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뒤, 나나니벌이 식사를 마쳤다.무당은 모든 벌을 다시 집어서 상자 안으로 넣었다. 이어서 두 사람의 등에 약초를 발라 주었다. 그리고 이보겸에게 깨끗한 물을 가져오라고 한 뒤, 물 안에 약을 풀고 두 사람에게 마시게 했다.그 다음은 오색빛깔 지네의 등장이다.무당이 작은 병을 꺼내 들었을 때, 신태희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서웠다. “지원아, 하윤아 눈 감아.”두 사람은 신태희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 대로 눈을 꼭 감았다. 신태희는 혹시나 두 사람도 자기처럼 지네를 보고 기절을 할까 봐 무서웠다.곧이어 마녀가 지네를 꺼냈다.그 모습을 보자 신태희 뿐만 아닌 이보겸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지네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색깔이 많으면 많을 수록 지네의 독성은 강하다. 머리가 크고 무지개빛깔을 가진 지네라면 독성이 상상이상으로 강하다는 뜻이다.만약 물리게 된다면 반신불수가 되지 않을까.신태희와 이보겸은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물러갔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한편, 무당은 평온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10년을 같이 살아 온 지네이기 때문에 감정이 두터웠다. 게다가 교활한 인간보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그 다음 순서는 무당의 고술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고술은 신태희의 감탄을 자아냈다. 신태희는 그제야 무당에게 존경심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불친절한 행동이 부끄러워져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는 법이다. 무당은 비록 늙은이의 생김새를 가졌고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기술이 뛰어났다. 모든 과정은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을 치료해야 했기 때문에 마녀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모든 치료를 끝내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 말했다.“두 사람 몸 안에 있던 독소는 모두 빼냈습니다, 접목 기술은 이제 아무런 작용도 일어나지 않을거에요.제가 처방해드린 약으로 일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해운이였다.새로운 여자들과 한 바탕 즐기고 난 뒤에 그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한 발 늦었다.그는 문 앞에 서있는 보안요원들을 보자마자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리고 보안요원들을 밀치고 바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정해운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회장님,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제 허락도 없이 들어오시면 어떡합니까!”그는 초조한 마음에 자신의 신분조차 까먹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신태희는 침착했다.“아이고, 죄송합니다. 제 친구들을 너무 보고 싶은 바람에 동의도 없이 들어와 버렸습니다.”사실 이 모든 건 신태희의 계획이었다. “부회장님, 이번 건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만약 또 한번 더..”정해운은 신태희에게 김하윤과 여지원은 단명 할 것이라고 겁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장면에 그만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두 사람의 수갑과 족쇠가 모두 풀려 있었고, 심지어는 몸에 있던 꽃도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들은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이게 어떻게...”정해운은 경악했다. 사실, 그는 접목 기술을 풀지 못해서 신태희가 해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그는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김하윤과 여지원은 신태희를 협박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하지만 그 무기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신태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제 친구들을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했으니 저흰 그만 물러 가겠습니다.”공손한 그녀의 말투는 정해운을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만약 김하윤과 여지원을 데리고 가면 정해운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다. 동시에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도 사라진다.사실 그의 최대의 적은 다름아닌 신태희다, 정해운도 잘 알고 있었다.“아니요, 안됩니다.”정해운은 문 앞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가느다란 팔과 다리로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곧이어 이보겸이 그의
신태희와 이보겸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정해운은 떨며 그만 바닥에 쓰러졌다.어떻게 무섭지 않을 수 있을까?그와 신태희의 갈등은 이전부터 이어져, 기회만 있다면, 신태희는 언제든지 주저 없이 자신을 죽일 수 있다. 이전에는 신태열을 의지할 수 있어 정해운이 겁 없이 마음대로 행동해도 됐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소현은 이미 죽었고 신태열도 하루하루가 정신이 나간 체로 살고 있다.이제 화상 그룹의 회장은 신태희가 되었는데 정해운이 무슨 수로 이길 수 있을까?김하윤과 여지원을 잃은 것은 안전벨트가 없는 놀이기구처럼 매우 위험하다.앞으로 정해운은 마음대로 밖을 돌아다니지도 못할 것 같았다.“아씨!”정해운은 화가 나서 주먹으로 땅을 치고 자신의 뺨을 때렸다. 자신을 원망했다. 그렇게 여자를 밝히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며 후회했다. 그 당시 이쁜 여자들이 많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신태희가 꾸민 수작들이였다.지금 이 상태에서 더 후회하더라도 이미 소용이 없었다. 정해운은 바닥에 앉아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지킬까 고민하였다.‘신태열한테 돌아갈까?’이 방법은 현실적이지 않다.정해운은 서심산의 약을 실패한 이후 이용 가치를 잃었고, 신태열이 죽이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던거지, 지금은 누구도 다시 그를 보호해 줄 수 없다.신태열을 빼고 누가 신태희처럼 능력이 있어 자기 목숨을 지킬 수 있을까?깊은 생각 끝에 정해운의 머리속에 한 명의 이름이 떠올랐다. 바로 강책이다.정해운이 바닥에서 황급히 일어나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맞아, 왜 이제야 생각이났지? 우리 동문 제자인 강책을 잊고 있었다니!”능력뿐만 아니라 책략까지 강책은 신태열보다 약하지 않다. 어쨌든 강책 때문에 신태열이 지금 이 상황이 되긴 했지만..정해운과 강책은 김 씨 어르신의 제자이기도 했고 동문의 관계까지 있다.강책이 과연 자신의 개과천선함을 받아들일까?따지고 보면 사실 정해운과 강책 사이에 깊은 원한은 없었다. 이전에 대립했던 것은 정해운이 신태열
새벽, 오픈한 식약 식당의 첫 손님은 바로 정해운이었다!요 며칠 힘들었던 강책은 어렵게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마음 편히 쉬려고 하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사장님~ 이 사형이 왔다네!”사형?매우 낯선 단어였다. 강책은 당황한 채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디서 나타난 사형이라는 말인가?두 눈을 비비고 막 꿈에서 깬 그는 그때서야 떠올랐다.“사형? 하하”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고, 간단히 세면한 뒤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1층에는 사형이라고 외치던 자가 있었다.강책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상대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역시, 정해운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사제, 요즘에 엄청나게 잘나간다지?”정말 극도로 난감한 말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강책은 불편해하며, 손을 들어 올려 입을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얘기했다. “나랑 친한 척 할 필요 없어, 사부에게 쫓겨났을 때부터 넌 내 동문이었던 적이 없으니까.”이 말 한마디에 정해운의 모든 계획이 망가졌다.예전 그의 성격이라면 바로 책상을 치며, 의자를 발로 차면서 나갔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다.그는 화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배시시 웃으며 얘기했다. “에이, 우리 모두 김 씨 어르신의 제자잖아. 내가 자네보다 몇 년 일찍 들어갔으니 정은 아직 남아 있지.”강책은 더 이상 받아주기가 싫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이 아침 댓바람부터 나를 찾아온 이유나 얘기해. 나는 피곤해서 더 자고 싶으니까.”정해운이 얘기했다. “강사제, 이 사형은 이미 다 알고 있었어. 화상 그룹이 거머리 같은 곳이라는 사실 말이야! 신태열 그 죽일놈의 자식! 내가 그 자식을 위해 얼마나 더러운 짓까지 했는데, 이 사형은 원칙이 있고, 도덕적인 사람이란 말이지. 이렇게 해서는 안 돼.”이런 말을 하면서 그는 얼굴색 하
“음...” 정해운은 골치가 아팠지만 다시 한번 물었다. “사제, 지금 내 결심을 의심하는 거야?”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 바닥이 원래 냉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거 알잖아. 솔직히 죽고 싶지 않아서 이러는 거지? 정해운, 네가 무슨 말을 하든지 신태열의 밑에서 오래 있었고, 아직도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어. 갑자기 나한테 찾아와서 신태열을 배신하고 나랑 함께하겠다고 하면 내가 믿기 힘든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어떻게 신태열이 보낸 첩자가 아니라고 단정 짓지?”이 말로 인해 정해운은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쉽게 받아주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정해운은 답답하다는듯 가슴을 치며 얘기했다. “강사제, 난 진짜 진심으로 사제와 같이 사업을 하고 싶은 거야. 나를 좀 믿어줘!”사업?하하하, 그냥 뒷배를 잡아 신태희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거겠지.강책이 얼마나 똑똑한데 겨우 이 정도로 넘어갈까?침묵이 흐르고, 강책이 말했다. “만약 내가 거절하면, 인정을 저버리는 거지만. 내가 널 받아주는 건 부담이 너무 큰 것 같군. 이렇게 하지. 정해운, 네가 계약서 하나만 쓴다면 바로 받아주지.”계약서?그건...정해운은 당황해서 말했다. “강사제, 설마 나보고 신태열을 처리하라는 건 아니겠지? 난... 그건 할 수 없어.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할 능력이 없어.”강책이 웃었다. “안심해, 그런 말도 안 되는 걸 시키지는 않을 거니까. 그럼 이렇게 하지. 이틀 뒤 화상그룹에서 매우 중요한 기밀문서를 가지고 와줬으면 좋겠어. 최소 화상 그룹에 몇조의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문서 말이야. 그럼 받아줄게.”이 부탁은 절대 쉬운 게 아니다.그런 중요한 문서를 그가 어떻게 쉽게 가져올 수 있겠는가?평소의 정해운이라고 해도 그런 기회가 없는데, 지금 이 시기에 무슨 방법으로?정해운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강책의 눈을 보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만약 이 계약을 거절한다면, 정해운은 절대
기밀 문서를 얻기 위해서는 차해민과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차해민?”정해운은 눈을 감고, 차해민의 모습을 떠올렸다.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는, 성격이 옹졸한 한 남자.차해민도 정해운과 같이 여자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정해운에게서 여자를 소개받아 어린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 해 그에데 제안한 적도 있었다.그리고 차해민은 도박도 좋아했다. 월급으로 매일 헛짓을 해서 그에게는 빚이 엄청나게 많았다. 만약 연구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면, 신태열은 이런 ‘쓰레기’를 회사에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다.“돈, 여자”“뭐든지 원하는 게 있으면 되지. 아무것도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 힘든 거니까.”정해운이 손짓하자 부하가 다가왔다. “연구소장, 차해민을 불러와라.”“네!”부하가 떠난 후 10분쯤 지나자 차해민이 왔다.매일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던 사람이 10분 만에 온 것이라면 정말 빨리 온 것이다. 이것만 봐도 차해민이 정해운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정확히 말하면 정해운이 아는 여자들을 신경 쓰는 것이다!차해민은 웃으며 물었다. “정 선생님,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으셔서 저를 찾으셨나요?”정해운은 머리를 정리하며, 방금 잠에서 깬 것처럼 대답했다. “차해민씨, 저번에 저한테 얘기한 그 아가씨 뭐라고 했더라, 은정인가? 수지인가?”“은지입니다.” 차해민은 입맛을 다셨다.“아, 그래, 은지” 정해운은 계속해서 말했다. “여인을 좋아하는 건 남자라면 당연하지. 그렇게 좋아하신다면, 제가 소개해 드리죠.”차해민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흥분했다. “진짜죠? 정 선생님, 정말 은지를 저한테 주시는 건가요?”그는 매일 밤 꿈에서 볼 정도로 은지를 오랫동안 좋아했기 때문에 기뻐 흥분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정 선생님, 배포가 정말 남다르십니다!”정해운은 손을 저었습니다. “그만, 그만. 그런 말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계속 얘기하다 명함을 차해민에게 건네주었다.“이 명함을 가져가면 은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아
정해운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누워서 눈을 감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차해민을 기다리고 있었다.잠시후…차해민이 정해운의 사무실로 돌아와 명함을 돌려주었다.정해운은 명함을 받고 차해민을 보고 말했다. “정말 여자를 좋아하는군!”차해민이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요, 우리 집에 있는 건 너무 못생겼어요!”정해운이 크게 웃고는 손을 뻗어 자신 옆에 의자를 치며 말했다.“여기 앉아봐”차해민이 정해운의 옆에 앉았다. 음침한 두 명은 신나서 여자에 관해 떠들기 시작했다.대화의 주제는 당연히 여자에서 시작했고 점점 정해운이 차해민에 관한 얘기로 말을 돌렸다. “듣기로는 최근에 산 게 잘 안돼서 빚이 적지 않다고 하던데?”얘기를 하자 차해민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음, 이게 한 방에 메꿔서 이전 빚을 채우려고 했는데 빠지면 빠질수록 빚만 늘어서, 하루가 멀다고 빚쟁이들이 찾아와서 귀찮아 죽겠어요.”“빚이 얼마인데?” 정해운이 편하게 물었다.“40억이 넘습니다.”40억, 천문학적인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평생을 벌어도 갚지 못할 채무일 수 있다.차해민의 월급이 높아도 매년 5천만원이 전부였다. 여기다가 각종 혜택에 인센티브까지 합쳐도 세후로 1억 정도가 최대였다.이 수입은 이미 일반인들과 비교해서는 매우 고소득에 속한다.그렇다고 해도 그가 매번 빚을 갚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 빚쟁이와 싸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정해운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 “40억? 나는 또 얼마라고, 겨우 40억이라고?”차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 선생이랑 비교하는 건 안되죠. 당신은 신태열의 측근이니.. 40억이야, 새 발의 피겠지만 저한테는 엄청난 금액이라고요!”이 얘기도 틀린게 아니라 정해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 이 화상 그룹에서 나랑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명 없지. 거기다가 우리 둘이 이렇게 있는 걸 누가 알까? 그래서 말인데 내가 빚 갚아줄게.”“네?”차해민의 눈이 커
정해운이 웃었다. “하하, 다른 이유없고,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차해민은 고개를 저으며 수표를 건네며 말했다. “정 선생, 뭐가 필요한지도 말을 해주지 않으면 내가 이 돈을 어떻게 받겠습니까!”정해운은 고개를 떨구며 수표를 보곤, 다시 고개를 들어 차해민을 보고 피식 웃었다.“그래? 그럼 나도 그냥 얘기하지. 차해민, 내가 듣기로는 부서에 무슨 기밀문서가 들어왔다고 하던데?”차해민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렇게 된 일이군요. 하지만 정 선생,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한 거죠?”원래대로 말하자면 정해운은 연구 기밀과 연관이 하나도 없는 의사이다.정해운이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차해민... 혹시 이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을까?”순간, 차해민이 흥분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정해운을 노려봤다.“정 선생,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요?”그는 긴장되기 시작했다.이 기밀문서는 화상 그룹의 핵심이며, 밖으로 유출될 경우 화상 그룹은 수십조의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그걸 차해민이 감당할 수 있을까?정해운이 얘기했다. “터놓고 얘기해서 지금의 화상 그룹이 네가 기밀문서를 유출 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까?”차해민이 인상을 찌푸렸다.확실히 차해민도 지금 이렇게 흘러갈 경우엔 화상 그룹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단지, 기밀문서가 유출되면 화상 그룹은 조금 더 일찍 망하게 될 뿐이다.불에 조금 기름을 붓는 정도이다.차해민은 정해운을 보며 물었다. “이렇게 해서 얻는 게 뭐가 있을까요?”이런 큰일을 신태열에게 걸리면 그냥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 만약 엄청난 혜택이 없다면 차해민이 이런 일을 해 줄 필요가 있을까?정해운이 간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득? 이득이라 하면.. 너가 은지랑 평생을 보낼 수 있고, 돈을많이 받을 수 있지. 이 돈은 그냥 선금이고 일만 끝나면 이만큼을 더 줄게.”정리해서 얘기하면, 일만 잘 끝나면 차해민은 은지에다가 120억이 생기는 것이다.여기에 동요하지 않을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