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운이 고개를 돌려 김하윤과 여지원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수갑과 족쇠를 차고 있어서 쉽게 도망 칠 수 없었다, 게다가 접목을 통해 식물 인간이 되었기 때문에 구조 당한다고 해도 결국 단명할 목숨일거다. 정해운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그래, 도망도 못칠텐데 뭐가 걱정이야?”그는 손을 내저었다.“이번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왔는지 한 번 보러 가야겠어!”그리고 부하 직원이 뒤를 따라가자 정해운이 그를 막았다.“아니, 너는 여기서 기다려. 저 년들 잘 감시하고 아무도 다가오게 하지마.”부하 직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정 선생님, 저도 같이 가게 해주시면 안될까요?”“그 입 다물어! 내 순서가 끝나면 자동으로 네 순서가 될건데 뭐가 그리 급해? 지금 네가 할 일은 여기 남아서 감시하는 거야!”정해운은 말을 끝내고 자리를 떴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물건’ 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어떤 미모의 여자일까나.”한편, 정해운이 자리를 뜨고 1분도 되지 않아 그림자 몇 개가 문 앞에 나타났다.앞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신태희이다, 뒤로 이보겸과 무당이 서있었다. 신태희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자리를 지키던 부하 직원이 깜짝 놀랐다.“부회장님, 정 선생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신태희가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나를 내쫓는 거야?”부하 직원은 겁에 질려 무릎을 꿇었다.“오해입니다! 정 선생님 께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지시 하셨습니다. 저는..그저..”직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보겸이 그의 멱살을 잡았다.“언제부터 화상 그룹의 성이 ‘신’씨가 아닌 ‘정’씨 로 변했지? 감히 누구 앞길을 막는거야!”그는 부하 직원을 발로 찼고 그 바람에 부하 직원이 멀리 떨어져 나갔다. 부하 직원은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에서 발버둥을 쳤다.곧이어 신태희 일행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다른 보안요원들에게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방 안으로
10분 뒤, 나나니벌이 식사를 마쳤다.무당은 모든 벌을 다시 집어서 상자 안으로 넣었다. 이어서 두 사람의 등에 약초를 발라 주었다. 그리고 이보겸에게 깨끗한 물을 가져오라고 한 뒤, 물 안에 약을 풀고 두 사람에게 마시게 했다.그 다음은 오색빛깔 지네의 등장이다.무당이 작은 병을 꺼내 들었을 때, 신태희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서웠다. “지원아, 하윤아 눈 감아.”두 사람은 신태희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 대로 눈을 꼭 감았다. 신태희는 혹시나 두 사람도 자기처럼 지네를 보고 기절을 할까 봐 무서웠다.곧이어 마녀가 지네를 꺼냈다.그 모습을 보자 신태희 뿐만 아닌 이보겸도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지네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색깔이 많으면 많을 수록 지네의 독성은 강하다. 머리가 크고 무지개빛깔을 가진 지네라면 독성이 상상이상으로 강하다는 뜻이다.만약 물리게 된다면 반신불수가 되지 않을까.신태희와 이보겸은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물러갔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한편, 무당은 평온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10년을 같이 살아 온 지네이기 때문에 감정이 두터웠다. 게다가 교활한 인간보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그 다음 순서는 무당의 고술이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고술은 신태희의 감탄을 자아냈다. 신태희는 그제야 무당에게 존경심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불친절한 행동이 부끄러워져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는 법이다. 무당은 비록 늙은이의 생김새를 가졌고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기술이 뛰어났다. 모든 과정은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을 치료해야 했기 때문에 마녀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모든 치료를 끝내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 말했다.“두 사람 몸 안에 있던 독소는 모두 빼냈습니다, 접목 기술은 이제 아무런 작용도 일어나지 않을거에요.제가 처방해드린 약으로 일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해운이였다.새로운 여자들과 한 바탕 즐기고 난 뒤에 그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한 발 늦었다.그는 문 앞에 서있는 보안요원들을 보자마자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리고 보안요원들을 밀치고 바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정해운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회장님,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제 허락도 없이 들어오시면 어떡합니까!”그는 초조한 마음에 자신의 신분조차 까먹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신태희는 침착했다.“아이고, 죄송합니다. 제 친구들을 너무 보고 싶은 바람에 동의도 없이 들어와 버렸습니다.”사실 이 모든 건 신태희의 계획이었다. “부회장님, 이번 건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만약 또 한번 더..”정해운은 신태희에게 김하윤과 여지원은 단명 할 것이라고 겁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장면에 그만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두 사람의 수갑과 족쇠가 모두 풀려 있었고, 심지어는 몸에 있던 꽃도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들은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이게 어떻게...”정해운은 경악했다. 사실, 그는 접목 기술을 풀지 못해서 신태희가 해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그는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다, 김하윤과 여지원은 신태희를 협박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하지만 그 무기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신태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제 친구들을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했으니 저흰 그만 물러 가겠습니다.”공손한 그녀의 말투는 정해운을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만약 김하윤과 여지원을 데리고 가면 정해운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다. 동시에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도 사라진다.사실 그의 최대의 적은 다름아닌 신태희다, 정해운도 잘 알고 있었다.“아니요, 안됩니다.”정해운은 문 앞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가느다란 팔과 다리로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곧이어 이보겸이 그의
신태희와 이보겸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정해운은 떨며 그만 바닥에 쓰러졌다.어떻게 무섭지 않을 수 있을까?그와 신태희의 갈등은 이전부터 이어져, 기회만 있다면, 신태희는 언제든지 주저 없이 자신을 죽일 수 있다. 이전에는 신태열을 의지할 수 있어 정해운이 겁 없이 마음대로 행동해도 됐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소현은 이미 죽었고 신태열도 하루하루가 정신이 나간 체로 살고 있다.이제 화상 그룹의 회장은 신태희가 되었는데 정해운이 무슨 수로 이길 수 있을까?김하윤과 여지원을 잃은 것은 안전벨트가 없는 놀이기구처럼 매우 위험하다.앞으로 정해운은 마음대로 밖을 돌아다니지도 못할 것 같았다.“아씨!”정해운은 화가 나서 주먹으로 땅을 치고 자신의 뺨을 때렸다. 자신을 원망했다. 그렇게 여자를 밝히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며 후회했다. 그 당시 이쁜 여자들이 많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신태희가 꾸민 수작들이였다.지금 이 상태에서 더 후회하더라도 이미 소용이 없었다. 정해운은 바닥에 앉아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지킬까 고민하였다.‘신태열한테 돌아갈까?’이 방법은 현실적이지 않다.정해운은 서심산의 약을 실패한 이후 이용 가치를 잃었고, 신태열이 죽이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던거지, 지금은 누구도 다시 그를 보호해 줄 수 없다.신태열을 빼고 누가 신태희처럼 능력이 있어 자기 목숨을 지킬 수 있을까?깊은 생각 끝에 정해운의 머리속에 한 명의 이름이 떠올랐다. 바로 강책이다.정해운이 바닥에서 황급히 일어나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맞아, 왜 이제야 생각이났지? 우리 동문 제자인 강책을 잊고 있었다니!”능력뿐만 아니라 책략까지 강책은 신태열보다 약하지 않다. 어쨌든 강책 때문에 신태열이 지금 이 상황이 되긴 했지만..정해운과 강책은 김 씨 어르신의 제자이기도 했고 동문의 관계까지 있다.강책이 과연 자신의 개과천선함을 받아들일까?따지고 보면 사실 정해운과 강책 사이에 깊은 원한은 없었다. 이전에 대립했던 것은 정해운이 신태열
새벽, 오픈한 식약 식당의 첫 손님은 바로 정해운이었다!요 며칠 힘들었던 강책은 어렵게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마음 편히 쉬려고 하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사장님~ 이 사형이 왔다네!”사형?매우 낯선 단어였다. 강책은 당황한 채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디서 나타난 사형이라는 말인가?두 눈을 비비고 막 꿈에서 깬 그는 그때서야 떠올랐다.“사형? 하하”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입고, 간단히 세면한 뒤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1층에는 사형이라고 외치던 자가 있었다.강책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상대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역시, 정해운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사제, 요즘에 엄청나게 잘나간다지?”정말 극도로 난감한 말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강책은 불편해하며, 손을 들어 올려 입을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얘기했다. “나랑 친한 척 할 필요 없어, 사부에게 쫓겨났을 때부터 넌 내 동문이었던 적이 없으니까.”이 말 한마디에 정해운의 모든 계획이 망가졌다.예전 그의 성격이라면 바로 책상을 치며, 의자를 발로 차면서 나갔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다.그는 화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배시시 웃으며 얘기했다. “에이, 우리 모두 김 씨 어르신의 제자잖아. 내가 자네보다 몇 년 일찍 들어갔으니 정은 아직 남아 있지.”강책은 더 이상 받아주기가 싫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이 아침 댓바람부터 나를 찾아온 이유나 얘기해. 나는 피곤해서 더 자고 싶으니까.”정해운이 얘기했다. “강사제, 이 사형은 이미 다 알고 있었어. 화상 그룹이 거머리 같은 곳이라는 사실 말이야! 신태열 그 죽일놈의 자식! 내가 그 자식을 위해 얼마나 더러운 짓까지 했는데, 이 사형은 원칙이 있고, 도덕적인 사람이란 말이지. 이렇게 해서는 안 돼.”이런 말을 하면서 그는 얼굴색 하
“음...” 정해운은 골치가 아팠지만 다시 한번 물었다. “사제, 지금 내 결심을 의심하는 거야?”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 바닥이 원래 냉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거 알잖아. 솔직히 죽고 싶지 않아서 이러는 거지? 정해운, 네가 무슨 말을 하든지 신태열의 밑에서 오래 있었고, 아직도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어. 갑자기 나한테 찾아와서 신태열을 배신하고 나랑 함께하겠다고 하면 내가 믿기 힘든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어떻게 신태열이 보낸 첩자가 아니라고 단정 짓지?”이 말로 인해 정해운은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쉽게 받아주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정해운은 답답하다는듯 가슴을 치며 얘기했다. “강사제, 난 진짜 진심으로 사제와 같이 사업을 하고 싶은 거야. 나를 좀 믿어줘!”사업?하하하, 그냥 뒷배를 잡아 신태희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거겠지.강책이 얼마나 똑똑한데 겨우 이 정도로 넘어갈까?침묵이 흐르고, 강책이 말했다. “만약 내가 거절하면, 인정을 저버리는 거지만. 내가 널 받아주는 건 부담이 너무 큰 것 같군. 이렇게 하지. 정해운, 네가 계약서 하나만 쓴다면 바로 받아주지.”계약서?그건...정해운은 당황해서 말했다. “강사제, 설마 나보고 신태열을 처리하라는 건 아니겠지? 난... 그건 할 수 없어.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할 능력이 없어.”강책이 웃었다. “안심해, 그런 말도 안 되는 걸 시키지는 않을 거니까. 그럼 이렇게 하지. 이틀 뒤 화상그룹에서 매우 중요한 기밀문서를 가지고 와줬으면 좋겠어. 최소 화상 그룹에 몇조의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문서 말이야. 그럼 받아줄게.”이 부탁은 절대 쉬운 게 아니다.그런 중요한 문서를 그가 어떻게 쉽게 가져올 수 있겠는가?평소의 정해운이라고 해도 그런 기회가 없는데, 지금 이 시기에 무슨 방법으로?정해운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강책의 눈을 보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만약 이 계약을 거절한다면, 정해운은 절대
기밀 문서를 얻기 위해서는 차해민과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차해민?”정해운은 눈을 감고, 차해민의 모습을 떠올렸다.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는, 성격이 옹졸한 한 남자.차해민도 정해운과 같이 여자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정해운에게서 여자를 소개받아 어린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 해 그에데 제안한 적도 있었다.그리고 차해민은 도박도 좋아했다. 월급으로 매일 헛짓을 해서 그에게는 빚이 엄청나게 많았다. 만약 연구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면, 신태열은 이런 ‘쓰레기’를 회사에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다.“돈, 여자”“뭐든지 원하는 게 있으면 되지. 아무것도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이 힘든 거니까.”정해운이 손짓하자 부하가 다가왔다. “연구소장, 차해민을 불러와라.”“네!”부하가 떠난 후 10분쯤 지나자 차해민이 왔다.매일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던 사람이 10분 만에 온 것이라면 정말 빨리 온 것이다. 이것만 봐도 차해민이 정해운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정확히 말하면 정해운이 아는 여자들을 신경 쓰는 것이다!차해민은 웃으며 물었다. “정 선생님,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으셔서 저를 찾으셨나요?”정해운은 머리를 정리하며, 방금 잠에서 깬 것처럼 대답했다. “차해민씨, 저번에 저한테 얘기한 그 아가씨 뭐라고 했더라, 은정인가? 수지인가?”“은지입니다.” 차해민은 입맛을 다셨다.“아, 그래, 은지” 정해운은 계속해서 말했다. “여인을 좋아하는 건 남자라면 당연하지. 그렇게 좋아하신다면, 제가 소개해 드리죠.”차해민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흥분했다. “진짜죠? 정 선생님, 정말 은지를 저한테 주시는 건가요?”그는 매일 밤 꿈에서 볼 정도로 은지를 오랫동안 좋아했기 때문에 기뻐 흥분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정 선생님, 배포가 정말 남다르십니다!”정해운은 손을 저었습니다. “그만, 그만. 그런 말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계속 얘기하다 명함을 차해민에게 건네주었다.“이 명함을 가져가면 은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아
정해운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누워서 눈을 감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차해민을 기다리고 있었다.잠시후…차해민이 정해운의 사무실로 돌아와 명함을 돌려주었다.정해운은 명함을 받고 차해민을 보고 말했다. “정말 여자를 좋아하는군!”차해민이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요, 우리 집에 있는 건 너무 못생겼어요!”정해운이 크게 웃고는 손을 뻗어 자신 옆에 의자를 치며 말했다.“여기 앉아봐”차해민이 정해운의 옆에 앉았다. 음침한 두 명은 신나서 여자에 관해 떠들기 시작했다.대화의 주제는 당연히 여자에서 시작했고 점점 정해운이 차해민에 관한 얘기로 말을 돌렸다. “듣기로는 최근에 산 게 잘 안돼서 빚이 적지 않다고 하던데?”얘기를 하자 차해민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음, 이게 한 방에 메꿔서 이전 빚을 채우려고 했는데 빠지면 빠질수록 빚만 늘어서, 하루가 멀다고 빚쟁이들이 찾아와서 귀찮아 죽겠어요.”“빚이 얼마인데?” 정해운이 편하게 물었다.“40억이 넘습니다.”40억, 천문학적인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평생을 벌어도 갚지 못할 채무일 수 있다.차해민의 월급이 높아도 매년 5천만원이 전부였다. 여기다가 각종 혜택에 인센티브까지 합쳐도 세후로 1억 정도가 최대였다.이 수입은 이미 일반인들과 비교해서는 매우 고소득에 속한다.그렇다고 해도 그가 매번 빚을 갚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 빚쟁이와 싸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정해운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 “40억? 나는 또 얼마라고, 겨우 40억이라고?”차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 선생이랑 비교하는 건 안되죠. 당신은 신태열의 측근이니.. 40억이야, 새 발의 피겠지만 저한테는 엄청난 금액이라고요!”이 얘기도 틀린게 아니라 정해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 이 화상 그룹에서 나랑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명 없지. 거기다가 우리 둘이 이렇게 있는 걸 누가 알까? 그래서 말인데 내가 빚 갚아줄게.”“네?”차해민의 눈이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