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그 후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지병원을 오갔다.신자민 또한 심혈을 기울여 그를 가르쳤고, 강책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에게서 자신의 아들, 신기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만약 신기가 아직 살아 있었더라면, 강책과 똑같은 나이 대였을 것이다.신자민은 강책을 볼 때마다 그의 아들이 떠올라 가슴 한 편이 시려왔고, 그는 강책을 가르치면서 시시때때로 강책에게 신기에 관한 일들을 물었다.오래 지나지 않아, 둘 사이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갔다.신자민은 강책이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신온과 아주 좋은 한 쌍이 될 뻔했는데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아, 하늘도 무심하지!한 달 남짓의 고단한 학습과 강책의 타고난 의학적 재능이 겸비되어 아주 빠르게 신 씨 집안의 ‘기술(气术)’을 익힐 수 있었고, ‘팔괘기침’ 또한 반 정도는 익히게 되었다.강책은 신 씨 집안의 다른 방면의 의술도 두루 섭렵했다.현재의 강책은 비록 신온과 신자민 같은 거장급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상당히 훌륭한 의사로 거듭나 있었다.특히나 그가 익힌 ‘팔괘기침’은 다른 의사들이 넘볼 수 없는 의술이었다.이날.석양은 아직 지기 전이었고, 하늘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강책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고, 그가 편하게 앉기도 전에 정몽연이 그에게 말했다.“옷 갈아입고 와, 오늘은 밖에서 밥 먹자.”“응? 집에서 안 먹고?”“응. 둘째 백부님이랑 둘째 숙모가 돌아오셔서 할아버지가 우리 식구를 다 불러 모으셨어.”“둘째 백부님? 둘째 숙모?”“정봉성의 아빠와 엄마, 두 분 다 미국에서 생활하셨다가 오늘 막 돌아오셨어.”“아.”강책은 옷을 갈아입고 정몽연, 정계산, 소청과 함께 인근의 한 레스토랑 안 프라이빗 룸으로 들어갔다.정중과 정봉성은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다.정봉성 옆에는 40~50대 남녀 각각 한 명씩 앉아 있었고, 관계가 매우 친밀해 보였다.그들이 바로 정봉성의 아버지인 정운진과 어머니인 양미연이었다.서로 몇 마디 인사치
이때, 정운진 옆에 있던 양미연이 고의적으로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그러자 그녀는 정중을 바라보며 괴상 야릇하게 말했다.“아버님, 제가 밖에서 들은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알려주셨으면 해요.”“무슨 일이지?”“아버님께서 가족 주식 지분의 5%를 정몽연에게로 넘겼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정중은 그녀의 말을 듣자 안색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이 일은 그가 계속해서 마음에 두고 있었고, 그의 바람과는 달리 그때의 상황에서는 5%의 지분보다는 가문의 이름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었다.양미연이 이 일을 물었고, 그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일이 있었다.”“네? 아버님, 너무 막무가시네요!”양미연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을 이어갔다.“정 씨 가문이 대가족은 아니지만 그래도 뼈대가 있는 집안인데 어떻게 여자가 지분을 가질 수 있겠어요? 저희 봉성 씨는 아직 아무런 지분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요! 정 씨 집안은 앞으로 남자가 주인이 될 거고, 우리 봉성 씨가 미래의 후계자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아버님 어떻게 계집애를 편애할 수 있죠?”“아버님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정몽연은 시집간 여자예요. 만약 정몽연에게 정 씨 가문이 맡겨진다면 이제 정 씨 집안은 강 씨로 성을 바꿔야 할 겁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이런 장소에서 언급하는 게 진정 맞는 일일까?정몽연은 주먹을 불끈 쥐며 둘째 숙모에게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미국 그린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고, 수입도 지위도 자신보다 높은 능력 있는 내과 의사였다.싫어도 그냥 참아야 하는 건가?만약 다른 누군가가 이러한 말을 했다면 정중은 벌써 화를 내며 테이블을 엎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말은 양미연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고, 그는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매우 일리가 있다고 느끼며 그녀의 말이 뇌리에 박혔다.정중은 줄곧 정봉성을 후계자로 만들고 싶어 했다.다만 정봉성은 아직 그럴 깡이 되지 못했고
양미연도 정중의 불편한 곳을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틈타 정봉성을 내세워야 했다.과연, 정중은 곧바로 그녀에게 물었다.“미연아, 정말로 이 병을 고칠 수 있단 말이냐?”“문제도 아니죠.”“만약에 고쳐준다면, 너에게 회사 5%의 지분을 주마.”그러자 양미연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버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가 주식 지분이 없었다면, 아버님 병을 고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다시 말해서, 저는 여자로서 한 집안의 주인이 될 수 없는데 지분을 가져서 무엇 하나요? 저는 누구랑은 다르게 그렇게 철면피는 아니라서요.”그녀의 말을 들은 정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기도 하지, 하지만 나도 대가 없이 치료를 받을 수는 없지. 이렇게 하자, 내 병을 치료해 준다면 정봉성에게 5%의 지분을 주도록 하마, 어떻니?”“아이고, 아버님 뜻대로 하세요, 저는 아버님 말씀만 따릅니다.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들이 정봉성을 두둔하려는 것을 알았지만, 또 그들에게 반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정몽연의 5%의 지분은 강책이 온갖 노고 끝에 얻어 온 것이었고, 양미연은 딸꾹질 하나 치료하는 걸로 똑같은 지분을 얻을 수 있으니, 이것이 편애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정계산은 분해서 이를 갈았지만, 맞은편에 당당하게 서 있는 정운진의 모습을 보자 맥이 빠져 버렸다.그는 정운진과 비교가 되지 않았고, 정 씨 가문의 후계자는 틀림없이 정봉성이 될 것이고, 정몽연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이 뻔했다.양미연은 옆에 있던 작은 가방에서 약 몇 알을 꺼내 미소를 지으며 정중에게 건넸다.“아버님, 사실 큰 병도 아니에요. 간단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라서 약 몇 알만 먹으면 나을 거예요.”“때마침 저한테 약이 있어서 이거 먼저 드시면, 제가 나중에 좀 더 드릴게요.”정중은 냉큼 약을 받고는 말을 꺼냈다.“역시 미연이로구나. 운진이 네가 장가 하나는 잘 들었어.”이 말을 들은 소청은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고, 마
”네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니, 너 자신뿐만 아니라 몽연이도 망치는 것 아니니.”“셋째야, 날 너무 실망시키는구나!”정계산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심지어는 일어나서 정운진에게 뺨 한 대를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화를 내는 것 외에는 좋은 방법이 없었다.정중은 고개를 저으며 정계산 일가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해 진작에 그들을 부르지 않았더라면 망신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곧바로 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시며 삼켰다.그러자, 3분도 채 되지 않아 트림이 멈췄다.“미연아, 이 약이 정말로 효과가 있구나.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트림이 나오질 않아.”“네가 일찍 돌아왔더라면 요 며칠 고생을 안 했을 텐데.”양미연은 호호 웃으며 대답했다.“아버님, 제 약이 효과가 대단하죠? 웃긴 건 방금 전 누가 약효를 업신여기면서 거짓말을 내뱉지 뭐예요, 기가 차서 정말.”정계산 일가는 고개를 숙였다.사실이 눈앞에 펼쳐졌으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소용도 없었다.정중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미연아, 아주 잘했다. 네 약속대로 봉성이에게……”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뱃속에서 가스가 솟아오르려는 기미가 느껴졌지만, 약효 때문에 가스가 위로 배출되지 않고 뱃속에서 꿈틀댈 뿐이었다.위로 배출되지 못한 가스는 내장을 타고 내려가 다른 ‘출구’를 찾았다.이어서, 가스는 정중의 몸 가운데 뒤쪽으로 치우친 부위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왔다.뿌웅~~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똑히 들을 수 있었고, 이러한 장소에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조금은 꼴불견이었다.정중의 얼굴이 굳으며 말했다.“허허, 실례했군, 이게……”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 다시 가스가 단숨에 아래로 뿜어져 나왔다.뿌웅~~“저기……”뿌웅~~“거참……”뿌웅~~정중의 몸 뒤쪽에서 메스꺼운 소리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고, 소리뿐만 아니라 냄새도 고약했다.무엇보다 우스운 것은 정중은 민망한 마음에 최대한 참으려고 노력했
정중은 체면을 버리고 싶은 것이 아닌, 정말로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연달아 얼마나 배출되었는지 셀 수조차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빈도도 계속해서 빨라졌다.정중은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는 다급하게 양미연에게 물었다.“미연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양미연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치에 따르면 약 두 알을 먹으면 트림은 금방 그칠 거였는데, 어떻게 아직도……그녀는 귀와 뺨을 긁적이며 아무런 방법도 생각해 내지 못했다.진동이 계속해서 많아지자, 방 안에는 사람이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사람들은 모두 몸을 일으켜 떠나기 시작했고, 강책은 테이블에서 휴지 한 장을 꺼내 반으로 나눠 콧구멍을 막은 뒤 자신의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정중 앞으로 다가갔다.“할아버님, 앉아서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가스를 빼드겠습니다.”“네가?”정중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강책을 바라보았고, 입만 열면 큰소리치는 이 부랑자에게 몸을 맡길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러자 정계산이 말을 꺼냈다.“어떻게, 아직도 제 사위를 못 믿으시는 겁니까? 아버지, 아까도 제 사위 말을 믿지 않았는데, 결과는요? 어떤 돌팔이 의사가 준 약을 함부로 먹고는 병이 나지 않았습니까.”정계산의 말을 들은 양미연은 조급해졌다.그녀는 일평생을 남들이 그녀의 비위에 맞춰온 삶을 살아왔지, 단 한 번도 이렇게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하물며 양미연의 마음속에 정계산은 쓸모없는 인간이었고, 아무렇게나 밟게 놔둬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떻게 자신의 머리 위에 올라올 수 있단 말인가.“정계산, 지금 누구 더러 돌팔이라 하는 거야?”“하, 남자가 말하고 있는데 어디 계집애가 말대꾸야?”저녁 내내 짓눌려 있던 그의 화가 순식간에 터져 나왔다.그러자 정운진도 기분 나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셋째야, 형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냐?”“형, 동생으로써 말하는데 마누라를 찾으려면 점잖고 지혜로운 사람을 찾았어야지. 돌팔이 의사
강책은 손에 든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길이와 굵기가 다양한 은침들이 들어있었다.양미연은 강책을 보자마자 알아차렸다. “강책아 네가 할아버지 침 좀 놔줄 수 있니?”“네.”“하하. 네가 자주 안 오니까, 몇 번 맞는다고 소용 있겠니? 애들 장난 같지.”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중화문명 5천 년 잘 보세요. 어머니같이 외국 것만 좋아하는 노인들은 절대 이해 못 하는 것들도 있어요.”양미연은 조급하게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래, 네가 침 몇 개 놓는다고 무슨 효과가 있나 한번 보자?!”강책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정중을 바르게 앉히고 세 개의 침을 놓았다. 침 하나를 꽂자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정중의 하체가 바로 잡히고 배에서 소리도 나지 않았다. 옆에서 보던 사람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책의 손에는 아직 두개의 침이 남아있었다.“나 다 나은 거야?” 정중이 물었다.“배에 찬 가스를 빼줬을 뿐이에요. 이제 앞으로 가스 차지 않게 장 쪽에 침을 좀 놓아드릴게요. 강책은 말을 마치고 계속해서 침을 놓았다.정중은 처음에 아프고 침을 잘못 놓을까 봐 겁났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강책이 침을 놓을 때 아프키는커녕 몸이 편안하고 나른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십분 후.“다 됐어요.”“어?”정중이 눈을 떴을 때 이미 침을 모두 뺀 상태였다. 온몸이 시원하고 배도 아프지 않았다. “편해, 정말 너무 편하다.”“강책아 침을 정말 잘 놓는구나.”강책을 미워하던 정중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정운진과 양미연은 몹시 언짢아 그 자리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방금 전 의기양양한 모습은 사라졌다. 정계산이 신나서 말했다. “아버지 보셨죠? 강책이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다고요? 이게 바로 강책 실력이에요!” “제 사위는 훌륭한 의술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겸손하고 허세를 부리지 않는 거예요.”“무슨 돌팔이 의사들처럼 어쭙잖은 실력으로 잘난 체하지 않아요.”“우리 사위가 능력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정계산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래를 부르며 마음이 편안했다. 정몽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참아 온 것이 풀린 것 같았다. 오늘 강책이 아니었으면 정계산은 얼마나 답답했을지 모른다.이런 생각을 들자 정몽연은 강책을 쳐다보며 물었다. “강책아, 너 의술은 언제 배웠어?”강책은 대충 말을 얼버무리며 말했다. “최근 우리 회사에 전문 의사들이 와서 무료로 의학 지식을 알려줬어. 나중에 도움될 것 같아서 돈 내고 학원도 다니면서 요즘 침 놓는 걸 공부하고 있어.”정계산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좋네, 시간 있을 때 의술 배워두면 좋지. 의사 되는 게 아니더라도 나중에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봐줄 수 있잖아.”의술은 식구들에게 좋은 일이라 반대하거나 따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강책이 배우고 싶으면 배우는 것이다. 어쨌든 기술은 배우면 도움이 된다. 세 사람은 집에 도착했다.강책은 정몽연과 방으로 들어와 외투와 양말을 벗고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 푹신한 시몬스 침대에 누웠다. 정몽연이 어깨를 만지며 아파했다.강책이 정몽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가만히 있어, 내가 안마해줄게.” “너 마사지도 할 줄 알아?”“요 며칠 조금 배웠어.”강책의 손가락은 마치 마력이 있듯 정몽연의 어깨의 혈자리를 눌러줘 정몽연의 지친 몸을 편안하게 해줬다. 하루 동안의 피로가 싹 사라졌다.그 시각 거실.방으로 들어가려던 정중과 소청이 어리둥절했다. 소청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젊은이들이 성질만 급해서 샤워도 안하고 오자마자 난리네.” 정계산이 뒤에서 소청을 껴안았다. “아이고, 이 영감이 뭐 하는 거야?”“뭘 물어?” 정계산이 신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샤워도 안 하고 빨래도 안 돌리고 설거지도 안 하고 청소도 안 해서 할 일이 산더미인데...”“어휴, 무슨 그런 쓸데없는 일을 왜 생각해? 따라와!”......늦은 밤, 강남시 천정 기업 회사.23층 회장실.세 남자가 회장실에 앉아 있었다.
“회장님, 일주일만 시간을 더 주세요.”손영정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두 달을 줬는데도 못하는데 일주일 만에 할 수 있겠어? 왜 너를 못 믿겠지?”백신광이 말했다. “일주일 후면 설날이잖아요. 매년 설날에 신년 콘서트를 해요! 저희 말고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콘서트를 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때 시간을 겹치게 잡아서 기모 엔터테인먼트 콘서트를 망하게 해서 다시는 고개 들 수 없게끔 아주 세밀한 계획을 세웠어요.”백신광을 말을 들은 손영정은 두 눈이 반짝였다.어차피 백신광이 해고시키면 당분간 마땅한 직원도 못 구하고, 일주일이면 길지도 않다.손영정은 백신광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성공하면 좋고, 안되면 그때 가서 백신광을 해고시켜도 늦지 않다.손영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백신광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잘 들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이번에도 실패하면 회사 그만둬.”“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회장님을 실망시키지 않을게요.”“그래, 가봐.“네!”백신광은 이마에 땀을 닦으며 회장실에서 나왔다.손영정은 회장실 안에서 서문준에게 물었다. “문준아, 너는 이번에 백신광이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니?”서문준은 한참을 생각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실력만 따지고 보면 백강 엔터테인먼트가 여전히 우세하다고 생각해요. 신년 콘서트도 스타급만 초청해서 기모 엔터테인먼트 보다 훨씬 낫죠. 그런데 기모 엔터테인먼트에 나성이 있는 한 어렵죠.”“그리고 강책은 교활해서 상대하기 어려워요.”“하지만 이번에 백신광이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약점을 파악해서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웠어요. 그래서 성광확률은 반반일 것 같아요.”손영정은 매우 기뻤다.“이번에는 백신광이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빨리 강책하고 기모 엔터테인먼트를 없애고 내 걱정 좀 덜자!”......다음날 아침.강책은 기모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가한 틈을 타 을 연구하고 있었다. 공부할수록 아는 게 너무 없다고 느꼈다.배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