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의 목숨은 상인회 측의 관할이 아니다.“100억, 100억, 100억! 축하 드립니다, 화산금 구매 하셨습니다!”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당당하게 사냥꾼 옆을 지나갔다. 돈을 지불하고 화산금을 받았다, 이어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한번 더 사냥꾼에게 시비를 걸었다.“내가 원하는 건 아무도 가져가지 못해. 그만 들어가서 발 씻고 자.”강책의 말은 사냥꾼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어서 강책 무리는 화산금을 들고 상인회를 떠났다. 현장은 떠들썩 해졌다, 모두 강책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서 사냥꾼의 부하 4명은 강책을 따라나갔다. 사냥꾼은 1분 뒤에야 경매장을 나갔다, 이미 자신의 부하들이 강책을 처리했다고 확신했다. 이제 그가 나서서 강책에게 받은 수모를 똑같이 되갚아 주면 된다. 하지만 그와 다른 사람들이 상인회를 나가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강책이 멀쩡하게 자리에 떡하니 서있는 게 아닌가. 자신의 부하 4명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경악했다, 사냥꾼 부하들의 실력이 얼마나 높은 지 그들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1분 사이에 4명 모두 죽어 버렸다. 사냥꾼은 강책을 노려보았다, 어떻게 죽인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총소리도 나지 않았고, 부하들의 몸에서는 총상이 보이지 않았다. 강책은 사냥꾼을 향해 입을 열었다.“사냥꾼 이라고 했지? 지금이라도 기회 줄게. 우리에게 숙식 제공 하면 목숨은 부지하게 해줄 게. 못하겠다면 여기서 죽는 거야.”사냥꾼은 자신이 잘 못 들은 줄 알고 잠시 멍을 때렸다. 1년 동안 사람을 처리하면서 상대에게 협박을 당한 건 처음이였다, 어이가 없었다.“겨우 4명을 쓰러뜨렸다고 나대는 거야? 우물 안의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군.”그리고 그가 휘파람을 불더니 어디선가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20대가 넘는 오토바이와 그의 부하 50명이 도착했다. 50명 무리의 이름은 에이스팀이다. 지금까지 손에 묻힌 피만 해도 그들의 실력을 알 수 있다,사냥꾼이 에이스팀
사냥꾼의 부하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 붙고 말았다. 방금 전, 장면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들어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사냥꾼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화를 냈다.“다들 뭐하는 거야? 공격하라니까!”부하들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강책을 향해 돌진했다. 이번에는 강책이 아니라 장유나에게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강책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현재 상황에서 장유나는 강책에게 있어 중요한 인물이다. 에이스 팀의 부원이 손을 뻗기도 전에 강책이 장유나의 앞을 막았다. 부원은 강책과 세게 부딪혔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큰 트럭을 연상케 했다. 그는 강책을 노려보았다.“네가 무슨 무적이라도 되는 줄 알아?”강책은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개가 사람 말을 하네?”“지금 뭐라고 했어?!”부원이 강책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강책은 피하지 않고 주먹을 내리 꽂았다. 그 탓에 부원은 50미터가 넘게 날라갔고, 콰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이빨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강책은 주먹을 피고는 그를 바라보았다.“더 말할 거야?”부원은 겨우 정신을 붙잡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입을 막아도 피가 흘러 나왔다. 그의 모습을 보고 나머지 부하들은 더 이상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냥꾼도 처음 보는 괴물의 등장에 자리에서 얼어 붙었다. 이때, 뒤에서 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뭐가 이렇게 시끄러워?”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올백 머리를 하고 있는 중년 남자다, 편한 복장에 배가 남산만큼 나와있다. 이어서 사냥꾼이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심 사장님, 난동을 부리고 있는 자가 있습니다.”심 사장이라고 하는 사람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사냥꾼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시선을 돌렸다. 강책을 발견하고는 풉-하며 웃음을 터뜨렸다.“아이고, 이게 누구야. 난동을 부린다는 게 너야? 면직 당한 지가 언젠데 간도 커.”강책도 그를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심원재, 과거에 두 사람은 일로 만났고 그는 강책에게 물건을 빼앗긴
그는 강책 뒤에 있던 장유나를 발견하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귀여운 아가씨도 데리고 왔네? 일단 너 처리하고 저 여자랑 한바탕 놀아야 겠어. 넌 아직도 네가 전사라고 생각해? 싸움만 잘하면 네가 하늘 같지? 여기서는 싸움 실력 싸움만으로는 안돼, 여기는 인맥이 제일 중요해.”강책이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그렇게 말하는 너는 인맥이 넓나봐?”“안 믿기는 얼굴인데? 그래 좋아, 그럼 지금이라도 인맥에 대해서 알려주지.”이어서 심원재가 큰 소리로 외쳤다.“누가 이 구역 담당자야, 어서 나와!”곧이어 60살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안경을 쓰고 나왔다. 나이는 들었어도 차림새가 깨끗했다. 남자는 미소를 지은 채 심원재에게 다가갔다.“저는 지구대 경찰 허준민 이라고 합니다.”“안녕하십니까.”심원재는 허준민을 위아래로 훑었다.“깔끔하시고 지적이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경찰의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뭐하나 묻겠습니다, 이 곳 동네 주민들의 인성이 궁금합니다.”“1류 입니다.”“1류가 2류한테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네, 맞는 말씀입니다.”심원재는 강책을 향해 말했다.“들었어? 너 같은 2류는 이 곳에 있을 자격이 없어. 잡힐 때까지 기다리기나 해.”강책이 그에게 물었다.“무슨 말 하는 거야?”“못 알아 들어? 이곳은 1류 구역이야. 주민이 너 같은 2류를 받아 줄 것 같아? 허경관님, 얼른 저 놈 구속하세요!”심원재가 의기양양하고 있을 때,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그래서 심 사장님께서 나가 주셔야 겠습니다.”심원재는 허준민의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 믿기지 않는 사실에 그를 꼬집어 보기도 했다.“네? 지금 저보고 나가라는 말씀 이세요?” “네, 그렇습니다.”“제가 누군지 알고나 하는 소리입니까?”“네, 알고 있습니다. 상장 회사의 심원재 사장님이 아니십니까, 인맥도 넓으시고요.”“근데 저를 내쫓아요? 제정신입니까?”허
“좋습니다, 뒷감당 할 준비는 되어 있으신 거겠죠? 각오 하셔야 할 겁니다.”심원재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냈다. “저는 지금 바로 경찰서에 전화를 돌릴 겁니다, 허준민 당신 같은 경찰은 해고 당해야 마땅합니다.”보통 지구대 경찰이면 심원재에게 사과를 하며 비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허준민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돌이 된 것마냥 그 자리에 서 있다. 사실 그는 자신이 해고 당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옆에 ‘수라군신’ 이 서 있기 때문이다. 강책이 이 곳 지역으로 넘어 왔을 때, 지역관할에 군신이 도착했다는 정보가 내려졌다. 사실 모두 물고기 자리가 뒤에서 강책을 대신해 일 처리를 해준 것이다. 강책은 지구대 경찰의 태도와 물고기 자리의 미소를 발견하고는 눈치를 챘다. 심원재는 자신이 한낱 사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곧이어 통화가 연결되었다.“네, 여보세요. 경찰서 맞습니까?”“네, 그렇습니다. 누구 십니까.”“저는 심원재 입니다.”“심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전화 주신 겁니까?”“지구대 경찰의 직위 해제를 원합니다.”“경찰의 이름을 알려주세요.”“허준민 입니다.”심원재는 고개를 치켜 올렸다, 자신만만하게 경찰의 대답을 기다렸다. 자신의 단 한마디면 지구대 경찰 한명은 손 쉽게 해고가 가능 하다고 생각했다, 허준민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느라.이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대답은 그의 예상과는 달랐다.“심 사장님, 죄송하지만 허준민 경관의` 직위 해제 불가 합니다.”심원재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떵떵거리며 잘난 척을 하던 행동은 그의 체면을 깎아내렸다.“뭐라고요? 지금 내 지시를 무시하는 겁니까?”전화기 너머로 경찰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죄송합니다. 심 사장님의 지시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허경관은 우수한 경찰이기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해고를 내리지 못합니다.”“나 심원재가 지구대 경찰 한 명을 해고하는 데 이유가 필요 합니까
심원재는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이빨을 꽉 깨물고 말했다.“내가 저 지구대 경찰 하나를 처리 못할 것 같아? 경찰서가 안되면 다른 곳에 전화하면 돼.”이어서 그는 보건국에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보건국이죠? 저는 심원재 라고 합니다. 상인회의 위생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서 신고 좀 하려고요, 모두 강책이라고 하는 사람이 저지른 짓이에요. 오셔서 데리고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드디어 해결하나 싶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에 다시 한번 더 실망하고 말았다.“죄송합니다, 심 사장님. 상인회 위생은 깨끗한 걸로 이미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착각하신 거 아닐까요.”심원재는 자신이 사장인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일 처리를 무슨 그딴 식으로 합니까?! 끊어요!”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곳에 전화를 시도했다. “건설부죠?”“환경부죠?”“파출소죠?”...자리에서 수십통이 넘는 전화를 걸었다. 심원재는 생각나는 부서대로 전화를 돌리며 강책과 허준민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트렸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상대를 처리한다는 부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사실, 심원재를 제외한 다른 부서들은 모두 강책이 ‘수라군신’ 신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감히 수라군신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이게 뭐야!”심원재는 화를 내면서 핸드폰을 바닥으로 던지고, 밟았다. 옆에 있던 강책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말했다. “다들 네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네가 욕을 하고 소문을 퍼뜨려도 네 말을 믿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거지. 심원재, 이 곳은 네 같은 놈이 있을 곳이 아니야. 얼른 꺼져.”심원재는 강책을 노려보았다.“나보고 꺼져라고 했어?강책, 넌 이미 수라군신 이라는 신분에서 내려간 지 오래야. 그 신분 말고 마땅히 내세울 게 있긴 해? 왜, 아직도 네가 수라군신 처럼 느껴지는 거야?”강책이 고개를 들고 침착하게 말했다.“그때도, 지금도 난 항상 이런식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차 사이렌이 곳곳에서 울렸다. 반부패수사부 차량 한 대가 주변에 세워졌다. 차에서는 수사원들이 내리고 심원재를 향해 다가왔다.강책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내가 부른 사람들이야.”심원재는 수사원들을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자신은 결코 ‘깨끗’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곧이어 수사원이 심원재를 향해 물었다. “상장 회사 사장 심원재 씨 본인 맞습니까?”“네, 네 그렇습니다. 바쁘실 텐데,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아, 심원재 씨 계좌로 출처를 알 수 없는 돈, 억단위가 넘는 주택이 있다면서 단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저희랑 협조해주시죠.”심원재는 다리가 덜덜 떨렸다, 억지로 미소를 짜내며 수사원에게 말했다.“오해 하신 거 아닙니까? 저는 깨끗한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 신고만 믿고 저를 심문 하시려는 거라면 억울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나쁜 놈들만 잡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증거가 없는 이상, 저희가 심원재 씨를 찾아 올 일도 없습니다. 심 사장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심원재는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네..가겠습니다.”방금 전까지 잘난 척을 하던 모양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수사원과 함께 자리를 떴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은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법이다, 심 사장이 사라지고 현장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자리에는 심원재한테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였다, 그의 꾸준한 괴롭힘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책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되었다.한편, 사냥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심원재는 인맥도 넓어서 밤낮 가리지 않고 몹쓸 짓을 해도 그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 덕분에 사냥꾼도 지금까지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하지만 심원재가 이렇게 붙잡혀 갈 줄은 누가 알았으랴, 지구대 경찰도 처리 못하는 그가 한심했다. 결국 사냥꾼의 아버지와도 같던 심원재는 사라지고 말았다. 심원재의 보호가 없다면 사냥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제 사냥꾼에
강책의 무리는 한 식당의 룸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허준민에게 현지의 상황을 충분히 듣고, 그에게 천만원을 건네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허준민이 떠나고, 남은 세 사람이 식사를 하면서 그 다음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했다.물고기 자리가 말했다.“오행중 금도 손에 넣었으니, 이제 남은 수(水)와 화(火)입니다. 장유나 씨,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겁니까?”장유나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수와 화를 얻기 앞서서 저희는 오행중 금을 정확히 얻은 게 아닙니다.”“네? 화산금이 오행중 금이 아니라는 소리입니까?”장유나의 대답은 애매했다.“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물고기 자리는 여전히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강책은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그리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진정한 오행중 금은 화산금을 또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죠?”장유나가 엄지를 치켜 세웠다.“지금 필요한 건, 땅을 열 수 있는 금이에요. 하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화산금은 이러한 기능이 전혀 없다고 들었습니다, 화산금을 단조해서 칼로 만들어야 해요. 그게 바로 저희가 찾던 오행중 금 입니다.”물고기 자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단조라면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하지만 장유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화산금은 일반 금속이 아닙니다. 단조가 매우 까다로워요, 자칫하면 손상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믿을 만한 단조사를 찾는 것이 우선이에요. 마침 이 근처에 ‘황정호’ 라고 하시는 실력 높은 단조사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강책은 ‘황정호’ 라는 이름을 머리 깊숙히 기억했다. 식사를 끝낸 세 사람은 황정호의 주거지를 찾기 나섰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덕에 그를 찾기는 쉬웠다. 빠르게 황정호의 주거지를 찾아냈다. 그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강책 무리는 그의 주거지로 가서 그를 찾아냈다. 그리고 찾아온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고수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황정호도 마찬가지였다. 첫 인상이 좋지
강책은 물러서지 않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기분이 안 좋으세요? 골치 아픈 일이 있나 보군요. 제가 고민거리를 해결해 드리면 화산금 만드는 것을 도와주실래요?”“그만 가보세요. 당신의 쓸데없는 말, 듣고 싶지 않습니다!”황정호는 계속해서 강책을 쫓아냈다.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심원재한테 화산금을 빼앗아 왔으니 제 실력은 믿으실 겁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시면 황정호 씨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강책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읽는다. 황정호는 고개를 홱 돌려 강책을 쳐다봤다. 여전히 강책을 불신하지만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잠시 후, 황정호는 솔직하게 말했다. “제 아들 황지혁이 요즘 폭주족에 빠져서 저에게 기술은 배우지도 않고 그놈들만 따라다닙니다! 제 말은 듣지도 않고 말대꾸나 해요. 지금 집에 며칠째 안 들어와서 열받아 죽겠습니다. 강책 씨가 제 아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폭주족과 관계를 끊게 하면 화산금 만드는 것을 도와드리겠습니다.”알고 보니 황정호는 방황하는 아들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황정호의 부탁은 강책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두 시간만 주세요.”잠시 후, 강책은 밖으로 나와 물고기자리에게 말했다. “당장 폭주족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네!”5분 후, 물고기자리는 순식간에 폭주족의 위치를 알아냈다. 강책은 혼자서 폭주족을 찾아갔다. 그때, 남자들이 오토바이 위에 앉아 술을 먹고 있었다. 그중 두목으로 보이는 남자가 닭 다리를 뜯으며 허풍을 떨었다. “싸움도 끝났고, 심원재 개자식도 끝장났으니 우리가 폭주족의 천하제일이야. 우리의 세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이제 우리 세상이야!”무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 모습을 본 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세상에 바보들은 넘치고 넘친다. 강책은 무리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탁자 위에 올라가 소리쳤다. “황지혁 있어?”강책의 한 마디는 무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리들은 모두 강책을 쳐다봤다. “황지혁 있냐고.” 강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