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 비친 그림자는 옷을 다 벗고 물에 헹구고 있는 것이 보였다.소한의 아름다운 몸매는 유리에 그대로 나타났고, 비록 실루엣만 보이지만 그것만으로 유혹하기에 충분했고, 만약 일반 남자였다면 일찍이 입맛을 다셨을 것이다.강책은 고개를 내저으며 얼굴을 돌려 TV를 켰다.그의 마음속에는 정몽뿐인 데다 소한은 정몽연의 여동생이기에 더욱이 아무 생각도 하면 안 되었다.반 시간이 지나자, 소한은 몸을 다 씻고는 갑자기 강책을 부르기 시작했다.강책은 화장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일이야?”소한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앗, 내가 갈아입을 옷을 안 가져와서, 좀 가져와 줄래?”“뭐라고?”강책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얼른 정신을 차린 뒤 말했다.“안 돼, 난 못 가져다줘. 네가 직접 나와서 가져가지 그래?”소한은 욕실 안에서 부끄럽고 화가 나서 말했다.“그럼 나더러 발가벗고 나가서 옷을 가져가란 말이야? 네가 엿보기 쉽게?”강책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어이가 가출했다.하지만 또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의 말이 맞기도 했다.그는 이를 꽉 깨물고는 몸을 일으켜 소한의 캐리어 옆에 간 뒤 물었다.“무슨 옷인데?”“잠옷이면 돼.”강책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캐리어를 연 뒤 잠옷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속옷 더미가 튀어나와 바닥에 널브러졌다.소녀들에게서만 나는 풋풋한 내음이 그의 콧구멍에 파고들었고, 강책은 몹시 심란해졌다.그는 흩어진 속옷을 조심스레 정리하며 잠옷을 찾아내었고, 다시 한번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몸을 일으켜 욕실 문 앞으로 간 뒤 말했다.“잠옷 가져왔어, 어떻게 주면 돼?”“뒤로 돌아서서 옷만 건네줘.”“알겠어.”강책은 순순히 뒤로 돌아선 뒤 욕실 문을 천천히 열었고, 소한의 지시에 따라 옷을 건네주었다.이것으로 모든 임무가 끝난 줄 알았다.하지만……소한은 강책의 팔을 덥석 잡고는 강책을 욕실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강책은 이
강책의 심장은 아직도 두근거리고 있었고, 언제부터인가 소녀의 그림자가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그는 바닥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눈만 감으면 머릿속에서 유리에 비친 소한의 실루엣이 떠올랐다.아름다움, 청춘, 섹시함. 절대 잊을 수 없었다.강책의 고요했던 마음속을 마구 휘저어댔다.몸과 마음이 지쳐도 머릿속이 복잡해 잠에 들지 못했다.이때 소한이 민소매 잠옷을 입은 채 욕실에서 나왔고,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워 어떤 남자라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강책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소한은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었고, 방안의 전등 스위치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잘 자.”가볍게 한 마디를 한 뒤,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불을 껐다.소한은 침대에 누웠다.방 안은 서로의 숨소리가 또렷이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들의 신분을 생각하면 설렘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때로는, 아무리 좋아해도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그대로 놓쳐버리는 것이다.창밖에는 달이 높이 걸려 마치 쉬지 않는 등불처럼 달빛이 창문을 뚫고 들어왔고,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추었다.쓰라리고, 또 달콤했다.밤새 아무 말이 없었고, 날은 금세 밝아졌다.소한이 아직 깨지 않은 틈을 타 강책은 씻고 난 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샤워를 마친 후 소한과 함께 조식을 먹었다.오늘의 일정은 여전히 쇼핑이었다.다만 오후 2시가 되자, 기진은 직원을 시켜 두 사람을 밀란 시의 산시로 축구 경기장으로 데려왔다.그곳은 매우 특수한 구장이었다.밀란 시의 두 대표 구단인 국제 밀란과 AC밀란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구장이었고, 오늘 이곳에서 두 구단은 승부를 겨룬다.밀란 시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축구 팬이었고, 노부인과 기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하지만 그들은 모두 AC밀란의 팬이었다.오늘 노부인은 특별히 AC밀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기진과 강책, 소
남자가 기양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술 깨는 차예요. 드세요.”기양은 그제서야 어젯밤 강책과 술을 마시고 취해서 업혀 들어와 침대에서 잠이 든 것이 기억났다. 잠에서 깨니 이미 오후 2시가 다 되었다. 기양은 차를 마시며 시계를 보고 놀라 벌떡 일어났다. “벌써 2시야? 유사야, 왜 지금까지 날 안 깨웠어?”“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어떡해?”유사는 침착하게 차를 따르며 말했다. “2시 시합이에요. 축구 한 경기당 110분이니까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요. 조금 더 주무셔도 됩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너 정말 대단하다.”기양은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 "어젯밤에 그렇게 술 잘 마시는 놈이 어디서 왔는지 아무리 먹어도 안 취하더라니까. 어젯밤에 강책이 말리지만 안았으면 기진은 내 손에 죽었어.”“그 자식이 비행기에서 어머니를 구해주지 않았으면 지금 살아있을까? 내 실수지. 약을 좀 더 진하게 탔으면 죽었을 텐데.”물에 약을 탄 것은 다름 아닌 기양이었다.유사가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예요. 두 번이나 실패했지만 들키지 않았잖아요. 오늘 시합 끝나고 어머니랑 기진이는 분명 “그럼 기가 집안의 주인은 바로 기양님입니다.”기양은 생각만으로도 기뻤다. 기양이 유사에게 물었다. “준비됐어?”“당연하죠.”“세계 최상급 킬러들이라 노약자나 병약자는 물론 부자들을 암살하는 것도 문제없어요.”“할머니께서 AC 미란 선수의 팬이어서 킬러에게 미란 유니폼을 입혔어요.”“그리고 축구팬들이 싸울 때를 틈타 살해할 거에요.”“어머니랑 기진이 죽으면 기양님이 기가 집안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축구 팬들하고 싸우다 죽었으니 아무도 모를 거예요.”“기가 집안 가장자리는 문제없습니다.”기양은 이 순간을 즐겼다. 기양은 매우 기뻐 손가락을 ‘탁’ 하며 말했다. “내가 지금 가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겠어. 노군이 죽으면 바로 기씨 가문을 넘겨받아야지. 내 말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죽여버리겠어!”유사가 말했다. “기양님, 마지막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고 AC 팀 미란의 킥오프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양 팀의 선수들이 공 쪽으로 몰려들었다. 선수들 모두 승리를 위해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경기를 보는 관중들도 흥미진진했다. 소한은 처음에 매우 지루했다. 지금까지 축구 경기를 본 적이 없는 소한은 20명의 사람이 공 하나를 뺏는 게 뭐가 재미있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현장에 있는 수만 명의 환호에 소한도 함께 빠져들었다. 공격!힘내!막아!선수들의 축구 실력에 소한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며 응원을 했다. 90분의 전반 경기가 어느새 끝났다. 전방 경기는 AC 미란이 2:1로 앞섰다. AC 미란의 팬들이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불렀다. 소한은 이탈리아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 분위기에 함께 흥분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가 퇴장했지만 소한은 경기장을 떠나기 아쉬웠다. 앞으로 축구 경기를 더 보고 싶었다. 강책이 웃으며 소한의 이마를 쿡 찔렀다.“가자.”“앞으로 얼마든지 또 볼 수 있어.”소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강책의 일행은 귀빈석에서 나와 경기장 입구로 향했다.입구로 나오자 사람들이 말다툼을 하는 듯했다. 자세히 보니 양쪽 팬들이 싸우고 있었다. 이런 경기에는 선수 간 싸움뿐 아니라 팬들 간의 싸움도 있다. 경기에서 패해 가뜩이나 화가 난 국제 미란 팬들은 AC 미란 팬들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싸움이 일어났다. 말다툼을 하며 금방이라도 싸울 기세였다. 기양의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젊은이들 열기가 대단하네,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나도 가서 몇 마디 했을 텐데.”모두가 웃으며 말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강책은 뭔가 수상함을 느꼈다. 강책은 싸움 속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오랜 세월 전쟁터에 있던 강책은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이상해!”잠시 후 양 팀 팬들이 싸우기 시작하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난리를 틈타 몇 명의 남자가 기양 어머니과 일행에게 달
빙고, 예상적중!기양의 어머니는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섬세하고 다양한 경험으로 상황을 눈치챘다. 그때, 5명의 킬러들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기양의 어머니는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기양의 어머니는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저 사람들의 목표는 나야. 기진아, 나 때문에 이 싸움에 엮이지 말고 강 선생님이랑 같이 집으로 가. “기양의 어머니는 강한 정신력으로 용감하게 맞섰다.하지만 강책으 그 모습을 가만 보고 있지 않았다.그중 한 명의 킬러가 기양의 어머니 머리로 큰 주먹을 휘둘렀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도 참을 수 없는 힘이었다. 맞으면 바로 죽을 정도의 힘이다. ‘휙!!!’휙휙 소리를 내며 주먹을 휘두르지 기양의 어머니가 주먹을 잡으려 할 때 킬러가 다른 손의 주먹을 휘둘렀다. 움직이지 마!킬러가 곁눈질을 뜨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전쟁터에서 몇 년 동안 싸운 군인들에게 감히 맞설 수 있을까? 이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 킬러는 강책에게 벗어나려고 했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히려 강책의 발길질에 날아가 도로 위 쓰레기통에 쓰러졌다. “어머니, 제 말 들으세요.”기양의 어머니는 놀란 듯 강책을 바라봤다. 강책이 의술도 뛰어나고 싸움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다.다른 킬러들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강책을 향해 돌진했다. 킬러들의 속도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강책이 킬러보다 더 빨랐다. 마치 어른이 아이를 괴롭히듯 날쌔게 왔다 갔다 하며 킬러들의 주먹을 옷깃조차 스치지 않으며 피했다. 강책과 킬러의 실력 차이가 매우 컸다. 킬러들은 속으로 말했다. ‘저 사람 도대체 뭐야? 한꺼번에 많은 킬러를 상대할 때 저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진짜 사람 맞아?’ 킬러들이 넋 놓고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강책이 재빠르게 달려왔다. 강책은 달려와 한 바퀴 돌아 점프했다. 그리고 킬러들의 목에 칼을 갖다 댔다. 눈 깜작할 사이 몇몇의 킬러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 손을 목에
10명의 수준 높은 킬러들이 강책을 둘러싸고 있었다. 누가 봐도 기약 없는 싸움이었다. 결과는 뻔했다. 킬러들은 30초 내에 싸움을 끝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킬러들은 하나둘씩 바닥에 드러누워 입에 거품을 물고 인사불성이 됐다.방금까지 득의양양하던 남자는 부들부들 떨며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강책이 다가오자 남자는 놀라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빌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제가 당신의 실력을 몰라봤어요.”남자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생각지도 못했다. 소한도 강책이 이렇게 빨리 킬러들을 쓰러트릴 줄 상상도 못했다. 킬러들은 광두용과 같은 부류가 아니다!강책이 남자 앞으로 다가가 살기 가득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남자에게 물었다. “누가 시킨 거야?”이 업계에서 누구 시켰는지 말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말하는 순간 다시는 이 업계에 발 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강책 손에 죽을 수 있다. 남자는 오랜 고민 끝에 목숨을 선택했다. 남자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기양이요. 기가 집안 둘째 아들 기양이요.”남자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특이 기양의 어머니는 절망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친아들이 자신을 팔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았다. 킬러의 말을 듣고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양, 이 나쁜 자식!”“나를 죽여서 집안의 가장이 되려고?”“꿈 깨!”똑똑한 그녀는 누구보다 기양을 잘 알기 때문에 기양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흔들자 기진과 소한이 차에 올라타 혼잡한 이곳을 떠났다.강책은 말없이 남자의 목을 칼로 베자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져 기절했다. 사람들은 차를 타고 재빨리 달아났다. 그 시각, 기양은 킬러 작전 실패 소식을 들었다.기양은 화가 나 발로 책상을 걷어차며 유사에게 말했다. “세계 최고의 킬러라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당하고 늙은이 하나를 못
대충 보니 백 명이 넘어 보였다. 기양 어머니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기양아, 너 어머니를 끝까지 죽이겠다는 거구나.”강책이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기양 혼자였으면 쉬웠지만 사람 수가 너무 많았고, 소한만 있었으면 문제없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한 말고도 나이 드신 기양 어머니와 몸이 불편한 기진까지 챙겨야 했다. 강책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버거웠다. 상대가 언제든 기습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세 사람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강책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어야.”“네!”“지금 내 상황 너도 아니까 사람 좀 보내줄 수 있어?”“사람 찾는 건 문제없는데 제가 지금 해외에 나와 있어서 사람 찾는데 시간이 좀 필요해요. 10분 정도만 기다려 주시면 제가 금방 보내겠습니다. ‘10분?’강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었다. 이때, 맞은편 사람들이 흩어지더니 기양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나와 강책의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늙은이, 폐결핵 환자야 나가 죽어!”차 문이 열렸다.기양의 어머니가 차에서 내려 말했다. “이 늙은이 하나 상대하려고 이렇게 큰 싸움을 벌일 필요 있니?”“하하.” 기양이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저도 이러기 싫어요. 근데 강책이 제가 보낸 킬러 10명을 몇 분 만에 해치울 정도로 대단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그래서 사람을 더 데려올 수밖에 없었어요.”기양의 어머니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양아, 네가 날 죽이면 집안사람들이 네가 가장이 되는 걸 반대할까 두렵지 않아?”“반대요?”기양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몰라요. 내일 신문 헤드라인에 ‘항성보석 기양의 어머니, 축구팬들 싸움에서 돌아가시다’ 라고 기사 나가면 제가 한 짓은 아무도 몰라요.”기양의 어머니는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기양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손을 들어 사람들에게 명령했다.”“처리해
사실 기양은 강책이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 백 명을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책을 먼저 해치우고 두 사람을 상대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기양이 강책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강책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한 사람들 달려들자 강책은 차에서 뛰어내려왔다. 옆에 있던 사람이 칼을 들고 강책의 머리를 내리치려 하자 강책의 발이 먼저 나갔다. 그러자 그 사람은 문밖으로 멀리 날아갔다. 강책이 이 기세를 몰아 상대방의 떨어트린 칼을 주었다. 손에 칼을 쥐자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책은 칼을 휘두르며 적들이 다가오면 손과 발을 내리쳤다. 그 누구도 강책을 막을 수 없었다. 이래도 강책을 죽이려고?하하, 강책 근처에 가기도 어렵다!기양은 1분 만에 끝내겠다고 했지만 5분이 지나도 강책은 활기가 넘쳤고 기양의 부하들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기양은 조급해 발을 동동 굴렀다.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다들 일어나!”사람 수는 많아 앞에 사람들이 쓰러져도 뒤에 싸울 사람이 있었다. 하나 둘 칼과 줄 그리고 쇠사슬 등 각종 무기들을 들고 강책에게 돌진했다. 하지만 강책은 미꾸라지처럼 그들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또 5분이 흘렀다. 강책은 여전히 힘이 넘쳐 40명을 쓰러트렸다. 이대로라면 백 명도 문제없다!기양은 이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양은 부하들에게 말했다. “그만해. 강책은 그만 상대하고 차 안에 있는 사람들 먼저 처리해!”기양은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선해야 할 일이 시급했다. 어머니와 기진을 죽여야 가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다음에 강책을 처리할 수 있으면 처리하고 아니면 할 수 없다. 어쨌든 기양의 목표는 강책이 아니다. 부하들도 강책에게 겁을 먹고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는데 기양의 명령을 듣고 차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책이 순간 자신의 생각했던 상황이 아니라 놀랐다. 그 시각 차 안. 기양의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오늘 나는 죽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