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과 물고기자리가 대화를 나누던 도중, 한 늙은이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밥 좀 시킵시다.”늙은이가 인상을 지은 채 자리에 앉았다. 늙은이는 다름 아닌 엄수 집안의 노문강이었다.강책은 메뉴판을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노 선생님,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드시겠습니까?”“집 반찬이면 됩니다.”“알겠습니다.”강책이 자리를 뜨려 하자 노문강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는 앞자리를 가리켰다.“앉으세요, 긴급하게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요리를 넘기고, 노문강의 앞좌석에 앉았다.“노 선생님,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노문강이 초조하는 모습은 극히 드물었다, 강책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노문강은 차를 들이키고는 잠시 진정시켰다.“한민이 죽었습니다. 이 일은 알고 계시지요?”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경찰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수단을 통해 알고 있었다.“누가 그랬는지 아시고 계십니까?”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용진입니다.”노문강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용진을 아십니까?”강책은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주었다. 한편, 노문강은 고개를 저으며 연이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이 당황스럽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강 사장님께서는 이용진의 신분과 목적을 아십니까?”사실 강책은 알고 있었지만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알려 주시지요.”“신태열이 엄수 집안에 찾아와 용맥과 만났습니다. 강 사장님을 죽일 수만 있다면 용맥에게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더군요. 결국 용맥은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즉, 이용진은 용맥의 부하 중 한 명입니다.”부하 중 한 명?강한 실력의 부하가 아직도 많다는 것인가.노문강이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부하는 많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용맥은 모든 일을 단 세 사람에게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용진, 김용빈, 그리고 진용 세 사람입니다. 알고 계신 대로 용맥이 직접 나선다는 뜻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신태열이 사무실에 앉아있다, 오늘은 그의 귀한 손님이 오는 날이다.“신태열씨!”사람이 등장하기도 전에 멀리서 목소리가 들렸다. 신태열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은 다름 아닌 이용진이다.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미소를 지으며 포옹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신태열이 말했다.“이용진씨,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이용진이 손을 내저었다.“몇 년 동안 못 봤더니, 이제 이런 말도 하십니까.”곧이어 손가락을 튕기고는 김호석에게 말했다.“호석아, 선물.”신태열은 잠시 멈칫하고는 다급하게 말했다.“아니, 도와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제가 어떻게 선물까지 받겠습니까.”김호석은 신태열의 앞에 선물을 두었다.“신태열씨께서 좋아하실 겁니다.”그는 핸드폰을 탁자 위에 두었다. 신태열은 핸드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하지만 핸드폰이라면 자신도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닌가.“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김호석이 웃으며 핸드폰을 열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여기 있습니다.”신태열은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사진 안에는 한민이 싸늘하게 죽어있는 모습이었다.“한민은 죽이신 겁니까?”김호석이 고개를 끄덕였다.“제일 먼저 배신을 때린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도 강책을 피할 겁니다.”그들은 한민의 죽음을 통해 회원들과 나머지 사람들에게 경고를 주었다.신태열이 크게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엄지를 치켜세웠다.“감사합니다! 오랫동안 강책 때문에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근데 이용진 씨가 저 대신 이렇게 나서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고는 다시 말했다.“제가 한 상 푸짐하게 대접하겠습니다.”하지만 이용진은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정장을 정리하고는 답했다.“괜찮습니다, 오늘은 다른 곳에 가서 먹을 생각입니다.”“다른 곳이라면?”“엄수 집안입니다.
한편, 엄수 집안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장훈 가주가 집안 대문을 나왔다. 문밖에서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연산에서 장훈을 마중하게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강책, 신태열도 이렇게까지 마중을 나오지 않는다. 그가 직접 나와 기다리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맥 부하 중 한 명인 이용진이다. 만약 용맥이 ‘황제’ 라면 이용진의 신분은 ‘친왕’, 그리고 장훈은 ‘일품대원’이다.아무리 집안의 가주라고 할지라도 왕의 자리보다는 낮다.인내심 있게 한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그 사람이 나타났다. 검은 애스톤 차량이 장훈의 곁에 멈추고, 차 문이 열렸다. 이용진이 고개를 내밀고는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장 회장님께서 직접 마중 나오신 겁니까?”장훈은 이용진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으로 유명하다. 누구보다 예쁘게 말하지만 행동은 전혀 다르다. 이용진의 말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장훈이 대답했다.“아랫사람인 제가 당연히 마중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순간, 이용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장훈 같은 남자를 제일 싫어했다.“그럼 안에서 다시 뵙겠습니다!”이용진은 장훈을 두고 엄수 집안 안으로 들어갔다. 장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얼굴로 뒤를 쫓아갔다.장훈이 엄수 집안의 로비에 도착했을 때, 이용진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닭다리를 뜯으며 전혀 어색해 하지 않았다. 장훈은 아무 말 없이 식사 자리에 앉았다. “역시 장 회장님 요리사가 최고네요, 정말 맛있습니다.”이용진이 칭찬을 한다는 건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예상대로, 그가 여섯 번째 닭다리를 먹고 있을 때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갑자기 먹고 있던 닭다리를 바닥으로 버렸다.“아이고, 바닥에 떨어뜨렸네.”이어서 사람들 앞에서 닭다리를 가리키며 장훈에게 말했다.“회장님, 이대로 버리기에는 아깝지 않습니까. 주워서 드세요.”순식간에 로비 안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장훈은 다름 아닌 연산에서 용맥의 말을 전하는 중요한 역할이었다.장훈은 주
장훈은 개처럼 바닥에 주저앉고는 더러워진 닭다리를 입안으로 넣었다.닭다리를 집어먹고 있는 장훈의 눈은 충혈이 된 것 마냥 벌겋다.그는 지금 느낀 모욕감을 마음속으로 깊이 기억했다. 꼭 10배로 돌려주리.이때, 이용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훈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장훈의 뺨을 살살 쳤다.“기억하세요, 당신은 저희가 기르는 개에 불과합니다. 남의 집에 가서 어리광 부리면 안 됩니다.”이용진의 말은 장훈에게 강책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뜻이다. “장 회장님, 닭다리는 더러워졌지만 맛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계속 밖으로 나가시면 더러운 닭다리도 없을 겁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시지 말라고 하는 말이에요.”장훈은 묵묵히 닭다리를 먹을 뿐이다. 그의 심정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복수의 생각은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도중, 문이 열리고 늙은이 한 명이 들어왔다. 다름 아닌 강책을 만나고 온 노문강이었다.그는 장훈이 바닥에 주저앉아 닭다리를 먹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회장님, 뭐 하시는 겁니까?”장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용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짜증을 내며 노문강에게 물었다.“노친네, 당신 누구야? 누구 마음대로 엄수 집안에 들어와?”장훈이 노문강 대신 답했다.“저분은 제 아버지의 살아생전 친구분으로 저에게는 양아버지 같은 사람입니다. 계속 엄수 집안에 머물고 계십니다.”“양아버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뜻입니까? 허허, 엄수 집안은 용맥의 말을 전달하는 곳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저런 사람을 엄수 집안에 들이는 겁니까?”이용진이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노문강을 향해 말했다.“이봐, 오늘부터 당신은 엄수 집안에 들어올 수 없어. 만약 들어오려다가 나한테 들키면 그때는 죽을 각오해야 할 거야!”노문강은 이용진과 장훈은 번갈아 보았다. 장훈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그가 해결할 수 있겠는가.그는 후퇴를 선택했다.“흥!”노문강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떴다.이용진이 그를 보며 미
식약 식당 안.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화면에는 최근 뉴스가 띄워졌다. 경찰 측은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기 위해 발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태열 일행은 한민의 죽음을 누구보다 빠르게 퍼뜨렸다.글뿐만 아닌 사진까지 인터넷에 뿌려가면서 논란을 키웠다.한민은 유명한 기업가였기 때문에 연산시는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모두 죽음의 원인을 맞추기 바빴다, 또는 살아생전 한민과 사이가 나쁘던 신태열이 주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쉽게도 사건은 신태열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물고기자리가 입을 열었다.“상대가 일벌백계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상인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할지 모릅니다. 총수님, 조심하셔야겠습니다.”이때, 노문강이 인상을 지으며 들어왔다.강책이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노 선생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노문강은 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탁자 위에 놓여있는 차를 바로 들이켰다.항상 청결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이 마시는 차는 일절 손을 대지 않았기에 그의 현재 심정은 대략 짐작이 가능했다.그는 잠시 진정하고는 입을 열었다.장훈은 모욕을 당하고, 노문강은 이용진에 의해 엄수 집안에 쫓겨났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었다.그의 말을 듣고 물고기자리가 고개를 저었다. “무서운 방법입니다. 장 회장님과 저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연락 방법을 끊은 셈입니다. 이제 연락을 주고받으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 겁니까?”지금까지 순조롭게 신태열과 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장훈, 노문강, 신태희와 같은 사람들의 정보 덕분이었다. 하지만 신태희가 실종되고, 장훈이 감시당하고, 노문강은 쫓겨나기까지 했으니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없어졌다.이용진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젊은이 한 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누군지 모두 알고 있는 듯한 눈치다.물고기자리가 허허 거리며 말했다.“
주도면밀한 상황에서 소식을 전달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모두 실망하고 있을 때, 노문강이 장유나의 목에 걸려져 있는 염주를 발견했다.“이건 뭐야?”장유나가 염주를 가리키며 말했다.“아, 이거요? 아버지가 절에서 가져온 물건이에요. 지니고 있으면 나쁜 운을 피해 간다고 하셨어요.”“오?”노문강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장 회장님은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맞아요. 저도 아버지가 불교를 믿을 줄은 몰랐어요 근데 오늘 갑자기 저한테 전해 주시더라고요.”“유나야,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니?”“네, 잠시만요.”장유나는 염주를 빼서 노문강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염주를 유심히 살폈다. 한 알씩 살펴보다가 비어 있는 염주를 발견했다. 비어 있는 염주는 열어서 안의 내용물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염주를 향했다, 노문강이 염주를 열자 작은 쪽지가 들어가 있었다.쪽지 안에는 ‘자운, 사리’ 가 적혀져 있었다.물고기자리가 머리를 긁적였다.“자운, 사리? 무슨 뜻이지?”노문강이 추측했다.“자운절은 연산시에서 제일 유명한 절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스님이 좌화하시고 사리가 남겨졌다고 합니다. 강 사장님께 자운절에 들러 사리를 얻으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쪽지에 적힌 글을 보면 노문강의 추측은 그럴듯했다. 하지만 사리를 얻어서 무엇을 하는 건가.판매? 평온?사람들은 한참 동안 사리의 작용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하지만 장훈이 위험을 무릅쓰고 신호를 보낸 행동에는 분명히 무언가 담겨있다.물고기자리가 허허 웃음을 지었다.“살면서 처음 겪는 일입니다. 상황이 재밌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강책이 차갑게 말했다.“재밌기는, 눈치 챙겨.”물고기자리가 혀를 내밀었다. 한편, 식사를 하던 장유나가 입을 닦았다.“아버지가 왜 염주 안에 내용을 적으셨을까요? 삼촌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전혀 몰랐을 거예요.”강책이 답했다.“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조건이 안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항상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기회를
자운절. 연산시에서 제일 크고 긴 역사를 반영하는 절이다.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절을 찾기도 한다.강책이 절에 도착했다. 그는 남의 물건을 빌리려면 빈손으로 올 수 없었다.일찍 절에 전화를 걸어 십억을 기부할 거라는 말을 전했다.십억이라는 큰 숫자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큰 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마다 큰 금액이 필요했다. 강책이 도착하자마자 자운절의 주지 스님이 그를 맞이했다. 주지 스님은 강책 일행을 로비로 안내했다.물고기자리가 천만 원 수표가 든 상자를 건네자 주지 스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이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주지 스님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게다가 지금까지 자운절과 전혀 연이 없던 강책이 나타나 큰 금액을 기부한 것은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책이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십억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십억을 건네받고, 주지 스님이 감사 인사를 했다.“아미타불. 강 선생님, 송구하지만 저는 하늘 아래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갑자기 큰 금액을 기부하신 이유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와드릴 게 있습니까?”주지 스님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강책도 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주지 스님이십니다. 사실, 주지 스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습니다.”“말씀하시지요.”“혹시 자운절에 사리가 있습니까?”주지 스님이 미소를 지었다.“네, 있습니다.”“사리를 빌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일이 끝나면 다치는 곳 하나 없이 돌려 드리겠습니다.”“그게…”주지스님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혹시 사리가 절의 중요한 물건이라서 쉽게 답하시지 못하는 겁니까?”주지 스님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는 그저 강 선생님께서 기부하신 금액에 비해 너무 작은 물건이라서 놀란 것뿐입니다. 하지만…”그는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저를 따라오시지요.”“네, 알겠습니다.”이어서 강책은 주지 스님을 따라 절의 정
강책은 다급하게 묻지 않고, 묵묵히 자리에 서서 주지 스님이 입을 열기까지 기다렸다.1분의 기다림 끝에 주지 스님이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강 선생님, 사리가 눈앞에 있지만 제가 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주지 스님이 답했다.“이유는 나무에서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이어서 스님이 말을 이어갔다.나무는 자운절과 같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운절이 완성되었을 때, 당시 주지 스님이 절의 정원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몇백 년 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큰 나무가 되었고 자운절도 세월의 시련을 겪고 지금의 자운절이 되었다.즉, 나무와 자운절은 일체라고 할 수 있다. 자운절 안에 있는 스님들은 나무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매번 나무를 볼 때마다 선배를 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듯이 나무에 큰 시련이 다가왔다. 매년 마다 나무가 말라 비틀어 가기 시작한 것이다.스님들은 나무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를 불렀지만 모두 실패했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고 늙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당시의 주지 스님, 즉 현재 주지 스님의 사부가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나무를 치료했다. 나무 구멍 안으로 들어가 양반다리를 한 채 불법(부처의 가르침)으로 나무가 장생할 수 있기를 빌었다.외부인이 보았을 때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불법 덕분인지 무언의 영향 때문인지 나무가 늙어가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그 후로 주지 스님이 좌화하고 나서 나무는 다시 예전 속도로 돌아왔다. 현 주지 스님은 나무 안에 전임 주지 스님의 석가상을 넣었다. 동시에 전임 주지 스님의 유골로 만든 사리를 석가의 단전에 두었다.신기하게도 효과는 있었고, 나무의 속도가 다시 느려졌다.주지 스님이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사리를 강 선생님께 빌리게 되면 나무의 죽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겁니다, 나무가 죽으면 자운절의 수명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