 한 채가 있다.마당 어귀에 검은색 승용차가 섰고, 문이 열리며 바바리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기침을 하며 걸어나왔다.그는 방금 전 사람들을 응급처치 한 남자인 해골이었다.그가 뜰 어귀에 이르자 집사가 와서 문을 열고 말했다.“주인님, 손 선생님과 서문 선생님께서 거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손 선생님? 서문 선생님?해골은 바로 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미간을 찌푸리며 매우 불쾌해했다.“그들을 돌려보내세요.”집사는 조금 난처한 듯 말했다.“주인님, 손 선생님께서 오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셔서 주인님을 뵙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허!!!”해골은 소매를 걷으며 긴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갔다.거실에 들어서자, 손영정과 서문준 단둘이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해골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곳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으니 이만 돌아가시죠.”손영정은 이미 해골이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이라도 한 듯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담배꽁초를 비벼 껐다.“재언아, 우리 형제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큰형을 내쫓을 생각을 하니?”“큰형? 네가 내 큰형이라고 할 낯이 있나?! 우리 집은 당신을 환영하지 않으니, 빨리 나가!”보아하니, 손재언과 손영정의 갈등은 심각했다.친형제가 반목할 수 있다니, 이러한 갈등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손영정은 서두르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됐어, 만나자마자 큰소리치지 말자고. 우린 그래도 친형제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나도 빙빙 돌리지 않고 분명히 말해줄게. 오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한 사람을 제거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야.”손재언은 그의 말을 듣자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아직도 네 일을 나한테 부탁할 면목이 있다고?”“그때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잊은 거야?”“파렴치한도 이렇게 파렴치한 사람은 본 적이 없네! 나는 당신 같은 친형은 두지 않았어.”“여기서 그
손재언은 친구와 술집에 놀러 갔다가 댄서인 소접에게 반했다. 오랜 교제 끝에 손재언은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손정이 결혼을 허락해 줄까?대가족의 자제가 댄서와 결혼을 한다?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다!평소 놀러 다니는 것은 괜찮지만 연애와 결혼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손정은 절대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때문에 부자는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손재언은 소접을 너무 사랑했다. 아버지가 결혼을 허락하지 않아 그녀를 데리고 멀리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손재언은 집안의 철저한 감시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손재언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친형 손영정을 찾아갔다. 손영정은 손재언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그 사실을 모두 손정에게 알렸다. 결국, 그날 밤 손재언과 소접은 도망치다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손재언은 사당으로 끌려가 구타를 당하고 중병을 앓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접은 다른 곳으로 끌려갔다. 어디로 끌려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사건 후 손정은 손재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고,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함에 화가 나 손영정에게 가장 자리를 물려줬다. 그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손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손재언은 그 사건 후 집을 나가서 오랜 세월 간 손가 집안과 연락을 끊고 자신의 뛰어난 의술 실력으로 생계유지를 했다. 손재언과 손영정은 평생 만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손영정이 먼저 손재언을 찾아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손영정은 유일하게 강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영리한 손재언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시 손영정이 손정에게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면 손재언도 지지 않았을 것이다. 손재언은 손영정에 대한 불신은 평생 갈 것이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두 형제의 사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함부로 말을 하지 못했다.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손재언이 말했다. “손영정, 내 앞에서 입에 발린 소리 좀 그만해. 그때 형이 왜 나를 팔아먹었는지 알아!”
손재언이 죽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소접을 한 번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손재언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소접의 행방을 찾았다. 하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그의 노력은 헛수고가 되었다. 손정이 손재언을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소접을 보낼 때 심혈을 기울였다. 손재언이 아무리 똑똑하고, 머리를 쥐어짜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것은 그의 마음속 쓰라린 고통이다. 손영정이 손재언의 아픔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 “동생아, 네가 사는 목적이 뭔지 알겠다. 네가 나 대신 한 사람만 처리해 주면 소접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려 줄게.”“뭐?”손재언이 매우 놀라며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아버지가 아무런 정보를 흘리지 않았는데 형이 어떻게 알아?”손영정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나도 몰랐는데 가장이 되고 모든 명령을 다 살펴보니 아버지가 늘 밤 보낸 이상한 암호화된 명령을 봤어.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아버지 측근 부하들이었는데 그 후로 돌아오지 않았어. 소접하고 관계있는 것 같지 않아?”누가 들어도 소접을 끌고 간 명령이었다. 손재언은 심장이 떨렸다. 소접, 다시 소접을 만날 수 있을까?손재언은 이를 악물었다. 소접에 대한 그리움에 이성을 잃고 말했다. “말해봐, 누구를 처리 해달라는 건데?”손재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재언의 말은 거래를 하겠다는 뜻이다!손영정은 손재언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이 사진 속 남자야.”“강책.”손재언은 사진을 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강책?”낮에 생명을 구해준 사람을 죽여야 하다니, 장난 같은 운명이다. 하지만 손재언은 소접을 만나기 위해서 어떤 희생도 상관없었다. “좋아, 약속할게.” 손재언이 약속했다. 손재언과 약속을 하고 손영정과 서문준은 자리를 떠났다. 돌아가는 길에 손영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문준아, 손재언이 할 수 있을까?”서문준이 웃으며 말했다. “손 사장님, 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에 손재언만큼 똑똑한 사람 없어요. 손재언이 나서면 틀림없어요. 사장님이
신분, 학력, 수양이 아무리 좋은 여자도 가격 할인에는 어쩔 수 없다. 정몽연은 고장 난 차를 보며 어떻게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폐차시키면 손해이긴 하지만 어차피 우리 집 차도 고장 났으니 이참에 차 한 대 뽑자.”“새 차는 얼마야?”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돈은 걱정하지 마. 요즘 모아 놓은 돈으로 충분히 살 수 있어.”“정말?”“응:“그럼 네 돈으로 차 사는 거야.” “내가 살게.”정몽연과 강책은 약속을 했다. 다음날 아침, 평소 늦잠을 자던 정몽연이 오늘따라 알림이 울리기도 전에 일찍 일어나 씻었다. 오늘 차를 사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정몽연이 강책을 이불에서 끌어내 씻겨주고 옷을 입혀주며 아침밥까지 먹인 뒤 차를 사러 갔다. 4S 매장에 도착한 정몽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몽연은 눈앞의 멋진 차를 보고 침을 삼키며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아, 이거 사러 온 거야?”강책이 주소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여기 맞아, 왜? 차가 별로야?” 하하!별로가 아니라 너무 좋았다!이곳의 차는 모두 슈퍼카 페라리였다. 어젯밤 강책이 돈을 모았다고 하길래 정몽연은 한 달에 150만 원 받아 많이 모아봐야 몇 천이라고 생각했다. 비교적 저렴한 차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책은 정몽연을 페라리 마장으로 데리고 갔다. 정말 페라리를 살 수 있는 건가? 한 달 월급 150만 원으로 페라리를 살 수 있을까?눈을 크게 뜨고 앞에 있는 차들의 가격을 봐라! 모두 억대이다! 강책의 월급으로는 몇 년을 모아야 고작 타이어 하나 살 수 있다!정몽연이 이마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강책아, 너 장난하는 거 아니지?”강책이 진지하게 말했다. “장난 아니야, 내 친구 신용이 괜찮아서 할인카드 쓸 수 있어.”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정몽연은 강책의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여기 있는 차들 너무 비싸. 20% 할인받아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야. 됐어, 우리 나가자. 그냥 샤리 같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